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푸릇하게 ③국립한국자생식물원

찬 기온을 머금은 바람이 살랑 부니 나뭇가지에 매달린 윈드차임에서 ‘차라라’ 소리가 울린다. 마치 실로폰을 연주하는 듯 기분 좋은 멜로디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겨울에 오대산 기슭 숲속에 서 있으니 차분하게 가라앉은 평온함이 방문자의 마음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준다. 숲속의 상록수들이 변함없는 푸른 자태로 반겨주니 한겨울도 온기마저 느껴진다.

연구센터를 겸한 국립한국자생식물원 방문자센터 로비는 폐목재를 활용해 만든 아기자기한 소품이 놓여있어 포근한 분위기다. 판매대에 진열된 곤충과 동물 모양의 공예품, 접시와 머그잔 같은 도자기 제품, 여러 가지 생활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나만의 컵이나 접시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초벌된 도자기 제품에 식물 이미지를 그려 넣으면 재벌한 뒤 완성한 제품을 택배로 집까지 보내준다.

포근한 분위기

찬바람에 언 몸은 겨울철 한정으로 제공되는 무료 음료로 녹일 수 있다. 아메리카노와 얼그레이, 캐모마일, 애플 티 중 원하는 것으로 선택할 수 있다. 아이들을 위한 핫초코도 준비돼있다. 방문자센터 2층에 마련된 카페 공간에서 커다란 창을 통해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음료를 즐겨보자. 눈이 많이 내리는 대관령 지역이어서 12월 하순 이후에는 설경을 만나는 날도 많다.

그런 날이면 나뭇가지에 눈꽃이 피어 동심을 자극하는 낭만적인 풍경을 만나게 된다. 창밖의 설경을 감상하며 마시는 차 한 잔의 호사는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차를 마시며 테이블 주변에 비치된 책을 읽는 것도 좋다.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은 숲속 책장에 조정래 작가가 기증한 도서를 포함해 약 2만여권의 책을 소장하고 있다. 그중 일부를 주기적으로 바꿔가면서 방문객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비치한다.

지금의 모습을 갖춘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은 지난해 7월에 문 열었다. 식물원 곳곳에는 이곳을 설립한 김창열 원장의 손길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다. 김 원장은 전국을 다니며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을 채취해 이곳에서 야생화 농사를 지었다.

이후 1999년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자생식물로 구성한 사립 식물원을 개원했다. 수십 개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다른 식물원과 차별되는 점은 외래종을 배제하고 오직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로만 구성한 식물원이라는 것이다.

이곳의 식물이 더 나은 보살핌을 받고 많은 사람이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되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은 2021년 산림청에 기부로 이어졌고 국립으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 최소 100년간 이곳을 식물원으로 운영할 것도 조건으로 내세웠다. 환경부서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식물 서식지 외 보전기관이며 산림청서 지정한 국가희귀·특산물 보전기관이라는 것이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의 가치를 말해준다.

국내종 다양한 관람 공간
대표적 야생화 볼 수 있어

관람 공간은 크게 희귀식물원과 특산식물원, 100회마라톤공원, 동물이름식물원, 모둠정원, 비밀의화원, 비안의언덕으로 구성돼있다. 모두 야외공간이어서 겨울에는 꽃과 화초를 만날 수 없다. 이를 보완해 겨울에도 야생화를 볼 수 있도록 전시 온실을 조성 중이다.

국립한국자생식물원서 볼 수 있는 우리나라 대표 야생화로 단양쑥부쟁이를 들 수 있다. 단양서 처음 발견돼 붙은 이름으로 구절초, 벌개미취와 함께 가을을 대표하는 야생화다.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귀한 식물이지만 생명력이 강해 군락을 이뤄 자생하는 꽃이다.

비안의언덕이라는 이름이 붙은 야생화 재배단지에도 가을 식물원을 대표하는 또 다른 식물인 벌개미취 군락지가 있다. 대군락을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에 방문객이 사진 명소로 사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깽깽이풀은 희귀식물원서 이른 봄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린다. 보라색의 앙증맞은 꽃잎이 예쁜 꽃이다. 모둠정원도 눈길을 끄는 공간 중 하나다. 옹달샘정원, 산나물정원, 우리집정원 등으로 구성돼있다. 그중 전원주택서 정원을 만들 때 참고할 만한 모델을 제시한 우리집정원은 아기자기한 예쁜 공간으로 꾸며놓아 포토스폿으로도 손색이 없다.

숲속 책장 옆으로 난 덱을 따라가면 비밀의화원을 만난다. 우리나라 고유의 꽃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자라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재현한 공간이다. 20m는 되어 보이는 소나무 군락은 겨울에도 푸른 초록을 품고 있다. 소나무 아래 장독대가 놓인 건물 한 채는 오대산 자락의 어느 산촌 풍경을 옮겨놓은 듯하다.

월정사성보박물관은 조계종 4교구 본사인 월정사와 60여개 말사에서 기증받은 4000여점의 국가유산을 소장하고 있다. 그중 국보인 평창 월정사 석조석조보살좌상과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서 발견된 진신사리가 대표적이다. 사바 세계서 극락정토로 이동한다는 의미를 지닌 연꽃 다리를 건너 만나는 성보실에는 불상, 불화 더불어 2층 높이의 미디어아트가 눈길을 끈다.

월정사

오대산자연명상마을의 가람채는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공간이다. 하룻밤 묵으며 마음을 치유하는 명상 체험을 할 수 있다. 객실에는 인터넷과 전자제품을 없앤 대신 개인 명상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오대산동림선원서 아침 요가 명상과 저녁 치유 명상을 진행한다. 자연명상마을서 월정사 전나무 숲길이나 선재길 종점까지 산책로도 걷는다. 저녁과 아침에 채식도 제공된다.

아름다운 전나무 숲길로 유명한 월정사는 청정한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지장율사가 신라 선덕여왕 12년인 643년에 창건한 사찰로 13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 고려 초기에 제작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과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평창 상원사 목조문수동자좌상 등 여러 국보와 국가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산사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해보자.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국립한국자생식물원→월정사성보박물관→월정사→상원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한국자생식물원→월정사→상원사→오대산자연명상마을(숙박)
-둘째 날 한강시원지체험관→월정사성보박물관→모나 용평 스키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평창군 문화관광 https://tour.pc.go.kr
-국립한국자생식물원 htt ps://nbgk.koagi.or.kr/intro
-월정사성보박물관 www.wjssm.kr
-오대산자연명상마을 www.omv.co.kr
-월정사 http://wolje ongsa.org/intro.php

운영 정보
-국립한국자생식물원 운영시간: 3~10월 09:00~18:00(입장은 17:00까지), 11~2월 09:00~17:00(입장은 16:00까지), 휴무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1월1일, 설·추석 당일, 요금: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월정사성보박물관 운영시간: 동절기 09:00~16:50(입장은 16:30까지), 하절기 09:30~17:30(입장은 17:00까지), 휴무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1월1일, 설·추석 당일, 요금: 입장료 무료(주차요금 별도)

-오대산자연명상마을 운영시간: 체크인/체크아웃 14:00~11:00,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1박 13만~32만원(시즌과 요일에 따라 다름)

문의 전화
-국립한국자생식물원: 033)339-9900
-월정사성보박물관: 033)339-7000
-오대산자연명상마을: 033)333-6500
-월정사: 033)339-6800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 또는 청량리역서 KTX-이음 열차를 이용해 진부(오대산)역까지 이동. 진부역 정류장서 221번(08:45, 15:06) 농어촌 버스 승차 후 진부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서 225번(07:50), 226번(09:05, 10:00, 11:00, 12:00, 13:10, 15:50, 17:00, 17:40), 227번(15:10) 농어촌 버스로 환승, 병안삼거리서 하차한 뒤 국립한국자생식물원까지 도보 약 25분(1.5㎞)

-버스 동서울터미널서 시외버스를 이용해 진부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동. 진부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서 225번(07:50, 08:10), 226번(10:24, 12:20, 13:24, 18:23, 19:03), 227번(15:10, 16:00) 농어촌 버스로 환승, 병안삼거리서 하차한 뒤 국립한국자생식물원까지 도보 약 25분(1.5㎞)

*문의: 평창군 버스정보시스템 080) 085-8888, https://bus.pc.go.kr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 진부IC 진출→오대교교차로서 좌회전→월정삼거리까지 직진으로 진행→월정삼거리서 좌회전→진고개로 따라 직진으로 진행→병안삼거리서 우회전→약 300m 전방 국립한국자생식물원 1㎞ 이정표 방향 따라 우회전→약 1㎞ 진행→국립한국자생식물원

숙박 정보
-켄싱턴호텔 평창: 진부면 진고개로, 1670-7462, https://kensington.co.kr/hpc
-오대산힐링타운 별빛동: 진부면 오대산로, 010-9270-8358, https://odaesanstarlight.modoo.at/?link=5rjjxzm4
-하늘동화펜션: 대관령면 병내리, 010-8879-0374, www.skystory700.com

식당 정보
-진고개식당: 진부면 진고개로, 033)333-4466
-선재길식당: 진부면 오대산로, 033)336-9696
-신선희황기찐빵: 진부면 오대산로, 033)334-5127

주변 볼거리
평창송어축제: 2024년 12월27일~2025년 2월2일, 평창 송어 종합공연 체험장, www.festival700.or.kr, 대관령 눈꽃축제: 2025년 1월24일~2월2일, 평창군 대관령면 눈꽃축제장, www.snowfestival.net, 한강시원지체험관, 상원사(오대산), 모나용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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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