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성접대 스캔들> 경·검·청 복잡한 함수관계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3.25 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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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파티에 얽히고설킨 동상이몽

[일요시사=경제1팀] 고위층 성접대 파문이 권력기관간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질 조짐이다. 경찰과 검찰, 그리고 청와대까지 얽혀 복잡한 함수관계가 펼쳐지고 있다. 더러운 사건을 두고 흡사 '삼국지'를 이룬 형세. 그럴수록 국민의 관심은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다.



강원도 한 별장에서 일어난 '섹스 파티'를 두고 난리가 났다. 건설업자가 고위층에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 그게 누구냐가 키포인트다. 여기에 불려나온 접대녀들로 연예인이 거론되면서 사건은 대형 스캔들로 비화될 조짐이다.

'대어' 낚고도…

경찰은 고민이다. '대어'를 낚고도 쉽게 어망에 담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경찰은 일단 주선자인 윤모씨의 꼬리를 잡았다. 이어 그의 주변인을 털었다. 그 결과 충격적인 인물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불과 얼마 전까지 검찰 수뇌부였던 김학의씨였다. 일부 언론은 그의 실명까지 공개하면서 성접대를 받았다고 했다.

경찰의 고민이 여기서 시작된다. 섣불리 입을 열 수 없는 형편. 내사에서 수사로 전환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씨가 연루돼 있어서다. 김씨뿐만 아니라 검찰 고위직 인사들이 더 있을 경우 더욱 그렇다. 자칫 검찰 때리기로 비춰질 수 있어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기에 따라 검찰과의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검찰의 지휘를 받는 경찰로선 부담스런 대목이다.


경찰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사실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곳은 경찰발이다. 내사 과정에서 이런저런 소문이 새어나왔다. 그 중심엔 김씨가 있었다. 검찰 내부엔 경찰이 일부러 내사 정보를 흘렸다는 의심이 가득하다. 만약 그렇다면 경찰의 의도가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묻혔던 옛 사건을 꺼내든 배경도 석연치 않다. 노림수가 있지 않냐는 것이다. 이번 파문은 2011년 11월 학원사업가 권모씨가 윤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것이 시초다. 당시 사건을 접수받은 서초경찰서는 수사 과정에서 "윤씨가 성접대를 했고 동영상도 촬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냈다.

이에 따라 서초서는 윤씨의 원주 별장을 압수수색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 CCTV에 찍힌 차량 등을 조회해 별장에 드나든 유력인사들을 인지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윤씨는 성폭행 혐의를 벗었고, 성접대 의혹도 흐지부지됐다.

그로부터 1년이나 지난 뒤 경찰청이 직접, 그것도 대형사건만 전담하는 특수수사과가 사건을 다시 잡았다. 번번이 검찰에 당해온 경찰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반격에 나섰다는 추측을 뒷받침한다. 한 사정당국 관계자는 "경찰내 일부 세력의 작품으로 알고 있다"며 "검찰과의 수사권 갈등에서 기선을 잡으려는 의도로 일부러 언론에 흘렸다는 얘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청와대도 혼란스럽다. 당장 요직에 앉혀놓은 김씨가 도마에 올라 여간 당황스러운 게 아니다. 청와대는 지난 13일 김씨를 법무부 차관에 임명했다.(21일 사퇴) 그리고 일주일 만에 김씨는 '동네북'이 됐다.

당연히 사전에 인지 못했냐는 비난이 청와대에 쏟아지고 있다. 인사검증 시스템에 난 구멍이 또 한번 확인됐다는 혀 차는 소리가 요란하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할 수도 있다. 청와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묻혔던 옛 사건 다시 꺼낸 경찰 노림수는?
청와대 알았나 몰랐나…경찰과 합작 의혹도
검찰 청와대 눈치보면서 비밀리 역공 태세


이 와중에 경찰과 '손뼉'도 안 맞아 더욱 난감한 눈치다. 김씨 연루설은 청와대도 이미 알고 있었다. 성접대 내사 착수 전 수사 관계자를 불러 보고받았다. "파장이 클 것"이란 내용까지 보고에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청와대는 결과적으로 이를 무시했다. 재확인차 부른 경찰 수뇌부는 "내사도, 동영상도 없다"고 보고했고, 철석같이 믿은 청와대는 "문제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청와대는 사건을 알고도 김씨의 임명을 강행한 셈이다. 경찰청장 인사가 이와 무관치 않다는 설도 있다. 경찰의 엇갈린 보고와 뒷북 수사에 청와대가 책임을 물어 당초 유임이 확실했던 김기용 전 경찰청장을 경질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에선 경찰과 청와대의 '합작' 의혹이 나온다. 한통속이란 것이다. 민주통합당은 성접대 파문과 관련해 "청와대와 경찰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도 은폐·축소하려 시도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댓글도 못 찾고 동영상도 못 찾는 경찰이라면 무능의 끝장을 보여주는 일이고, 청와대 눈치 보느라 안 찾는 것이라면 경찰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과 청와대 눈치만 보고 있다. 뒤로 한발 물러나 있는 자세다. 지금으로선 사건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성접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른바 '벤츠 여검사', '성추문 검사'의 파장보다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그러면서도 "무슨 내사를 홍보하냐"며 경찰 쪽을 노려보고 있다. 건들기만 해보란 투다. 언제든지 역공에 나설 태세다. 실제 검찰은 세간에 나도는 '별장 리스트'를 입수, 은밀히 사실 확인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트에 오른 전·현직 경찰 고위간부들이 타깃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윤씨의 사업도 들여다보고 있다. 그가 대표로 있는 건설사는 수십억원대 경찰 골프장 공사를 맡았다. 경찰이 발주한 공사 치고는 큰 액수다. 검찰은 윤씨가 이 공사를 수주하는 과정에서 경찰 고위인사의 '입김'이 들어갔다는 의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외에 경찰이 비호할 만한 윤씨의 각종 불법 행위도 훑고 있다. 혹시나 모를 역풍에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기 위해 비밀리에 움직이는 모양새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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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