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114)호반건설-비오토, 호반씨엠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9.02 15: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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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아드님의 수상한 '핏줄회사'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일요시사>는 일감 몰아주기 연속기획을 통해 호반건설의 내부거래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 <919호 참조> 총 10여개 계열사 가운데 김상열 회장과 부인 우현희 이사장, 자녀 윤혜·민성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호반건설’과 ‘호반베르디움’에 계열사 일감이 몰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이들 회사 외에도 내부거래가 많은 호반건설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비오토'와 '호반씨엠'이다. 두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자문, 중개, 대행…

2003년 설립된 비오토는 부동산 자문 및 중개업체다. 아파트 분양 대행도 한다. 문제는 자생력. 관계사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대부분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수백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비오토는 지난해 매출 484억원 가운데 466억원(96%)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종속회사(4억원), 지분법피투자회사(87억원), 기타특수관계자(375억원) 등이다. 2011년에도 종속회사(193억원), 지분법피투자회사(22억원), 기타특수관계자(49억원) 등 계열사들은 매출 298억원 중 263억원(88%)에 달하는 일감을 비오토에 퍼줬다.

비오토의 계열사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8년까지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지 않다가 이듬해부터 급증했다.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이후 다른 기업들의 내부거래는 주는 데 반해 오히려 갈수록 늘었다.


비오토의 내부거래율은 ▲2007년 45%(총매출 170억원-내부거래 77억원) ▲2008년 39%(166억원-64억원)였다가 ▲2009년 72%(308억원-221억원)로 오르더니 ▲2010년 99%(179억원-178억원)까지 치솟았다.

비오토는 계열사에서 거둔 안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공시를 시작한 2007년 이후 2010년 단 한해(영업손실 9억원)를 제외하고 적자 없이 매년 수십억∼수백억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73억원, 순이익은 370억원이었다. 총자산은 2007년 446억원에서 지난해 1902억원으로 5년 만에 4배 이상 불었다. 같은 기간 410억원이던 총자본도 1840억원으로 4배 넘게 늘었다.

2005년 설립된 호반씨엠은 단독 및 연립주택 건설업체다. 이 회사 역시 '식구'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매출 대부분 계열사서…수백억 고정 거래
회장 부인·아들 소유 '오너 모자' 회사

호반씨엠의 지난해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은 53%. 매출 483억원에서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255억원에 이른다.  그전엔 더 심했다. 2011년 매출 366억원 중 365억원을 관계사에서 채워 내부거래율이 99%나 됐다.

호반씨엠의 내부거래율은 ▲2006년 100%(136억원-136억원) ▲2007년 100%(320억원-320억원) ▲2008년 100%(515억원-515억원) ▲2009년 67%(3억원-2억원) ▲2010년 99%(201억원-199억원)로 나타났다.

호반씨엠도 계열사들 덕분에 몸집을 키울 수 있었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억원, 13억원. 총자산은 730억원, 총자본은 461억원이다.



비오토와 호반씨엠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 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오너 일가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비오토는 김상열 회장의 아들 대헌씨가 지분 100%(8만주)를 보유 중이다. 호반씨엠은 김 회장의 부인 우현희 KBC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분 50%(5만주)를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50%(5만주)는 비오토가 갖고 있다. 비오토가 아들 회사라 호반씨엠은 결국 '오너 모자' 회사인 셈이다.

자수성가형 오너인 김 회장은 1989년 광주에서 직원 2명을 데리고 호반건설을 설립했다. 호반건설은 광주광역시 북구 삼각동에 아파트 첫 삽을 뜬 이후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 지금까지 전국에 7만여가구의 보금자리를 공급했다. 2005년 주택브랜드 '호반베르디움'을 론칭했고, 본사를 서울 역삼동으로 이전했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시공능력평가 결과 평가액 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32위에서 올해 24위로 수직상승했다.

비슷비슷한 업종

특히 호반건설은 지속적인 나눔 경영과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9년 김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호반장학재단을 설립, 지난 14년간 총 5000여명에게 80억여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김 회장과 우 이사장은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의 부부 회원이기도 하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일감 받는' 비오토·호반씨엠 기부는?

관계사들의 일감을 받고 있는 비오토와 호반씨엠은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비오토는 지난해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2011년 역시 마찬가지. 호반씨엠도 지난해 기부금이 '0원'이었다. 2011년 역시 기부 내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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