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수 톱' 대성그룹 사세의 비밀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8.06 11: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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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당간당' 숨만 붙어있는 좀비회사들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다. 사회적 책임도 수익이 나야 한다. 그런데 매출이 전혀 없다면…. 보통 이런 법인은 '좀비회사'라 불린다. 대성그룹이 수상한 계열사들을 끼고 있다. 버는 거 없이 쓰기만 하는 '애물단지'다. 그런데도 쉽게 버리지 못하고 있다. 왜 일까. 대성그룹에 빌붙은 좀비회사들의 실체를 캐봤다.



지난달 기준 재계순위 37위(공기업 제외)인 대성그룹은 총 85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에서 대성그룹이 계열사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77개)과 현대차그룹(57개)보다 많다. SK그룹(80개)·LG그룹(62개)·롯데그룹(74개)·GS그룹(78개)·CJ그룹(82개)도 대성그룹에 미치지 못한다.

문제는 대성그룹 계열사 중 상당수가 매출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무려 10개나 된다. 100% 내부거래로 유지되거나 실적이 형편없는 계열사도 17개나 있다. 결국 85개 계열사 가운데 '좀비회사'가 27개에 이른다는 결론. 다시 말해 대성그룹 몸집에 30%가 넘는 '거품'이 끼어 있다는 얘기다.

실적 없는 애물

업계 관계자는 "대성그룹은 국내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보다 계열사가 많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회사들이 많다"며 "돈은 한 푼도 벌지 못한 채 쓰기만 하는 좀비 계열사가 한둘이 아니다.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요시사> 확인 결과 '매출 제로'인 대성그룹 계열사는 영컨설팅·대성초저온이엔지·나우필·파주영농·디에스아이호텔·디에스아이리테일·남곡이지구·제이씨알·대성홀딩스·대성지주 등으로 조사됐다.

1994년 설립, 2008년 대성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영컨설팅은 출판 및 경영자문 업체로, 지난해 매출이 '0원'이다. 유지비용으로 500만원 적자만 났다. 공시를 시작한 2010년부터 실적이 없다. 주주는 김영대 회장(75%)과 그의 장남 정한씨(15%), 부인 차정현씨(10%)로 100% 오너회사다.


김영대 회장의 가족들은 다른 좀비회사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차정현씨와 세 아들 정한·인한·신한씨(각각 22%)는 대성초저온이엔지 대주주다. 2007년 설립된 엔지니어링 용역업체 대성초저온이엔지도 지난해 매출이 없다. 200만원만 지출했다. 설립 이후 실적을 찾아볼 수 없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대성지주와 대성홀딩스도 매출이 없다는 사실이다. 2000년 설립, 2008년 대성그룹 계열사가 된 대성지주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SI)업체다. 매년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다른 대기업의 SI 계열사와 달리 바닥을 기고 있다. 김영대 회장(52.5%)이 최대주주. 차정현(16.25%)·정한씨(16.25%)도 지분을 쥐고 있다.

대성그룹엔 대성홀딩스 법인이 2개다. 둘 다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성과는 딴판이다. 김영훈 회장(39.9%)이 이끄는 대성홀딩스는 연 4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상장사다. 반면 김영대 회장(100%)이 키를 잡고 있는 대성홀딩스는 산으로 가고 있다.

2005년 설립, 2007년 대성그룹에 소속된 나우필은 김영훈 회장(100%)의 개인회사다. 전시 및 행사·광고대행을 주로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손가락만 빨았다. 2010∼2011년 설립된 파주영농과 디에스아이호텔, 디에스아이리테일도 수익이 나지 않았다. 자본금만 까먹고 있는 실정. 작물 재배업체 파주영농은 대성산업(99.93%) 자회사다. 부동산 임대업체 디에스아이호텔·디에스아이리테일도 대성산업(100%) 자회사다. 대성산업으로선 3개 계열사가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남곡이지구와 제이씨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2005년 설립, 2010년 ‘대성 식구’가 된 남곡이지구는 부동산개발 및 공급업체로 부채가 1244억원에 이르는 등 자본잠식 상태다. 가하이엠씨(45%) 자회사다. 2005년 설립된 선박 운송업체 제이씨알도 인권비만 나가고 있다. 대성밸류인베스트먼트(100%) 자회사다.

계열 30% 손가락만 ‘쪽쪽’…사실상 개점휴업
'직원 0명'내부거래로 유지되는 허당 자회사도

이들 10개사 중 2∼3명의 임원만 있을 뿐 직원(종업원)이 없는 곳도 수두룩하다. 영컨설팅·대성초저온이엔지·나우필·디에스아이호텔·디에스아이리테일·제이씨알·대성지주는 공시상 직원이 단 1명도 없다. 파주영농은 4명, 남곡이지구와 대성홀딩스는 각각 3명이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생력이 전혀 없는 사실상 '뇌사'상태인 대성그룹 계열사도 있다. 내부거래로 유지되는 가하이엠씨·한국물류용역·에스필·대성나찌유압공업·대성쎌틱에너시스·서울도시개발·굿랜드·굿가든·문경새재관광·가하컨설팅·제이헨·포디알에스 등 12개사다. 이들 회사는 '식구'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1989년 설립된 가하이엠씨는 부동산 임대업체로 매출의 100%가 내부거래 물량이다. 지난해 매출 22억원을 모두 대성산업과의 거래로 올렸다. 2011년에도 대성산업과 같은 금액을 거래했다. 모회사는 대성합동지주(100%)다. 1988년 설립된 인력 공급업체 한국물류용역도 계열사를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75억원 중 대성합동지주, 대성산업, 대성아트센터, 대성씨앤에스 등 계열사에서 74억원(99%)을 거뒀다. 2011년의 경우 매출 69억원이 전부 내부에서 나왔다. 모회사는 대성산업(100%)이다.

대성산업은 에스필·대성나찌유압공업·대성쎌틱에너시스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들 회사의 지난해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은 ▲에스필(실내건축) 98%(매출 47억원-내부거래 46억원) ▲대성나찌유압공업(유압기기 제조) 78%(181억원-141억원) ▲대성쎌틱에너시스(가스보일러 제조) 99%(631억원-624억원)로 조사됐다.

서울도시개발은 서울도시가스, 서울씨엔지, 에스씨지솔루션즈 등 계열사들과 거래해 지난해 매출 148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김영민 회장이 지분 97.78%를 보유한 오너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여기에 에이원과 알앤알, 디엔에스피엠씨, 코리아닷컴커뮤니케이션즈, 대성아트센터 등도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이들 회사도 모두 대성일가가 지분을 보유 중이다. 물론 오너의 개인회사도 있다.

굿랜드·굿가든·문경새재관광·가하컨설팅·제이헨·포디알에스 등은 '구멍가게'보다 못한 실적을 냈다. 그나마 이마저도 내부거래 덕분에 가능했다. 서울도시가스의 작물재배 자회사인 굿랜드와 굿가든은 지난해 매출이 각각 7900만원, 1200만원에 불과했다. 이중 내부거래 금액이 7300만원, 1000만원이나 된다.

대성합동지주의 임업 자회사인 문경새재관광은 지난해 고작 1000만원을 벌었는데, 모두 계열사에서 나온 매출이다. ▲가하컨설팅(경영컨설팅) 1억3000만원 ▲제이헨(경영컨설팅) 4800만원 ▲포디알에스(상품중개) 3600만원도 전부 계열사에 의존한 결과다. 가하컨설팅은 김영대 회장(10%)의 지분이 있다. 제이헨은 정한씨와 그의 가족들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포디알에스도 정한씨(51%)가 최대주주다.

'매출 제로'의문의 계열사 실체는?

그렇다면 대성그룹에 좀비회사들이 많은 이유가 뭘까.

회사 관계자는 "실적이 없거나 적은 계열사들은 이제 막 출범하거나 사업을 확장 중에 있는 회사들"이라며 "매출은 시간이 지나 자리를 잡으면 자연스럽게 발생하거나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대성일가 '형제의 난'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고 김수근 창업주의 장남 김영대 회장과 차남 김영민 회장, 3남 김영훈 회장 등 삼형제는 김 창업주가 작고한 2001년 지분 다툼을 벌인 뒤 등을 돌려 아직까지 발길을 끊고 있다. 이들은 2006년 모친 고 여귀옥씨가 타계하자 유산상속을 놓고 또 다시 갈등을 빚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삼형제는 유산정리에 합의했지만 이후 전혀 왕래가 없다. 최근엔 '대성'사명을 두고 법적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형제 간 과시용?

세 회장은 각각 대성산업, 서울도시가스, 대성그룹을 독자경영하고 있지만 법적으론 계열분리가 되지 않은 상태다. 공정위는 2011년 4월 3개 소그룹을 묶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시켰다. 오너 형제 간 경쟁적으로 계열사를 늘리다 보니 좀비회사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즉 계열사 늘리기도 사세싸움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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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