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오일장 먹거리 ②북평민속시장 소머리국밥

영동지역 사람들 삶이 담긴 음식

국밥집 출입문 안쪽에 커다란 가마솥 뚜껑을 열자 뜨거운 김이 솟구치듯 오른다. 바쁘게 오가던 국밥집 주인이 순식간에 뚝배기 국밥 한 그릇을 말아낸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찐빵이 생각난다는 광고가 있었다. 겨울에 생각나는 음식은 찐빵만이 아니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끈한 국밥도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음식이다.

찬바람이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날씨, 동해 시내에 오일장이 섰다. 끝자리가 3, 8인 날짜에 열리는 북평민속시장이다. 지붕 덮인 아케이드 형태의 전통시장과 달리 길을 따라 좌판을 깔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모습이 몇십년 전, 시장 모습 그대로여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판매하는 물품은 각종 해산물을 중심으로 채소와 반찬, 주전부리 같은 먹거리와 의류, 생필품,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없는 것 빼고 다 갖췄다.

북평장은 1796년에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다. 북평민속시장 문화광장 무대서 ‘1796’이라는 글씨를 볼 수 있다. 이는 당시 한 달에 6번 장이 열렸고 삼척부사 유한준이 장세를 받았다는 진주지(眞珠誌)의 기록에 근거한 것이다. 장세를 받았다는 것은 난전으로부터 자릿세를 받았다는 의미이니 실제 장이 시작된 것은 그보다 빨랐을 것이다.

문화광장은 강원도서 유명한 쇠전(우시장)이 열렸던 장소다. 우시장은 2008년 2월 삼척시 미로면에 새롭게 개장하면서 사라졌지만, 그 흔적은 국밥 거리로 남았다.


문화광장 인근에는 북○소머리국밥, 오○집, 대○집, 옛○장터국밥, 두○국밥, 두○비국밥집이 나란히 줄을 지어 늘어선 국밥 거리가 있다. 이 중 가장 오래된 국밥집은 1967년에 개업했다. 그 후 1973년에 두 번째로 오래된 국밥집이 문을 열었으며 시장에 다른 국밥집이 생기고 없어지는 동안 이 두 식당은 대를 이어 꾸준하게 자리를 지켰다.

북평민속시장 국밥집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소머리국밥이다. 가까이에 쇠전과 도살장이 있어 고기를 팔고 남은 소머리나 내장 같은 부위를 구하기 쉬웠으니 그것을 이용한 국밥집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였는지도 모른다. 소머리국밥의 맛은 식당마다 다르다. 저마다의 비법이 담긴 레시피를 가지고 요리하기 때문이다. 뽀얀 국물을 내는 식당이 있는가 하면 빨간 국물을 내는 식당도 있다. 각자 취향에 따라 식당을 골라야 하는 이유다.

두○비국밥집은 빨간 국물의 국밥을 낸다. 소머리를 삶아 나온 뽀얀 국물이 밋밋하고 느끼한 것 같아 무와 파를 넣고 다진 양념을 올려 국밥을 만들었다고 한다. 대를 이어 딸이 운영하는 지금도 옛 맛을 지키기 위해 매일 번거로운 작업을 마다하지 않는다.

지역 주민들에게 마음의 고향 같은 곳
야경 명소인 여명빛테마파크도 즐길거리

다음날 사용할 소머리를 받아 기름과 털을 제거하고 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한다. 이후 커다란 솥에 넣고 삶는데, 3시간 반쯤 지나면 혓바닥같이 부드러운 부위부터 건져내기 시작해 귀 주변 부위는 4시간 반~5시간까지 삶는다. 곰탕처럼 뽀얀 국물이 완성되면 무와 파를 넣고 푹 끓이면서 소금으로 밑간을 해 국밥을 완성한다.

손님상에 올라갈 때는 다진 양념 한 숟가락도 얹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국밥은 빨간 국물이어도 맵지 않은 육개장을 먹는 듯한 느낌이다.

대○집의 경우 소머리를 삶아 우려낸 곰탕 같은 뽀얀 국물을 사용한다. 다른 재료는 넣지 않고 순수하게 고기 우려낸 국물에 손님의 취향대로 먹을 수 있도록 소금과 새우젓, 다진 양념을 함께 식탁에 올린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국물에 부드럽게 씹히는 고기는 고소한 맛을 더한다.


쇠전은 꼭두새벽부터 열렸다. 소를 거래하기 위해 먼 거리를 온 사람들은 거래를 앞두고 막걸리 한 사발과 국밥 한 그릇으로 배를 채웠다. 거간꾼과 흥정을 통해 큰돈을 거래해야 하는 사람들이 뱃심을 채우는 방법이기도 했다. 시골서 농사를 짓는 옛날 사람들에게 소는 집안의 재산목록 1호였다.

1980년 무렵만 해도 소 한 마리를 내다 팔면 자식의 국립대학 4년치 등록금을 내고도 남는 돈이었으니 긴장될 만도 하다. 거래가 끝난 후에도 좋은 가격에 소를 팔거나 산 사람들이 거간꾼에게 ‘내가 한잔 살게’ 하면서 국밥집에 들르기도 했다. 구입한 소를 끌고 다시 먼 길을 가야 했기에 배를 든든하게 채웠다.

소머리국밥은 고기가 귀하던 시절 특별한 날에 고기를 맛보기 위해 먹는 음식이기도 했다.

어업으로 생계를 꾸리던 묵호 사람들은 장날이면 육고기를 맛보기 위해 북평민속시장을 찾았다. 도계의 탄광에서 일하던 근로자들은 기차를 타고 와서 소머리국밥을 먹고 가기도 했다. 지금도 주민들에게 북평시장의 국밥집은 지인과 어울려 식사하면서 가볍게 술 한잔하고 가는 장소로 인식돼있다.

식당서 아는 사람을 마주치면 몰래 밥값을 계산해놓고 가는 일도 있다고 한다. 동해 주민은 ‘영동지역 사람들에게 북평민속시장의 국밥집은 마음의 고향 같은 장소’라고 말한다.

묵호 등대와 월소 택지 사이 골짜기에는 도째비골 스카이밸리가 있다. 59m 높이로 세워진 스카이워크를 걸으며 동해의 수평선과 묵호 등대, 묵호항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스카이워크서 지상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자이언트 슬라이드와 공중에 매달린 외줄을 자전거로 건너는 스카이 사이클을 타고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전천 뜬다리정원마루는 동해 시내를 가로지르는 전천의 동해선 폐철교를 활용해 만든 공간이다. 길이 265m의 교량이어서 전천과 어우러진 동해 시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귀여운 포토존과 조형물, 풍경을 보며 쉴 수 있는 벤치 등의 시설이 마련돼있다. 해가 진 뒤 조명이 켜지면 더욱 아름다운 공간이 된다.

뜬다리정원마루

여명빛테마파크는 야간 조명시설을 갖춘 추암 촛대바위와 조각공원, 출렁다리 일원을 부르는 명칭이다. 다양한 패턴의 조명을 입은 촛대바위, 색색으로 바뀌는 나무, 무지개색으로 빛나는 다리, 빛을 받아 더욱 예술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조각품이 눈을 즐겁게 한다. 곳곳에 포토존도 마련돼있어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야간 산책을 즐기기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코스1: 북평민속시장→전천 뜬다리정원마루→동해 논골담길→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코스2: 북평민속시장→전천 뜬다리정원마루→무릉별유천지→여명빛테마파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무릉별유천지→북평민속시장→전천 뜬다리정원마루→여명빛테마파크
-둘째 날 천곡황금박쥐동굴→동해 논골담길→도째비골 스카이밸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동해시 문화관광: www.dh.go.kr/tour/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https://www.dh.go.kr/tour/selectTourCntntsWebView.do?key=1620&tourNo=53


운영 정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운영시간: 4~10월 10:00~18:00(17:30 매표 마감), 11~3월 10:00~17:00(16:30 매표 마감) 휴무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요금: 3000원(19~64세), 2000원(7~18세), 1400원(65세 이상), 강원특별자치도 주민 입장료 50% 할인, 자이언트 슬라이드 3000원, 스카이 사이클 1만5000원

문의 전화
-북평민속시장: 033)522-1141(고객지원센터)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070)7799-6955
-전천 뜬다리정원마루: 033)539-8701(동해시청 건설과)
-여명빛테마파크: 033)530-2801(추암관광안내소)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 또는 청량리역서 KTX-이음 열차 이용해 동해역까지 이동. 동해역 정류장서 21-1번, 112번, 162번 시내버스 승차 후 북평농협 정류장서 하차한 뒤 북평민속시장 국밥 거리까지 도보 약 4분 버스 서울경부고속버스터미널 또는 동서울터미널서 고속버스 또는 시외버스를 이용해 동해시 종합버스터미널까지 이동.

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서 101번, 111번, 121번, 131번, 132번, 133번, 141번, 151번, 152번, 153번, 154번, 155번, 161번, 162번, 171번, 21-1번, 21-2번, 21-3번, 21-4번, 312번, 313번 버스를 이용해 북평우체국 정류장서 하차 후 북평민속시장 국밥 거리까지 도보 약 6분

*문의: 레츠코레일 1588-7788, www.letskorail.com, 동해시 종합버스터미널 033)532-3800, 동해시 대중교통정보 080)850-9486, https://bus.dh.go.kr

자가운전
동해고속도로 동해 IC 진출 → 동해대로 삼척 방향 우회전 → 효가사거리서 좌회전 → 북평교 지나 갯목길 방면 좌회전 → 동해남부 유치원 지나 구미4길 방면 우회전 → 약 250m 진행 → 북평민속시장 공영 주차장


숙박 정보
-동해보양온천컨벤션호텔: 동해대로 6285, 033)530-0700, www.msgh.kr
-뉴동해관광호텔: 평릉길 1, 033)533-9215, www.hotelnd.com
-어달을담다: 일출로 305, 010-7728-1812, http://dhoceanlove.kr

식당 정보
-두꺼비국밥집: 오일장길 17-1, 033)521-5283
-대성집: 오일장길 19-1, 033)521-5450
-담다: 청운3길 56-1, 033)521-8522

주변 볼거리
-무릉별유천지 라벤더축제: 2025년 6월 중, 무릉별유천지, http://dhfesta.or.kr/dhlf/
-묵호 도째비페스타: 2025년 7월 중순, 묵호항 여객터미널광장 및 해랑전망대 일원, http://dhfesta.or.kr/dmdf/,
-동해무릉제: 2025년 9월 중, 동해웰빙스포츠타운, http://dhfesta.or.kr/dmrf/
-무릉별유천지, 천곡황금박쥐동굴, 동해 논골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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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