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기획> 정치인-연예인 가족 대공개

‘상부상조’ 꿩먹고 알먹는 로열패밀리

소문난 엄친아·엄친딸…고윤·이하늬
현직 대통령 조카로 승승장구…은지원
대대로 정치인 집안…송일국·윤일구
처조카에 시삼촌까지…
싹싹 끌어모아 선거유세 


[일요시사=사회팀] 4·24 보선에서 부산 영도구 의원으로 당선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 고윤(본명 김종민)이 온라인에서 아버지와 맞먹는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 네티즌들은 배우 고윤의 정체가 알려지자마자 ‘연예계 최강 엄친아’가 떠올랐다며 부러운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정치인과 가족 및 친인척 관계에 있는 연예인들은 많다.

 

[김무성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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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고윤 ]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부산 영도구에 당선되면서 그의 훈남 아들 고윤도 덩달아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고윤은 떠오르는 신인배우로, 종영한 KBS 2TV <아이리스2>에서 장혁과 이다해 등 주인공과 맞서는 킬러리스트로 열연한 바 있다. 정치인 아버지와 명지대 피아노과 교수 어머니 밑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고윤은 6년 동안의 유학생활 중 나라의 부름을 받고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연예계로 발을 디뎠다. 그는 5선에 달하는 든든한 지원자 정치인 아버지와 교수 어머니가 있었지만, 부모의 후광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 이름도 예명으로 바꿔 활동해오고 있다. 평소 고윤은 가족관계에 대해 잘 말하고 다니지 않아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눈치 채지 못했으며, 절친한 동료 등 소수 몇 명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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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촌 조카 은지원]

1대 아이돌 젝스키스 멤버이자 현재 랩퍼 및 예능인으로 종횡무진 활동 중인 은지원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로 데뷔 초부터 유명세를 떨쳤다. 은지원의 할머니 박귀희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큰누나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큰고모인 셈. 그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에 나섰을 때 지원 유세에 동참하기도 했으며, 취임식을 할 때에는 가족 자격으로 참석해 로열패밀리의 위상을 보여줬다.


정치인의 조카에서 단번에 대통령의 조카로 등극한 그는 대중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지만 그에 따른 남모를 고충도 있다고 전해진다. 그는 지난 2011년 고교 때 만난 첫사랑과 하와이에서 결혼을 하고 신혼생활을 만끽했지만 성격차이의 이유 등으로 지난해 8월 이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당시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거 유세를 할 시기였기 때문에 누가 될까 6개월간 이혼을 숨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보선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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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촌 조카 윤인구]

현재 KBS 앵커로 활약 중인 윤인구 아나운서는 예능인 못지않은 센스와 말끔한 진행이 돋보이는 방송인재다. 그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5촌 조카로 최초로 로열패밀리 연예인에 등극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7년 10월 치렀던 결혼식 피로연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윤 전 대통령 자택에서 치러 화제를 모은 동시에 세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하기도 했다.

또한 윤인구는 제헌 국회의원과 초대 내무부 장관, 서울특별시장, 공화당 의장 등을 지냈던 윤치영 선생의 손자임이 밝혀지면서 집안 내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치영 선생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 국정자문회의 위원직을 맡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6월 개인적 친분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 손녀의 결혼식 사회를 맡아 대중의 비난세례를 한몸에 받았다.

[서종철 전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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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녀 서지영  ]

혼성그룹 샵 출신 서지영은 장군의 손녀다. 서지영은 데뷔 초부터 고 서종철 전 국방부 장관의 손녀로 눈길을 끌면서 일찌감치 로열패밀리 명단에 올랐다. 서지영의 할아버지인 서종철 전 국방부 장관 역시 박 당선인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서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육군사관학교 1년 선배로 5·16 군사쿠데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지휘소로 썼던 6관구의 사령관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인연을 이어가며 박정희 정부에서 육군참모총장·대통령안보담당 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또 그는 박근혜정부 첫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에 오른 서승환 연세대 교수의 조카이기도 하다. 서 교수는 약 10년 전부터 박 대통령에게 주택·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조언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서지영은 2011년 명문대 출신의 금융맨과 결혼한 뒤 방송 활동을 쉬고 있다.

소문난 엄친아·엄친딸…고윤·이하늬
현직 대통령 조카로 승승장구…은지원
대대로 정치인 집안…송일국·윤일구


[김을동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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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송일국]

가장 잘 알려진 정치인 아들은 송일국이다. 배우 송일국은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이다. 김 의원은 청산리전투로 유명한 김좌진 장군의 외손녀로 현재까지 ‘장군의 손녀’로 불리고 있다. ‘장군의 아들’로 유명한 송일국의 할아버지 고 김두한 역시 과거 국회의원을 두 번이나 역임했던 정치인이다. 김 의원은 과거 아버지가 정치인으로 있던 시절 돈 한 푼 갖다 주지 않는 등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서운함을 드러내며 정치인 행보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아버지의 행보를 그대로 따라갔고, 지난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제19대 국회의원직까지 연임하고 있어 아버지 고 김두한과 같이 의원직을 연임하며 정치인 행보를 걷고 있다.



[문희상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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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조카 이하늬]

배우 이하늬도 원조 로열패밀리 소속 연예인이다. 이하늬는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해 데뷔 초부터 김태희와 맞먹는 엄친딸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그의 경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6년 제50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미스코리아 진’으로 선발됐으며 다음해에는 미스유니버스대회에서 당당히 4위에 오르며 한국인의 자긍심을 부추기는 큰 역할을 했다. 엄친딸의 집안 역시 대중의 시선을 끌만큼 화려했다. 이하늬의 아버지는 전 국정원 2차장 출신 이상업씨이며 어머니는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이자 무형문화재 문재숙씨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하늬의 외삼촌은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인 것으로 알려져 로열패밀리의 정점을 찍었다. 이하늬는 문 위원을 위해 지난해 19대 총선 당시 직접 유세 현장에 참석하며 지원유세에 힘을 싣기도 했다.

[김부겸 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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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윤세인  ]

MBC 주말드라마 <아들녀석들>에서 서인국과 함께 부부로 열연한 배우 윤세인(본명 김지수)은 김부겸 전 민주통합당 의원의 딸이다. 윤세인은 이미 데뷔 초에 민주당 최고위원인 김부겸 의원의 딸이라는 사실이 공개돼 화제가 됐으나 선배 연기자인 김지수와 동명이인이라는 점을 감안, 본명을 포기하고 예명으로 활동 중이다. 윤세인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대구 수성구로 내려가 아버지 김부겸 전 의원과 함께 지역구 시장 등지를 돌며 선거유세에 참여, 지지를 적극 호소했다. 김 전 의원은 현재 민주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직을 맡고 있다.

처조카에 시삼촌까지…
싹싹 끌어모아 선거유세 

[이경재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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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이윤정  ]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차녀는 90년대 인기가수 ‘삐삐밴드’ 출신 이윤정이다. 친박계 중진으로 4선 의원 출신인 이 위원장의 막내딸은 삐삐밴드 출신 가수 이윤정은 1995년 삐삐밴드로 가요계에 데뷔했으며, 2000년대 초에는 스타일리스트로 변신해 케이블채널 Mnet <트렌드리포트 필>에서 MC로 나서는 등 패션계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기도 했다. 이윤정은 설치미술가이자 사운드 프로듀서인 이현준과 지난 2010년 결혼했고, 당시 주례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맡았다. 이윤정은 남편과 토탈 아트 퍼포먼스 팀 ‘EE’를 결성해 활동 중이다.

[김영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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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조카 양현석]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엔터테인먼트 사장,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모부는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3선(15·18·19대) 야당의원으로 역임 중이며 양현석과는 이모부와 처조카 사이로 알려져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양현석은 90대 초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로 활동한 뒤 1997년 은퇴를 선언, 이후 지누션과 1TYM 등을 키우며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변신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로는 그룹 빅뱅과 투애니원, 빌보드 가수 싸이가 있으며, 양 대표는 뮤직비디오 하나로 국제가수 경지에 오른 싸이 덕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주식 부자가 됐다.


[정진석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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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며느리 이영애]

고 정석모 의원의 아들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은 영화배우 이영애의 남편 정호영씨의 삼촌이다. 이영애는 정진석의 조카며느리가 된다. 이는 지난해 4.11 총선 당시 이영애가 정진석의 유세 현장에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단순한 친분이 아닌 친인척이라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더 화제가 된 것이다. 신비주의 배우 이영애가 정 사무총장의 지난해 총선 유세현장에 나타난 것은 남편 정씨의 권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애의 적극 선거 유세에 정 사무총장은 잠시 고무적인 지지율을 얻었으나 결국 총선에서 낙선하고 말았다.

한편 이영애는 지난 2009년 하와이에서 사업가 정씨와 조용히 결혼식을 치른 후 2011년 2월 아들과 딸 쌍둥이를 출산한 뒤, CF 이외에는 배우활동을 접은 상태다.


김하은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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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사과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짧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난은 길었다. 사과 의견을 통해 확인되는 국면 전환 노림수는 ‘한동훈을 제외한 빅텐트’인 걸까? 국민의힘 공보실은 지난 2일 오후 10시54분 출입기자들에게 지난 3일 지도부 일정을 공지했다. 공보실에 따르면, 지도부의 일정은 ‘통상 일정’이었다.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의미다. 지난 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주년이었다. 통상의 의미는? 지도부의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공개 사과 및 기자회견 일정이 없었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의견을 밝혔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등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는 주장부터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는 등 ‘탄핵 반대’ 의견을 유지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잘못은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사과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같은 날 오전 4시50분경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확실시됐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은 어둠의 1년이 지나고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면서 대정부 투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사과 불가는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우리가 흩어지고 분열한 결과, 이재명정권이 탄생했단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연설 대부분을 채웠다. 5일 간격으로 같은 얘기를 반복한 것이었다. 당시 장 대표가 주장한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핵심 내용은 ▲의회 폭거·국정 방해 ▲무모한 적폐 몰이에 따른 공무원 사찰 위협 ▲폭거로 인한 민생 파탄·국가 시스템 붕괴 ▲내란 몰이 등이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관련 사과는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김은혜 원내부대표 ▲최수진·최은석 원내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나왔다. 송 원내대표 등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비상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공직자·의료인·자영업자 등 비상계엄 선포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후의 메시지는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 등 장 대표의 주장과 크게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배의 아픔을 딛고 분열과 혼란의 과거를 넘어서 다시 거듭나겠다”며 “소수당이지만 처절하게 다수 여당과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태·김재섭·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 등이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진행된 장외집회 중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방치했으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부 지지자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당 지도부의 사과가 없으면 제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이 메시지를 낼 국민의힘 의원들이 약 20명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연판장을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었다. 오 시장도 같은 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당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며 “공당이라면 반성문을 쓰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당과 무관하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중진 정치인이자, 서울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그날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 ▲국민의힘 체질 개선·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을 약속했다. 이어지는 각자 플레이 장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후 자체적으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대체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소장파다. 이들 중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볼 정치인으로는 오 시장과 김재섭·김용태 의원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높은 개인 인기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공세에 맞서고 있다.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은 원래 민주당 텃밭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1094표 앞서 어렵게 이겼다.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집단 이탈에 동참했을 때도 지역구에서 규탄 집회가 개최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용태 의원도 경기 가평·포천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윤국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에 2774표 앞서 어렵게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강경 보수화가 진행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우려는 장 대표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자유민주당 ▲자유와혁신 등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깊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연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면서 선을 그었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밑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물러나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굳이 능욕당하면서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윤리위원회가 ‘계파 갈등 조장’을 이유로 윤리위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주의 조치만 내린 것 때문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윤리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게 정당한 일이냐”며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당원에게 알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정치적으로 몰락해 서울구치소에 갇혔고,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밝혀낸 후 거둘 수 있는 실익으로는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친한(친 한동훈)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거론된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거둘 수 있는 이익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뉜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등하면서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던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이 되는 걸 막는 방파제·상징”이란 분석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친한계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상당수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원장 쫓아낸 이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서 폭력을 동원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토론·협상이다. 영국 하원에선 20세기 초까지 의원이 총칼을 이용해 결투·난투를 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 선에서 공방을 이어가는 정치 문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정착됐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전 세계에 줬던 충격은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었던 대한민국에서 군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려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는 사과 메시지를 먼저 짧게 발표하면서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은 길게 이어가는 형식의 사과 의견을 밝혔다. 사과엔 ▲직접적인 반성 ▲분명한 잘못 인정 ▲재발 방지 약속 ▲보상 약속 등 4개의 원칙이 제기됐는데 “상대방 비판에 더 중점을 둔 사과는 역설적으로 ‘반성을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후속 조치 중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했고, 우려를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을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크게 불거졌던 각종 우려를 ‘괴담’으로 규정지었다. 이 때문에 촛불 시위 세력이 제시한 재협상 시한과 맞물린 시점에서 사과가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국면 전환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각종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돼 근거 자료들까지 제시되는 시점에서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씨의 의견을 들은 적은 있지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해명은 신뢰를 잃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처럼 자신의 주장을 뒤에 배치한 후 더 큰 비중을 부여하는 형식을 유지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이런 사과 형식은 국면 전환·지지층 결집 목적을 가진 이들이 활용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고대 로마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후 있었던 마르쿠스 브루투스·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꼽힌다. 카이사르 살해를 주동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 대한 내 사랑은 카이사르를 사랑하는 다른 분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고 선언한 후 “로마를 더 사랑해서 카이사르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죽였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분들”이라고 선언한 후 카이사르를 찬양하면서 그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의 핵심 내용은 “내 재산을 로마 시민에게 기증한다”는 것이었다. 또 카이사르가 살해당할 당시 입었던 칼자국과 피로 얼룩진 옷도 공개했다. 흥분한 로마 시민은 암살자들의 집을 습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토니우스·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정국을 장악했다. 불리한 내용을 먼저 짧게 거론한 후 유리한 내용을 장황하게 거론하는 형식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즐겨 이용된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가 짧은 사과 의견을 밝힌 후 이재명정부·민주당을 비중 있게 비판한 것도 강경 보수 세력에겐 강한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원인을 ‘의회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카이사르가 된다.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 몰락에 가담한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브루투스 일당이 되는 구도가 그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강경 보수 세력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공나형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논문 <대통령의 공적 사과 담화에서 드러나는 ‘개입’ 양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993년 쌀 시장 개방을 수용하면서 밝힌 대국민 사과와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분석했다. 공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선의로 행한 행위가 어쩔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결과의 부정성에 관여하는 자신의 의도의 비중을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자기 고백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그 고백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12월3일 조용히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과 상대방 비판을 내용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민주당 심판·보수 재건·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의 답은 ‘한 전 대표를 제외한 빅텐트’ 방침 재확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12월3일은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