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채 상병 사건’ 수사 속도 높이는 내막

인력 늘리고 국방부 소환 재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에 관한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주 부서인 수사3부에 인력을 충원한 데 이어 핵심 관계자 소환을 재개했다. 채 상병 사건은 최근까지 특검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국회 본회의 문턱에 가로막히면서 이슈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공수처 내부에서는 정치권의 도움만 기다릴 순 없다는 기류가 형성된 분위기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지금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채 상병 특검 현실화 가능성이 상당히 낮은 만큼 공수처가 실적을 내야 한다는 지적으로 해석된다. 실제 공수처는 최근 국방부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면서 수사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공수처 내부서도 유의미한 성과라도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감지되고 있다.

수사 가속화
드라이브

공수처는 지난달 말 국방부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사건 관계인 조사가 재개된 건 약 4개월 만이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7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 로비’ 의혹을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불러 조사한 이후 한동안 사건 관계인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당시 채 상병 사건 수사팀을 이끌었던 이대환 수사3부장, 차정현 수사4부장 등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연임 재가가 나오지 않아 수사가 중단됐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최근 공수처가 소환 조사한 이모 중령은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의 통로로 지목된 국방부 법무관리관실의 핵심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유재은 법무관리관을 보좌하는 이 중령은 김동혁 군 검찰단장과 같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친분을 유지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공수처는 이 중령이 유 관리관과 김 단장의 매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유 관리관과 김 단장은 지난해 8월2일 통화하면서 채 상병 사건을 경찰로부터 회수해오는 과정을 주도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은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순직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경북경찰청에 이첩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하자 국방부가 회수한 것으로 알려진 날이다.

두 사람은 그 후 이어졌던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 과정 등에서도 소통을 이어갔다고 한다. 공수처는 이 중령에게 당시 상황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번에 조사를 받은 참고인들이 “한번도 조사 안 받은 분들”이라며 “당시 (이첩 보류)권한이 있던 분들의 핵심 참모들”이라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이번 참고인 조사를 바탕으로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과 이종섭 전 장관을 비롯한 윗선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군검찰단·법무관리관 연결고리 조사
포항지청 사건 개입? “진술 확보했다”

공수처가 대통령실 관계자에 대한 조사 필요성도 밝혔던 만큼, 국방부 윗선을 향한 조사가 끝나면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 관계자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을 비롯한 전·현직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채 상병 사망사건에 수사외압을 가한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 대상에 올랐다.


다만 핵심 피의자인 임 전 사단장에 대한 조사 일정은 아직 불투명하다. 공수처는 경찰청에 맡긴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를 받아본 후 추가 포렌식 조사 일정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포렌식을 위해 지난 7월 경찰로 넘겼던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조만간 돌려받아 구명 로비 의혹 수사도 재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자체 포렌식을 통해 문자메시지 등 휴대전화 일부를 포렌식했지만, 전체를 풀지는 못했다.

법조계에선 로비 의혹 수사가 경찰의 포렌식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경찰 포렌식 결과에 따라 공수처의 수사 방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방법도 있으나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포항지청 소속 검사들이 채 상병 사건에 개입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채 상병 사건 당시 해병대 수사에 검찰이 개입했다는 의혹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당시 조주연 대구지검 포항지청장에게 “포항지청 소속 검사들이 해군 검찰단 쪽으로 9차례 전화한 것으로 확인된다. 맞느냐?”고 질문했다. 조 지청장은 “맞다”고 인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검찰이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보장된 군사경찰의 독립성을 보장하지 않고 개입을 시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왔다.

포렌식
결과 따라…

채 상병 사건 사정에 밝은 한 변호사는 “지난해 8월1일에 포항지청 소속 검사가 해군 군검사에게 전화해 ‘채 상병 사건을 포항지청으로 넘겨달라’고 말하는 걸 들었다는 진술을 공수처가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른 수사관도 ‘군검사에게 자료를 요구했고 군검사가 ‘변사사건 자료를 달라는 건지, 사망 원인 범죄 자료까지 달라는 건지’ 묻자 ‘다 주면 검토해 보겠다’고 답하는 것을 들었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다”고 전했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내년 초까지 공수처가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동운 공수처장이 취임 후 첫 전보인사를 단행해 조직을 재정비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 처장은 지난달 4일 검사 및 수사관 전보인사를 발표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들에 대해 차질 없는 수사를 하기 위해 제한된 인력 여건서 효율적 인력 재배치를 했다”면서 “수적천석(水滴穿石·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의 자세로 수사에 임해 성과를 거두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공수처 부장검사 보직은 인권수사정책관, 수사기획관, 수사1~4부 부장검사 등 6개가 있지만 차정현 수사기획관, 송창진 수사2부 부장검사, 이대환 수사4부 부장검사의 자리를 제외하면 공석이다. 송 부장검사 역시 사의를 표명해, 공수처는 수사4부를 제외한 모든 수사 부서가 부장검사 없이 운영될 위기에 처했다.


이번 인사로 이 부장검사는 수사3부 부장검사로, 차 부장검사는 수사4부 부장검사로 연쇄 이동해 빈자리를 채운다. 직접 수사 부서가 아닌 인권수사정책관실과 수사기획관실은 당분간 이재승 차장이 직접 지휘한다.

평검사들도 함께 이동했다. 평검사 4명으로 구성된 수사3부를 제외하면 모든 수사 부서가 검사가 없거나 1명만 배치돼 인력 문제가 심각했다. 이에 일단 주요 수사가 배당된 수사3부와 수사4부에 화력을 집중하는 응급처치를 했다.

수사3부 소속 송영선·최문정 검사와 수사기획관실 소속 김지윤 검사가 수사4부로 이동해 빈자리를 채우고, 수사4부 소속 박상현 검사는 이 부장검사와 함께 수사3부로 옮겼다. 결과적으로 수사 3부와 수사4부에 부장검사 1명, 평검사 3명이 분배됐다.

유의미한
진술 확보?

오 처장의 조치로 채 상병 사건 수사팀은 다소 부담을 덜게 됐다. 기존에 사건을 맡아 온 이 부장검사와 차 부장검사, 박 검사가 수사를 이어가지만, 차 부장검사가 수사기획관직을 내려놓게 됐고 박 검사 혼자 수사4부 사건을 모두 맡는 상황을 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검사 외 수사3부 검사 2명도 추가로 수사에 참여 중이다.

한 공수처 출신 변호사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조치지만 이마저도 하지 않았으면 채 상병 사건 수사가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었을 거다. 우선 시급한 과제부터 해결하자는 오 처장의 계획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채 상병 순직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계획서를 처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순직 사건 처리 과정서 외압 유무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소재 규명 ▲대통령실·국방부·해군본부·해병대사령부·검찰 등 정부 관계자의 압력 행사 및 관여 사항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출국금지 해제 과정과 호주대사 임명 과정서 정부 관계자의 직권남용 및 범인 도피 의혹 등 3대 의혹 우선 규명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다만 공수처 수사와 국정조사가 ‘투트랙’으로 진행되다 보니 시간과 자원의 중복 문제 등 실효성을 놓고 여야 간 의견이 분분하다. 그간 여당은 국정조사가 시작되면 공수처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관련 증인들 역시 특위에 나오더라도 공수처 수사를 핑계로 침묵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여야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인원 구성부터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지난 3일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국정조사 계획서는 10일 처리할 예정”이라며 “이달 중순부터는 국정조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 잇단 불발…사활 걸었나
“국정조사 별개로 수사 진행”

애초 민주당은 지난 4일 본회의서 국정조사 실시계획서를 처리할 방침이었으나, 국민의힘서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처리가 미뤄졌다.

다만 국정조사특위 위원 구성을 둘러싸고 여야가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이 특위 위원으로 국회의장실에 제출한 주진우 의원에 대해 민주당은 부적합하다는 목소리다.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주 의원은 과거 유재근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피의자)과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수사를 받아야 할 분이 국정조사 특위 위원으로 (합류하는 것은)합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진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교체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날을 세웠다.

주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순직 해병 사건과 전혀 무관함이 명백하다”며 “대통령실에 근무했었기 때문에 대통령실 관련 번호로 1년 전 44초 통화한 내역이 한 건 있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법사위만 보더라도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수사 의뢰되거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민주당 의원들은 버젓이 참여하고 있다”며 “이 대표의 변호인을 맡았던 민주당 의원들이 법사위서 법무부, 법원의 업무에 꼬투리를 잡아 질타하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민주당의 일방적 국정조사 개최도 민생과 상관없는 ‘이재명 대표 방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특위 활동을 통해 입증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절차대로

공수처는 국정조사와 별개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국회는 국회의 시간표대로 가고 공수처는 공수처의 수사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인 수사 절차대로 진행하고 있다”며 “소환 계획이 있는 대상자를 선별하는 중이다. 참고인 조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피의자 조사에 관해선 “현재는 참고인 조사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후 조사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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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