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27일, 대한민국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네 번째 비행에서도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이번 발사는 체계종합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을 주도한 첫 사례로, 정부가 이끌던 우주 산업의 중심축이 민간으로 이동하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우주항공청,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은 이날 오전 2시40분 브리핑을 통해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투입돼 비행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1시13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밤하늘로 솟아올랐다. 당초 예정 시각보다 18분 지연된 발사였으나, 이는 발사 직전 엄빌리칼(탯줄) 타워 압력 센서 신호 이상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기술적 문제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비행 과정은 순조로웠다. 이륙 약 2분 후 1단 분리, 페어링 분리, 2단 분리를 차례로 마친 누리호는 발사 12분21초 만에 목표 고도인 600km에 도달했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를 시작으로 12기의 큐브위성(부탑재위성)을 20초 간격으로 순차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4차 발사는 누리호 엔진의 성능이 예상치를 상회하며 당초 계획된 비행시간(21분24초)보다 약 3분 단축된 18분 만에 모든 임무를 종료했다.
항우연 측은 “엔진 연소 성능이 추정 값보다 높게 나와 목표 궤도 도달 및 임무 수행 시간이 단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성공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야간 발사’를 최초로 완수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궤도상에서 태양광이 약한 새벽 시간대에 플라즈마 등을 관측해야 하는 임무 특성상 발사 시각이 새벽으로 결정됐다. 제한된 시야와 기상 변수 속에서도 연구진은 정밀한 운용 능력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이번 4차 발사의 가장 큰 의의는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 단계 전체를 처음으로 책임졌다는 점이다. 정부와 민간이 하나의 팀을 이룬 첫 사례가 성공함에 따라, 향후 5·6차 발사에서는 민간의 역할이 발사 운용 및 관제 영역까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번 성공을 발판으로 2027년까지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지속하며, 향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글로벌 5대 우주 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오늘 누리호 4차 발사가 성공했다. 이 사실을 국민 여러분께 전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누리호 4차 발사 성공은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우주 수송 능력이 갖췄음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 청장도 “3차 발사에 이어 4차 발사까지 성공하며 누리호의 신뢰성을 높임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국가 우주 개발 역량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우주청은 누리호 개발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대한민국 우주 개발 역량을 더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누리호 4차 발사 성공 직후 SNS를 통해 벅찬 감동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누리호가 실용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며 대한민국 우주 개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밤낮없이 힘을 다해준 연구진과 산업 종사자, 그리고 안전을 위해 힘써준 고흥 주민과 군인, 경찰 소방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번 4차 발사는 민간 기업이 발사체 제작부터 운용까지 전 과정에 참여해 성공을 이끌어낸 첫 사례”라며 “우리 과학기술의 자립을 증명해낸 만큼, 미래 세대가 더 큰 가능성을 향해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되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과학기술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글로벌 5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우리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아낌없이 투자하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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