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헝가리 작가와 한국 작가가 뭉쳤다. 주한리스트헝가리문화원은 지난달 27일부터 두 나라의 작가를 함께 소개하는 교류 전시 ‘Winter Dialogues’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 달 20일까지 열린다.
주한헝가리문화원은 2019년 서울 개원 이후 현대미술 기반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 ‘Winter Dialogues’ 역시 그 일환이다. 헝가리 작가 티보르 사이몬 마줄라, 스위스·영국 기반 작가 올란도 마로시니, 그리고 한국 작가 김현우의 작업으로 구성됐다.
감정과 구조
주한리스트헝가리문화원은 개원 이후 동유럽 현대미술을 한국에 소개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 왔다. 최근에는 전시와 강연, 협업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현대미술을 매개로 한 교류를 더욱 확장하고 있다.
서울아트나우갤러리가 헝가리문화원과의 협업을 통해 동유럽 현대미술 소개와 한국 작가의 국제적 연결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작가 선정과 기획 전반을 함께 진행했다.
이번 전시는 세 작가가 서로 다른 조형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감정과 구조를 어떻게 회화로 시각화할 것인가’라는 공통된 질문을 공유한다는 점을 조명했다.
헝가리의 티보르 사이몬 마줄라는 감정의 시간성과 회화적 층위를 탐구해 온 작가로 대만과 한국 아트페어에서 연속적인 성과를 거두며 주한헝가리문화원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올란도 마로시니는 런던과 취리히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현대 소비문화와 개인적 정서를 상징적 캐릭터와 색채로 풀어내는 회화를 선보인다.
한국 작가 김현우는 디지털 이미지를 이루는 최소 단위인 ‘픽셀’을 회화적 언어로 확장해 왔다. 반복되는 작은 색면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을 구축했다. 어린 시절부터 수학 노트와 음악 교본을 끝없이 채우며 시작된 그의 조형 감각은 시간이 흐르며 ‘패턴을 만든다’는 행위 자체를 삶의 리듬으로 만든 작가적 태도로 이어졌다.
2019년 서울 개원 이후
꾸준히 진행한 교류 전시
그에게 픽셀은 단순한 디지털 형태가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사고 단위에 가깝다. 색면의 단위가 켜켜이 축적되며 화면을 이루는 방식, 이것이 그의 초기 작업을 규정해 왔다면 이후 작업은 한 단계 더 확장돼 수학적 기호와 규칙을 회화의 구조로 사용하는 ‘수학 드로잉’으로 발전했다.
수학 드로잉 시리즈는 숫자·기호·비율·반복 간격과 같은 수학적 요소를 조형의 기반으로 삼지만, 실제 계산을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수학이 가진 질서의 감각과 변주의 가능성을 회화의 언어로 치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김현우는 특정 간격, 일정한 반복, 규칙적인 분할 등을 설정한 뒤 그 안에서 색의 대비, 형태의 충돌, 리듬의 변화가 일어나도록 화면을 구성한다. 이 과정은 알고리즘처럼 보이지만 김현우 특유의 직관적 손 움직임이 더해져 계획과 즉흥이 공존하는 구조적 회화로 변한다.
서울아트나우갤러리 관계자는 “김현우의 회화는 질서와 자유, 규칙성과 감정, 계산과 직관이 층위별로 겹쳐지며 하나의 세계를 형성한다. 작은 단위가 모여 전체를 이루는 방식은 그의 개인적 리듬을 반영하면서도 관람객에게는 또 다른 구조적 풍경으로 다가온다. 이번 전시는 그의 조형 언어가 어떠한 방식으로 ‘하나의 세계’를 구축하는지 그리고 그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며 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회화의 시각화
유혜령 주한헝가리문화원 원장은 “한국에서 동유럽 현대미술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확장되고 있으며 서울 주한리스트헝가리문화원이 이 같은 교류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서울아트나우갤러리
<jsjang@ilyosisa.co.kr>
[김현우는?]
▲학력
서울디지털대학교 회화과 졸업(2025)
▲개인전
‘Echos Meles 2025’ K옥션(2025)
‘3시 20분: 픽셀의 기도’ 노화랑(2024)
‘픽셀 무한한 공간’ 신한갤러리(2021)
‘픽셀의 방법: 믿을 수 없는 공간’ 평화문화진지(2021)
‘Pixel-ing: 나의 단 한 평 작업실’ 갤러리 아리수(2019)
‘캐나다 초대전’ Indefinite Art Centre(2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