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가볼만한 곳 ③인천 돌멘베이커리·해든뮤지움·맛을담은강된장·국자와 주걱·전등사

마음 새로고침 완료, 휴식이 있는 섬 강화도

바다와 숲, 오래된 마을이 공존하는 강화도가 최근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쉼을 건네는 치유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자연 속 미술관에서 세계적인 거장의 작품을 감상하고 고즈넉한 사찰에서는 거친 호흡을 고르며, 정갈한 밥상 앞에서 몸과 마음을 채운다. 한옥 책방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순간에는 잊고 지내던 삶의 속도가 다시 살아난다.

인천 강화도는 강화해협을 사이에 두고 경기도 김포시와 마주 보고 있다. 해협의 길이는 약 20㎞로 짧지만, 북쪽의 월곳과 남쪽의 황산도 사이의 해수면 높이 차이가 커서 물살이 상당히 빠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구 열강의 침략사가 오롯이 남은 이 해협을 고요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 섬 안에 있다. 강화도의 북쪽 출입구인 강화대교 근처에 위치한 돌멘베이커리다.

돌멘베이커리는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해 빵을 빚는 비건 전문 빵집이다. 백밀가루, 백설탕, 우유, 달걀, 버터, 유전자변형식품(GMO),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데도 저마다 풍미가 또렷한 빵을 만들어낸다. 바깥에는 간판 대신 강화도를 상징하는 고인돌 조형물 하나만 덩그러니 세워뒀지만, 고소한 빵 냄새를 맡은 여행자와 소문을 듣고 찾아온 채식주의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강화해협

비건 빵이라고 해서 식감이 떨어지거나 맛이 심심할 것이라는 우려는 접어두자. 곡물과 견과, 제철 식재료를 적절히 섞어 질감이 다채로우면서도 끝맛이 은근히 달고 고소하다. 강화에서 재배하는 재료를 활용한 빵도 눈에 띈다.

강화쑥, 노랑고구마, 마늘을 활용한 빵은 지역의 계절감을 빵 한 조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강화쑥 차 한잔을 곁들이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강화해협 풍경을 감상해도 좋다.


해든뮤지움은 2013년 개관과 동시에 한국건축가협회 ‘올해의 건축 베스트7’에 선정된 현대미술관이다. 건축 당시 자연 풍경과 어우러지도록 해달라는 설립자의 요청에 따라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지하로 파고드는 미술관을 지었다. 그리고 벽면과 천장에 커다란 채광창을 내어 빛을 끌어들이는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인 공간을 완성했다.

미술관은 노출콘크리트 구조라 마치 비밀스러운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진입로 역시 지하로 연결돼 마치 외부와 단절된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큼지막한 문 너머에 숨겨진 전시실은 의외로 자연광이 은은하게 스며든 화사한 모습이다. 자연광 덕분에 작품의 색과 질감이 한층 돋보이는 듯하다.

전시실에서는 특별 기획전 ‘현대미술 거장들의 공명’ 전시가 한창이다. 마르크 샤갈, 프랜시스 베이컨, 호안 미로 등 19세기부터 21세기까지 격변하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이끈 거장들의 대표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실을 지나 다시 바깥으로 나서면 미러가든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독특한 조각 작품을 선보이는 폴란드의 유명 작가, 이고르 미토라이의 ‘이카루스의 토르소’를 중심으로 넓고 한적한 정원이 펼쳐지는데, 외벽을 거울로 마감해 자연과 하나가 된 듯한 풍경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천사의 날개 포토스폿 너머로 펼쳐지는 바다의 모습은 해든뮤지움이 선보이는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다.

느림의 미학, 강화도에서 찾은 쉼

강화도는 서울과 가깝지만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농촌이다. 그 때문에 강화도 곳곳에는 섬에서 재배한 식재료로 정갈한 상을 차려내는 식당도 많은데, 그중 하나가 맛을담은강된장이다. 메인 메뉴는 구수한 강된장이다.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감칠맛이 뛰어나다. 신선한 채소 위에 갓 지은 솥밥과 강된장을 얹어 쌈을 싸 먹으면 몸도 마음도 든든해진다. 장아찌나 제철 맞은 산채를 양껏 곁들여도 좋다. 식탁 위에 놓인 모든 것이 강된장을 더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감초다.


강화도 남쪽의 어느 조용한 마을, 비좁은 골목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옛 가옥을 활용한 작은 책방이 나타난다. 간판조차 없는 이곳의 이름은 국자와 주걱. 요리를 나누는 도구인 국자와 주걱처럼, 책을 통해 얻은 다양한 생각과 철학을 나누자는 의미가 담겼다.

독립서점은 대개 책방지기의 취향에 맞는 특정 분야의 책을 다루지만, 국자와 주걱은 사회 이슈나 철학, 신진 작가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다룬다. 마치 주방에서 만드는 요리에 한계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마을 주민들이 주문하는 책을 들이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한다.

거실에 진열된 책은 누구나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안채 일부는 북스테이 공간으로 꾸며놨으니, 마음에 드는 책과 함께 여유로운 하룻밤을 보내며 나만의 세상에 빠져들어도 좋다.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해두면 북토크와 공연에 관한 소식도 받아볼 수 있다.

솥을 거꾸로 엎어놓은 듯한 모양을 한 정족산은 단군이 세 아들을 시켜 쌓았다는 고대 성, 삼랑성이 있는 곳이다. 이 토성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며 석성으로 보강됐으며, 지금도 원형을 유지한 채 남아있다. 삼랑성(또는 정족산성) 안쪽에는 국내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사찰, 전등사가 자리한다.

381년 고구려 소수림왕 때 아도화상이 세운 전등사는 불교를 넘어 한반도 역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고려시대에는 국가적인 불교 행사가 치러졌고, 조선시대에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여러 사고(史庫) 중 정족산에 세워진 사고를 지키고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1866년 병인양요 때는 양헌수 장군이 정족산성에서 프랑스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적도 있다. 전등사 스님들과 지역 의병이 힘을 합쳐 싸운 이야기는 전등사의 역사적 위상을 드높인다.

오늘날 전등사의 풍경은 고요하고 아름답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기나긴 역사를 오롯이 품은 전각은 아담하면서도 단정한 자태를 뽐낸다. 국가유산으로 가득한 고풍스러운 경내를 그저 거닐기만 해도 사극의 한 장면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전등사

전등사에 방문한다면 숲이 품은 전통찻집인 죽림다원을 그냥 지나치지 말자. 고요한 공간, 넓은 창 너머로 가득한 초록 세상, 달콤하고도 고소한 차 한 잔의 여유는 마음을 가볍게 풀어내기에 적당하다. 강화도에서 온전함 쉼을 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 가슴 한편에 남은 고민과 걱정이 있다면 이곳에 내려두고 떠나는 건 어떨까?

 

<여행 정보>

-돌멘베이커리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선원면 해안동로 1209, 문의: 070-4352-0179,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dolmen_bakery, 운영 시간: 매일 06:30~20:00(매주 금요일 휴무), 이용 요금: 쑥팥빵 5200원, 강화 속노랑 고구마빵 5000원, 메리골드 강화쑥 차 7000원

-해든뮤지움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장흥로101번길 44, 문의: 032-937-6911, 홈페이지: http://www.haedenmuseum.com/, 운영 시간: 매일 10:00~18:00(매주 월요일 휴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이용 요금: 성인 1만5000원, 학생 7000원


-맛을담은강된장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해안남로 1164, 문의: 0507-1430-9396,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matdam2, 운영 시간: 평일 10:00~19:30, 주말 09:00~20:30, 이용 요금: 한우차돌 강된장 1만7000원, 한우육회비빔밥 1만7000원

-국자와 주걱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강화남로428번길 46-27, 문의: 05 07-1400-3947,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9ookja_jooguk.bookstay/, 운영 시간: 매일 12:00~18:00, 북스테이 이용 요금(1박): 1인 10만원, 독채 30만원

-강화 전등사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37-41, 문의: 032-937-0125, 홈페이지: https://www.jeondeungsa.org/index.php, 운영 시간: 매일 09:00~17:30, 이용 요금: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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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단독] 국방부 TF, 정보사 못 뒤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방부는 내란 특별검사팀이 해소하지 못한 건을 발본색원하려 했다. 특별수사본부 외에도 TF팀을 꾸렸으나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진상규명 핵심 기관인 정보사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의혹의 상당수가 근거가 빈약해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인사도 문제다. 내란에 연루된 핵심 기관임에도 인적 쇄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본부에 조사관들이 상주까지 했는데 밝혀진 게 없다.” 한 정보사령부 영관급 장교의 말이다. 정보사를 둘러싼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군 안팎에서는 국방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와 헌법존중 TF(테스크포스)만으론 어림도 없다는 지적이 거세다. 제보와 투서 내란 특별검사팀의 후신인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정보사에는 대북공작 전문가들인 휴민트(HUMINT·인간정보·820)가 있다. 휴민트 부대인 HID(북파공작부대)와 이들을 지휘하는 100여단이 핵심 중의 핵심이다. 이들은 대북공작 실행 부대로 전략·기획은 특수사업처가 담당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정보사 특수처는 최근 특수·대외·훈련평가 등 3개의 부서를 특수·대외로 개편했다. 신임 정보사령관에는 1988년 이진백 사령관 이후 38년 만에 처음으로 비육사 출신인 조선대학교 학군장교(ROTC)출신 박민영 육군정보학교장이 임명됐다. 참모장은 육사 출신 한모 준장, 정보단장은 하모 준장(3사)이 맡게 됐다. 100여단장이던 육사 출신 정모 준장은 제2작전사령부로 전보됐다. 국방부는 당분간 100여단장 자리를 공석 상태로 놔두기로 했다. 휴민트 조직이 12·3 내란에 깊숙하게 연루된 만큼 특수본의 수사가 끝난 이후 진급 심사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보사는 검찰과 경찰, 내란 특검팀 수사에 의해 부서명이 노출돼 기밀이 새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홍도 격화되고 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에 제보와 투서가 빗발치고 있는 점이 정보사 내부 분위기가 악화되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더한다. 한 군 관계자는 “‘진급 시즌’ 때문이라고 해도 의혹에 그치는 제보가 많다. 중요한 내용도 있지만 타 부서의 간부를 언급하며 ‘문제가 있어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약물 공작’ 문건 본거지 특수처 압수수색 패스 논란의 인물들 되레 진급 “장군 인사로도 거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통해 드러난 ‘약물 공작 문건’ 이후에는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문건 작성자인 이모 대령(현 속초 HID 부대장)과 군무원 외에도 당시 특수처장이던 A 대령과 관련자들에 대한 인사 조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박 의원이 확보한 해당 문건은 정보사 특수처 산하 대외 담당실에 존안돼있었다. 문건 작성 및 책임자인 A 대령과 이 대령 모두 특검팀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다만 특검팀의 수사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던 터라 어떤 목적으로 문건을 작성하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검팀에 파견됐던 한 경찰 관계자는 “특수처 간부 중 일부는 수사에 협조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로 작성하게 됐다는 것 외에는 확인된 사실이 없다. 노상원 전 사령관과의 연결고리가 의심됐으나 정황을 포착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방부 특수본과 TF는 관련 의혹을 면밀하게 들여다봤다. 실제 담당 조사관들은 정보사 안양 본부에 상주하면서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물 공작 문건 외에도 지난해 2월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준장)이 국회에서 증언했던 ‘2016 계획(가칭)’도 조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준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2016년 속초 HID 부대장으로 있을 때 당시 노상원의 지시가 일반적이지 않았다”며 “대북 중요 임무를 6개월간 준비한 적이 있었는데, 여러 불합리한 지시가 많았지만 특히 요원들을 폭사시키라던 지시가 생각난다. 노상원은 요원들에게 ‘원격 폭파 조끼’를 입혀 보낸 뒤 임무를 끝내면 폭사시키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이 계획은 노상원 전 사령관이 취임 이후 자신의 비서실장과 특수처장, 사업단장을 해임한 이후 모의됐다. 일반적 공작처럼 북한 내 쿠데타를 야기하거나 우회적으로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실제 수십명의 공작관들이 강제로 동원돼 노 전 사령관의 비상식적 계획을 준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노상원 폭사 지시 ‘2016 계획’도 조사 바짝 붙었는데 빈손…진상규명 어려울 듯 한 국방부 관계자는 “TF에서 해당 사안을 조사했던 건 사실”이라며 “차후 어디서 수사하게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복수의 전·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2016 계획’이 2차 종합 특검이 출범한 이후에도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문건 자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소실됐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 전 사령관은 2016 계획 외에도 대북공작 관련 보고서를 ‘특수’가 아닌 ‘일반’ 문서로 만들도록 지시했고 제한된 공간에 보관한 후 통제했다고 한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안양 본부에 가서 보고하는 절차에서 노상원이 직접 100여단을 방문해 보고를 받았다. 시스템이 이상하게 바뀌었는데 문상호도 똑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일반 문서로 분류한 대북공작 문건들은 김용현에게 따로 보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노상원은 사실상 수년간 김용현에게 휴민트들이 작성한 첩보를 갖다 바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군 정보기관 간 갈등도 폭발 직전이다. 또 다른 군 정보기관인 777사령부에 대한 ‘인사 차별’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앞서 777사령부에 소속된 시긴트(SIGINT·신호정보·820) 전문가들은 휴민트와 같은 820 정보병과다. 다만 ‘인간’과 ‘신호’로 구별될 정도로 업무 자체가 전혀 다르다. 정보사는 관행대로 육군 소장이 신임 정보사령관을 맡게 됐지만 777사령부는 공군 준장으로 격하 보직된 데 이어 지휘관의 군종까지 뒤집히는 전례 없는 조치가 단행됐다. 777사령부는 정보사와 다르게 내란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난 바 없다. 인사만 놓고 보면 두 군 정보기관 간 인사에 차이가 있다는 건 명확하다고 볼 수 있다. 주먹구구 인사 국방부 인사를 담당하던 한 소식통은 “777 입장에서 불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인사”라며 “정보사 육사 출신들의 진급이 대거 배제됐다고 해도 외형적으로만 그럴듯해 보이지 속사정은 다르다. 실질적 지휘 체계는 뒤바뀌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인적 쇄신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TF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했다. 16일 조사를 마무리한 TF는 조만간 결과를 검토해 다음 달 13일까지 승진 취소 및 징계성 전보 등 인사 조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적어도 이날까지는 군 정보기관 내 파열음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