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나기 ④포항시립미술관

포항은 오감철철 스틸아트 천국

여전히 포항을 재미없는 산업도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호미곶서 일출을 보고, 죽도시장서 물회 한 그릇 먹고 돌아왔던 기억이 전부라는 포항 초보를 위해 준비했다. 최근 포항은 오래된 산업도시서 매력적인 예술의 도시로 변신했다. 도시 곳곳에 철을 중심으로 한 예술작품들이 수두룩하고, 철을 소재로 한 스틸아트페스티벌이 해마다 열린다. 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서 하나뿐인 스틸아트 미술관도 있다. 

영일만과 포항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환호공원은 예로부터 중요한 장소였다. 정월대보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달을 보며 불놀이를 했다. 지금은 포항의 명소인 스페이스워크를 비롯해 물의 공원, 전통놀이공원, 어린이공원 등 아름다운 공원이 조성돼있고, 그 중심에 포항시립미술관이 들어서 있다. 

2009년에 개관한 포항시립미술관은 경북 최초의 공립미술관이다. ‘시민이 감동하는, 작지만 차별화된 세계적인 미술관’을 목표로 개관했다. 5개의 전시실과 세미나실, 그리고 카페를 갖춘 현대미술 전시관이다. 바다를 닮은 푸른빛의 외관서 시원함이 느껴진다. 안으로 들어오면 콘크리트와 목재가 어우러진 인테리어와 통창으로 쏟아지는 빛 설계가 예사롭지 않다. 

경북 최초의 공립미술관

본격적인 감동은 이제부터다. 1층 제1전시실은 스틸을 테마로 한 수준 높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주 무대다. 초기의 스틸아트 하면 조각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놀라움과 감동에 사로잡힌다. 현대에 오면서 스틸아트는 단조로운 조각 중심서 벗어나 융복합 예술작품으로 다양해졌다.

“이게 철이 맞나?”라고 의심할 정도로 놀랍고 신기하다. 


딱딱하다고만 생각했던 강철은 부드럽게 휘어지고, 차갑게만 느꼈던 스틸이 실과 빛을 더해 따뜻하게 다가온다. 춤추듯 자유로운 조각과 화려한 색상을 입힌 조각들은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든다. 반짝이는 행성을 표현한 작품은 우주여행을 선사한다. 조명으로 만들어낸 그림자까지 시선을 압도한다. 

2층 전시실로 걸음을 옮기면 장두건 미술상 수상 작가의 전시가 기다린다. 이어폰을 끼고 푹신한 방석에 앉으면 영상이 시작된다. 이 땅에 머무른 사람들의 삶과 풍경이 잔잔히 흐르고, 그들의 목소리가 이어폰 속에 들려온다. 영상에 집중하는 동안 몸의 긴장이 풀리고, 바쁘게 달려온 시간이 잠시 멈춘다. 

포항시립미술관에는 ‘초헌 장두건관’이라는 특별한 전시실이 있다. 초헌 장두건 화백은 한국 구상회화 영역에 뚜렷한 업적을 남겼고, 포항 미술문화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장두건관으로 들어서면 푸른 벽이 장두건 화백의 그림을 한층 돋보이게 해준다.

장두건 화풍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색채다. 화사하고 따뜻한 색감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한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동양화의 부감법 같은 화풍도 독특하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지역 차세대 미술가들을 등용하고 포항 미술문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해마다 장두건미술상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고집해 온 영남청년작가전도 포항이 예술의 도시로 성장해온 이유 중 하나다. 

도슨트(Docent,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 전시해설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문 교육을 받은 도슨트의 해설을 들으며 관람해 보면 스틸아트 세계가 더욱 쉽고 깊게 다가온다. 더재미있게 즐기려면 AR(증강현실) 도슨트 체험을 추천한다. 

재미없는 산업도시서 매력적인 예술도시로
전 세계서 하나뿐인 스틸아트 미술관도 존재

야외조각공원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21점의 작품이 설치돼있다. AR도슨트앱을 이용해 환호공원 야외에 흩어져 있는 조각작품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뿔뿔이 흩어진 작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스탬프 21개를 모으면 소정의 기념품도 준다. 


스틸아트의 백미는 스페이스워크다. 야외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발길은 포항의 명물로 떠오른 스페이스워크로 이어진다. 거대한 철제 작품은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처럼 아찔하다. 한 발 한 발 트랙을 올라가면 울창한 숲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높은 곳은 구름 속을 걷는 듯 스릴이 넘친다. 

지붕 없는 미술관은 포항 도심 곳곳으로 이어진다. 가까운 영일대해수욕장은 또 하나의 ‘스틸아트의 천국’이다. 해변을 따라 수준 높은 철제 조각작품들이 줄을 잇는다. 포항의 대표 축제로 꼽히는 ‘스틸아트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작품들이다. 영일대해수욕장 외에도 철의 숲 등 포항 도심 곳곳서 만날 수 있다. 

포항 최고의 예술작품은 바다다. 호미반도 해안선을 따라 걷는 호미반도해안둘레길은 탁 트인 바다와 신비로운 기암들이 절경이다. 특히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서 흥환간이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2코스 선바우길이 정말 매력적이다. 선바우, 힌디기, 하선대 등 놀라운 신이 빚은 작품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푸른 바다를 눈으로만 담기 아쉽다면 창바우어촌체험휴양마을로 발길을 돌려보자. 예부터 바위가 많다고 창바우마을로 불려온 아름다운 어촌마을이다.

호미반도해안둘레길

투명할 정도로 맑은 바다와 한적한 풍경은 그야말로 보석처럼 빛난다. 깨끗한 백사장은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며, 고둥잡기체험, 투명카누타기, 통발체험 등 시원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출을 볼 수 있는 쾌적한 숙소를 갖추고 있고, 바다와 마주한 카페는 통창 가득 오션뷰가 넘실거린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포항시립미술관→스페이스워크→영일대해수욕장→호미반도해안둘레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포항시립미술관→스페이스워크→영일대해수욕장→죽도시장→포항크루즈
-둘째 날 창바우어촌체험휴양마을→구룡포일본인가옥거리→호미반도해안둘레길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포항시립미술관 https://poma.pohang.go.kr/poma
-포항관광 https://www.pohang.go.kr/phtour/index.do
-창바우어촌체험휴양마을 https://창바우.kr/site/main

운영 정보
포항시립미술관 운영시간: 4~10월 10:00~19:00, 11~3월 10:00 ~18:00 휴무: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설, 추석 당일, 1월1일, 전시 준비 기간(별도 공지) 입장료: 무료

문의 전화
-포항시립미술관 054)270-4700
-포항관광안내 054)270-8282
-창바우어촌체험휴양마을 054)276-5588
-스페이스워크 054) 270-5176
-구룡포일본인가옥거리 054)276-9605
-영일대해수욕장 054)246-0041
-포항크루즈 054)253-4001
-죽도시장번영회 054)247-3776

대중교통
-기차 서울-포항, 서울역서 하루 16회(05:38~22:18) 운행, 약 2시간25분 소요. 급행9000 버스(첫차 05:10, 막차 21:35 41~ 44분 간격 운행) 이용, 환호해맞이그린빌 하차, 포항시립미술관까지 도보 약 5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 rail.com

-버스 서울-포항,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하루 25회(06:00~01:00) 운행, 약 3시간40분 소요. 포항고속터미널서 302 버스(첫차 05:20, 막차 22:50 15분 간격 운행) 급행 9000 버스(첫차 05:10, 막차 21:35 41~44분 간격 운행) 이용, 환호해맞이그린빌 하차, 포항시립미술관까지 도보 약 5분 소요.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시스템 (www.kobus.co.kr) 포항고속버스터미널 1666-6133

자가운전
새만금포항고속도로 포항 IC→영일만항, 기계 방면 좌회전→영일만대로 4.3㎞ 직진 후 의현교차로서 ‘우현동, 포항해양경찰서’ 방면 우회전→소티재로 2.9㎞ 직진 후 우현사거리서 ‘법원, 검찰청’ 방면 좌회전→포항고사거리서 ‘영일대해수욕장, 여객선터미널’ 방면 우회전→학파삼거리서 ‘삼호로’ 방면 좌회전→삼호로 약 2.3㎞ 진행→포항시립미술관

숙박 정보
-슬로우오션&히든포레스트: 북구 송라면 동해대로, 0507)1369-80 78, http://slowforest.me
-에일라호텔: 북구 중앙로, 0507)1457 -0186, https://eilahotel.modoo.at
-포항전통문화체험관: 북구 기북면 덕동문화길, 054)280-9371~3, https://www.phsisul.org/sisul_22/main.do

식당 정보
-송골횟집(물회): 북구 해안로, 054)251-4072, https://www.insta gram.com/song_gol_sashimi/
-고바우식당(석쇠구이 주물럭):, 북구 중앙상가5길, 054)247-7306 
-THE 신촌′S 덮죽(덮죽): 북구 중앙로294번길, 054)243-3264, https://www.instagram.com/thesinchon_s/


주변 볼거리
경상북도수목원, 오어사, 내연산 치유의숲, 하옥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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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