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대쪽' 같은 영화인 정지영 감독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11.12 15: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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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1985> 대선판 뒤흔드나?

[일요시사=사회팀] 정지영 감독은 부조리한 권력과 맞선다. 절대 우회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 그는 칼날 같은 시선으로 사회문제와 역사의 아픔을 들춰내며 문제 제기를 해왔다. 그리고 이번 대선을 단단히 벼르기라도 한 듯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1985>를 연속으로 내놓았다. 그는 "영화가 대선에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며 기획의도를 숨기지도 않는다. 뜨겁게 달궈진 대선불판, 시대적 상처를 들춰내는 그의 영화가 과연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을까.

오는 22일 전격 개봉 예정인 정지영(66) 감독의 <남영동1985>는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에서 가장 큰 관심을 불러 모은 화제작이다. 공개 직후 영화계뿐 아니라 정계에서도 이슈몰이를 톡톡히 했다. 지난 2011년 고문후유증으로 파킨슨병을 앓다 세상을 떠난 고 김근태 전 의원이 남긴 고문 수기 <남영동>을 극화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선에 영향
끼쳤으면 좋겠다"

영화는 김 전 의원이 민청학련사건으로 1985년 9월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 끌려간 뒤 22일간 고문을 당한 이야기를 여지없이 그려내고 있다.

<남영동1985>는 김 전 의원을 모델로 한 주인공 김종태를 중심으로 고문이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파괴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상영 시간 중 90% 이상이 고문 장면으로 구성돼 영화를 보는 관객은 마치 자신이 고문을 당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모델로 한 극중 이두한의 악랄함은 범인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고춧가루 탄 물을 코와 입에 들이붓는가 하면, 회음부가 터지기 직전까지 전기고문을 가한다.


쉴 새 없이 고문을 당하는 김종태의 모습은 당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행해졌을 숱한 잔혹사를 상징한다.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체제 치하와 전두환 전 대통령이 통치하던 1980년대,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던 투사들이 색깔론에 의해 고문의 피해자가 돼야 했던 역사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현 집권당인 새누리당의 대선후보이자 유신독재로 정권을 이어갔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후보가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정 감독은 대놓고 영화가 대선에 영향을 끼쳤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정치적이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와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오히려 영화가 가지고 있는 정치성을 설명한다.

'야만의 시대' 다뤄 분노보다 슬픔
부당한 권력에 맞선 비타협주의자

그는 "영화에는 감독의 정치적 의식이 담길 수밖에 없다"며 "정치란 말이 직접 나오지 않아서 알아차리지 못할지는 몰라도 작품 속 정치성은 관객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예술인의 작품은 정치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이어 그는 "대선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끼치는 것은 감독으로서 보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 출마한 대선후보 모두가 이 영화를 꼭 봤으면 좋겠다"며 대선후보들을 시사회에 꼭 초대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정 감독은 충청북도 청주 출신으로 청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김수용 감독 연출팀에서 <내일은 진실> <황토> <가위바위보> 등의 조연출을 맡아 칼을 갈았다.

그는 1982년 신일룡, 오수미 주연의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를 연출하여 영화감독으로 정식 데뷔했다. 이 영화는 두 여주인공을 팜므파탈로 등장시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느와르풍 영화로 이후 정 감독은 대부분 영화에서 시나리오를 직접 썼다.

1987년 한수산 원작 청춘남녀들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담을 그린 멜로영화 <거리의 악사>를 연출해 흥행과 동시에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고, 그로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는 성에 대한 영화를 주로 찍어 이 시기에 유행하던 흐름에 동참했다.


6월항쟁 성공과 함께 사회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조선인민유격대 출신인 이태의 실화소설 <남부군>이 출판되자, 그는 베스트셀러가 된 이 소설을 1990년에 영화화했다. 최진실과 임창정의 데뷔 출연작으로 유명한 <남부군>은 오랫동안 금기시되었던 주제에 도전하여 빨치산의 인간적 면모를 그려내 평단의 호평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 당시 공산주의인 빨치산의 활동상과 처지를 객관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그린 최초의 영화다. 또 제작기간 3년에 엑스트라 3만명, 항공기까지 지원받은 당시로써는 보기 드문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박근혜 후보
시사회 초대 할 것

정 감독은 1991년 시인 고은의 소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을 영화화해 서로 사랑하게 된 젊은 비구승과 비구니의 고뇌와 번민을 담은 종교영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듬해 베트남전쟁의 상처를 다룬 <하얀 전쟁>은 당시로서는 국내 영화사상 최고액인 2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블록버스터급 영화로 국제영화제 본선에 진출하여 최우수작품상·감독상·도쿄시장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4년 안정효의 자전적 소설을 각색한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 이후 내놓은 작품들은 흥행과 비평 양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이후 정 감독은 메가폰을 잠시 내려놓고 스크린쿼터를 지키기 위해 결성한 영화인대책위원회의 위원장을 맡는 등 한국영화인들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정 감독은 또 한국영화인회의 이사장과 서울예술전문학교 학장도 지냈다.

정 감독은 <까> 이후 몇 편의 프로젝트를 준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혁명가 김산의 일대기를 그린 님 웨일스의 소설 <아리랑>의 영화화는 무려 8년이나 매달렸지만 마무리 짓지 못했고, 광주항쟁을 소재로 한 <은지화> 사극 <울밑에 선 봉선화>와 한국계 러시아 로커의 전기영화 <빅토르 최> 등도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만난 <부러진 화살>은 정 감독의 구미를 확 끌어당겼다.

1998년 이후 13년 만에 내놓은 저예산영화 <부러진 화살>은 관객 350만명을 끌어 모으며 정 감독을 부활시켰다. <부러진 화살>은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이른바 ㅋ'석궁테러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로 법조계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영화 개봉 한 달 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대책회의가 열렸고, 영화 개봉 1주일을 앞두고 대법원은 석궁 재판 관련 판결문을 정리한 자료를 각급 법원 공보판사에게 발송하는가 하면, 당시 사법부에선 일선 판사들에게 '대응지침'까지 내릴 정도였다.

올해 말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개봉할 예정이다. 다큐멘터리 <영화판>은 한국 영화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들추는 작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감독이 제기하는 문제를 두고 각 계층의 영화인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배우 윤진서가 정 감독과 함께 인터뷰어로 등장한다. 이 작품엔 제작자와 감독, 배우의 입장에서 한국 영화계의 뒷이야기를 담았고 여배우들 노출에 대한 의견 등 다양한 화제가 담겨있다.

<남영동1985>
캐스팅보트 될까

최근 정 감독은 칼 같은 시선으로 사회문제를 영화에 담아내며 재조명 받고 있다. 그는 권력의 부조리가 있으면 우회하거나 타협하지 않는다. 또 시대적 아픔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연출로 관객들의 감정선도 건드린다. 이처럼 정 감독은 지난 30년 동안 젊은 감독들도 감히 도전하지 못했던 사회적 문제를 용감하게 끌어내어 관객들에게 선보여 왔다.

그리고 정 감독은 뜨겁게 달궈진 대선 정국에 맞춰 지난 역사에서 가장 아픈 상처를 적나라하게 들춰내는 <남영동1985>를 내놓았다. 화제의 전작 <부러진 화살>이 진실을 왜곡하는 권력의 부당함에 분노를 느끼게 했다면 <남영동1985>는 악랄한 시대상을 비춰 '분노'보다는 '슬픔'을 느끼게 한다. 이 형언할 수 없는 시대적 슬픔, 대선을 한 달 앞두고 개봉하는 이 영화가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석 기자 <ideaed@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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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