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중대재해처벌법 본보기’ 1호 박순관 아리셀 대표

아무 말 없이…첫 번째 철창행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공장 화재로 근로자 23명이 사망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대표가 지난달 28일 구속됐다. 지난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 시행 후 업체 대표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중처법 혐의로 구속되는 1호 사건 이후, 같은 날 박영민 영풍 대표도 잇따라 구속되면서 하루 새 1·2호가 나왔다.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배터리 업체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와 관련해 중처법 위반과 파견법 위반 혐의로 박순관 아리셀 대표가 지난달 28일 구속됐다. 지난 2022년 중처법 시행 이후 업체 대표가 구속된 첫 사례다. 그동안 노동당국이 법 위반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적은 있지만, 발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반 혐의
영장 발부

박 대표는 이날 오전 8시40분께 수원지법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에 앞서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법파견 혐의를 인정하느냐’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 ‘유족들에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박 대표와 박중언 본부장은 법원 지하 통로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정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유족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유족들은 얼굴조차 보이지 않고 법원에 출석하며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검찰은 박 대표를 중대재해처벌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해야 할 경영책임자로 특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가 아들인 박 본부장으로부터 꾸준히 업무보고를 받은 데다 안전보건 분야서도 최종 권한이 있었다는 것이다. 

중처법은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경영책임자로 규정한다.

검찰은 박 대표가 안전보건 목표와 경영방침 설정, 유해·위험요인 확인·개선 업무 절차 마련, 재해예방 예산 편성·집행, 안전보건 관리책임자 업무수행 평가기준 마련, 작업 중지·노동자 대피 등 대응조치 매뉴얼 마련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봤다. 

수원지법 손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박 대표와 박 본부장, 아리셀 안전보건관리 담당자와 인력 공급업체인 한신다이아 대표 등에 대한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같은 날 오후 11시40분쯤 박 대표와 박 본부장에 대한 영장을 각각 발부했다. 

손 부장판사는 박 대표와 박 본부장에 대해 “혐의 사실이 중대하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박 본부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아리셀의 안전보건관리 담당자와 인력 공급업체 한신다이아의 대표는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23명 사망자 발생 화재 사고
2022년 시행 이후 구속 처음

이와 관련해 아리셀 산재 피해 가족협의회(이하 가족협의회)와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달 29일 오전 성명을 통해 “오늘 법원의 결정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구속 결정 소식에 많은 유가족이 기쁨의 눈물을 쏟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이 마주할 현실 앞에 이번 수원지법의 결정이 좋은 영향으로 작용하길 바란다”며 “이번 결정은 참사가 발생한 지 66일을 살아내는 동안 받아온 차별, 혐오, 배제의 말과 시선, 감정의 폭력에 무릎 꿇지 않고 버텨온 시간에 대한 아주 작은 보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수사기관은 강도 높은 보강 수사와 조사를 통해 박순관과 그 일당의 범죄를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며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의 해결에 첫걸음을 내디뎠다. 밝혀진 진상과 그에 부합하는 책임자 처벌,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 마련까지 갈 길은 여전히 멀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피해자에 대한 정당한 배상 역시 요원하다”며 “이를 위해 가족협의회·대책위는 오늘의 기쁨과 자신감으로 다시 힘차게 내일을 맞이할 것이며, 길지 않은 시간 안에 해결될 수 있도록 다시 단결과 연대를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가족협의회와 대책위는 지난달 26일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살인자 에스코넥·아리셀 대표이사 박순관 구속 촉구 및 유가족 긴급행동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수원지법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은 박 대표를 비롯한 책임자들의 구속을 촉구했다.

박 대표는 구속과 함께 에스코넥 대표이사직서 사임했다. 에스코넥은 아리셀의 지분 9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며, 박 대표의 에스코넥 지분율은 13.81%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사임서를 제출했고 변경 후 신임 대표이사는 이사회서 선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에스코넥 외에도 아리셀의 대표를 맡고 있다.

검찰은 화재 사고 직후 형사 3부(이동현 부장검사)와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를 중심으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경기남부경찰청, 고용노동부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실시간으로 수사 상황을 공유하며 화재 원인과 위법 사항 규명, 관련 법리 검토에 집중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아리셀 등 3개 업체 관련 1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4차례에 걸쳐 화재 현장에 대한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또 피의자 및 참고인 103명을 131회에 걸쳐 조사해 이 중 18명을 입건한 바 있다. 

총체적 부실
드러난 혐의

경기남부경찰청 화재 사고 수사본부와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지난달 23일 화성서부경찰서에서 수사 결과 합동 브리핑을 열고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진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이 지난 2021년 최초 군에 납품할 당시부터 줄곧 검사용 시료를 바꿔치기하는 수법 등으로 데이터를 조작해 국방기술품질원을 속였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방법으로 아리셀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47억원 상당의 전지를 군에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던 아리셀은 지난 4월분 납품을 위한 품질검사에서 처음으로 국방 규격 미달 판정을 받았다.

국방기술품질원이 무작위로 선정한 시료를 바꿔치기하는 과정서 선정된 시료에 적힌 서명을 위조한 사실이 탄로난 것이다. 

아리셀은 올해도 방위사업청과 34억원 상당의 리튬전지 납품계약을 맺고 지난 2월 말 8만3000여개를 납품한 데 이어 4월 말에도 8만3000개의 전지를 납품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규격 미달 판정으로 4월 납품분을 재생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6월분(6만9000여개) 납기일도 다가오자 아리셀은 지난 5월 ‘하루 5000개 생산’이라는 목표를 정하고 제조공정을 무리하게 가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5000개는 아리셀 공장의 일평균 생산량의 2배 수준으로 알려졌다.

아리셀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한신다이아(메이셀의 전신)로부터 근로자 53명을 신규 공급받았다. 이어 숙련되지 않은 이들을 충분한 교육도 없이 주요 제조공정에 투입했다. 제조업의 직접 생산공정 업무는 파견법에 규정된 32개 파견근로 허용 업종에 포함되지 않아 불법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3∼4월 2.2%였던 평균 불량률은 5월 3.3%, 6월 6.5%로 치솟았고 케이스 찌그러짐이나 전지 내 구멍 등 기존에 없던 유형의 불량도 추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리셀은 문제 해결 없이 케이스를 망치로 쳐 억지로 결합하거나 구멍 난 케이스를 재용접하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생산을 이어갔다. 

아리셀은 이 과정서 전지에 발열이 생기는 것을 인지해 정상 전지와 분리했지만, 6월분 납기 일정에 쫓기자 위험성을 무시한 채 발열 전지도 납품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화재 이틀 전인 같은 달 22일 전해액 주입이 완료된 전지 1개가 폭발하는 사고가 났지만, 아리셀은 생산라인을 중단하지 않은 채 가동했다. 

연이은 2호
나란히 구속

비상구 설치 등 대피경로 확보에도 총체적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난 공장 3동 2층에선 3개의 출입문을 통과해야 비상구에 도착할 수 있는데, 그중 일부는 피난 방향과 반대로 열리도록 설치됐다. 항상 열릴 수 있어야 하는 문에 보안장치가 설치돼있어 아이디 카드를 소지한 ‘정규직’만 출입할 수 있었다. 

또 근로자의 채용과 작업 내용 변경 때마다 진행돼야 할 사고 대처 요령에 관한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근로자들은 배터리 폭발 시 즉시 대피해야 한다는 안전 지침을 알지 못한 탓에 최초 폭발이 발생한 오전 10시30분 3초부터 출입문을 통해 근로자가 마지막으로 대피한 30분40초까지의 골든타임 ‘37초’를 놓쳤다.

결국, 23명이 출입문을 불과 20여m를 남겨둔 지점서 목숨을 잃고 말았다. 

검찰이 아리셀의 모회사 에스코넥에도 불법파견 혐의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9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28일 수원지법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박 대표의 파견법 위반 혐의를 진술하던 중 에스코넥도 불법파견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아리셀에 인력을 공급한 무허가 파견업체 메이셀의 실질적 경영자인 정용환씨에 대해선 파견법 위반 여죄 수사가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정씨가 메이셀 전신인 한신다이아를 운영하면서 에스코넥 안산사업장(삼영피엔텍)에 인력을 공급한 것도 불법파견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대책위는 그간 아리셀뿐 아니라 에스코넥도 불법파견 혐의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아리셀과 메이셀 관계, 한신다이아와 에스코넥 안산사업장 관계가 닮았기 때문이다. 메이셀은 법인 등기상 직업소개 업체 혹은 파견업체가 아닌 일차전지 제조업체로 등록돼있고, 주소지는 아리셀 공장 2층이다. 

아리셀이 불법파견을 피하고자 형식적으로 메이셀을 사내하도급업체처럼 꾸민 것이다. 한신다이아는 휴대전화 부품을 가공하는 에스코넥 안산사업장과 마찬가지로 법인 등기상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로 등록돼있고, 주소지는 에스코넥 안산공장 2층이다.

에스코넥 안산사업장 역시 파견업체인 한신다이아와 위장도급계약을 체결했을 개연성이 크다.

유가족, 기쁨의 눈물 흘려
“강도 높은 보강수사해야”

중처법 시행 이후 두 번째 구속 사례도 연이어 나왔다. 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이사도 중대재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박 대표에 이어 몇 시간 차이로 구속된 것이다. 

대구지법 안동지원(재판장 박영수 부장판사)은 지난달 29일 박 대표이사와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검찰은 전날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최근 9개월간 3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며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을 지우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크다”고 범죄 혐의를 소명했다. 

이날 구속된 박 대표이사는 중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고, 배 소장은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영장실질심사 후 취재진에게 “죄송하다”고 말했으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에서는 지난해 12월6일 탱크 모터 교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1명이 비소 중독으로 숨졌으며, 근로자 3명이 상해를 입었다. 지난 3월에는 냉각탑 청소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으며, 지난달 2일에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안동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1997년부터 최근까지 각종 산업재해로 영풍 석포제련소서 사망한 근로자는 총 15명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지난달 23일 박 대표이사를 중처법 위반 혐의로, 배 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과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석포제련소 내 유해 물질 밀폐설비 등 안전보건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증거인멸의 우려 등도 있다”고 영장 청구 이유를 밝혔다.

한편, 지난 6월24일 오전 10시31분께 경기 화성시 소재 아리셀 공장 3동 2층서 불이 나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CCTV 확인 결과 불은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 작업 등을 하고 있던 공장 3동 2층서 1개의 리튬 배터리 폭발로 시작됐다. 

이어 다른 배터리가 연속해 폭발하면서 급속히 연소가 확대됐다. 화재는 배터리 1개에 불이 붙으면서 급속도로 확산했으며, 대량의 화염과 연기가 발생하고 폭발도 연달아 발생한 탓에, 안에 있던 다수의 작업자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 

죽음의 공장
영풍 제련소

해당 공장은 리튬 배터리인 일차전지를 제조하는 곳이다. 불이 난 공장 3동에는 리튬 배터리 완제품 3만5000여개가 보관돼있었다. 수사 결과 아리셀은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비숙련 근로자를 제조 공정에 불법으로 투입했고, 이 과정서 발생한 불량 전지가 폭발 및 화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yuncastl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올해 상반기 일터서 쓰러진 ‘296명’

지난해에 비해 사고 건수는 줄었지만, 아리셀 참사의 영향으로 사망자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달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2분기(누적)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사고사망자 수는 296명으로 지난해 동기(289명) 대비 7명(2.4%) 증가했다.

사고 건수는 284건서 266건으로 18건(6.3%) 감소했다.

정부는 23명이 사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통계는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조치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산재 사망사고를 분석한 것이다.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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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단독 보도> ‘3조 도박 조직’ 최이동 송환 막전막후

[일요시사 단독 보도] ‘3조 도박 조직’ 최이동 송환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년 가까이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이어온 3조원대 불법도박 조직의 핵심 인물들이 국내로 송환됐다. 이번에 국내로 송환된 조직원 중 한 명은 지난 7월 <일요시사>가 단독 보도를 통해 언급한 인터폴 적색수배자 최이동씨로 확인됐다. 최씨는 개그맨 조세호씨와의 친분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해외 불법도박 조직의 부총책이며, 함께 적색수배된 도박 사이트 조직 총책 김현규씨와 친동생 김찬규씨는 국내 송환 대기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 송환이 이뤄진 인물은 1982년생 최이동씨와 조직원 A씨, 개발자 B씨 등 3명이다. 이 가운데 최씨는 3조1000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및 범죄수익 세탁 혐의를 받는 조직의 부총책이다. A씨는 조직 관련자로 파악됐다. 개발자 B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의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세호 친구 최이동 범정부 합동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UAE 당국과 공조해 불법 도박 사이트 총책 김현규씨와 부총책 최이동씨를 현지에서 검거하고, 최씨부터 지난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거 작전은 한국과 UAE 수사 당국의 국제공조를 통해 진행됐다. 양국은 아랍어로 파멸 또는 멸망을 뜻하는 ‘HALAK’을 작전명으로 정하고 피의자들의 거주지와 이동 동향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이를 바탕으로 UAE 당국은 현지 검거 작전을 벌여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했다. 수사 당국이 공개한 전체 도박 사이트 운영 규모는 3조1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김씨와 최씨가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조직의 운영 규모는 2조6000억원에 달한다. 나머지 5000억원 규모의 불법도박 사이트는 별도 조직에서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 개발자는 검거되는 과정에서 중학생 등 청소년까지 불법도박 영업에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하려고 2016년 해외로 도주한 뒤 제3국 여권을 사용해 신분을 감추고 여러 차례 거주지를 옮기며 10년 동안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또 국내 유명 인사들을 현지로 불러들이거나, 고급 식당과 유흥업소를 이용하고 명품을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이동·김현규·김찬규 인터폴 적색수배 단독 보도 수조원대 도박 사이트 운영·자금세탁 추적 국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해외 축구팀 유니폼과 경기장에 광고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다시 대포통장으로 세탁했다. 정부는 TF를 중심으로 해외 거점을 둔 사이버 도박 조직을 추적해 검거하고, 자금 세탁망과 해외 은닉 재산 추적을 통해 범죄수익 환수도 추진할 방침이다. 도박 조직의 총책으로 지목된 김씨는 UAE 현지에서 국내 송환을 기다리고 있다. 김씨의 친동생 김찬규씨 역시 국내 송환 대기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일요시사>가 보도한 ‘조세호 82 멤버 조폭 최이동 정체’(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7069) 단독기사에서 실명과 함께 범죄 혐의 및 해외 도피 행적을 추적했던 조직이다. 당시 <일요시사>는 최이동·김현규·김찬규 등 3명이 해외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과 범죄수익 세탁 등의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세 사람의 구체적인 관계는 물론 국내 유명 인사들과의 연결고리, 자금 세탁에 활용됐다는 의혹을 받는 국내 사업체까지 추적했다. 최씨의 국내 송환으로 과거 김병수 전 김포시장과의 관계도 재조명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난 7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촬영된 단체 사진을 토대로 최씨와 김찬규씨가 김 전 시장과 함께 여행 일정을 소화했던 사실을 보도했다. 해당 사진에는 김포시 자문변호사로 활동한 경찰 출신 이상훈 변호사도 등장했다. 김포시장 지인? 당시 김 전 시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2023년경 이 변호사의 권유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시장은 “이 변호사가 바람을 쐬러 가자고 제안해 금요일에 출국한 뒤 일요일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해외를 다녀왔다”는 것이다. 김 전 시장은 최씨에 대해 몇 차례 만난 적은 있지만 사업가로만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어 당시 최씨와 김찬규씨가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묻자 김 전 시장은 “몰랐다. 수배자라면 당연히 검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씨는 김포FC 홈경기장 VIP석에서도 목격된 바 있다. 김포FC는 김포시가 운영하는 시민구단으로, 당시 구단주는 김 전 시장이었다. 이에 김포FC 측은 “구단이 최씨를 직접 초청한 사실은 없으며 다른 멤버십 회원이나 후원사를 통해 티켓을 전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김 전 시장 역시 취재진에 “VIP석은 스폰서에게 배정되는 자리로, 구체적인 출입 경위는 구단에 문의하라”고 반박했다. 조세호와 친분 과시하던 조직 부총책 최이동의 두 얼굴 김병수 전 김포시장과 말련 동행…김포FC VIP석도 등장 특히 최씨와 김 전 시장을 연결한 이 변호사는 경찰 출신으로 김포시 자문변호사를 지낸 인물이다. 그는 다른 사건에서도 수사를 받던 차가원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와 현직 경찰관의 만남을 주선한 인물이다. <일요시사>는 이 변호사가 소유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건물에 최씨 명의의 대부업체가 법인 본점 주소지로 등록돼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부동산 등기부와 법인 등기사항을 대조한 결과, 이 변호사는 한남동 S 빌딩의 소유자였으며 최씨 명의 H 대부업체는 해당 건물을 사업장 소재지로 사용하고 있다. 최씨 등이 국내에서 수익을 현금화하거나 다른 사업자금으로 전환했다면 범죄수익 추적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수사 관련 자료와 복수의 제보를 종합하면 김씨는 해외 도박 조직의 전반적인 운영과 자금 흐름을 관리하고, 김찬규씨는 현지 실무와 도박 사이트 관리 등에 관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찬규씨는 올해 4월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사건의 피해자로 등장하면서 처음 신원이 드러났다. 말레이시아 현지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권모씨 등 3명은 지난 4월17일 겐팅하이랜드에서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하던 김찬규씨를 납치해 감금한 뒤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남은 수배자는? 현지 수사 당국은 사건 발생 나흘 만에 김찬규씨를 구조하고 납치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김찬규씨가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현지 법원에서 그는 불법체류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납치사건에서는 피해자였지만, 한국에서는 해외 불법도박 사이트 운영 등에 관여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었던 셈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