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축구 외도' 득실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2.05 13:2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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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집안부터 챙기시죠!"

[일요시사=경제1팀] "지금 저럴 때가 아닌데…"
오너가 부재중인 현대산업개발을 향한 업계의 혀 차는 소리다. 현대산업개발은 어수선하다. 실적이 엉망인데다 감축 칼바람까지 불고 있어서다. 경영권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 이 와중에 '회장님'마저 한눈을 팔면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요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집무실은 텅 비어 있다. 외부 활동이 많아져 회사를 비우는 일이 부쩍 늘어서다. 앞으론 더 바빠지게 됐다. 축구협회장이 됐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3년 대한축구협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접전 끝에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됐다. 정 회장은 1차 투표에서 24표 중 7표를 획득해 1표 차이로 2위를 기록했지만, 결선 2차 투표에서 15표를 얻어 2위와 6표 차이로 4년 임기의 협회장에 선출됐다.

실적 곤두박질

곧바로 신문사 등을 잇달아 방문해 당선 인사를 건넨 정 회장은 선거 다음 날부터 협회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국제경쟁력 향상 ▲축구 인프라 확보 ▲축구인 일자리 창출 ▲축구문화 향상 ▲축구계 통합 등의 공약들을 제시한 정 회장은 "협회 예산을 기존 1000억원에서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늘려 축구 산업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FIFA 집행부에 도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정 회장은 한껏 들떠 있는 모습이다. 그토록 바라던 ‘축구 대통령’의 꿈을 이뤄서다. 정 회장은 축구와 인연이 깊다. 1994년 울산현대 구단주를 거쳐 1997∼1999년 전북현대 구단주를 지냈다. 2000년부터는 부산 아이파크 구단주를 맡았고, 2011년엔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에 취임해 최근까지 한국 프로축구를 이끌어 왔다.

대한축구협회장 자리는 다르다. 더 바쁘고 신경 쓸 일도 많다. 당연히 회사를 비울 날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런 그를 보는 업계에선 "지금 저럴 때가 아닌데"란 혀 차는 소리가 들린다. 현대산업개발의 실적이 엉망인데다 감축 칼바람까지 불고 있어서다.


현대산업개발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2조원대 매출을 올리다 2011년 사상 최대인 3조원을 넘어섰다. 2001년만 제외하고 적자를 낸 적도 없다. 문제는 작년이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각 증권사들의 예상치를 보면 '최악'일 것이란 의견으로 모아진다. 지난 몇 년간 악화된 국내 부동산 경기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7개 대형 건설사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의 작년 매출은 전년비 17.53% 감소한 3조3877억원으로 건설사 중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 7개 건설사의 평균 매출액은 1년 전보다 15.07% 늘어났다.

현대산업개발의 순이익은 777억원으로 65.44%나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1837억원으로 54.38% 줄었다. 이 역시 다른 건설사들과 비교하면 가장 많이 떨어진 수치다. 7개 건설사의 평균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7.57%, 7.98% 감소했다. 현대산업개발의 지난 4분기 실적 추정치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24%),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900억원(-63%)과 630억원(-71%)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어렵게 축구협회장에 당선…외부활동 부쩍 늘듯
한눈파는 사이 회사 잇단 악재 '분위기 어수선'

뿐만 아니다. 구조조정 칼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지속적으로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것. 현대산업개발은 작년에만 38명의 직원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2011년 3월 말 기준 현대산업개발의 직원은 총 1812명이었다. 이후 ▲2011년 6월 말 1783명 ▲2011년 9월 말 1774명 ▲2012년 3월 말 1741명 ▲2012년 6월 말 1734명 ▲2012년 9월 말 1736명으로 직원수를 줄였다. 최근엔 주요 계열사에서 50여 명에 가까운 직원이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경영권도 위태롭다. 작년 8월 정 회장을 제치고 현대산업개발 최대주주로 등극한 싱가포르 투자법인 템플턴자산운용은 이후 계속 지분을 사들여 지난 4일 현재 20.05%(1511만7832주)를 확보했다. 정 회장은 13.63%(1027만1300주), 친인척 등 우호지분까지 해도 18.83%(1419만3891주)로 템플턴보다 1.22%p 적다.

2000년대 초부터 꾸준히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매입한 템플턴은 그 목적을 '일반 투자'로 밝혔다. 경영권 참여 의사가 없다는 뜻이다. 현대산업개발 측도 "템플턴과 지금까지 한 번도 마찰이 없을 정도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템플턴이 현대산업개발 경영에 간섭한 적은 없다. 그러나 증권가 등 업계에선 템플턴이 '이빨'을 숨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향후 언제든지 현대산업개발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템플턴은 2003∼2004년 SK그룹 경영권을 공격한 소버린자사운용 쪽에 붙었던 '과거'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축구협회장을 맡은 정 회장은 그전과 달리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활동 영역이 넓어질 것"이라며 "국격을 높이는데 앞장선다는 점에서 박수를 받겠지만 그만큼 회사 경영엔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억지'라고 일축했다. 정 회장의 대외 활동과 회사 업무를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 회장이 외부 일 때문에 회사를 비우는 일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오너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며 "꼭 자리에 앉아서 업무를 본다고 효율이 높은 것은 아니다. 외부에서도 충분히 그룹을 컨트롤 할 수 있는데다 전문경영인이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위태로운 경영권

현대산업개발은 정 회장의 대외활동이 오히려 회사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국내 주택사업에 주력했던 현대산업개발은 1980년대 중반 이후 접었던 해외 진출을 선언한 상태. 이미 해외사업팀을 신설했고 베트남에 첫 해외지사도 설립했다. 여기에 앞으로 세계를 누릴 정 회장이 상당 부분 역할을 할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설명. 글로벌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계기로 절대 '밑지는 장사'가 아니란 계산이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가슴 졸이는 정몽규 왜?>

"반드시 이겨야 하는데…"

지난달 28일 대한축구협회장에 당선된 정몽규 회장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협회장 취임 이후 첫 경기인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축구대표팀은 2월6일 오후 11시5분 영국 런던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평가전엔 3월26일 카타르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앞두고 박주영(셀타비고)과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함부르크), 구자철·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이청용(볼턴), 곽태휘(알샤밥) 등 해외파들이 총출동한다.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을 위해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정 회장은 지난달 30일 대표팀이 출국하는 인천공항을 직접 찾아 떠나는 선수단을 격려하고 선전을 당부했다. 아무래도 취임 이후 첫 경기인 만큼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닌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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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