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재활용 ②평창무이예술관

산골 학교라서 더 낭만적인 평창무이예술관

“훌륭한 인재가 많이 배출되라고 마을에서 좋은 터를 골라 학교를 지었다고 합니다.” 평창무이예술관(이하 무이예술관) 김권종 대표가 마을 어르신들의 말을 빌려 들려준 이야기다. 겹겹의 산이 빙 둘러싼 온화한 평지에 들어선 학교 풍경은 누가 봐도 그림 같다. 폐교로 방치됐다면 아까울 뻔했는데 다행히 무이예술관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았다.

지난 1999년 폐교한 무이초등학교는 조각가 오상욱, 서양화가 정연서, 서예가 이천섭 등의 예술가를 만나 2001년 무이예술관으로 변신했다. 기존 학교 틀을 그대로 살린 채 학교 운동장은 조각공원으로, 교실은 전시실로 꾸몄다. 그 덕에 예술관에 머무는 내내 옛 시골 학교 정취를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다.

예술관 정문으로 변신한 교문을 지나면 조각공원이 먼저 반긴다. 오상욱 작가의 작품들로 채워진 조각공원은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 학교 운동장 풍경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다. 공식에 얽매이지 않고 작품을 전시했고 방문객은 각자 원하는 방식대로 자유롭게 관람한다. 관람객들은 작품에 저마다의 상상을 덧붙이는가 하면 작품 속 인물의 자세를 따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조각공원을 한 바퀴 돌아본 후에는 내부 전시관으로 향하자. 갤러리 카페를 통해 입장하면 된다. 전시관 입구에 서면 반질반질한 나무 복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복도 바닥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지만, 관리 상태가 아주 양호하다. 무이예술관 대표가 때마다 손수 콩기름으로 바닥칠을 한 결과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조각공원

복도를 걸을 때 들려오는 삐걱삐걱 소리마저 정겹다. 복도 초입에는 무이초등학교 시절 사용하던 커다란 칠판이 놓여 있다. 누구나 낙서할 수 있는 칠판에는 이미 관람객들이 남겨 놓은 흔적이 빼곡하다. 김 대표는 이 칠판 역시 하나의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매일매일 변하는 특별한 작품으로 작품명은 ‘흔적’이라고. 내부 전시관 관람 동선은 단순하다. 복도를 따라 이동하면 자연스레 전체를 돌아보게 된다. 무이예술관을 꾸린 작가별 전시 공간과 기획 전시실로 이뤄지는데 작가들의 분야가 서양화, 서예, 조각으로 각각 달라 다양한 장르의 예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

수십년간 메밀꽃을 화폭에 담아 온 정연서 화백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은 지역적 특색을 잘 담아낸다. 예술관이 자리한 봉평은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주 무대이자 지금도 메밀꽃밭으로 유명하다. 메밀꽃 그림이 사방을 둘러싼 전시실에 서면 마치 실제 메밀꽃밭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그림이 워낙 정교하고 세밀해 메밀꽃이 살아 숨 쉬는 느낌이다. 때를 놓쳐 봉평에서 메밀꽃을 구경하지 못했다면 이곳에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전시 공간 사이에는 아담한 아트숍이 있다. 작가들이 만든 아트 상품을 비롯해 소소한 굿즈를 판매하며 어린이를 위한 체험 키트도 준비했다.

<메밀꽃 필 무렵> 도시
폐교서 예술관으로

창가에는 무이초등학교서 쓰던 낡은 풍금이 놓여 있다. 학생들과 함께 신나게 노래 불렀을 풍금의 찬란했던 한때를 자연스레 상상하게 된다.

무이예술관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공간은 바로 갤러리 카페다. 카페는 2층으로 이뤄지며 각 층에 야외 테라스를 두고 있다. 1층에서는 조각공원을 바로 눈앞에 두고 쉬어갈 수 있고 2층에서는 주변 산세와 무이예술관의 조화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내부에는 작품, 포토존, 풍금 같은 볼거리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갤러리 카페의 인기 메뉴는 봉평 감자 피자. 이미 입소문이 자자해 피자를 먹으러 예술관을 찾는 이들도 많다. 이름처럼 봉평 지역서 생산한 감자를 넣어 만드는데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원적외선이 나오는 화덕에서 구운 피자에는 수제 피클과 소스가 곁들여 나온다.

봉평 감자 피자 탄생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김 대표는 지난 2020년 무렵 감자 농사를 지은 지역 농민들이 제대로 값을 받지 못해 밭을 갈아엎고 빚더미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봤다. 지역에 뿌리내린 공간으로서 어떤 역할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봉평 감자를 알리기 위한 피자를 개발했다.

여러 시도 끝에 지금의 감자 피자를 완성했고 호평을 얻고 있다. 화덕 피자 만들기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사전 문의는 필수다.

무이예술관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며 실내 전시관은 오후 6시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수요일은 휴관이나 공휴일, 성수기, 평창효석문화제 기간은 예외다. 입장료는 5세 이상부터 64세까지 5000원, 65세 이상 4000원이고 야간 입장(오후 6시 이후)은 무료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알 법한 이효석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나오는 문장이다. 작가의 고향이자 소설의 무대인 봉평에는 이효석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소개하는 문학관이 자리한다.

실내 전시실에는 작가의 창작실을 재현한 코너나 옛 봉평장터 모형 등이, 야외에는 기념사진 찍기 좋은 이효석 좌상이 있다. 바로 이웃한 효석달빛언덕에는 복원한 이효석 생가, 근대문학체험관, 작가의 평양 집을 재현한 평양푸른집이 있어 함께 관람하면 알차다.

이달 초에 방문하면 메밀꽃이 흐드러진 풍경과 평창효석문화제(2024년 9월 6~15일)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등장하는 봉평장도 들러보자. 봉평전통시장은 상설시장으로도 운영되지만, 오일장(매달 2, 7일로 끝나는 날)이 열리는 날에 방문해야 살 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하다. 막국수, 메밀전, 메밀전병, 메밀 닭강정 등 메밀로 만든 음식이 인기 품목이다.

시장 입구의 봉시크몰도 들러봄직하다. 봉시크(‘봉평 시니어 크리에이터’의 줄임말)몰은 중장년층 신규 창업자가 주축이 되어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시니어몰로 분식집, 빵집, 카페 등이 입점해 있다.

‘2023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발왕산 천년주목숲길도 놓치면 아쉽다. 해발 145 8m 발왕산 정상에 신비의 주목군락을 따라 완만한 덱 산책로가 조성돼있다. 산 정상까지는 관광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할 수 있고 산책로는 유모차나 휠체어를 타고도 이용 가능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관광지라는 점이 큰 매력이다. 

봉평장

산책로를 따라 거닐며 왕발주목, 8자주목, 어머니주목, 고해주목 등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나무를 만나고 저 멀리 대관령 산세까지 조망하는 재미가 있다. 숲길을 걸은 후에는 국내서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스카이워크서 탁 트인 전망을 감상하며 상쾌하게 여행을 마무리하자.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광평창무이예술관→이효석문학관→봉평전통시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평창무이예술관→이효석문학관→봉평전통시장
-둘째 날 월정사→발왕산 천년주목숲길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평창문화관광 https://tour.pc.go.kr/
-이효석문학관 www.hyoseok.net
-모나용평 발왕산 천년주목숲길 https://www.yong pyong.co.kr/kor/guide/ypWellnessSummit.do

운영 정보
평창무이예술관 운영시간: 10:00~21:00 (실내 전시관은 18:00까지) 휴무: 매주 수요일 (단, 공휴일, 성수기, 평창효석문화제 기간 제외) 요금: 5~64세 5000원 / 65세 이상 4000원 (오후 6시 이후 야간 입장 무료)

문의 전화
-평창무이예술관 033)335-4118
-이효석문학관 033)330-2700
-모나용평 033)335-5757
-평창군종합관광안내소 033)330-2771

대중교통
-버스 서울-장평, 동서울터미널서 하루 8회(06:40~20:20) 운행, 약 1시간50분 소요. 장평시외버스터미널 정류장서 151· 152·153번 등 버스 이용, 무이예술관 정류장 하차 후 도보 약 5분.


*문의: 동서울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 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장평시외버스터미널 033)332-4209 평창군 대중교통정보 www.pyeongchang-pti.kr

-기차 서울역-평창역, KTX 하루 12회(05:06~21:31) 운행, 약 1시간35분 소요. 평창역서 택시 이용. 약 15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자가운전
영동고속도로→면온톨게이트→면온IC서 휘닉스평창 방면 우회전→태기로→청량로→태기사거리서 장평·봉평 방면 우회전→경강로→봉평 방면 좌회전→사리평길 방면 우회전→평창무이예술관

숙박 정보
-화이트캐빈: 봉평면 태기로, 033)333-7444, http://www.white cabin.com/
-가재와곰 펜션: 봉평면 흥정계곡4길, 033)336-3357, http://www.gajaewagom.com/ 
-평창자연휴양림: 봉평면 팔송로, 033)339-9028, www.foresttrip.go.kr/indvz/main.do?hmpgId=ID02030003

식당 정보
-메밀꽃필무렵(메밀국수): 봉평면 이효석길, 033)335-4594, www.gasanhouse.com
-꼬로베이(파스타): 봉평면 태기로, 033)332-2649, www.instagram.com/kkorovei_local_food_cafe
-트리고 평창본점(메밀 소금빵): 봉평면 메밀꽃길, 033)333-5757, https://www.instagram.com/cafe_trigo_/

주변 볼거리
-평창효석문화제: 2024년 9월6~15일, 효석문화마을 일원, www.hyoseok.com
-흥정계곡, 허브나라농원, 광천선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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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