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업 벤처 등록 제외 논란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8.20 10:45:36
  • 호수 1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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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업 취급받는 ‘K 코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가상자산사업자가 벤처기업 인증 대상서 제외돼 시대착오적 규제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벤처기업 인증은 기술기업이 세제·금융·특허 및 정책자금·신용보증 등 혜택과 더불어 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다. 가상자산업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견으로부터 비롯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벤처기업협회 및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벤처기업 중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신고된 5곳 업체에 대한 벤처인증취소 절차가 진행 중이다. 거래소뿐 아니라 디지털 월렛, 커스터디 사업(수탁사업) 등 사행성과 거리가 먼 신사업 추진 기업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벤처인증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시대착오적

중소벤처기업부는 벤처인증을 받은 가상자산사업자에 대한 인증심사도 진행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이미 취소됐거나 소명 절차를 거친 후 최종 취소 여부가 결정된다. 벤처기업 인증을 이미 받았지만, 가상자산사업자 자격을 부여받았다는 이유로 정부가 획일적으로 제외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관련 기업들은 정부가 벤처인증까지 내주고 뒤늦게 가상자산사업자라는 모호한 규정을 적용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중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 및 관리하는 서비스인 커스터디 사업의 규제가 가장 눈에 띈다. 기존에 금융사들이 제공했던 업무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직접 자산을 관리할 필요가 없고, 외부 도난 등의 사고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보안 사업의 일종이다.


최근엔 디지털자산 산업이 발달하면서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 영역도 커지고 있다. 

해외에선 이미 관련 서비스들이 출시된 바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9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커스터디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선 국민은행이 최초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출시했다.

국민은행의 합작법인 한국디지털에셋(Korea Digital Asset·KODA, 이하 코다)은 지난 2021년 5월3일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공식 출시했다.

코다서 제공하는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는 고객들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외부 해킹이나 보안키 분실 같은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하고 가상자산 예치이자(스테이킹) 같은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상품에 투자해 자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법인 고객들이 가격 변동성 위험을 최소화하며 안전하게 디지털자산을 매매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법인 계좌의 원화 입출금이 불가능한 국내 4대 가상자산 거래소와 달리 코다는 장외거래를 중개한다. 제도권서 커스터디 서비스를 출시한 만큼, 기능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중소 경쟁사의 진입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다만, 정부는 가상자산사업자를 ‘유흥업’과 견주어 벤처기업 인증의 자격을 박탈한 모양새다. 이는 지난달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을 시행한 것과 상충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018년 10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중개·매매업에 대해 도박장인 카지노, 유흥업종인 유흥주점 및 카바레와 함께 ‘벤처기업 지정 제외 업종’으로 하는 벤처기업육성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시행해 오고 있다.


“시중은행도 하는데···” 왜 빠졌나?
디지털 월렛, 커스터디 사업 물거품

정부가 지난달 19일부터 이용자 보호 및 불공정 거래 규제 중심의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1단계 가상자산법)을 시행하면서 본격적인 가상자산 제도화 시대에 진입했다. 앞서 국무총리실이 지난 2017년 12월13일 ‘조속한 시일 내 입법조치를 거쳐 투자자 보호, 거래 투명성 확보 조치 등의 요건을 갖추지 않고서는 가상통화 거래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한 지 무려 6년7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가 벤처 업종 및 중소기업 자금 지원서 제외되면서 시대착오적 제도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22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는 “새 정부 출범 후 5개월이 지났음에도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제도적 홀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서 KDA는 국민권익위원회 및 중소벤처기업부에 새 정부 출범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벤처업종 제외 및 중소기업 자금 지원 제외 등 제도적 홀대를 개선해 주도록 요청한 바 있다.

당시 관계 당국에선 국민신문고를 통해 “특정금융정보법은 자금세탁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라며 “투자자 보호 강제 규정 등이 미비하다”고 아직 해당 제도를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답변했다.

특히 ‘벤처기업 지정 업종에 포함’ 요청에 대해 관계 당국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은 자금세탁 방지를 골자로 한 법이며, 투자자 피해 구제 수단을 강제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중소기업 자금 지원 대상 포함 요청에 대해서는 “특정금융정보법 제2조 1항 하호에 의해 가상자산사업자가 '금융회사 등'에 포함돼있어서 수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정책자금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기술 및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의 성장촉진을 위해 운영되고 있으나, ▲사행산업 등 국민정서에 의해 지원이 부적절한 업종과 ▲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금융 및 보험업 등의 업종은 융자지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는 신용보증기금 및 지자체 신용보증재단의 신용보증에 의한 중소기업 운영 및 시설자금 지원 대상서도 제외돼있다.

강성후 KDA 회장은 “2018년 당시와 확연히 달라진 정책환경을 애써 무시하는 처사”라며 “국민의힘 및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특위와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규제혁신회의 및 디지털자산 민관합동 TF 등과의 협의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제도적인 홀대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혼란만 가중시킬 것”
‘공정 경쟁’ 사라지나

2년이 지났지만 제도 개선보다 규제만 늘었다. 현재 벤처기업협회 확인심의팀은 현행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를 벤처 등록 대상서 제외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가상자산사업자는 벤처기업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에 해당한다. 지난 2018년 10월 개정된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은 벤처기업에 포함되지 않는 업종(제2조의 4관련)에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을 명시했다.


당시 투자과열·유사수신·자금세탁·해킹 등 불법행위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들을 벤처기업으로 지정해 혜택을 주는 게 타당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가상자산 사업 형태 및 규모와 제도권 진입 등이 이뤄진 현재에도 일률적인 규제가 이어져 오고 있다는 점이다.

시행령에 따르면 모든 가상자산사업자는 벤처인증을 받을 수 없다는 결론이다. 

벤처기업 인증을 받으려다 포기한 가상자산업 대표는 “사행 기업이라는 과거 기준으로 가상자산사업을 판단하는 정부의 이 같은 행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처사”라며 “벤처기업 인증을 받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이미 인증받은 기업까지 취소 통보하고 있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중소벤처기업부 벤처 정책과 관계자는 “그간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으로 명확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정부 차원서 벤처 인증을 내주는 데 부담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행령 개정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형 벤처기업협회 정책연구팀장은 “사행성이라든지 문제가 되는 부분은 벤처인증 심의 과정서 충분히 걸러낼 수 있다”면서 “가상자산사업이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은 현시점서 벤처 예외 업종으로 지정해 일률적으로 규제할 필요는 없다”고 짚었다.


벤처기업 인증은 기술기업이 세제·금융·특허 및 정책자금·신용보증 등 혜택과 더불어 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꼭 필요한 절차로 꼽힌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벤처인증 불허의 가장 큰 문제는 가상자산업 투자 생태계 조성을 못 한다는 것”이라며 “산업 육성을 위해선 벤처기업 제외 항목에 대한 시행령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제기구들은 ‘국제공동 가상자산법 권고안’을 발표하고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30여개 회원국에게 입법을 독려하고 있다. 한국도 일부나마 이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갈 길 멀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금융안정위원회(FSB)는 9월에, 국제증권관리감독기구(IOSCO)는 11월에 각각 ‘국제공동 가상자산법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60조원 이상 피해를 유발한 테라·루나 토큰 사태와 같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현재 신현성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 등에 대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이 밝힌 공소장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관련자들이 거래소서 자전거래 등을 통해 얻은 수익은 무려 6308억원에 달한다. 이는 검찰이 수사를 통해 입증한 금액에 불과하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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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