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돈만 먹은 대작의 대굴욕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5.02.03 09:05:57
  • 호수 15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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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보는 500억 드라마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돈만 먹은 대작의 대굴욕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드라마 왕국’ tvN이 자존심을 구겼다. 500억원이 투입된 대작 <별들에게 물어봐>가 폭삭 망하게 생겼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엔터 명가’ 제작사 CJ ENM에도 불똥이 튀었다.

노잼

스페이스 오피스물이자 SF 장르인 <별들에게 물어봐>는 무중력 우주 정거장서 일하는 우주인과 비밀스러운 미션을 가진 불청객의 이야기를 그린다.

공효진이 대한민국 최초 우주비행사 이브킴 역을, 이민호는 700억원을 내고 이브킴이 근무하는 우주정류장에 관광을 온 불청객 공룡을 맡았다. 여기에 오정세, 한지은, 김주헌, 이엘, 김응수 등 화려한 배우 라인업을 완성했다.

<파스타> <질투의 화신>을 집필한 로맨틱 코미디의 대가 서숙향 작가와 <질투의 화신> <남자친구>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연출한 박신우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준비 기간만 5년.


2023년 온에어를 목표로 2022년 4월부터 촬영에 돌입했지만, 촬영이 종료된 2023년 4월에서야 후반 작업에 돌입했다. 이후 2024년 8월 편성 소식이 전해졌고, 지난달 4일 시청자들과 만나게 됐다.

특히 제작비 500억원이 투입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특수 시각효과 등 후반 작업 비용만 100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감독은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관계는 좀 특이하다”며 “주인공들의 연애가 아니더라도 그런 낯선 호흡에서 느껴지는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로맨스 그 이상의 관계를 다루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별 볼일 없는 <별들에게 물어봐>
시청률 1%대로 폭삭 ‘흥행 참패’

그러나 지금까지 돈값을 못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회 시청률은 3.3%, 2회는 3.8%로 집계됐다. 이어 3회(2.2%)부터는 시청률이 2%대로 주저앉더니 5회(1.8%)는 1%대로 폭락했다. 업계에선 향후 큰 시청률 반등을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주말 경쟁작인 SBS 금토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는 1회 시청률 5.2%, 2회 시청률 6.5%로 순항 중이다. JTBC 토일드라마 <옥씨부인전>은 지난달 5일 10회가 자체 최고 11.1%를 기록하는 등 매회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콘텐츠 화제성 조사업체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월 1주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도 <나의 완벽한 비서> <옥씨부인전> 등에 밀려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순위도 주연 이민호는 9위, 공효진은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자존심 구긴 ‘드라마 왕국’
대충격에 빠진 ‘엔터 명가’

‘너무 재미없어서 깜놀’<gusw****> ‘주인공 합이 최악이다’<choi****> ‘어울려야 보던지 말든지 하지’<lelt****> ‘아직도 스타 마케팅에 기대는 제작자가 있구나’<bd_c****> ‘한 번도 안 봤지만 기대도 안 되고 안 보고 싶다’<msd7****> ‘공감이 안 된다, 초파리 짝짓기에 시청자들이 무슨 관심이 있겠냐?’<holy****> ‘<나의 완벽한 비서>가 고전할 줄 알았는데 완전 대박 드라마’<linu****>

‘기껏 우주 배경으로 한국식 밀당 멜로…포장만 다르고 내용은 같은데 굳이 찾아보겠냐?’<hack****> ‘연기들이 지루하다’<jmni****> ‘참신한 신인들 적극 발굴해서 만들 생각을 해야지 발전이 있는 거다. 무턱대고 거금 들여 흥청망청 하니까 이런 꼴 나는 거다’<youn****> ‘<인터스텔라> <마션> 안 봤냐?’<myji****> ‘보고 나면 우주를 모르고 만든 작품이 얼마나 수준이 낮은 지 깨달을 거다. 제작비 따위의 문제가 아니다’<sang****>

‘멋져야 할 장면들이 멋지지 않다’<edra****> ‘비싼 장비 안에서 수다만 떠는 느낌’<anfa****> ‘500억? 경제도 안 좋은데…’<hyeb****> ‘아무도 궁금하지도 않은 우주 로맨스. 우주인의 풀메이크업 연기와 개연성 없는 사건들’<5606****> ‘보다 보다 와이프가 못 보겠다는 드라마는 처음’<mins****> ‘이민호가 지구에 있는 예쁜 재벌 여친을 두고 아줌마랑 바람피운다는 설정 자체가 공감 제로’<kmw1****>

폭망

‘작가 수준이 SF를 담을 그릇이 못 되는데 성공하겠냐?’<seiz****> ‘이병헌, 전도연이 와도 못 살린다’<iron****> ‘세트서 연애질하는 데 500억이라…’<hotb****> ‘제작비 500억 중 주연 배우들 개런티는 얼마냐?’<endl****> ‘<나는 자연인이다> 재방도 이거보다 시청률 높겠다’<look****> ‘돈만 챙긴 배우들 양심도 좀 챙겨라’<xhvk****> ‘드라마보다 댓글이 더 재미있네요’<vale****> ‘지금 영화보다 더한 일이 연일 대한민국 서울서 펼쳐지고 있는데 한가하게 말 같지도 않은 드라마를 누가 보냐?’<bbk3****>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똥 튄 제작사

<별들에게 물어봐>의 부진이 제작사 CJ ENM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ENM의 주가는 전날 1500원(2.75%) 내린 5만3000원에 마감했다.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10% 넘게 떨어졌다.

안 그래도 CJ ENM 주가는 내리막을 타고 있다.

지난해 5월27일 9만4900원을 기점으로 지난달 13일 장중 5만1400원을 찍어 1년 새 최저가를 기록했다.


불과 8개월 사이 주가가 절반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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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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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차례가 뭐죠?” MZ가 바꾼 추석 풍경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우리에게 추석은 차례를 지내거나 귀향을 하는 것이 익숙한 명절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명절을 보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차례를 지내는 비중은 줄어들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긴 연휴를 활용한 여행, 단기 아르바이트, 자기계발 등을 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추석에 차례를 지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40%대 초반에 그쳤다. 절반 이상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한 것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당연하게 여겨지던 차례와 제사가 더 이상 필수가 아니게 된 셈이다. 알바 우선 통계청 조사에서도 명절 의례를 간소화하거나 아예 하지 않는 가정이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례를 지내는 대신 긴 연휴를 여행으로 보내려는 수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행 중개 플랫폼 스카이스캐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7%가 이번 추석 연휴에 여행 계획을 세웠다고 응답했다. 특히 해외여행 비중이 크게 늘었다. 10년 전 대비 명절 여행에 긍정적인 인식이 37%에서 70%로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검색 데이터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인기 여행지는 일본(43.1%)이 1위였고, 이어 베트남(13.2%), 중국(9.6%), 태국(7.5%), 대만(6.2%) 순이었다. 도시별로는 일본 후쿠오카(20.2%)가 가장 높은 검색 비율을 기록했으며, 오사카(18.3%), 도쿄(15.4%), 방콕(8.9%), 타이베이(8.0%)가 뒤를 이었다. 여행을 가지 않고 명절 연휴를 일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긴 연휴를 활용해 “돈을 벌겠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수요도 급증했다. 당근마켓과 같은 알바 커뮤니티와 플랫폼에는 “추석 알바 구합니다”라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20대 청년은 “쉬는 날이 길어 잠깐이라도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고, 한 대학생은 “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선물세트 포장 알바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특히 명절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높아 평균 시급의 1.5배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 평상시에 근무할 때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많은 청년들이 명절 시즌 알바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맞춰 구인·구직 플랫폼들은 ‘추석 알바 채용관’을 운영하며 수요를 모으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 마트, 도·소매점과 전통시장에서 단기 인력을 모집하고, 선물용 고기·과일 세트 포장, 택배 상·하차, 진열·판매 등의 일자리가 집중적으로 생겨났다. 절반 이상 “안 지내요” 77%가 여행 계획 세워 지난해 추석 구인 구직 사이트 알바천국 조사에서는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이 단기 용돈 벌이를 위해, 22.2%는 고물가로 인한 지출 부담 때문에, 18.2%는 여행 경비나 등록금 등 목돈 마련을 위해 명절 알바를 계획했다고 답했다. 이는 명절을 단순히 휴식 시간으로 보내지 않고, 생계와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 머무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계발하며 추석 나기’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혼자 추석을 보내는 일명 ‘혼추족’ 중에는 독서나 온라인 강의, 어학 공부, 자격증 준비 등에 연휴를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스터디 카페와 도서관을 찾는 이용객이 증가했다는 조사도 나왔다. 일부 출판사나 문화 기획사에서는 명절 연휴에 맞춰 북콘서트 같은 행사를 열기도 했다. 명절이 휴식 기간만이 아닌 스스로를 계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같은 양상은 가족 모임에도 영향을 받았다. MZ세대는 가족·친척 모임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한 청년은 “친척들과 모이면 취업·결혼 얘기 등으로 잔소리를 들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말했다. 과거처럼 친척 모임에 시간을 할애하기보다, 필요한 경우에만 가족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연휴를 도심에서 보내는 ‘혼추족’을 겨냥해 유통·외식업계도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수도권 맛집 가이드, 추석맞이 전시·공연, 집콕형 OTT·게임 프로모션 등이 대표적이다. 편의점과 HMR(가정 간편식) 업체는 명절 한정 도시락·한상 차림 제품을 늘리고, 명절 기간 반값·카드 제휴 할인 등 단기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추석 선물 시장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예전에는 굴비·한우·고급 과일 세트 등 전통 품목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실속형·소포장 선물세트가 늘었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고급 커피·차 세트, 수제 디저트처럼 가볍게 주고받을 수 있는 소포장 구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과 자기계발이 더 유익해” 명절 스트레스 가족 모임 불참 온라인몰에서는 올리브 오일, 참기름, 견과류, 꿀 등 건강 지향 소품목 세트가 매출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속형·소포장 선물을 찾는 배경에는 고물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가 있다. 소비자들은 예전처럼 고가 선물을 준비하기보다, 실용적이고 보관이 편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규모가 줄면서 필요한 양만큼만 담긴 선물세트가 ‘부담 없는 선택’으로 자리 잡았다.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층도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모바일 선물하기 판매는 전년 추석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온라인몰도 같은 기간 선물세트 매출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편의점 앱을 통한 선물세트 매출은 연중 대비 100% 이상 신장세가 관측됐고,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의 선물하기 거래액도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컬리는 추석 기간 한시 선물하기 서비스를 운영하며 홍삼·화장품 등 선물 품목을 확장했다. 명절 식문화 자체도 간편화 된 흐름이 뚜렷하다. 1인 가구 1012만명, 2인 가구 600만명으로 소규모 가구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형마트의 간편 차례상 매출은 최근 3년 연속 증가했다. 편의점의 냉장·냉동 HMR 매출은 두 자릿수 증가했고, 명절 한정 도시락은 1인 가구 밀집 상권에서 판매 비중이 높았다. 이번 추석에도 이런 흐름에 맞춰 대형 마트는 간편 차례상·냉동 밀키트 대형 할인전을, 편의점 4사는 명절 도시락 출시와 제휴 할인행사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밀키트와 같은 간편식의 수요가 증가한 데에는 물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 설문에선 추석 전체 지출 예산이 평균 71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26%가량 늘었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출 중에는 부모 용돈·선물 비중이 절반을 웃돌았고, 차례상 비용·내식 비용도 적지 않았다. 품목별로 과일·수산물·햅쌀·송편 등의 차례상 음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수입 축산물 고려 비율도 늘었다. 이 때문에 “차례상 형식을 간소화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택의 시대 추석을 준비하는 한 30대 가정주부는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차례를 안 지내거나 설에 한 번만 지내는 집이 많다. 고물가 시대에 음식을 다 준비하는 것은 부담되는 것 같다. 그런 형식적인 것은 간소화하더라도 차례를 지내는 행위에 의미가 있으니 상관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