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재밌게 즐기는 방법

영화의 중심, 충무로가 다시 뜬다!

어제의 고전영화·전 세계 최신작과 화제작 상영
신성일 회고전·아시아 액션영화 등 볼거리 풍성

도심 속 문화행사로 각광받고 있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이제 단순한 거리 이름을 넘어 역사적 브랜드 가치를 지닌 충무로에서 한국영화 메카로서 재탄생을 알리며 자리매김했다. 1950년대 이래 한국영화의 중흥을 이끌어왔던 충무로는 100여 년에 걸쳐 한국 영화문화 역사의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풍성한 이벤트와 다양한 볼거리로 시민들로부터 열광적인 호응을 받고 있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올해로 제 3회째를 맞는다.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키워드 아래, 어제의 고전영화를 바탕으로 전 세계의 최신작, 화제작들을 통해 오늘을 돌이켜보며 미래를 조망하는 영화들을 오는 8월24일부터 9월1일까지 9일 동안 선보인다. 개막식은 8월2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폐막식은 9월1일 국립극장에서 열린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개막작은 나탈리 포트먼의 감독 데뷔작이자 이반 아탈, 이와이 등 여러 유명 감독이 참여하고, 올랜도 블룸, 샤이어 라보프, 에단 호크, 앤디 가르시아 등 화려한 배역들로 주목받는 옴니버스 영화 <뉴욕, 아이러브유>가 선정되었고, 그밖에 총 40개국 210여 편이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인 충무로오퍼스는 2009년까지 2편 이하의 작품을 만들었던 전 세계 신예감독의 모든 장르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는 창의적 작품을 시상하게 된다. 시상부분으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자배우상, 여자배우상, 그리고 관객이 뽑은 액션영화상 총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상자에게는 총 20만 불의 상금과 스와로브스키에서 특별히 제작한 트로피가 수여된다.

경쟁부문 충무로오퍼스의 심사위원으로는 유럽 영화감독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프랑스 파리 제1대학 팡테옹 대학교수 다니엘 세르소, 빌바오 영화제와 비트리쉬르센느 비엔날레 등에서 선정된 작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파스칼 토네구조 감독, <도화선> <사랑의 연대기> <기동부대> 등 홍콩 액션영화 각본의 최고봉으로 여겨지는 작가 제토 캄 유엔이 선정됐다. 한국 영화인으로는 <M>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이명세 감독 등을 포함, 총 9명의 세계적인 영화계 인사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이번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크게 4개 부분의 메인 섹션과 4개 부분의 특별섹션, 그리고 스페셜갈라로 구성되어 있다.

메인 섹션은 옛 추억을 살필 수 있는 고전, 경쟁 부문인 충무로오퍼스와 함께 작품성과 흥행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선정된 전 세계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파노라마, 새로운 형식과 참신한 영상미학을 보여주는 포럼 부분으로 구성했다. 메인 섹션의 세부프로그램으로는 영화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세기의 연인 마릴린 먼로의 팜므파탈과 한국 영화의 대표적인 청춘 아이콘 신성일의 옴므파탈적 면모를 만날 수 있는 회고전, 90년대와 2000년대 아시아 액션 영화의 조류를 살펴볼 수 있는 씨네 아시아, 상품성 높고 대중적인 영화로 구성된 올댓시네마, 유수의 영화제에서 사랑을 받은 예술성 짙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씨네 도떼르, 국내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90년대 이후 체코의 영화와 남미 작품을 볼 수 있는 씨네포럼 등이 준비되어 있다.

특별섹션은 극영화에서 맛볼 수 없는 살아있는 인생과 생활을 느낄 수 있는 씨네다큐, 열정적인 영화광들이 공포영화와 함께 마지막 여름밤을 지샐 수 있는 미드나잇-뉘 블랑쉬와 재능 있는 젊은 영화인을 발굴하는 대학생영화제 씨네 스튜던트 등이 준비되어 있어 영화제의 신선한 자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각의 개성과 표현방식을 지닌 다양한 애니메이션은 가족, 연인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 놓칠 수 없는 영화제의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가장 최근에 완성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 화제작을 준비한 스페셜갈라도 영화팬들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영화 문화제를 표방하는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매일경제 신문사에서 명보아트홀을 잇는 거리를 메인 거리 ‘칩스타운’으로 지정하여 영화인들과 일반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소통의 장으로 만들며 영화제 기간 동안 예술 퍼포먼스, ‘충무로 무비 나이트’ 콘서트를 포함한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무료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남산 한옥마을에서 만나는 수준 높은 문화공연 ‘남산공감’, 서울시청 광장에서 즐기는 영화상영회 ‘별이 있는 필고라’, 명동 한복판 야외 무대에서 영화제에 참석한 유명 감독 및 배우를 만나는 프리스타일 토크쇼 ‘칩칩톡톡’ 등 늦여름 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이벤트가 풍성하다.

본 영화제는 대한극장, 명동 CGV, 동대문 메가박스, 명보아트홀 등 충무로와 명동 일대의 주요 극장에서 상영된다. 개막식 입장권은 오는 8월 초부터 온라인 초청 이벤트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폐막작을 포함한 일반 상영작 입장권은 10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중구는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대비, 영화제를 효과적으로 알리고 축제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기 위해 주요 가로와 행사장 일대를 대형 꽃탑과 꽃으로 만든 조형물로 꾸민다. 한국은행 앞, 동호터널 앞, 충무아트홀 광장, 서울역 앞, 동대문운동장 교통섬 등에 대형 꽃 조형물을 설치해 축제분위기를 조성한다.

충무로 예술인의 거리에는 지하철 출구와 가로펜스 등에 꽃장식으로 만들어진 걸이화분을 설치한다. 상영관 주변에는 대형화분을 설치하고 주요 가로에도 제라륨, 샤피니아 등 아름다운 꽃으로 단장한다. 이와 함께 주민과 이용객이 함게 참여할 수 있는 장소를 골라 포토존도 조성한다. 이번 사업은 행사장 일대를 광고물 대신 대형 꽃 조형물과 초화 등으로 가로경관을 특색있게 조성, 축제분위기를 만들어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것. 사업비 1억6000만원을 들여 7월 말까지 설치하게 되며 2주 후 꽃이 활짝 피게 되면 아름다운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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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단독] 엔진 멈춘 3억 마이바흐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 소재 H건설사 대표가 타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사양인 마이바흐가 구매한 지 3년 만에 엔진 고장으로 멈췄다. H사 대표 박모씨는 2022년 말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를 상대로 수리비 및 대차료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무상 수리해야 한다고 했던 1심 재판부는 급기야 ‘벤츠의 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2019년식 ‘마이바흐 S560 4MATIC’은 2022년 9월13일 오전 11시, 박씨의 운전기사가 서울 용산 한강로를 주행하던 중 계기판에 엔진 경고등이 켜지면서 차체 진동과 함께 엔진이 멈췄다. 곧바로 차량을 한성자동차 성동서비스센터에 입고했으나 진단은 충격적이었다. 침수차 의심 수리 나 몰라라 “엔진 연소실에 물이 들어가 부품이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 침수 차로 의심된다”며 무상 수리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에 박씨와 자동차 감정사는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날은 폭우나 침수와 무관한 날씨였으며 정상 주행 도중 발생한 차량 고장이었기 때문이다. 원고인 H사는 “벤츠코리아가 제공하는 ‘통합서비스패키지(ISP)’ 보증에 따라 3년 또는 10만km 이내의 결함은 무상 수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47단독, 2024년 7월23일)는 “침수나 연료 혼유 등 외부 요인으로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한성자동차는 ISP 약정에 따라 엔진 결함을 무상 수리해야 한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벤츠의 수입사인 한성자동차에 대해 월 400만원의 대차료 배상을 명령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인 강대공씨를 지정해 정밀 감정을 실시했다. 강씨의 감정서에는 “침수 차량에서 보이는 오염 흔적이 없다. 냉각수(부동액) 누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엔진 내부 수분은 외부 요인이나 정비 과정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추가 사실조회 회신에서도 “혼유(연료 내 수분 혼입) 여부는 감정 범위를 벗어나며, 침수가 아닌 요인으로 인한 수분 유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심(서울중앙지법 제8-3민사부)에서 피고 측은 반격했다. 벤츠코리아의 법률대리인 김성진 변호사(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지난 8월27일 제출한 준비서면에서 “ISP는 차량 ‘결함’이 발견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명백히 예외 사항이며 제조사 귀책이 없는 이상 무상 수리 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성자동차 측(법무법인 세종)도 항소이유서에서 “ISP는 제조상의 하자에 국한된 품질보증 계약이다. 이번 사안은 ‘우발적 손상’으로 보증 대상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부는 지난 9월26일,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박씨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2심 판결은 “외부 요인, 제조 결함이 아니”라며 1심을 전면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외부 수분 유입으로 인한 손상은 차량 제조사 귀책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ISP는 ‘제조 결함’에 한정된 보증이다. 한성자동차의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즉, 법원은 이 사건을 ‘차체·부품 결함’이 아닌 ‘사용 중 발생한 외부 요인’으로 결론 내린 것이다. 주행 중 경고등 켜지고 진동 후 엔진 스톱 감정 결과 “누수 없음, 외부 수분 가능성” 결국 박씨는 3년에 걸친 법정 다툼 끝에 패소했다. 따라서, 한성자동차는 더 이상 수리 의무를 부담하지 않게 됐으며, H사의 항소도 기각됐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수분 유입의 원인’이 제조 결함이냐, 외부 요인이냐였다. 법원은 “차체·부품의 결함으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없었고, 외부 요인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조물 책임(PL법)에 따른 보증 범위가 아닌 사용·관리상의 문제로 결론이 난 셈이다. 이번 판결은 ‘결함’의 해석 범위를 좁혀 정의한 사례다. 즉, ‘사용자 과실이 아닌 상황’이라도 차체·부품 자체의 결함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소비자 입증 책임만 더 무거워졌다”며 “ISP나 제조사 보증이 소비자 보호장치로 설계됐지만, 현실적으로 ‘결함 입증’의 벽이 너무 높다. 이번 판결은 소비자가 과실이 없더라도 제조사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을 “제조물 책임법과 민법상 품질보증의 경계선을 명확히 한 판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씨의 마이바흐는 결국 엔진을 교체하지 못한 채 3년 동안 방치됐다. 이번 사건은 ‘명차’의 기술력보다 보증 체계의 경계선이 어디까지인지를 가늠케 한 사건이다. 소비자는 결함을 주장할 때 ‘입증의 문턱’을, 제조사는 ‘보증의 한계’를 확인했다. 독일 명차 대명사인 벤츠의 전기차는 해마다 폭발하는 배터리 화재로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전기차뿐만 아닌 내연기관 모델 중에서도 최상위급인 마이바흐조차 원인 모를 엔진 고장으로 멈췄지만, 고객과 3년간 법정 다툼을 이어간 회사로 남겨졌다. 1심선 인정 “무상 수리” 벤츠는 고객과 진행한 재판에선 승소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제재 착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전기차에 저가 배터리를 쓰고도 고가 배터리를 쓴 것처럼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는 벤츠코리아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은 벤츠코리아와 벤츠 전기차 이용자 간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해당 저가 배터리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 화재가 시작된 전기차에도 쓰였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8월12일, 벤츠코리아를 표시광고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에 해당)를 회사 쪽에 발송했다. 벤츠코리아는 자사의 모든 전기차에 중국 1위 배터리 업체인 시에이티엘(CATL)의 배터리가 장착됐다며 허위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린 혐의를 받는다. 제휴사 딜러를 상대로 소비자에게 이런 허위 사실을 설명하라고 교육하는 등 소비자를 부당하게 속여 유인한 혐의도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EQE 차주들은 벤츠 본사, 벤츠코리아, 공식 딜러사 한성자동차 등 판매사 7곳,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리스사 2곳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8월1일 인천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 한 대에서 불이 나 인근 차량 87대가 전소되고 783대가 그을러 38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주민 23명은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화재로 아파트 14개 동 1581가구의 수돗물 공급이 끊기고, 5개동 480가구가 단전돼 승강기 운행이 중단되는 등 입주민 불편이 극심했다. 한때 주민 수백명이 피신하는 등 ‘도심 대형 전기차 화재’의 대표 사례로 기록됐다. 하지만 경찰은 장기간의 감식 끝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며 ‘원인 불명’ 결론을 내렸다. 수사 결과, 해당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는 중국 CATL이 제조한 셀을 벤츠가 직접 조립해 만든 배터리팩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벤츠 전기차 대부분(EQE, EQS 등)은 중국 CATL 또는 파라시스(Parasis)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2심에선 “책임 없다” EQA 등 극히 일부 모델에만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가 사용된다. 이에 공정위는 화재 발생 이후 벤츠코리아에 대한 직권조사를 시행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에 각각 벤츠코리아 본사와 제휴 딜러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제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는 벤츠코리아 추가 의견서를 받고, 위원회 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여부와 수위를 확정할 예정이다. 표시광고법 위반 시 관련 매출액 최대 2%, 공정거래법 위반 시 최대 4% 내에서 과징금이 산정, 제재 강도가 낮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정위 제재 착수에도 벤츠의 콧대는 꺾이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심사보고서의 결론은 당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으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며 “추후 심사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절차에 따라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정위 판단을 존중하지만, 회사의 법률적 판단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며 “제기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해 진통이 예상된다. 벤츠 전기차는 지난해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대형 화재를 낸 데 이어, 최근 수원시에서도 유사한 사고를 일으켜 배터리 안정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지난 10월5일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1800세대 규모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서 있던 벤츠 전기차에 불이 났다. 이 불로 관리사무소 50대 직원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수십여명이 명절 전날 오전 한때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벤츠 전기차를 포함해 인근 차량 3대가 불에 탔고, 주차장 내부가 그을려 한동안 입주민 출입이 통제됐다. 소방당국은 ‘지하주차장 차량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펌프차 등 장비 10여대와 소방관 50여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20여분 만에 연소 확대를 저지했고, 오전 8시43분경 초진에 성공했다. 이후 잔불 정리와 차량 냉각 작업을 거쳐 오전 10시16분에 완진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119 신고가 신속했고 출동 거리가 짧아 초기 대응이 빠르게 이뤄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 ‘결함 아님’ 판결 ‘제재 대상’ 벤츠 편든 재판부 소방대원들은 불이 난 차량을 지상으로 끌어올려 열기를 식히는 등 2차 발화를 막기 위한 안전조치를 이어갔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에 따르면, 화재 당시 차량은 충전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배터리 결함에 의한 발화인지, 전선 또는 충전기 접속부 문제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감식을 실시해 배터리팩 손상 여부 및 충전 설비 결함을 중심으로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화재 차량은 2023년식 EQA-250 모델로 SK온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지난 9월 기준, 60만대를 돌파했지만 화재 사고 관련 안전 관리는 미흡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청라 화재 이후 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안전기준 강화안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방재 설비 기준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별 안전관리 강화 조례도 제각각이다. 지속되는 품질 문제에 전기차 관련 허위광고 혐의까지 겹치면서 벤츠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벤츠코리아 설립 이후 최대 위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서비스 품질 저하 문제가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연일 터진 사고 이전까지 벤츠는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QA·EQB에 이어 전기 세단 EQE·EQS까지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2023년에는 전기차 판매량 9282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8월 벤츠 EQE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화재 전 월평균 400대 수준이던 판매량은 사고 이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츠 전기차 판매량은 768대로, 전년 동기(2764대) 대비 72.2% 줄었다. 사고 이후 월 판매량은 100~200대에 그치며 반등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벤츠의 국내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조 파업도 새로운 악재다. 수입차 업계는 딜러사와 벤츠코리아가 별개 법인임에도 불구하고 노조 파업으로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어 결국 벤츠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추락하는 럭셔리카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7월 3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2023년 노조 설립 이후 진행된 3년 연속 파업으로, 사실상 매년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노조는 구조조정과 차량 할인에 영업사원 인센티브를 활용하는 ‘선수당 할인’ 제도 등에 반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부 정비 인력까지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서비스 지연도 발생하고 있다. 실제 차량 정비 예약이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벤츠의 사후 관리 부실은 결국 한성자동차 탓”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