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해도 너무한 한국마사회 비리 백태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10.26 0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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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날 얘기해도 들은체 만체 '마이동풍'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청렴한 세상 만들기에 앞장서는 한국마사회입니다." 한국마사회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흘러나오는 멘트다. 하지만 마사회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는 '청렴'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사회를 '비리백화점'이라 부른다. 마사회는 올해 국감에서도 어김없이 '비리종합 선물세트'를 선보여 한바탕 곤욕을 치르게 생겼다.

"원수를 만나면 경마장으로 데리고 가라"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있다. 누구라도 경마에 잘못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해 스스로 망가짐을 일컫는 말이다. 그만큼 경마는 카지노, 복권, 도박 등과 함께 사행성 짙고 중독성 강한 놀이 중 하나로 꼽힌다.

공기업 KRA 한국마사회에겐 청렴하고 투명하게 경마장을 경영해야 한다는 책임이 뒤따른다. 우리나라 경마산업을 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과욕으로 보인다. 마사회의 경마장 경영 실태를 살펴보면 방만한 경영을 넘어 비리와 특혜의 온상지가 되고만 느낌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마사회는 국감 시즌만 되면 연례행사라도 되는 듯 지탄을 받고 있지만, 각종 비리와 특혜 의혹 정도는 줄지 않고 있다.

불법도박 고의방치
불법조장 부당편취

마사회는 올해 국정감사 역시 그냥 넘어가지 못했다. 지난 15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위 국감에서 온갖 특혜와 비리가 적발돼 명실상부한 '비리백화점'임을 입증해버린 것이다.

무엇보다 매년 반복되는 비난세례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을 보면 마사회에게 특혜와 비리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부정을 묵인한 채 국감 및 감사 기간만 넘기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1인당 구매상한액인 10만원을 초과해 마권을 파는 부분에 대해 매년 지적을 받으면서도 제재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오히려 농식품위 국정감사에서 배기운 민주통합당 의원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로부터 제출받은 '구매상한액 위반 등에 대한 점검결과' 자료에 따르면 경마장서 구매상한액 위반을 적발한 건수가 2009년 786건에서 2010년 3945건, 지난해 5261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었다.

구매상한제도는 경마를 보러온 일반인들의 과도한 구매를 막기 위해 한 번에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을 제한한 제도로 사행성을 줄여 건전한 경마문화를 안착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이에 2009년 8월부터 사감위 소속 현장조사관을 두고 이를 상시 지도·감독하도록 했다.

과거 무제한이었던 경마 배팅 금액은 1984년 이후 점점 줄어 현재는 1회 10만원 하루 최대 15회가 마권 구매상한액이다. 따라서 하루 동안 할 수 있는 배팅을 15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구매상한액 위반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더구나 마사회는 대부분 고객이 규정을 잘 지키고 있어서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는 이유로 별도의 통계자료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리경영·청렴한 세상 말뿐…돈벌이에 혈안
매년 반복되는 비리적발, 개선 의지는 있나?

이를 두고 배 의원은 "구매상한제를 지키지 않으면 그만큼 마사회의 수익이 늘기 때문에 제재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며 "마사회가 도박 중독자를 양산한다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강력한 의지로 구매상한제를 철저히 지키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개선책 마련을 촉구했다.

마사회가 불법 온라인 마권 1387억원 어치를 팔아 이중 130억원 상당을 부당 편취했다는 폭로도 터져 나왔다.


김춘진 민주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마사회는 온라인 마권 발매의 법적 근거가 없음을 뻔히 알면서도 지난 2008년 12월23일부터 이듬해 7월19일까지 약 8개월 동안 판매를 계속해 130억원의 수익금을 얻었었다고 한다.

온라인 발매란 마사회가 마권을 대리인 입력방식, 자동입력방식 음성안내시스템, 인터넷PC 및 모바일 휴대단말기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으로, 경마장 발매창구를 통하지 않고도 온라인상에서 전국 어디서나 마권을 살 수 있는 방식이다.

시민단체들이 이 제도의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자 사감위가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의뢰, 법제처는 지난 2008년 12월17일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사감위는 농림수산식품부에 온라인 발매를 폐지토록 요청했고, 농림부는 12월23일 마사회에 통보했다.

마사회는 공문수령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8개월간 계속 온라인 마권을 팔아 130억원의 이익을 챙겼던 것이다.

마권구매표 및 마권용지 납품과정도 석연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업체 두 곳이 독점을 해왔는데, 이 업체들이 낙찰받는 과정에서 불공정한 행정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이 제출받은 마권구매표 및 마권용지 입찰 관련 문서에 따르면 마권구매표의 경우 지난 3년(2008~2010년)간 A업체가, 마권용지의 경우 지난 4년(2008~2011년)간 B업체가 독점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입찰심사결과를 보면 A업체는 2008년 6등, 2009년 5등, 2010년 6등으로, B업체는 2008년 3등, 2009년 3등 등 2011년까지 3등으로 심사결과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마권 구매표 납품 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그동안 A업체가 그동안 거둬들인 마권구매표 사업 매출은 33억6700만원이고 B업체가 거둬들인 마권용지 사업 매출은 53억5998만원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마사회는 "적격심사 및 제한입찰로서 납품 실적 등 업체에 대한 실사까지 한 후 사업권을 준 것으로 문제가 안 된다"고 맞섰다.

하지만 제한입찰 및 적격심사라 해도 객관적인 점수가 중하위권 업체에 매년 사업권을 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도덕불감증 넘어
비리불감증 만연

이뿐만 아니다. 경마장용 모래를 구입하는 과정에서도 업체 간 입찰 담합 정황이 드러났다. '모래 구매 입찰 자료'에 따르면 부산경마장의 경우 상대 업체가 입찰 상한가를 넘는 가격을 적어내 특정 업체를 고의로 밀어준 사례가 최근 2년간 4차례 발생했다.

2011년 4월에는 A업체를 위해 B업체가 입찰 상한가 대비 102% 가격을 써내 탈락하고, 같은 해 9월에는 C업체를 위해 A와 D업체가 각각 105%와 109%의 가격을 적어내 탈락했다. 제주경마장의 모래 구매 입찰 과정에서는 두 업체가 5년간 돌아가면서 나눠 먹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사회가 장외경마장(마권장외발매장) 설치를 추진하면서 부실사업자에 600억원이 넘는 거액을 선지급하는가 하면 매장 설치인가를 받지 못해도 토지를 매입해 준다는 비상식적 매매확약서를 써주는 등 무책임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날릴 위기에 처한 돈이 1800억원 대에 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황주홍 민주통합당 의원은 마사회에 대한 국감에서 "마사회가 서초, 마포, 용산, 순천장외경마장 개설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보증금이나 선지급금 등으로 지급한 뒤 회수하지 못하거나 건물·토지 등에 묶여있는 돈이 무려 1823억원에 달한다"며 회수대책을 추궁했다.

황 의원은 마사회가 미회수한 돈은 지난해 마사회 당기순익의 59%에 달하는 것으로 매매대금이나 보증금 등이 과다지급된 것도 문제지만 부동산 경기하락 등으로 토지를 매도한다고 해도 회수할 수 있는 돈이 많지 않을 것이며 기회비용 상실, 소송비용 등 2차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시세보다 전세보증금과 건물평가액을 높게 계산한 순천(101억)과 용산(357억), 부실사업자에게 매매대금을 과다하게 선지급한 마포(669억), 장외매장 인허가를 받지 못해도 토지를 사겠다는 상식 밖의 매매확약서를 발급한 서초(696억) 등으로 이와 관련해 마사회 임직원 13명이 이미 징계됐다.

이를 두고 황 의원은 "공기업이 아닌 사기업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법 위반 여부를 떠나 경영진이 통째로 바뀔 중대 사안이지만, 경영진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은 채 실무진에게만 책임을 지게 했다"며 "마사회가 문제가 된 자금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관련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 넘은 무책임 경영
총체적 부실로 이어져


한국마사회 임직원들의 도덕불감증이 극에 달했다는 지적도 반복됐다. 그 정도를 면밀히 살펴보면 이젠 도덕불감증을 넘어 비리불감증으로 발전한 듯하다. 올해 마사회 임직원들은 근무시간에 골프를 치는 것을 넘어 을지훈련 기간에도 골프를 치러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마사회는 을지훈련 의무 수행기관으로 훈련 참가 직원 외 모든 직원이 을지훈련에 대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직원들은 2009년 을지훈련 기간 중 7회, 2010년 5회, 2011년 7회, 2012년 5회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에 공직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다.
또 마사회는 마주 등 관계자에 대한 복지를 위해 10억여 원을 들여 총 3개의 골프 회원권을 구입했다고 밝혔지만, 회원권은 마사회 직원들이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이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라온컨트리클럽, 세인트포컨트리클럽, 에덴밸리컨트리클럽 등 3개 골프리조트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마사회 임직원들이 근무일에 이 세 곳의 골프장을 찾아 이용한 일수가 최근 3년간 814회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일까지 포함하더라도 4일에 3회 꼴로 골프를 치고 다닌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마일인 금요일과 토요일 이용횟수도 26건이나 돼 근무지를 이탈해 골프를 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반면 올해 제주경마장이 소유한 골프 회원권 이용 실적을 살펴보면 임직원 외에 외부인의 사용실적은 단 한 차례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마사회 임직원들이 도덕 불감증은 오래전부터 계속됐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급 시설처장부터 4급 과장을 포함한 총 9명이 용역회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현금, 한우선물세트, 장뇌삼, 룸살롱 비용 등 총 32건에 걸쳐 727만원의 향응을 수수해 처벌을 받은 바 있고 2008년부터 2년간 마사회 임직원 18명이 카드사의 지원을 받아 모두 5차례에 걸쳐 5600만원에 상당하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이 적발됐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선 2009년 4월부터 2011년 3월 사이 마필행정센터 직원 2인이 공모하여 마필관리자 상해보험 가입금, 조교사회 대팻밥 보증금, 관리사 통근버스 비용 잔여금 등을 총 82회에 걸쳐 6676만원을 횡령해 온 것이 밝혀져 징계처분을 받았다.

또 부산경남경마공원 서비스팀에 근무하는 4급 직원은 2010년 5월10일부터 5월14일까지 서울 삼성동에서 진행된 외부교육에 왔다가 교육장소를 무단이탈하여 5일간 강원도 카지노에서 도박하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총무팀의 직원이 2010년 4월부터 2011년 2월까지 향정신성 의약품 메스암페타민(속칭 필로폰)을 매수, 투약해 오다 적발되어 징계 처분을 받는 사건도 있었다.

마사회의 연도별 징계건수를 살펴보면 2009년 9건(11명), 2010년 6건(10명), 2011년 10건(13명)이 발생했고 올해 8월까지는 8명이 경마비위행위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을지훈련 중 골프치고 출장 중 카지노 가고
평균 연봉 8000만원 '신이 내린 직장' 답네 

이번 국감에서는 마사회가 규정을 어기고 임직원에게 사택을 제공한 것도 모자라 아파트 관리비에다 식비까지 지원해 온 것도 드러났다.

김우남 민주통합당 의원이 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사회는 현재 안양에 위치한 천마아파트 3개 동을 임직원 337명에게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입주 대상 관련 규정은 '무주택 세대주인 기혼자'로 제한돼 있지만, 마사회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임직원 98명(29.1%)에게 사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 것. 특히 이 가운데 26명은 아파트 등을 2채 이상 보유하고 있었고, 6명은 무려 4채나 있는데도 사택에 입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지난 2011년에는 지방경마자 등으로 전보된 직원 중 기혼자로서 부양가족이 없이 근무하거나 독신으로 입주한 직원에게 아파트 관리비 및 도시가스 요금 등 관리비 4750만원과 조·석식비 5659만원 등 1억원 넘는 예산을 사택 입주 자격에 미달되는 임직원들에게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마사회는 사전에 통제해야 할 감사와 이사회 등의 내부통제시스템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총체적 부실을 안고 있는 것 아니냐는 국회 안팎의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감사원에 의해 2005년부터 경마 홍보와 저변을 확대하겠다며 무료 승마 회원 제도를 운영하면서 사회 고위계층에게만 혜택을 준 사실이 적발됐다.

감사원이 2010년 6월부터 7월까지 한국마사회에 대해 감사를 벌인 결과 한국마사회는 무료 승마회원제를 운영하면서 국회의원과 은행 고위 임원, 개인병원장, 건설업체 대표 등 사회 상위 특정 회원 16명만을 대상으로 폐쇄적으로 운영한 점이 드러난 것. 마사회는 무료 승마 회원제를 공평하고 투명하게 가급적 많은 사람이 골고루 이용할 수 있도록 회원을 모집해야 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또한 홍보도 제대로 하지 않아 무료 승마제를 아는 일반인 마주는 거의 없었다.

특권층만 주는
'특혜 보따리'

감사원에 따르면 마사회는 비리와 특혜를 넘어 돈 잔치까지 벌이고 있었다. 감사원이 공개한 '한국 마사회 기관 운영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 2009년 경마관련 영화제작에 20억원을 지분투자 했다가 17억7200만원의 손실을 봤다. 당시 면밀한 타당성 조사 없이 제작자의 과거 영화 흥행기록만 믿고 투자액을 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퇴직금을 부풀려 지급하고 과도한 피복비를 지급하는 등 방만한 운영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국감에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783명의 마사회 임직원 중 회장(2억2000만원), 1급(평균 1억2000만원), 2급(평균 1억600만원) 등 총 96명의 임직원이 지난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사회의 전체 평균 연봉은 8100만원 수준으로 고액연봉이다.

온갖 비리와 특혜가 만연한데 연봉까지 빵빵한 마사회, 괜히 '신이 내린 직장'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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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