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 동화마을 ⑤유럽마을 엥겔베르그

유럽이라 착각 이국적인 풍경

정읍은 백제가요 ‘정읍사’의 도시다. <고려사>에는 물건을 팔러 간 남편이 오랜 시간 돌아오지 않자 아내가 남편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부른 노래라고 전한다. ‘정읍사’의 고장답게 정읍을 대표하는 관광지 역시 백제가요정읍사문화공원, 한국가요촌 달하 등이다. 

요즘은 유럽마을 엥겔베르그가 ‘정읍사’만큼 관심을 끈다. 김병조 대표가 웰니스관광 휴양촌으로 조성했다. ‘정읍사’를 떠올리며 예스러운 전통 풍경을 예상했던 이들은 그 풍경에 놀란다. 정읍서 유럽의 어느 도시로 순간 이동한 듯하다.

순간 이동

엥겔베르그는 스위스 인터라켄 북동쪽의 마을 지명이다. 천사를 뜻하는 ‘엥겔(Engel) ’과산을 의미하는 ‘베르그(Berg)’를 합친 지명으로 김석주 유럽마을 엥겔베르그 촌장이 제일 좋아하는 휴양지다. 그렇다고 스위스 마을은 아니다. 독일 문화를 중심으로 유럽 전반을 아우른다. 

마을은 크게 실버타운 형태의 일반 분양 공간과 유럽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건물동, 그리고 유로마켓동으로 나뉜다. 일반 여행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유로마켓 1층의 베이커리 카페로, 면적이 넓고 층높이가 높아 여유롭게 머물며 쉬기에 좋다.

천장은 유럽식 목골 구조(건축물의 뼈대는 목재로 구성하고 벽체는 다른 구성재를 이용하여 만든 구조)가 고스란하고 카페를 채운 가구 역시 유럽풍이다. 벽면은 앤티크 소품이 장식하고 있어, 유럽의 어느 저택에 들어온 듯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베이커리 카페는 차와 디저트 등으로 이뤄진 애프터눈티 메뉴를 예약제로 운영한다.

베이커리 카페 외에 3층 앤티크 라운지 또한 유로마켓의 명소다. 앤티크 라운지는 애프터눈티 예약 고객에 한해서 개방한다. 도슨트와 함께 약 30분가량 돌아보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자 한 층 전체를 가득 채운 앤티크 소품과 가구에 압도된다.

김병조 대표 가족이 20여년에 걸쳐 수집한 물건들이다. 독일 마이센 도자기부터 순금으로 금박 입힌 그릇과 주전자, 100년 이상 된 목가구 등 진귀한 볼거리가 많다. 그 가운데 스페인 옛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사용해 만든 식탁은 김병조 대표가 가장 아끼는 전시물이다. 

유로마켓을 나와서는 본격적인 유럽마을 엥겔베르그 탐방에 나선다. 차 박물관은 앤티크 라운지와 비교해 관람할 만하다. 유로마켓 베이커리 카페는 이례적으로 진년보이차(21년 발효) 메뉴를 내는데 그 비밀 또한 차 박물관서 밝혀진다. 

차 박물관은 이양수 향원당 원장이 반세기 넘게 공을 들여 모은 다구와 다기 등으로 반짝인다. 앤티크 라운지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데 자사호(자줏빛 진흙이 특색인 항아리), 탕관(약을 달이거나 국 등을 끓이는 그릇), 개완(뚜껑이 있는 찻잔) 등 그 모양과 빛깔 등이 아름다워 어느 하나 쉬이 지나칠 수 없다. 

유럽의 어느 도시에 온 것처럼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

3층은 21년 숙성 보이차가 빼곡한데 초입부터 은은한 차향이 매혹적이다. 차 박물관은 한국, 중국, 일본의 차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으로 유럽마을 안의 동양 차 문화공간이다. 


차 박물관을 나와서는 유럽마을을 돌아본다. 독일 마을을 모티브로 한 건물의 이중경사(Mansard) 지붕, 첨탑 등이 이국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건물과 건물 사이 거리나 광장을 거닐 때는 잠시 유럽으로 연말 여행을 떠나온 듯하다. 실내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지만, 일부 개방하는 내부는 유럽식 목골 구조나, 바닥을 꾸민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유럽 각 국가의 도시 깃발 문양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국가요촌 달하는 ‘정촌가요특구’의 새로운 이름이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지어졌다. ‘달하’는 ‘정읍사’ 가사의 첫 문장 ‘ㄷ·ㄹ하 노피곰 도ㄷ·샤’의 첫 번째 단어다. 지금 말로 풀어 쓰면 ‘달아 높이 높이 돋으시어’다. 원조 한류 가수 보아의 ‘No.1’이 ‘정읍사’에서 달의 모티브로 가져왔다. 

가요전시관 전시는 크게 ‘정읍사’와 현대 음악 두 가지 테마로 나뉜다. 제1전시실은 ‘정읍사’ 설화를 소개하고 이를 영상 등으로 연출해 선보인다. 제2전시실은 19 00~1980년대 현대 가요의 흐름을 다룬다. 가요의 역사를 따라 전시실을 이동하는데 마치 영화 세트장에 온 듯하다. 옛날 극장이나 공연장, 음악다방 등을 재현해 보는 재미가 있다.

갤러리카페 이오일스페이스는 정읍을 찾는 20~30대가 손에 꼽는 ‘핫플’이다. 가운데 잔디마당과 스크린을 두고 ‘ㄷ’자형으로 자리한 2층 건물은, 도로를 등지고 주변 산세를 품는다. 그저 흔한 지역 갤러리카페 정도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카페 한가운데는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Focus Moving 2018’이 턱 하니 걸려 있다.

심지어 화장실에는 백남준과 김중만의 작품이 있다. 서울스퀘어의 ‘걷는 사람’으로 유명한 줄리안 오피(Julian Opie), 작품에 ‘××’ 눈을 그려 넣는 팝 아티스트 카우스(Kaws), 아톰 형상의 오브제로 잘 알려진 허명욱 작가 등의 작품도 찾아볼 일이다. 

레트로 감성의 여행자라면 정읍에서 쌍화차 한 잔을 마시지 않고 떠날 수는 없다. 하물며 마음마저 덥히는 겨울 쌍화차다. 정읍의 정읍쌍화차거리는 정읍 8경의 하나다.

레트로 감성

새암로를 따라 약 450m 거리에 몰려 있다. 쌍화차는 숙지황, 생강, 대추 등 총 20여가지 약재를 달여 만든다. 정읍이 쌍화차로 알려진 건 주재료인 숙지황의 주산지기 때문이다. 차뿐만 아니라 밤, 은행, 잣 등의 고명을 먹는 즐거움 또한 쌍화차만의 매력이다. 곱돌로 만든 찻잔에 마시며 같이 나오는 가래떡, 누룽지 등을 먹는 즐거움도 각별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유럽마을 앵겔베르그→한국가요촌 달하→정읍쌍화차거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유럽마을 앵겔베르그→한국가요촌 달하→정읍쌍화차거리 
-둘째 날 정읍시립미술관→백제가요정읍사문화공원→이오일스페이스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유럽마을 엥겔베르그 https://blog.naver.com/euro-market
-정읍시 문화관광 https://www.jeongeup.go.kr/culture
-이오일스페이스 http://www.251space.com

운영 정보
유럽마을 엥겔베르그(유로마켓 카페&베이커리)
*운영시간: 11: 00~16:00(화,일) 11:00~18:00(수~토) *휴무: 월요일


문의 전화
-유럽마을 엥겔베르그 063)535-5398
-정읍시 관광과 063)539-5235
-한국가요촌 달하 063)533-7922
-이오일스페이스 070-8691-2611

대중교통
-기차 용산역-정읍역, KTX 18~19회(05:08~22:23) 운행, 약 1시간30분 소요. 정읍역 정류장서 215번 버스 이용 야룡정류장 하차 후 264m 이동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정읍시청 교통과 063)539-5911

-버스 센트럴시티-정읍, 센트럴시티터미널서 하루 10~13회(07:00~22:00)운행, 2시간55분 소요. 정읍고속터미널 터미널후문정류장서 101, 102, 103, 128 버스 이용 야룡정류장 하차 264m 이동.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정읍시청 교통과 063)539-5911   

자가운전
정읍IC→IC사거리 좌회전 →벚꽃로→충정로→유럽마을 엥겔베르그


숙박 정보
-호텔로얄: 정읍시 중앙로, 063-538-0500, https://juroyalhotel.modoo.at
-골드스테이호텔: 정읍시 서부로 51, 063)533-3100, https://www.instagram.com/goldstay_2024
-호텔그린토피아: 정읍시 내장산로, 063)538-9763

식당 정보
-대일정(참게장백반): 정읍시 태인면 수학정석길, 063)534-4030
-양자강(비빔짬뽕): 정읍시 우암로 57, 063)533-4870
-다선전통찻집(쌍화차): 정읍시 중앙1길, 063)531-0852

주변 볼거리
백제가요정읍사문화공원,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 내장산국립공원, 무성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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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