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113)한솔그룹-한솔케미칼, 한솔CSN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8.27 10: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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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위에 맛깔난 반찬 '척척'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 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재계 51위(공기업 제외)인 한솔그룹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 현재 22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 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금액이 많은 회사는 '한솔케미칼'과 '한솔CSN'등이다. 이들 회사는 관계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1980년 설립된 한솔케미칼은 라텍스, 과산화수소 등 기초유기화학물질 제조업체다. 처음 한국퍼록사이드란 회사였다가 1989년 상장했고, 1994년 한솔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2004년 현 상호로 변경했다.

납품…대행…

문제는 자생력. 관계사에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절반가량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1000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지난해 매출 2938억원 가운데 1455억원(50%)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한솔제지(724억원)와 삼영순화(306억원), 아트원제지(217억원), 한솔홈데코(206억원) 등이다. 용역, 물품, 운반, 광고홍보, 시공, 전산용역 등을 거래했다.


2011년에도 한솔제지(700억원), 삼영순화(279억원), 아트원제지(249억원), 한솔홈데코(191억원) 등 계열사들은 매출 2786억원 중 1428억원(51%)에 달하는 일감을 한솔케미칼에 퍼줬다.

한솔케미칼의 관계사 의존도는 과거에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솔케미칼이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대비 비중은 ▲2001년 37%(총매출 1562억원-내부거래 577억원) ▲2002년 32%(1719억원-546억원) ▲2003년 51%(1511억원-768억원) ▲2004년 46%(1619억원-747억원) ▲2005년 45%(1648억원-742억원) ▲2006년 44%(1546억원-685억원) ▲2007년 44%(1579억원-690억원) ▲2008년 44%(1902억원-838억원) ▲2009년 36%(1924억원-698억원) ▲2010년 44%(2283억원-1014억원)로 나타났다.

한솔케미칼은 계열사에서 거둔 안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2004년 이후 적자 없이 해마다 수십억∼수백억원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거뒀다.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각각 200억원대, 순이익은 130억∼310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3295억원, 총자본은 1697억원이다.

1973년 설립된 한솔CSN은 물류관리대행, 국제복합운송주선 등 화물운송 중개·대리 서비스업체다. 처음 영우통상이란 회사였다가 1989년 상장했다. 1996년 한솔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한데 이어 이듬해 현 상호로 변경했다. 현재 미국,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매출 절반 계열사서…1000억씩 고정거래
조동혁·조동길 등 오너일가 지분 소유

이 회사 역시 매출의 절반가량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다. 주거래처는 한솔제지. 한솔CSN의 지난해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은 44%. 매출 3901억원에서 한솔제지(1233억원), 아트원제지(293억원), 한솔홈데코(97억원), 대한페이퍼텍(40억원), 한솔이엠이(13억원) 등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1722억원에 이른다.

그전에도 마찬가지였다. 2011년 매출 3571억원 중 1560억원을 한솔제지(1150억원), 아트원제지(276억원), 한솔홈데코(87억원), 대한페이퍼텍(22억원) 등 관계사에서 채워 내부거래율이 44%로 집계됐다.


한솔CSN의 내부거래율은 ▲2001년 31%(3454억원-1058억원) ▲2002년 27%(3925억원-1053억원) ▲2003년 54%(2128억원-1151억원) ▲2004년 52%(2237억원-1155억원) ▲2005년 48%(2252억원-1085억원) ▲2006년 40%(2515억원-1001억원) ▲2007년 40%(2707억원-1092억원) ▲2008년 42%(2952억원-1227억원) ▲2009년 42%(2965억원-1232억원) ▲2010년 44%(3598억원-1601억원)로 조사됐다.

한솔CSN도 차곡차곡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2억원, 순이익은 79억원을 기록했다. 총자산은 1973억원, 총자본은 1058억원이다.

한솔케미칼과 한솔CSN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솔케미칼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의 장남 조동혁 명예회장이 지분 14.34%(161만9448주)를 소유하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한솔케미칼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매년 배당도

이 고문의 3남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0.31%·3만5479주)과 조 명예회장의 부인 이정남씨(0.06%·6500주)도 지분이 있다. 조 회장은 한솔CSN 지분(6.09%·292만10주)도 갖고 있다.

한솔가 오너들은 두 회사가 계열사들을 등에 업고 거둔 실적을 바탕으로 두둑한 배당금도 챙겼다. 한솔케미칼은 지난해 55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2004∼2011년엔 각각 30억∼50억원을 배당금으로 풀었다.

한솔CSN도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2004∼2008년 해마다 7억∼19억원을, 2009년∼지난해엔 각각 10억원을 배당했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기사속 기사>

'일감 받는' 한솔케미칼·한솔CSN 기부는?

한솔그룹 계열사들의 일감을 받고 있는 한솔케미칼과 한솔CSN은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은 지난해 26억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이는 매출(2938억원) 대비 0.9%에 달하는 금액이다. 2011년엔 매출(2786억원)의 1.6%인 44억원이나 기부했었다.


한솔CSN은 지난해 7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매출(3901억원) 대비 0.2%에 해당하는 금액. 2011년의 경우 매출(3571억원)의 0.4%인 15억원을 기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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