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속 동화마을 ③대동하늘공원

낭만이 흐르는 노을 명소

도시를 발아래에 둔 동산에 서서 지는 해를 눈높이서 마주한다. 빌딩 숲 너머로 기울면서 하늘은 점점 진한 주황색으로 물든다. 도시는 어느새 산 능선에 다다른 해가 토해내는 황금빛 햇살로 눈부시게 빛난다. 대동하늘공원에서는 대도시와 어우러진 눈부신 석양을 만날 수 있다. 그 풍경의 아름다움은 이곳이 공원으로 조성되기 전부터 찾아온 사진작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을 정도다.

대동하늘공원으로 오르는 길에는 수십년 전 오밀조밀 서로 벽을 기대 지은 대동 하늘마을이 있다. 6·25 전쟁으로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이 대전에 이르러 산기슭을 따라 집을 지어 살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동네를 이뤘다. 보따리 하나만 들고 나선 길이니 몸을 누일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집을 지었다.

수십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이제는 추억으로 잊힌 동네 풍경을 이곳에서 만난다. 주거 밀도가 높았던 탓에 텃밭 대신 다랑논처럼 계단마다 고무 대야를 놓고 파와 상추, 배추 같은 식용 채소를 키우기도 했다. 흐른 세월만큼 집도 그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지만, 곳곳에 그려진 벽화 덕에 마을 분위기는 포근하고 아기자기하다. 

벽화 이야기

대동 하늘마을 벽화에는 이야기를 담았다. 대동천에 사는 수달 캐릭터 하늘이를 시간 루프서 구해주는 내용이다. 하늘이를 위해 황금열쇠를 찾아보라 권한다. 황금열쇠를 찾으며 벽화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자. 마지막에는 강으로 돌아가 물고기를 잡아먹으며 사는 하늘이 그림을 만날 수 있다.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한 편의 동화를 본 느낌이다. 가게 문을 여닫는 셔터에 그린 하늘마을 전경 그림은 2014년 하늘동네 벽화 그리기 대회서 1등을 수상했다. 하늘동네에 거주하면서도 불편한 거동으로 인해 공원서의 풍경을 감상하지 못하는 주민을 위해 그렸다는 작가의 마음이 따뜻하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최첨단 AR(증강현실) 트릭아트 벽화도 만날 수 있다. 스마트폰에 스펀지AR 앱을 설치하고 실행시킨 뒤 카메라로 벽화를 바라보면 화면 속 벽화가 움직인다. 돌고래와 코끼리, 기린, 판다 등 동물 그림과 천사 날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천사 날개가 펄럭이며 날갯짓하는 AR 화면을 볼 수 있다. 날개 사이에 서면 움직이는 날개와 함께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신통방통한 벽화다. 

AR 벽화를 지나 풍차 반대편 방향으로 대동하늘공원에 오르면 연애바위를 볼 수 있다. 연애바위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재미있다. 좁은 집에서 대가족을 이루며 살다 보니 젊은 부부나 연인들이 사랑을 나눌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그럴 때마다 이들은 연애바위서 사랑을 속삭이곤 했다.

그 이유는 연애바위서 보면 밑에서 사람이 올라오는 것이 잘 보이지만 아래에서는 연애바위에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동하늘공원에는 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풍차가 서 있다. 여기가 노을 명소로 소문난 곳이다. 그러니 해가 지기 전에 풍차에 도착해야 한다. 풍차가 돌아가는 동산에 서서 도시 너머로 노을이 지는 풍경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시간이 되면 강아지와 산책 나온 주민이나 손을 꼭 잡은 연인들이 하나둘 풍차 주변으로 모여든다. 

벽화와 AR 체험, 감각적인 카페거리 등
다양한 역사·문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

대동하늘공원으로 오르는 계단 끝에는 노란색 별 모양 조형물과 함께 색색의 수많은 바람개비가 반겨준다. 2024년 11월에 대동하늘공원을 새롭게 단장하면서 생긴 조형물이다. 나무로 만들어졌던 풍차는 꿈돌이로 장식된 빨간색 풍차로 바뀌었다. 

풍차 앞에서 바라보는 도시 풍경은 이곳까지 올라온 수고에 비해 과분하다. 서울이라면 남산이나 북한산에 오르는 수고를 감내해야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날씨가 좋다면 여기서 인생 석양 풍경을 만날 수도 있다. 전망대 난간 앞에 나란히 서서 석양을 바라보는 연인의 모습이 사랑스럽다. 12월31일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해를 떠나보내기에 이만한 장소가 또 있을까? 


뉘엿뉘엿 기운 해가 도시의 산 너머로 모습을 감추면 도시는 하나둘 불빛을 밝힌다. 왠지 바빠 보이는 낮 풍경과 달리 도시의 밤 풍경엔 낭만과 여유가 묻어난다. 풍경을 감상한 뒤에는 카페에 들러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대동 하늘마을서 나고 자란 원주민이 운영하는 카페서 차 한잔 마시며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면 마을의 옛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다. 대동하늘공원에 가면 이제는 만나기 힘든 옛 동네의 정겨운 풍경, 동화 속 이야기 같은 벽화, 낭만적인 분위기의 전망대서 아름다운 석양을 만날 수 있다. 

대전역 동쪽 광장으로 나와 조금만 걸으면 대동천이 흐르는 소제동을 만난다. 1900년대 초반, 일제가 소제호수를 매립하고 한옥마을을 파괴해 철도종업원과 기술자를 위한 관사촌을 만든 것이 지금 소제동 풍경의 시작이다. 이제는 당시 건물을 리모델링한 감각적인 분위기의 카페와 식당이 곳곳에 들어서 카페거리를 이루었다. 9월에는 대전 빵 축제도 열리는 곳이다.

남간정사는 조선 숙종 때 고위관직을 두루 거쳤던 우암 송시열이 1683년에 건립한 서당이다. 마당에는 작은 연못이 조성돼있는데 이 때문에 건물 뒤쪽에 출입문을 낸 독특한 형태를 가졌다. 남간정사 건물 뒤로 돌아가면 송시열이 직접 심었다 전해지는 배롱나무가 남아있다. 우암사적공원서 송시열의 문집과 연보 등을 집성한 송자대전의 판목도 볼 수 있다.

우암 송시열

문충사는 우암 송시열의 9세손인 송병선과 송병순 형제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송병선은 1905년에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을사5적을 처형하고 일제를 경계하는 상소를 올리다 망국의 현실을 개탄하며 자결했다. 사당 입구에 홍살문과 충신 정려각이 있고 사당 내부에 형제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지금도 형제의 후손이 거주하며 사당을 관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소제동 카페거리→남간정사→문충사→대동하늘공원(석양&야경)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소제동 카페거리→남간정사→문충사→대동하늘공원(석양&야경)
-둘째 날 숨두부체험관→판암동마을(은진송씨쌍청당제실)→대전중앙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대전광역시 관광 https://daejeontour.co.kr/ko/index.do
-대전광역시 동구 관광문화축제 https://www.donggu.go.kr/dg/tour

운영 정보
남간정사 운영시간: 09:00~17:00, 휴무일: 연중무휴, 요금: 무료, 문충사 운영시간: 외부는 상시 관람 가능, 내부 관람 09: 00~18:00(사전 예약 필요), 휴무일: 비정기, 요금: 무료

문의 전화
-대동하늘공원: 042)861-1330(대전종합관광안내소), 042)221-1905(대전역관광안내소)
-남간정사: 042)673-9286(우암사적공원)
-문충사: 010-4488-6361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대전역, KTX수시(05:03~23:28)운행, 약 1시간 소요. 대전역 서쪽 광장 앞 대전역/중앙시장 정류장서 605번 시내버스 이용, 우송대동캠퍼스 정류장서 하차 후 도보 약 1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s://www.letskorail.com/, 산호교통 042)285-8057~8, www.sanhobus.com


-버스 서울-대전, 서울고속터미널서 15~20분 간격(06:00~24:00)운행, 약 2시간 소요. 복합터미널 정류장서 102번 시내버스 이용, 우송고등학교 정류장서 하차 후 도보 약 16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www.kobus.co.kr/main.do

-지하철 대전 지하철 1호선 대동역 7번 출구서 도보 약 25분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동서대로→동부네거리서 좌회전→동대전로→우송삼거리서 직진→약 300m 전방 사거리→대동로 방향 좌회전→대동마을공원 앞에서 우회전→대동연립 나동 앞에서 좌회전→대동연립 가동 앞에서 좌회전→대동종합복지센터 앞 공용주차장

숙박 정보
-베니키아호텔 대림: 중구 대종로, 042)251-9500, www.benikea.com,
-스테이소제: 동구 계족로, 010-3813-2023, https://www.instagram.com/staysoje,
-더휴식아늑호텔 용전 2호점: 동구 한밭대로, 042)635-7861, https://aank1.modoo.at

식당 정보
-성심당 대전역점: 동구 중앙로, 042)220-4138, www.sungsimdang.co.kr
-감화칼국수: 동구 중앙로, 042)221-7594
-별난집: 동구 중앙로, 042)252-7761

주변 볼거리
대전중앙시장, 대청호자연수변공원, 명상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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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상원 모른다” 윤석열 거짓말 포착

[단독] “노상원 모른다” 윤석열 거짓말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이라는 사람 아는 바 없다.”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법 형사 재판서 한 말이다. ‘경고성 계엄’일 뿐이었다는 기적의 논리에 딱 들어맞는 주장이다. 국군정보사령부 전·현직 간부들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한다. 검찰의 판단도 다르지 않다. 윤 전 대통령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모를 수 없는 정황은 곳곳서 포착된다. 12·3 내란 사태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노 전 사령관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여름부터 정보사 전·현직 관계자들과 정기적으로 수도권 여러 안가서 모였다. “모를 수 없다” 곳곳에 정황들 이 자리에는 노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 군 정보·공작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은 회의서 언급된 내용을 정리해 수첩에 적은 이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전했다. 김 전 장관은 이를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9월부터 김 전 장관의 임기가 시작되자 노 전 사령관은 계엄판을 짜기 시작했다. 그는 성남시 판교 정보사 100여단(블랙요원 명단 유출 이전 900여단) 사무실인 B 연구원서 여러 차례 회의를 소집했다. 민간인이었던 노 전 사령관은 문 전 사령관으로부터 계엄에 필요한 인원과 앞으로의 계획을 보고받고 김 전 장관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을 정리해 윤 전 대통령에게 알리고 ‘계엄 시기’에 대해 고민했다. 한 정보사 출신 군 고위 관계자는 “노상원이 마음대로 정보사를 주무를 수 있었던 이유로는 김 전 장관이 든든한 뒷배로 있었기도 했지만 결정적으로는 윤 전 대통령의 힘이 컸다”며 “윤 전 대통령이 노 전 사령관의 계획에 대해 굉장히 흡족해했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이 관리한 수사2단은 1·2·3대로 나뉜다. 계엄 사태에 연루돼 업무가 배제된 김모 대령이 1대장을, 노 전 사령관과 햄버거집 회동을 한 정보사 김모·정모 대령이 각각 2·3대장을 맡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 조직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 국방부 조사본부 출신으로 예비역인 김용군 전 대령이 실질적으로 지휘하려 했다. 이들의 주 임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서버 탈취와 선관위 직원 납치·감금·심문이었다. 정 대령은 앞선 조사에서 선관위 장악을 위해 직원들을 케이블타이, 두건, 마스크 등을 사용해 무력 통제한 뒤 특정 장소에 감금하는 방안을 노 전 사령관, 문 전 사령관 등과 함께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선관위 직원들을 심문하려 할 때 윤석열 캠프 출신 인사가 쓴 책을 참고했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 간부들에게 김형철 한국군사문제연구원장이 쓴 책을 숙지하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노 미팅·정보사 플랜 윤에 수시 보고 “윤, 흡족…김이 대통령 미팅 제안한 이유” 한 정보사 간부는 검찰 조사에서 “(노 전 사령관이)‘책과 유튜브를 보면서 만약 부정선거에 가담한다면 이 조직, 이 사람들일 것’이라는 취지로 정리해줬다”고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가 노 전 사령관에게 건넨 명단에는 임시 사무소 예산 담당 직원을 비롯해 선관위 전산 시스템 운영 직원, 전산 운영 실무자 등이 포함됐다. 이후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약 한 달 전 정보사 간부들을 만나 “언론에 특별한 보도가 나면 선관위에 가서 책에 나오는 사람들을 확인해야 한다”며 선관위 직원 30여명 명단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김 원장은 2022년 대선 당시 윤 전 대통령 캠프서 공명선거·안심투표 추진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원장이 2021년에 쓴 책은 부정선거 의혹 거점으로 임시 선거사무소를 언급한다. 각급 선관위와 임시 사무소 사이 설치된 통신망을 통해 사전투표 및 개표 통신망에 접속해 득표수를 조작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책에는 부정선거 의혹 근거로 ‘사전투표지 QR코드 활용’에 문제가 있다고 적혀 있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 관계자들에게 “QR코드 증거는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선관위는 QR코드로 사전투표지에 선거구별 일련번호를 부여한다.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은 선관위가 부여하지 않은 일련번호가 찍힌 사전투표지가 많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법원이 민경욱 전 국민의힘 의원 소송에서 4만5000여장 사전투표지 QR코드를 모두 판독한 결과 가짜 투표지는 한 장도 없었다. 노 전 사령관은 신인호 전 국가안보실 2차장과 김 전 장관과는 달리 윤석열 캠프 외곽서 활동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는 “외곽서 활동했기에 노 전 사령관이 윤석열 캠프 출신인지를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현재 군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김 전 장관이 노 전 사령관에 대한 칭찬을 윤 전 대통령에게 많이 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노·윤 커넥션 캠프서 시작?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전 대통령이 대선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 역공 대비 등을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전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 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한 군 고위 관계자는 “노상원이 윤 전 대통령을 사실 굉장히 보고 싶어했다. 출세욕이 강한 만큼 김 전 장관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을 만나면 다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면서도 “성범죄 문제 때문에 윤 전 대통령에게 폐를 끼칠 수 있기에 김 전 장관의 제안을 여러 차례 거절했다”고 말했다. 주변 인맥 활용 국방사업 개입?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18년 1월 육군정보학교장으로 임명된 후 같은 해 10월1일 국군의 날 교육생 신분의 부하 직원을 술자리 등에서 수차례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역 장성 신분으로 구속된 그는 1심 보통군사법원서 징역 1년6개월형을 선고받아 복역하던 중 2심서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불명예 전역 수순을 밟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해 1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으로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모두 상실했다”는 걸 감형 이유로 댔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을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노, 윤 캠프 외곽 활동해 조언 일부 현실화 ‘김건희 비화폰’ 미스터리 “노와 교집합”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전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건희씨와 노 전 사령관의 소통을 의심한다. 민간인이었던 둘에게 비화폰(안보폰)이 제공됐고 무속이라는 교집합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 같은 의혹 해소를 위해 지난 16일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공관촌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대통령경호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저지 및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연루 혐의 등이 대상이다. 경찰청 비상계엄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는 이날 공지를 내고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은 대통령실 및 공관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착수했다”고 알렸다. 압수수색 대상은 윤 전 대통령 및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관련 비화폰 서버, 대통령실 경호처 사무실, 경호처장 공관 등이다. 또 이 전 행안부 장관의 내란 혐의 관련 대통령 집무실 CCTV도 포함됐다. 다만 경찰은 “이 전 장관의 내란 혐의와 관련한 대통령 안전가옥 CCTV, 비화폰 서버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압수수색 영장을 3차례 신청했으나 모두 검찰서 불청구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알았나 앞서 경찰은 지난해 12월부터 경호처 내 비화폰 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해 왔지만 경호처는 ‘군사상 기밀, 공무상 기밀’ 등을 이유로 협조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과 부인 김씨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를 떠나 서초동 사저로 이사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김 차장도 경호처 내부 반발에 최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공조본 내부에서는 ‘지금이 기회’라는 의견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