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덩어리 민영진 KT&G 사장 미스터리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2.14 12: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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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인데…홀라당 태울라

[일요시사=경제1팀] '민영진호'가 거센 풍랑을 만났다. 조만간 연임이 확정되는 민영진 KT&G 사장이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로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진원지는 다름 아닌 회사 내부. 노조가 각종 의혹을 들고 '사장님'의 앞길을 떡하니 막아섰다.

 

민영진 KT&G 사장의 '연임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노조가 발끈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한국인삼공사지부는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민 사장이 정권 교체기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꼼수 연임'을 강행하고 있다"며 "정권교체 직후인 2월 말 주총을 열어 사장 임명을 어물쩍 승인하게 만들려는 꼼수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실적부진 지적

민 사장의 퇴임을 요구한 노조는 그 이유로 먼저 실적부진을 들었다. 노조는 "민 사장은 부실경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무리하게 진행한 자회사 인수와 해외사업 진출 때문에 실적이 부진했다"고 전했다. 실제 KT&G의 매출은 민 사장이 선임된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민 사장 취임 전인 2009년 2조7764억원에서 2010년 2조4999억원, 2011년 2조4908억으로 줄었다. 반면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는 같은 기간 매출이 각각 7467억원, 8428억원, 9401억원으로 늘었다.

노조는 민 사장의 연임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1986년 KT&G(당시 전매청)에 입사한 민 사장은 경영전략단장과 사업지원단장, 마케팅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 생산·R&D 부문장 등을 거쳐 2010년 2월 말 사장에 취임했다. 민 사장은 지난달 23일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3년 임기의 사장으로 내정, 이달 말 주주종회에서 연임 의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추위는 "지난 3년간의 경영성과와 비전, 경영전략, 리더십 등을 주요 심사기준으로 설정하고 심층인터뷰 등을 통해 민 사장을 차기 사장후보로 재추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T&G 사추위는 내규에 따라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된다. 이들 대부분의 위원은 민 사장이 영입했거나 직간접 관계가 있는 인물이란 게 노조의 주장. 특히 사추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원용씨를 걸고 넘어갔다. 'MB책사'란 이유에서다. 김씨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대통령이 1996년 서울 종로구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을 때 개인적으로 선거자문을 해주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대선 땐 MB캠프에서 전략홍보기획조정회의 일원으로 활동해 2009년 2월 KT&G 사외이사를 맡을 당시 '낙하산'이란 뒷말이 적지 않았다.


노조는 "민 사장이 자신의 친위대로 구성된 사추위를 열어 연임을 의결했다. 공정한 심사를 위한 외부인사는 철저히 배제됐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KT&G의 새 수장은 새정권 출범 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선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다. 노조는 민 사장의 비리의혹도 제기했다. 노조는 "민 사장은 재임기간 내내 무수한 비리의혹에 휩싸였던 인물"이라며 "숱한 의혹에 대해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첨부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가 꺼내든 의혹은 모두 7가지. 이중 2가지 의혹엔 이 대통령의 친인척과 최측근이 거론된다.

연임 앞두고 예상치 못한 돌발 악재 '진땀'
계열 노조 각종 비리의혹 폭로…퇴임 압박

노조는 우선 김재홍 전 KT&G복지재단 이사장과 관련이 있는 회사를 통해 수백억원대 청주공장을 매각한 의혹을 제기했다. 한마디로 밀어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처사촌인 김 전 이사장은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저축은행 영업정지 무마'등을 청탁 받고 4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철창신세를 지고 있다.

노조는 KT&G 자회사인 KGC라이프앤진의 광고용역회사로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1실장의 친인척인 권영재씨가 사장으로 있는 상상애드윌을 무리하게 선정해 90억원대 광고를 몰아준 의혹도 제기했다. 이 역시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민 사장 취임 9개월 뒤인 2010년 11월 설립된 상상애드윌의 주요 고객은 KGC라이프앤진. 자본금 5000만원에 실적도 없는 신생 회사였지만 80억원이 넘는 KGC라이프앤진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됐다. 상상애드윌 대표인 권씨는 김씨와 처남·매형 사이로 알려졌다.

 

 

1997년 국회의원이던 이 대통령과 비서관으로 인연을 맺은 뒤 15년간 최측근으로 지내 '문고리 권력'으로 불린 김씨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금감원 감사를 완화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복역 중이다. 노조는 "KT&G는 상부의 조직적·암묵적 지시로 급조된 특정회사에 광고를 몰아줬다"며 "민 사장이 오더를 받았거나 자발적으로 잘 보이려 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노조는 이외에도 ▲중동수입상을 통한 밀어내기식 담배 수출 및 수천억원대 악성채무 발생과 관련한 업무상 배임 의혹 ▲인도네시아 담배회사 '트리삭티'를 무리하게 인수(지분 60%, 약 1400억원)해 부실을 초래한 점 ▲국민연금 등 500억원을 투자해 중국에 6년근 인삼회사인 '길림한정유한공사'를 설립했지만 중국정부가 판매를 불허해 회사자금 및 공적자금의 막대한 손실을 끼친 점 ▲명동 레지던스호텔 용역 관련 의혹  ▲정관장 가맹점에 대한 횡포 의혹 등을 문제 삼았다.


노조 탄압 부분도 짚고 넘어갔다. 노조는 "2011년 6월 KT&G 자회사인 인삼공사에 민주노조가 생긴 이후 가혹한 탄압을 지속하고 있어 한때 250여 명에 달하던 조합원이 이제 40여 명으로 축소됐다"고 한탄했다. 이어 "파업기간 중 인삼공사가 고의적으로 불상사를 조장하기 위해 방송차와 난방용 가스조차 반입을 막고, 이 과정에서 생긴 불상사를 이유로 노조 간부 3명을 해고했다"고 덧붙였다.

연임에 입김?

민 사장 비리 의혹은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말그대로 의혹일 뿐이다. 아직까지 사실로 확인된 바 없다. 다만 그 내용은 일부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있었다. 사정기관과 언론, 업계 등에 민 사장의 비리 의혹이 담긴 문건이 나돌았다. <일요시사>는 이를 KT&G에 질의한 적이 있는데, KT&G의 답변은 살벌했다. "유포자를 잡으면 가만 두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었다. 그리고 이번에 노조가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앞으로 KT&G 측의 대응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KT&G 입장은?

"가만 두지 않겠다"

KT&G는 민주노총 한국인삼공사지부가 제기한 의혹을 일축했다. "말도 안 되는 악의적 음해"라고 펄쩍 뛰면서 노조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다음은 회사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노조가 실적을 문제 삼았다.

▲ KT&G 전 계열사 매출은 줄지 않았다. 사장 취임 전인 2009년 3조6264억원에서 지난해 3조9402억원으로 성장했다.

- 민 사장 연임도 지적했는데.

▲ 외압이나 입김은 있을 수 없다. 2002년 완전 민영화됐다. 독립된 사추위가 규정대로 엄정하고 객관적인 절차에 따라 평가했다.

- 노조가 제기한 7가지 비리 의혹은.


▲ 일고의 가치가 없는 내용들이다. 이미 나돈 문건 등을 확보해 의혹들을 감사위 등에서 확인한 결과 명백한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 노조 탄압 부분에 대해선.

▲ 노조 가입·탈퇴는 조합원 개인의 자유다. 회사가 어떻게 조정하겠나?

- 노조 의도는 뭐라 생각하나.

▲ 성명을 발표한 김성기씨는 불법행위로 징계 면직된 사람이다. 불만을 품고 악의적으로 회사를 음해하는 자료를 배포한 것이다. 김씨가 지부장으로 있는 민노총 인삼공사지부는 전체 직원 1600여명 중 극히 일부인 43명만 가입된 제2노조다.

- 노조가 아니란 얘긴가.


▲ 복수노조 법규에 따라 인삼공사엔 2개의 노조가 있다. 제2노조 조합원은 직원의 1%도 되지 않는다. 80% 이상이 가입돼 있는 제1노조는 현 CEO의 연임을 강력 지지하고 있다.

- 회사 측의 대응은.

▲ 정권이 바뀌고 경영진이 바뀌는 시기다. 예민한 시기에 근거와 실체가 없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악의적인 행위에 법적 조치 등으로 단호히 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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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