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117)한진중공업-한진중공업홀딩스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9.24 13:3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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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난리인데 눈치도 없이…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재계 33위(공기업 제외)인 한진중공업그룹은 9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 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금액이 많은 회사는 '한진중공업'과 '한진중공업홀딩스'등이다. 두 회사는 관계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자회사 건설 '쏠쏠'

2007년 설립된 한진중공업은 컨테이너선, LNG선, 석유운반선 등 강선 건조업체다. 아파트, 도로, 에너지 설비 등 건설업도 한다. 한진중공업홀딩스에서 인적 분할된 직후 상장했다. 문제는 자생력. 관계사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1/3 가량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수천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조9808억원 가운데 7763억원(39%)을 종속회사(4783억원), 관계회사(2726억원), 기타 특수관계자(255억원) 등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대륜발전(1507억원)과 별내에너지(1209억원), 인천북항운영(821억원), 대륜에너지(160억원), 한국종합기술(134억원), 한진중공업홀딩스(65억원), 대륜E&S(34억원) 등이다.

에너지 시설 건설 공사, 부동산 임대 등으로 수익을 올렸다. 집단에너지 자회사에 대한 자본 출자와 함께 건설 공사까지 맡게 되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늘어났다는 게 한진중공업의 설명. 실제 지난해 매출을 보면 조선은 1813억원에 그친 반면 건설 공사는 1조3517억원이나 됐다. 영업이익도 각각 -412억원, 327억원으로 대조를 보였다. 한진중공업은 2009년부터 대륜발전과 대륜에너지, 별내에너지 등 집단에너지 계열사를 설립하고 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진중공업의 내부거래율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 그전까지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은 10∼20%대로 집계됐다. 한진중공업의 관계사 의존도는 ▲2007년 21% ▲2008년 22% ▲2009년 12% ▲2010년 11% ▲2011년 21%로 조사됐다. <일요시사>가 지적한 다른 기업들의 내부거래율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그 금액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진중공업은 2조3160억원의 매출을 올린 2011년 종속회사(3769억원), 관계회사(826억원), 기타특수관계자(215억원) 등 계열사들과 거래한 금액이 4810억원에 이른다. 한진중공업은 ▲2007년 2965억원(매출 1조4447억원) ▲2008년 8354억원(3조8480억원) ▲2009년 3830억원(3조2276억원) ▲2010년 3075억원(2조7559억원)을 내부에서 채웠다.

매출 40% 계열사서…7800억원 거래
의존도 낮지만 금액 수백∼수천억대

한진중공업은 안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총자산이 2007년 4조1620억원에서 지난해 5조9381억원으로 1조7000억원 가량 불었다. 같은 기간 9364억원이던 총자본은 1조8635억원으로 2배 정도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6억원, 131억원을 기록했다.




1937년 설립된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처음 조선중공업이란 회사였다가 1956년 상장했고, 1989년 한진그룹에 인수된 데 이어 2005년 계열분리해 독립했다. 이듬해 현 상호로 변경, 현재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자회사에 대한 경영 관리 및 지원이 주된 업무. 그렇다보니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지난해 137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120억원(88%)이 종속회사(92억원), 관계회사(28억원) 등 계열사 물량이다. 2011년엔 매출의 94%가 ‘집안 매출’이었다. 매출 137억원에서 129억원이 종속회사(90억원), 관계회사(38억원) 등 계열사에서 나왔다. 2010년의 경우 매출 287억원 가운데 284억원(99%)을 한진중공업(172억원), 대륜E&S(93억원), 한국종합기술(12억원) 등 계열사와의 거래로 채웠다.

한진중공업은 지분 34.33%(2379만7주)를 소유한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최대주주.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오너 일가가 지분 절반을 쥐고 있다. 조남호 회장이 46.5%(1373만81주)를 보유한 실질적인 '주인'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약 34억원의 현금배당을 받는 등 지난 4년 동안 180억원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부인 김영혜씨(0.64%·18만9592주)와 장남 조원국 한진중공업 상무(0.62%·18만1525주), 장녀 민희씨(0.61%·18만1395주), 친인척 김영환(0.59%·17만4183주)·안선희씨(0.29%·8만6831주) 등도 지분을 갖고 있다. 유산 문제로 법정다툼을 벌이는 등 조 회장과 등지고 사는 형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지분(0.01%·3754주)이 있다.

내부거래 증가 '톱'

한진중공업은 대기업 가운데 내부거래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계열사간 상품·용역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내부거래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한 기업집단으로 꼽힌 것.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이후 다른 기업들의 내부거래는 줄어드는 데 반해 오히려 갈수록 늘고 있는 셈이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일감 받는' 한진중공업·홀딩스 기부는?

계열사들의 일감을 받고 있는 한진중공업과 한진중공업홀딩스는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2억580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이는 매출(1조9808억원) 대비 0.0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11년엔 매출(2조3160억원)의 0.009%인 2억1800만원을 기부했었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지난해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2011년 역시 기부금이 '0원'이었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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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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