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 동화마을 ③대동하늘공원

낭만이 흐르는 노을 명소

도시를 발아래에 둔 동산에 서서 지는 해를 눈높이서 마주한다. 빌딩 숲 너머로 기울면서 하늘은 점점 진한 주황색으로 물든다. 도시는 어느새 산 능선에 다다른 해가 토해내는 황금빛 햇살로 눈부시게 빛난다. 대동하늘공원에서는 대도시와 어우러진 눈부신 석양을 만날 수 있다. 그 풍경의 아름다움은 이곳이 공원으로 조성되기 전부터 찾아온 사진작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을 정도다.

대동하늘공원으로 오르는 길에는 수십년 전 오밀조밀 서로 벽을 기대 지은 대동 하늘마을이 있다. 6·25 전쟁으로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이 대전에 이르러 산기슭을 따라 집을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동네를 이뤘다. 보따리 하나만 들고 나선 길이니 몸을 누일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집을 지었다.

수십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제는 추억으로 잊힌 동네 풍경을 이곳에서 만난다. 주거 밀도가 높았던 탓에 텃밭 대신 다랑논처럼 계단마다 고무 대야를 놓고 파와 상추, 배추 같은 식용 채소를 키우기도 했다. 흐른 세월만큼 집도 그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지만, 곳곳에 그려진 벽화 덕에 마을 분위기는 포근하고 아기자기하다. 

벽화 이야기

대동 하늘마을 벽화에는 이야기를 담았다. 대동천에 사는 수달 캐릭터 하늘이를 시간 루프서 구해주는 내용이다. 하늘이를 위해 황금열쇠를 찾아보라 권한다. 황금열쇠를 찾으며 벽화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마지막에는 강으로 돌아가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사는 하늘이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한 편의 동화를 본 느낌이다. 가게 문을 여닫는 셔터에 그린 하늘마을 전경 그림은 2014년 하늘동네 벽화 그리기 대회서 1등을 수상했다. 하늘동네에 거주하면서도 불편한 거동으로 인해 공원서의 풍경을 감상하지 못하는 주민을 위해 그렸다는 작가의 마음이 따뜻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최첨단 AR(증강현실) 트릭아트 벽화도 만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스펀지AR 앱을 설치하고 실행시킨 뒤 카메라로 벽화를 바라보면 화면 속 벽화가 움직인다. 돌고래와 코끼리, 기린, 판다 등 동물 그림과 천사 날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천사 날개가 펄럭이며 날갯짓하는 AR 화면을 볼 수 있다. 날개 사이에 서면 움직이는 날개와 함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신통방통한 벽화다. 

AR 벽화를 지나 풍차 반대편 방향으로 대동하늘공원에 오르면 연애바위를 볼 수 있다. 연애바위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재미있다. 좁은 집에서 대가족을 이루며 살다 보니 젊은 부부나 연인들이 사랑을 나눌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그럴 때마다 이들은 연애바위서 사랑을 속삭이곤 했다.

그 이유는 연애바위서 보면 밑에서 사람이 올라오는 것이 잘 보이지만 아래에서는 연애바위에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동하늘공원에는 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풍차가 서 있다. 여기가 노을 명소로 소문난 곳이다. 그러니 해가 지기 전에 풍차에 도착해야 한다. 풍차가 돌아가는 동산에 서서 도시 너머로 노을이 지는 풍경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 되면 강아지와 산책 나온 주민이나 손을 꼭 잡은 연인들이 하나둘 풍차 주변으로 모여든다. 

벽화와 AR 체험, 감각적인 카페거리 등
다양한 역사·문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대동하늘공원으로 오르는 계단 끝에는 노란색 별 모양 조형물과 함께 색색의 수많은 바람개비가 반겨준다. 2024년 11월에 대동하늘공원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생긴 조형물이다. 나무로 만들어졌던 풍차는 꿈돌이로 장식된 빨간색 풍차로 바뀌었다. 

풍차 앞에서 바라보는 도시 풍경은 이곳까지 올라온 수고에 비해 과분하다. 서울이라면 남산이나 북한산에 오르는 수고를 감내해야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날씨가 좋다면 여기서 인생 석양 풍경을 만날 수도 있다. 전망대 난간 앞에 나란히 서서 석양을 바라보는 연인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12월31일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해를 떠나보내기에 이만한 장소가 또 있을까? 


뉘엿뉘엿 기운 해가 도시의 산 너머로 모습을 감추면 도시는 하나둘 불빛을 밝힌다. 왠지 바빠 보이는 낮 풍경과 달리 도시의 밤 풍경엔 낭만과 여유가 묻어난다. 풍경을 감상한 뒤에는 카페에 들러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대동 하늘마을서 나고 자란 원주민이 운영하는 카페서 차 한잔 마시며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면 마을의 옛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대동하늘공원에 가면 이제는 만나기 힘든 옛 동네의 정겨운 풍경, 동화 속 이야기 같은 벽화, 낭만적인 분위기의 전망대서 아름다운 석양을 만날 수 있다. 

대전역 동쪽 광장으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 대동천이 흐르는 소제동을 만난다. 1900년대 초반, 일제가 소제호수를 매립하고 한옥마을을 파괴해 철도종업원과 기술자를 위한 관사촌을 만든 것이 지금 소제동 풍경의 시작이다. 이제는 당시 건물을 리모델링한 감각적인 분위기의 카페와 식당이 곳곳에 들어서 카페거리를 이루었다. 9월에는 대전 빵 축제도 열리는 곳이다.

남간정사는 조선 숙종 때 고위관직을 두루 거쳤던 우암 송시열이 1683년에 건립한 서당이다. 마당에는 작은 연못이 조성돼있는데 이 때문에 건물 뒤쪽에 출입문을 낸 독특한 형태를 가졌다. 남간정사 건물 뒤로 돌아가면 송시열이 직접 심었다 전해지는 배롱나무가 남아있다. 우암사적공원서 송시열의 문집과 연보 등을 집성한 송자대전의 판목도 볼 수 있다.

우암 송시열

문충사는 우암 송시열의 9세손인 송병선과 송병순 형제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송병선은 1905년에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을사5적을 처형하고 일제를 경계하는 상소를 올리다 망국의 현실을 개탄하며 자결했다. 사당 입구에 홍살문과 충신 정려각이 있고 사당 내부에 형제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지금도 형제의 후손이 거주하며 사당을 관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소제동 카페거리→남간정사→문충사→대동하늘공원(석양&야경)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소제동 카페거리→남간정사→문충사→대동하늘공원(석양&야경)
-둘째 날 숨두부체험관→판암동마을(은진송씨쌍청당제실)→대전중앙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대전광역시 관광 https://daejeontour.co.kr/ko/index.do
-대전광역시 동구 관광문화축제 https://www.donggu.go.kr/dg/tour

운영 정보
남간정사 운영시간: 09:00~17:00,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무료, 문충사 운영시간: 외부는 상시 관람 가능, 내부 관람 09: 00~18:00(사전 예약 필요), 휴무일: 비정기, 요금: 무료

문의 전화
-대동하늘공원: 042)861-1330(대전종합관광안내소), 042)221-1905(대전역관광안내소)
-남간정사: 042)673-9286(우암사적공원)
-문충사: 010-4488-6361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대전역, KTX수시(05:03~23:28)운행, 약 1시간 소요. 대전역 서쪽 광장 앞 대전역/중앙시장 정류장서 605번 시내버스 이용, 우송대동캠퍼스 정류장서 하차 후 도보 약 1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s://www.letskorail.com/, 산호교통 042)285-8057~8, www.sanhobus.com


-버스 서울-대전, 서울고속터미널서 15~20분 간격(06:00~24:00)운행, 약 2시간 소요. 복합터미널 정류장서 102번 시내버스 이용, 우송고등학교 정류장서 하차 후 도보 약 16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www.kobus.co.kr/main.do

-지하철 대전 지하철 1호선 대동역 7번 출구서 도보 약 25분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동서대로→동부네거리서 좌회전→동대전로→우송삼거리서 직진→약 300m 전방 사거리→대동로 방향 좌회전→대동마을공원 앞에서 우회전→대동연립 나동 앞에서 좌회전→대동연립 가동 앞에서 좌회전→대동종합복지센터 앞 공용주차장

숙박 정보
-베니키아호텔 대림: 중구 대종로, 042)251-9500, www.benikea.com,
-스테이소제: 동구 계족로, 010-3813-2023, https://www.instagram.com/staysoje,
-더휴식아늑호텔 용전 2호점: 동구 한밭대로, 042)635-7861, https://aank1.modoo.at

식당 정보
-성심당 대전역점: 동구 중앙로, 042)220-4138, www.sungsimdang.co.kr
-감화칼국수: 동구 중앙로, 042)221-7594
-별난집: 동구 중앙로, 042)252-7761

주변 볼거리
대전중앙시장, 대청호자연수변공원, 명상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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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