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합특검, 자포자기 상태 막전막후

‘팀 구성·수사 대상’ 정리 난항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출범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3대 특검이 해소하지 못한 의혹들을 규명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내부는 카오스 상태다. 팀 구성과 수사 대상 정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종합특검팀으로의 파견을 꺼리는 수사기관 관계자들이 많은 터라 이미 합류한 인원들마저 유턴을 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결정적으로 일부 특검팀과 자료 인계 과정에서 트러블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3대 특별검사팀(김건희·내란·채 해병)의 성과는 제각각이다. 6개월여간의 수사로 마무리하지 못한 의혹이 산적하다.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이 출범했으나 내부 분위기는 최악이다. 타 기관으로부터 자료 협조와 인원 파견 협의에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다.

수백억
투입

종합특검팀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중심으로 탄생했다. 수사 기간 최장 170일과 공소 유지 기간 1년 등 2027년까지 총 154억3100만원의 추가 재정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특검 1명을 비롯해 특검보 5명과 특별수사관 50명을, 공소유지 기간엔 수사 인력의 절반 수준인 특검 1명과 특검보 5명, 특별수사관 25명이 유지된다.

또 검사 30명과 공무원 70명 등 최대 인원인 총 100명(공소 유지 기간 중 21명)을 파견한다고 가정했고, 파견 인력에 대한 인건비는 본래 소속된 기관에서 지급된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특별수사관 100명을 비롯해 파견검사 15명과 파견 공무원 130명 등 최대 251명까지 구성할 수 있다. 원안과 달리 파견 검사가 30명에서 15명으로 줄어든 대신 특별수사관이 50명에서 100명, 파견 공무원이 70명에서 130명 등 각각 두 배가량 늘면서 이미 인건비 및 운영비 등 추계 수준을 초과하게 됐다.


특별수사관은 변호사 자격을 갖춘 인력 등으로, 특검팀에서 사법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한다. 최대 100명까지 둘 수 있지만 규모에 비해 지원 숫자는 크게 모자란 것으로 전해졌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종합특검팀에 투입된 예산과는 반대로 내부 분위기는 카오스 상태다. 지난 6일 기준으로 인원 251명 중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현재까지 100여명만 출근 중이다. 수사 대상과 의혹들은 정리도 못한 상황이다.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 기재된 국회 해산·비상입법 기구 창설 등 12·3 비상계엄 기획 의혹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으로 북한 도발을 유도한 외환 의혹 ▲윤석열·김건희씨의 22대 국회의원 선거 및 재보궐 선거 개입 의혹 ▲김씨의 구명 로비 의혹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무마 의혹 ▲명태균씨과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한 선거 개입 의혹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국군방첩사령부 블랙리스트 의혹 ▲IMS모빌리티 투자 유치 의혹 등 총 17개다.

2주 지나가는데 출근 인원 100여명
일부 특검과 자료 인계 과정 ‘트러블’

종합특검팀 한 관계자는 “어느 기관에서 어느 정도의 인원이 올지 확정되지 않아 팀 구성이 제대로 안 됐다. 수사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25일 경기 과천시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연 뒤 3대 특검팀과 경찰 국가수사본부(이하 국수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을 예방했다. 지난 3일에는 안지영 국방부 검찰단장(준장)과 박정훈 조사본부장(준장)이 사무실을 방문해 내란·외환 의혹 수사 범위를 조율했다.

조사본부는 수사관 10여명의 인원을 종합특검팀에 파견하려 했으나 인원 부족을 예하 각 군 수사단에 추가로 요청했다. 군검찰에서 파견됐던 인원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전원 복귀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종합특검팀 한 관계자는 “문제 제기가 있었던 건 맞다. 사전에 조율되지 않았다거나 재판에서 공소장 보완 등이 필요할 때 회의를 하게 되면 다시 파견을 요청해야 하는 절차적인 문제”라며 “갈등이 있다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니”라고 말했다.

종합특검팀이 타 특검팀으로부터 자료를 인계받는 과정에서는 트러블이 있었다. 김건희 특검팀의 경우 수사기록 전부를 넘기지 않았다. 내란 특검팀은 협의를 통해서는 기록 자체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김건희 특검팀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가져간 것처럼 ‘법적 절차’를 통해 기록을 가져가라는 게 종합특검팀에 전달한 내란 특검팀의 입장이다.

검찰과 경찰은 각각 2명과 6명을 종합특검팀 파견했다. 특별수사관 채용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웹사이트에 게시한 채용 공고에 따르면, 모집 기간이 이달 13일까지지만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각 기관에서 종합특검팀으로의 파견을 꺼리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최근 종합특검팀은 경찰에 3대 특검팀의 잔여 사건 중 5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약 20건에 대해 이첩을 요구했다. 요구한 사건은 적은데 파견 요청 규모는 수십명이다. 이는 국수본과 광역수사단 핵심 자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지금 수사 중인 사건들도 많은데 특검으로 가는 인원이 많아지면 그 만큼 행정처리가 늦어지지 않겠나. 내가 알기론 경찰에서 가는 인원이 족히 60명은 넘는다”고 토로했다.

검경, 파견 꺼려···특별수사관 채용 한세월
군검사 합류했다 복귀 “내란 특검이 태클”

종합특검팀이 반드시 규명해야 하는 건 중 관심도가 높은 건 다름 아닌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이다. 앞서 윤씨 내란 우두머리(수괴) 사건 1심 재판부는 “작성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고 일부 내용이 실제 사실과 불일치한다”며 해당 수첩의 증거능력과 신빙성을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내란 특검팀이 공소장 변경을 통해 주장한 ‘2023년 10월 이전부터의 장기 사전 모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으로부터 자료를 받지 못해 12·3 내란 준비 과정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통해 학습하고 있는 게 전부다. 실제 내부에서는 ‘노상원 수첩 수사가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내란 특검팀은 정보사의 대북공작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데만 두세 달의 시간을 소모했다. ‘정보사 공부’를 끝낸 내란 특검팀 관계자들을 종합특검팀에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종합특검팀 사정에 밝은 한 경찰 관계자는 “언론 보도를 보고 공부 중이고 일부 특검보가 가지고 있는 자료만 보고 있다. 정보사 수사는 원점 재검토일 것으로 보인다. 내란 특검팀이 정보사를 이해하는 데 세 달여가 걸린 것처럼 종합특검팀도 비슷한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종합특검팀은 정보사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하는 과정에서 ‘라포 형성’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란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정보사 인사 대부분이 휴민트(HUMINU·820·인간정보) 요원인 만큼 핵심 진술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내란 특검팀에 소극적으로 진술하기도 했다.


의지만
강하다

이달 초 논란이 된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은 군경 TF가 계속 수사할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군경 TF가 수사를 제대로 마무리할 수 있겠냐며 정보사를 강도 높게 수사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군경 TF 관계자는 “종합특검팀으로 사건을 이첩할 계획이 없고 요청도 없었다”고 못 박았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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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