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마나’ 10·16 재보궐 후폭풍

여야 막론 꿈보다 해몽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10·16 재보궐선거가 여야 2대2 무승부로 마침표를 찍었다. 선거는 이변 없이 마무리됐지만 한 장의 성적표를 놓고 저마다 다른 해석을 내놨다. 계파 간 아전인수식 평가가 여의도를 뒤덮으면서 선거의 열기는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곡성군수 ▲전남 영광군수 ▲서울시교육감 등을 뽑았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각자 강세 지역에 당선자를 배출하면서 두 당 대표 모두 리더십 타격은 피했다.

반전 없는
2:2 무승부

먼저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서는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61.03%를 득표하면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야권 단일화에 성공한 민주당 김경지 후보(38.96%)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인천 강화군수 선거서도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가 50.97%를 득표해 당선됐다. 이어 ▲민주당 한연희 후보 42.1% ▲무소속 안상수 후보 6.25% ▲무소속 김병연 후보 0.64%로 집계됐다.

야당의 격전지였던 전남 영광군수 선거서는 민주당 장세일 후보가 41.08%를 얻으며 1위를 차지했다. 막판에 활약을 보인 진보당 이석하 후보가 30.72%로 2위를, 혁신당 장현 후보는 26.56%로 3위에 올랐다. 무소속 오기원 후보의 득표율은 1.62%로 집계됐다.


전남 곡성군수 선거 역시 민주당 조상래 후보가 득표율 55.26%로 혁신당 박웅두 후보(35.85%)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어 ▲무소속 이성로 후보 5.39% ▲국민의힘 최봉의 후보 3.48%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진보진영 정근식 후보가 50.24%를 득표해 45.93%를 얻은 보수진영 조전혁 후보를 뒤로하고 1위에 올랐다. ‘조희연 교육 계승’을 공약으로 내세운 정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지난 10년 동안 이어진 정책이 유지될 전망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소규모 선거였으나 총선 이후 처음으로 드러난 민심의 잣대인 만큼 여야 대표 모두가 화력을 쏟아부었다. 선거 기간 동안 야당은 ‘2차 정권 심판’을, 여당은 ‘지역 일꾼’을 내세웠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선거 하루 전날인 지난 15일 “국민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한 채 민심을 거역하는 정권에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일깨울 절호의 기회”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이번 선거는 단지 전남 영광·곡성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한 명을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단호한 주권의지가 담긴 투표야말로 주권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윤석열 김건희 공동 정권’을 겨냥했다.

특히 부산 금정구를 찾은 날에는 “지난 8번의 선거 중 7번을 국민의힘에 기회를 줬는데 그사이 침례병원이 문을 닫았고, 부산대 상권도 쇠락하고 있고, 노년층 인구가 가장 많고 생기와 활력이 사라진 곳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러고도 다시 구청장 자리를 달라는 것인가”라며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양심 좀 있어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보수 텃밭 부산·인천 승기 꽂은 한
“그래도 야” 영광·곡성 사수한 이

야당은 지난 4·10 총선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고 192석을 얻었다. 이번에도 같은 전략으로 정부여당을 밀어붙이자 국민의힘에서는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와 심판이 무슨 상관이냐”며 지역을 발전시키고 삶을 바꿀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야당이 보수 텃밭인 부산 금정구서 심판론을 거듭 강조한 만큼 이곳에서 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양쪽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정권 심판론은 보수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야당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해석했다.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 강화와 금정에서는 상당한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냈으나 당선에는 이르지 못했다”면서도 “윤석열정부에 분노한 민심이 민주당 지지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8회 지방선거와 비교했을 때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지난번보다 상승한 반면 보수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했다는 이유에서다.

투표함이 열리고 야당의 희비가 엇갈렸다. 호남을 놓고 민주당과 혁신당, 진보당이 마지막까지 전면전에 나섰지만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양 손을 들어줬다.

혁신당은 곡성과 영광서 한 달간 월세살이할 정도로 호남에 공을 들였지만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한 것은 물론, 영광서는 진보당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지난 총선서 ‘조국 돌풍’을 일으켰던 혁신당 조 대표의 입장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인 셈이다.

선거 다음 날인 지난 17일 혁신당은 논평을 내고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창당해 7개월 만에 지역 선거를 뛰게 된 만큼 “첫술에 배부르겠냐”며 모두 전국정당과 대중정당으로 발돋움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혁신당에 있어 이번 재보궐선거는 호남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였다. 비록 12석 비교섭단체지만 호남을 기반으로 탄탄한 뿌리를 내린다면 민주당의 대항마로 우뚝 설 가능성도 점쳐졌다.

호남 사수에 실패한 혁신당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울다가
웃다가

한 혁신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준비된 경험’이 부족한 점을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관우처럼 호남으로 떠난 조 대표는 차가 다 식어서 돌아왔다”며 “국정감사 기간에 의원과 의원실 인력까지 총동원했지만 조직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초 혁신당은 정권 심판을 위해 만들어진 정당인데 ‘심판론’은 호남에서는 크게 효과가 없는 전술”이라며 “오히려 조 대표가 자신의 고향인 부산을 집중적으로 노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짚었다.

곡성과 영광서 승리를 거둔 민주당은 자만하지 않고 더욱 겸손하게 민심을 경청하겠단 입장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까지 중요하지 않은 선거는 단 하나도 없었지만 이번 재보선은 유독 의미가 큰 느낌”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든 국민의 선택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막판에 진보당이 약진하면서 박빙 승부가 벌어졌다. (당에서도)투표함을 열기 전까지 긴장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다”며 “오죽하면 호남 출신인 한준호 최고위원이 영광서 한 달 살기를 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진보당은 선거를 앞두고 영광서 민주당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지지율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제는 ‘민주당 텃밭론’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호남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며 “진보당은 지역 현안을 밀착해서 살펴보고 또 직접 논밭서 일손을 도왔다. ‘돈 대신 땀을 뿌리겠다’는 슬로건을 부각한 게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유권자분들께서 30%가 넘는 결과를 만들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치러지는 모든 선거가 ‘미니 대선’ ‘대선 전초전’ 성격을 띠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질수록 지역 일꾼을 뽑겠다는 선거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관련해 김 상임대표는 “현 정부의 상황이 도무지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다 보니, 유권자분들께서도 정권 심판론을 호소하는 목소리에 답하신 결과”라고 해석했다.

비록 당선인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혁신당과 진보당 모두 각각 거둔 득표율이 유의미하단 점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를 발판 삼아 다가오는 2026년 지방선거서 다시 한번 ‘건강한 경쟁’을 치르겠다고 예고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호남서 승리를 견인했지만 마냥 기쁨에 젖을 수만은 없는 모양이다. 호남서의 승리는 큰 감동이 없을뿐더러 거대 야당의 수장인 이 대표가 적극 지지에 나선 만큼 당연한 결과였다는 평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한의 시간

문제는 생각보다 크게 벌어진 부산과의 격차다. 당내에서는 부산서 국민의힘과의 근소한 격차를 보이는 등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했지만 22%p 차이로 벌어지면서 당내서도 당혹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부산서의 선거 결과를 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는 이 대표가 나서도 민주당이 부산 민심을 끌어오는 데 실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김영배 의원의 ‘혈세 낭비’ 발언이 원인이라고 지목했지만 이 대표에게 있어 두 자릿수 격차는 뼈아픈 실점이다.

국민의힘 사정도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친한(친 한동훈)과 친윤(친 윤석열)계가 선거 결과를 다르게 해석하면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사이에 놓인 보이지 않는 벽만 점점 높아지는 모양새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여야 당 대표 모두에게 부담이었지만 특히 한 대표에게 영향이 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각종 용산발 리스크가 터져 나오는 상황서 야당 대표들이 입 모아 정권 심판론을 외치던 탓에 국민의힘은 벼랑 끝에서 선거를 치렀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선거 전날까지 부산 금정구를 찾아 총력을 기울였다. 이날로 금정구만 6번 방문한 한 대표는 “여러분께 진심을 보이기 위해서 6번이고, 60번이고, 600번이고 얼마든지 오겠다”고 소리 높였다.

악조건서도 부산 금정에 이어 인천 강화까지 수성에 성공하자 친한계는 비로소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전당대회 직후부터 지금까지 한 대표를 향한 당 내 견제가 끊이지 않던 만큼 이번 선거를 계기로 당 대표로서의 입지를 넓힐 수 있지 않겠냐는 점에서다.

지난 강서구청장 선거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패배하자 당시 대표였던 김기현 의원이 책임을 지고 자리서 내려왔다. 김 후보는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폭로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확정판결을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형 확정 3개월 만에 그를 특별사면하는 등 전적으로 힘을 실어줬음에도 국민의힘이 패배하면서 여권 내에서는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를 예시로 친한계는 이번 선거 결과는 용산의 도움 없이 한 대표 혼자 일궈낸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친윤계에서는 “국민의힘이 부산서 패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이겨야 본전” “체면은 살렸다” 등 반대 해석을 내놨다.

정권 심판론 한계? 민주당 또 다른 과제
영부인 저격 ‘한동훈표’ 선거 청구서

한 여권 관계자는 “금정구청장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서 민주당과 혁신당은 깨질 듯이 싸웠지만 약속 대련이라는 해석이라도 나왔다”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선거를 앞두고도 용산과 충돌하는, 더 나아가 대립각을 세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도대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개인적으로 무척 걱정했다”고 토로했다.

안정 궤도에 오른 ‘한동훈호’가 이대로 순풍을 타고 본격적으로 용산과 차별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한 대표는 지난 17일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과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등을 요구하면서 곧바로 용산 압박에 나섰다.

이날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야당의 무리한 정치 공세가 있다”면서도 “그간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이 있었고 의혹의 단초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민심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와 관련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는 어떤 잘못에 대응하는 게 아니라 좋은 정치와 민심을 위해 필요한 때 과감하게 하는 것이고 지금이 그럴 때”라고 설명했다.

이날 가장 주목 받은 대목은 한 대표가 김 여사를 향해 대외활동 중단을 요청한 것이다.

한 대표는 이같이 주장한 뒤 “나아가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서 솔직히 설명드리고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며 “국민들께서 이번 선거를 통해서 저희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셨고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공식 석상서 김 여사의 활동 자제를 넘어 중단하라는 의견을 밝힌 만큼 앞으로 한 대표의 발언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선거는 한 대표의 리더십이 한층 견고해지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이견이 없다. 한동안 잠잠했던 친한계 스피커도 다시 볼륨을 높이기 시작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야당의 단일화로 인해 박빙이 예상된 부산 금정과 여권 분열로 힘든 인천 강화서 유권자는 국민의힘에 마지막 기회를 줬다”며 “김대남·명태균 파동으로 상징되는 김 여사 논란과 지금도 진행 중인 의정 갈등을 국민의힘이 책임지고 해결하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용산이 가장 꺼려하는 김대남·명태균 두 사람을 동시에 언급하면서 용산의 쇄신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심은
나의 편?

한 대표가 광폭 행보에 시동을 걸자 부산 금정의 승리는 한 대표가 아닌 보수 지지층의 성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악의 상황서도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크게 따돌릴 수 있었던 이유는 부산서 한 대표가 패배하면 국민의힘이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고, 보수의 붕괴로 이어지는 걸 막기 위해 지지층이 빠르게 결집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가 누구인지 가려내기 위한 여야의 치열한 입담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금부터는 주도권을 당기기 위한 세력 간의 힘겨루기 싸움이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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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