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105)동원그룹-동원데어리푸드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7.02 09: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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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남이가' 누이좋고 매부좋고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일요시사>는 일감 몰아주기 연속기획을 통해 동원그룹의 내부거래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911호 참조) 총 23개(해외법인 제외) 계열사 가운데 김재철 회장과 그의 차남 김남정 부사장 등이 지분을 소유한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영콜드프라자에 그룹 일감이 몰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두 회사 외에도 내부거래가 많은 동원그룹 계열사는 또 있다. 바로 '동원데어리푸드'와 '동원씨앤에스' '동원시스템즈' '동원홈푸드'등이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97% 집안 매출

1963년 설립된 동원데어리푸드는 우유, 치즈, 버터 등 낙농제품 제조업체다. 원래 해태유업이란 회사였다가 2006년 동원그룹이 인수했고 이듬해 현 상호로 변경됐다. 문제는 자생력. 관계사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 대부분을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1000억원대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주거래처는 동원F&B다.

동원데어리푸드는 지난해 매출 1838억원 가운데 1779억원(97%)을 동원F&B와의 거래로 올렸다. 2011년에도 동원F&B는 매출 1474억원 중 1430억원(97%)에 달하는 일감을 동원데어리푸드에 퍼줬다. 동원데어리푸드의 계열사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9년까지 매출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1%를 넘지 않다가 이듬해부터 급증했다. 당시는 제조법인(동원데어리푸드)과 판매법인(동원F&B 유가공 본부)이 분리된 시점이다.


동원데어리푸드의 내부거래율은 ▲2007년 1%(총매출 1062억원-내부거래 11억원) ▲2008년 1%(1610억원-12억원) ▲2009년 1%(1831억원-14억원)에 불과했다가 ▲2010년 97%(1493억원-1444억원)로 올랐다. 물론 동원F&B가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2003년 설립된 동원씨앤에스는 경비원·청소부 등 인력공급업체로, 주로 그룹 계열사에 파견하고 있다. 때문에 내부거래율이 높다. 이 회사가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10년 62%(351억원-217억원) ▲2011년 56%(449억원-250억원) ▲지난해 73%(369억원-270억원)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동원F&B(218억원), 동원엔터프라이즈(22억원), 동원산업(15억원), 동원시스템즈(8억원), 동원홈푸드(4억원) 등과 거래했다.

매년 1000억씩 '꼬박꼬박' 계열사서 지원
김재철·김남정 등 오너일가 사실상 지배

1980년 설립된 동원시스템즈는 통신장비 제조와 건설업 등을 주사업으로, 매출에서 차지하는 내부거래율은 얼마 되지 않는다. ▲2007년 4484억원 ▲2008년 5044억원 ▲2009년 3792억원 ▲2010년 4367억원 ▲2011년 4627억원 ▲지난해 4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동안 관계사 의존도는 각각 25∼33%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일요시사>가 지적한 다른 기업들의 내부거래율과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거래 금액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동원시스템즈는 지난해 동원F&B(820억원), 동원데어리푸드(239억원), 거창산업단지(64억원), 진안물사랑(61억원), 삼조쎌텍(61억원), 동원산업(57억원) 등 계열사들과 거래한 금액이 1334억원에 이른다. 2011년에도 동원F&B(681억원), 동원데어리푸드(134억원), 거창산업단지(130억원), 진안물사랑(97억원), 동원산업(72억원), 삼조쎌텍(50억원) 등과의 내부거래 금액이 1243억원이나 됐다. 그전에도 매년 1000억원대를 내부에서 채웠다. 동원시스템즈의 내부거래액은 ▲2007년 1300억원 ▲2008년 1328억원 ▲2009년 1034억원 ▲2010년 1083억원이었다.

1993년 설립된 동원홈푸드는 단체급식 등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매출 대비 내부거래율은 40%를 넘지 않지만, 거래 금액이 1000억원대에 이른다. 동원홈푸드는 2010년∼지난해 각각 3195억원, 3724억원, 377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기간 1268억원(40%), 1363억원(37%), 1470억원(39%)을 계열사에서 채웠다. 지난해의 경우 동원에프앤비(755억원), 삼조쎌텍(516억원), 동원데어리푸드(173억원) 등과 거래했다. 이들 회사는 동원홈푸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4개사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동원그룹 오너일가는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동원F&B를 통해 4개사를 지배하고 있다.


관계사가 버팀목

동원씨앤에스는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동원시스템즈는 동원엔터프라이즈가 지분 81.4%를 보유 중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오너일가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지분 100%(531만4314주)를 특수관계인들이 갖고 있어서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 김남정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이 지분 67.98%(361만2789주)를 소유한 최대주주. 김 회장도 24.5%(130만2239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나머지는 김재국(1.26%·6만7037주)·김재운(0.58%·3만776주)·김재종(0.24%·1만2611주)·김호랑(0.01%·239주)씨 등 친인척이 쥐고 있다.

동원데어리푸드와 동원홈푸드는 동원F&B의 자회사(100%)다. 동원F&B 역시 동원엔터프라이즈(71.25%·274만9618주)가 지배하고 있다. 결국 오너일가와 동원데어리푸드·동원홈푸드도 무관치 않은 셈이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일감 받는' 4개사 기부는?

동원그룹의 일감을 받고 있는 동원데어리푸드와 동원씨앤에스, 동원시스템즈, 동원홈푸드는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원데어리푸드는 지난해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같은해 동원씨앤에스도 기부금이 '0원'이었다.

동원시스템즈는 1억120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이는 매출(4100억원) 대비 0.03%에 해당하는 금액. 동원홈푸드는 매출(3775억원) 대비 0.1%에 이르는 4억3500만원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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