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 조폭들 고깃집 여는 속사정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02.27 15: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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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질하면 뭐하겠노 소고기 사묵겠지∼

[일요시사=사회팀] 최근 범서방파 실세 N씨가 국제PJ파 간부로부터 납치되면서 조폭들의 세력다툼이 화제로 떠오른 가운데 N씨가 운영 중인 서울 청담동의 한 유명 고깃집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나이트클럽, 룸살롱도 아니고 고깃집을 운영하는 조폭들의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조폭들은 고유 영역을 벗어나 외식사업에 뛰어드는 것일까.



밤거리를 활보하던 조폭이 음지로 스며들었다. 1990년 범죄와의 전쟁 이후 조폭은 점차 지능화되고 기업화됐다. 큰 조직들은 부동산 시장으로 뛰어들어 건설 이권에 개입했고 작은 조직들은 사채를 운영하며 급전이 필요한 사업가들을 쥐어짰다. 일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들어 적잖은 성공을 맛봤다. 더러는 전공을 살려 사설 경호업체를 개설했다.

조폭들 손씻고
차례로 요식업

그런데 조폭의 신사업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외식사업이다. 이른바 '물장사'로 불리는 주류사업과 짝을 이루는 외식사업은 최근 중장년층 조폭들이 선호하는 사업 아이템으로 알려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유흥업소 등을 전면에서 관리하기에 나이가 많은 이들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외식사업이라는 것이다.

또 외식사업은 주류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리가 수월하면서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기 안양에서 조직 생활을 했다는 P씨는 "예전 게임장을 하면서 물장사를 같이했을 때는 한탕 크게 벌자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사업을 다 정리하고 한정식당을 열었는데 그게 오히려 안정적이면서 돈이 더 되더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소위 말하는 '선수급' 조폭은 아니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고 지인들을 통해 조폭들과 어울리며 세를 쌓았다. 집에 가진 돈이 좀 있어 여러 사업을 병행했던 그는 수입이 들쭉날쭉한 도박사업보다는 외식사업에 더 관심이 많았다. 게임장은 단속이 뜨는 날이면 몇 달을 쉬어야 하지만 외식사업은 경찰의 눈치 안보고 365일 합법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주요 조직 두목급 줄줄이 손씻고 살길 찾아
건축·금융·연예업 진출…특히 외식업에 몰려

이렇듯 외식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합법적이라는 것에 있다. 조폭들은 한정식당이나 일식집 등을 차려놓고 경찰에 "나는 이제 완전히 손을 뗐다"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의 경계가 허술해진 틈을 타 뒤로는 불법적인 사업을 전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폭이 개개인별로 누구와 인맥을 맺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외식사업 중 고깃집은 조폭들이 비교적 손쉽게 손을 뻗칠 수 있는 사업 영역에 속한다. 경남에서 현역으로 활동 중인 한 조직 행동대원은 "30살이 되기 전에 고깃집을 몇 개 내는 게 목표"라고 할 만큼 고깃집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퇴한 조폭 출신 사업가 중 고깃집을 차려 유명해진 N씨는 이 바닥에서 거물로 통한다. 과거 '3대 패밀리'로 불렸던 범서방파 출신인 N씨는 1999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사거리에 고깃집을 차려 이른바 '대박'을 쳤다.

청담동 사거리에
범서방파 고깃집

연예인들이 자주 찾는 고깃집으로 유명한 이 고깃집은 늘 인산인해를 이루며 분점까지 낼 정도로 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000년 초반, 이 고깃집은 맛집으로 소개되며 수차례 전파를 탔고, 현재는 근방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점이 됐다. 청담동 고깃집 주변에는 이름난 가라오케나 성매매업소와 같은 현역 조폭의 관리 업소들이 포진해있다.

이 집의 단골 명사로 알려진 배우는 한류스타 B씨, 남자 배우 S씨, P씨, K씨, L씨, 여자배우 L씨, S씨, C씨, H씨 등이며, 가수 L씨와 J씨, 개그맨 L씨와 Y씨도 이 고깃집에 자주 나타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수 K씨는 고깃집 사장 N씨와 호형호제 하는 사이다. K씨는 N씨가 어려움을 호소하자 수천만원을 자발적으로 후원하는 등 N씨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N씨는 K씨 측근과도 어울리며, 인근 고급 주점에서 술자리를 갖는 걸로도 유명했다.

N씨의 휴대폰에는 4000여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다. 업계의 소문난 마당발인 N씨는 이 같은 인맥을 활용해 고깃집 사업을 번창시켰다. 그리고 N씨의 인맥은 '고기바구니'로부터 시작됐다는 게 주위의 증언이다.

N씨는 명절 때마다 지인들에게 고기바구니를 돌려왔다. 2000년대 중반에는 언론사 고위관계자들에게까지 선물바구니를 돌려 논란이 됐다. 선물과 함께 N씨가 자신의 친척이라고 밝힌 신인 여자 연기자 홍보를 직접 청탁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한 언론사 간부는 "N씨가 예능국 간부급에게 고기바구니를 돌렸던 건 맞다"고 확인하면서 "그 고깃집이 유명한 건 맛도 있겠지만 실은 연예인의 맛집으로 소개된 게 더 크다"고 지적했다.

N씨의 고깃집에는 늘 사회 저명인사들이 자리했다. N씨의 노력도 있었다. 해외파 선수들이 귀국하면 자신의 음식점으로 초대해 식사를 함께하고, 드라마 종방연이 열리면 회식 자리를 주선하는 식이다.

꿀인맥 활용
고깃집 성공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N씨가 마치 나이트클럽에 연예인을 부르는 것처럼 유명인 섭외에 공을 들였다"면서 "어쩔 때는 겉으로만 고깃집이지 실은 어깨들이 득실대는 아지트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일부 따가운 시선에도 N씨가 운영하는 고깃집은 승승장구했다. 지난 2007년 N씨가 자신의 고깃집에서 수입 갈비살과 안창살 등을 한우로 속여 팔아온 혐의가 대법원 판결로 입증됐음에도 해당 고깃집의 유명세는 그칠 줄을 몰랐다. 그만큼 고객 관리가 평소 탄탄했다는 방증이다.

N씨는 과거 탈세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 법조계 내부에 비호세력이 있다는 염문에 휘말릴 정도로 막강한 인맥을 과시했다. 공판 당시에는 검찰총장을 지낸 김태정 변호사가 N씨의 사건 변호를 맡아 화제가 됐다. N씨는 결국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를 두고 법원 내부에서는 '조폭이 망해도 3대는 간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들렸다.

이렇듯 N씨의 사업가로서의 성공은 그의 광범위한 인맥에 기인한 바가 크다. 그러나 고깃집 사업을 시작해 부를 축적한 조폭 출신 사업가는 비단 N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산 기반의 거대 조직 21세기파의 K씨는 부산에 수백평 규모의 한우전문점을 차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사는 K씨의 한우전문점 매출이 하루 1000만원이 넘는다고 소개했다. 이 말대로라면 중간보스급인 K씨는 90년대 말부터 매해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려온 셈이다.

P씨가 귀띔해 준 안양 타이거파의 전 조직원도 서울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서울 곳곳마다 조폭 출신 사업가들은 번화가에 자리 잡고 고깃집을 차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업장 모두가 매출이 좋은 건 아니어서 이들 중 일부는 인맥을 활용해 '아우'들을 불러 손익을 매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조폭들이 많고 많은 외식사업 중 굳이 고깃집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P씨는 "사업 스타일은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조폭 출신들은 대체로 고깃집 문화에 익숙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즉 사업 아이템을 구상할 때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했던 것에서 사업 영역을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보니 조폭들은 자연스레 자신들에게 친숙한 고깃집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더불어 룸살롱, 게임장 등은 늘 경찰의 내사 대상이기 때문에 경찰과 부딪힐 일이 많은 사업보다는 합법적이면서도 경찰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사업을 찾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일식업에 종사했던 한 사업가는 사견임을 전제로 "아무래도 요리를 해야 하는 음식점은 전문적인 요리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메뉴 구성도 그렇고 손이 가는 일이 많다"면서 "반면에 고깃집은 육질 좋은 고기만 확보하면 특별한 요리사나 재료 준비 없이 맛을 낼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즉 조폭들은 대체로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일이 없기 때문에 메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이 때문에라도 많은 준비 과정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고깃집을 선택한다는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의 의견도 비슷했다. 이 관계자는 "조폭들이 요즘 머리가 좋아지면서 합법적인 외식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지인들을 통해 유명인을 불러 함께 인증샷을 찍은 뒤 명사들이 찾는 식당으로 홍보하면 장사가 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추정임을 전제로 "아무래도 요즘 조직들이 와해됐다고들 하지만 조폭들 간의 상도덕은 있을 것"이라면서 "돈이 되는 도박이나 유흥 등의 사업을 하자니 후배들과의 충돌이 무섭고, 금융이나 주식 등을 하자니 젊은 친구들만큼 머리도 잘 안 돌아가고…. 그러다보니 만만한 외식사업 쪽을 건드는 게 아닐까하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나마 창업 쉬운 고깃집 선호
거미줄 인맥 내세워 대대적 홍보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앙 조폭과 지방 조폭 간의 연계설도 들린다. 일례로 N씨는 호남 일대의 한 축산 농장에서 한우를 공급받고 있는데 이 축산 농장 운영에 관여하는 것이 지역에 있는 N씨의 후배가 아니겠냐는 의혹이다.

다시 말해 지역 축산 농가 유통망을 쥐고 흔드는 토착 세력이 지역 조폭들과 결탁해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고기를 공급하고, 축산업자들에게는 협박을 통해 단가를 후려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울산에서 축산 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D씨는 "그런 소문을 들어본 건 같다"면서 "그러나 모든 축산 농가가 납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제값만 준다면 그게 조폭이든 아니든 상관없다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축산업 종사자는 "한우나 돼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루트가 없다보니 유통 쪽에 힘 있는 사람들이 이를 약점 잡아 경매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유통 쪽에 힘 있는 사람들이 조폭과 관계됐는지 여부는 알지 못했다. 

축산업 흔드는
조폭표 고깃집?

P씨는 "고깃집 사업이 조폭들에게 매력적인 사업 아이템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선배 N씨가 고깃집을 차려 큰돈을 번 뒤 이같은 선입견이 굳어진 것 같다고 P씨는 얘기했다.

부산 조폭 출신으로 몇 년 전 손을 털고 나온 H씨는 최근 마산의 한 공장에 들어갔다. 그는 아이를 키우기 위해 조직을 나와야겠다고 결심했다. 조직에서 나올 때 그가 들고 나올 수 있는 돈은 한 푼도 없었다.

H씨는 "주변에 손 털고 나오면서 돈 갖고 나온 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며 "조직 명의로 벌이는 사업이면 몰라도 개인 사업은 다 구린 돈 갖고 시작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겉으로는 다 '고깃집한다', '손을 씻었다' 하지만 뒤로는 고깃집해서 번 돈으로 현역 애들 용돈도 주고 그럴 거다"라고 씁쓸해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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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선포’발 윤석열 탄핵 시계

‘비상계엄 선포’발 윤석열 탄핵 시계

[일요시사 정치팀] 강주모 기자 =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6당이 4일, ‘비상계엄령 선포’를 선언했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날 탄핵안에 포함된 인사는 윤 대통령 외에도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포함됐으며 내란죄가 적용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김 장관의 건의로 이뤄졌다. 이날 국방부 관계자는 ‘김용현 장관이 계엄을 건의한 게 맞느냐’는 질의에 “맞다”고 답변했다.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제출됨에 따라 헌법 및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보고 및 표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의결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오전 민주당은 서울 여의도 국회서 긴급 의원총회 직후 결의문을 발표하면서 “윤 대통령이 사퇴하지 않을 시 즉시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성준 원내부대표는 “오늘 자정이 지난 시점에 국회 본회의를 개의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보고할 예정”이라고 의원들에게 공지했다. 박 원내부대표는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의결해야 하니 토요일(7일)까지는 비상 대기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탄핵소추안의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300명 중 200명 이상으로, 민주당 및 범야권 의석(192석)만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가에선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소수 야당들도 윤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고 있는 데다 국민의힘 내부서도 이탈표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가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만약 국민의힘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발생할 경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며, 대통령의 직무도 즉시 정지된다. 물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해서 탄핵이 이뤄지는 건 아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론이 나올 때까지 정지되며,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헌재 탄핵은 재판관 9인 중 6인이 찬성할 경우 인용되나 현재 6인 체제인 만큼 즉시 탄핵 심리는 어려울 것이라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박근혜정부 당시 ‘국정 농단’이 화두가 되면서 인용됐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헌재의 탄핵 결정이 나오기까지 3개월1일이 소요됐지만, 윤 대통령의 경우는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3일,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의 예산 폭거는 대한민국 국가재정을 농락했다. 예산까지도 오로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런 민주당의 입법독재는 예산 탄핵까지도 서슴지 않았다”며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후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회의원 전원을 긴급 소집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한 후 본회의 표결에 부쳐 190명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선포 6시간 만인 오전 4시30분께 전격 해제됐다. 이날 계엄작전은 미리 계획돼있었다는 듯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뤄졌다. 계엄령 선포와 함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됐으며 11시께 포고령 1호를 발령했다. 포고령엔 국회, 지방의회 등의 정당‧정치 활동은 물론, 파업, 태업, 집회 행위 등을 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언론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을 것도 명했다. 이날 현장을 찾았다는 시민 등에 따르면, 국회에 투입됐던 경찰 병력은 더불어민주당 당직자 및 시민들의 경내 진입을 막아섰으나 자리를 지키는 정도로 격렬하게 대응하진 않았던 것으로 확인된다. 간혹 큰소리를 내며 국회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시민을 향해선 ‘지금은 출입이 통제된 상태니 자제해달라’고 고지하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다만 공수부대, 특전사로 구성됐던 계엄군은 국회 본관 내 진입을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직자 등에 따르면, 계엄군은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실 등의 유리창을 깬 후 본관 안으로 진입했다. 하지만 이들은 국회 및 민주당 당직자들의 거센 저지를 받았다. 이러는 사이 우 의장 직권으로 비상계엄 해제 결의요구안이 본회의서 가결 처리됐고, 계엄군을 막고 있던 이들은 “당신들은 반란군”이라고 외쳤다고 한다.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자, 윤 대통령도 4시29분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하면서 긴박했던 12·3 비상계엄 6시간은 막을 내렸다. 의아스러운 부분은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 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날 계엄군은 경기도 과천시 소재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투입됐다. 매체는 제보받았다는 영상을 근거로 “어젯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 본청 뿐 아니라 또다른 주요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까지 장악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오늘 새벽 비상등을 켠 버스서 내린 무장 군인들이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로 진입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중앙선관위 청사에 투입된 2~30명의 계엄군은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10시20분경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예산 폭거는 대한민국 국가재정을 농락했다. 예산까지도 오로지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런 민주당의 입법독재는 예산 탄핵까지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자유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짓밟고 헌법과 법에 의해 세워진 정당한 국가기관을 교란시키는 것으로서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국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탄핵과 특검, 야당 대표 방탄으로 국정은 마비 상태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됐고, 입법 족대를 통해 국가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전복을 기도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기반이 돼야 할 국회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북한 공산 세력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또 “비상계엄을 통해 망국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며, 이를 위해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며 “체제 전복을 노리는 반국가 세력의 준동으로부터 국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국가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며 미래 세대에게 제대로 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계엄 선포로 인해 자유 대한민국 의 헌법 가치를 믿고 따라주신 선량한 국민들게 다소 불편이 있겠지만, 자유 대한민국의 영속성을 위해 부득이한 것이며 대통령으로서 오로지 국민 여러분만 믿고 신념을 바쳐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워딩 어디서도 의료나 전공의라는 단어는 물론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이날 비상계엄 후폭풍의 영향으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은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 내각 총사퇴 입장을 청와대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서 “내각 총사퇴, 국방부 장관 해임, 대통령 탈당을 요청해야 한다”며 “최고위원들도 이 의견에 공감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위기를 통과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kangjoomo@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