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나기 ④포항시립미술관

포항은 오감철철 스틸아트 천국

여전히 포항을 재미없는 산업도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호미곶서 일출을 보고, 죽도시장서 물회 한 그릇 먹고 돌아왔던 기억이 전부라는 포항 초보를 위해 준비했다. 최근 포항은 오래된 산업도시서 매력적인 예술의 도시로 변신했다. 도시 곳곳에 철을 중심으로 한 예술작품들이 수두룩하고, 철을 소재로 한 스틸아트페스티벌이 해마다 열린다. 그뿐만 아니라 전 세계서 하나뿐인 스틸아트 미술관도 있다. 

영일만과 포항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환호공원은 예로부터 중요한 장소였다. 정월대보름이면 마을 주민들이 모여 달을 보며 불놀이를 했다. 지금은 포항의 명소인 스페이스워크를 비롯해 물의 공원, 전통놀이공원, 어린이공원 등 아름다운 공원이 조성돼있고, 그 중심에 포항시립미술관이 들어서 있다. 

2009년에 개관한 포항시립미술관은 경북 최초의 공립미술관이다. ‘시민이 감동하는, 작지만 차별화된 세계적인 미술관’을 목표로 개관했다. 5개의 전시실과 세미나실, 그리고 카페를 갖춘 현대미술 전시관이다. 바다를 닮은 푸른빛의 외관서 시원함이 느껴진다. 안으로 들어오면 콘크리트와 목재가 어우러진 인테리어와 통창으로 쏟아지는 빛 설계가 예사롭지 않다. 

경북 최초의 공립미술관

본격적인 감동은 이제부터다. 1층 제1전시실은 스틸을 테마로 한 수준 높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주 무대다. 초기의 스틸아트 하면 조각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놀라움과 감동에 사로잡힌다. 현대에 오면서 스틸아트는 단조로운 조각 중심서 벗어나 융복합 예술작품으로 다양해졌다.

“이게 철이 맞나?”라고 의심할 정도로 놀랍고 신기하다. 


딱딱하다고만 생각했던 강철은 부드럽게 휘어지고, 차갑게만 느꼈던 스틸이 실과 빛을 더해 따뜻하게 다가온다. 춤추듯 자유로운 조각과 화려한 색상을 입힌 조각들은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든다. 반짝이는 행성을 표현한 작품은 우주여행을 선사한다. 조명으로 만들어낸 그림자까지 시선을 압도한다. 

2층 전시실로 걸음을 옮기면 장두건 미술상 수상 작가의 전시가 기다린다. 이어폰을 끼고 푹신한 방석에 앉으면 영상이 시작된다. 이 땅에 머무른 사람들의 삶과 풍경이 잔잔히 흐르고, 그들의 목소리가 이어폰 속에 들려온다. 영상에 집중하는 동안 몸의 긴장이 풀리고, 바쁘게 달려온 시간이 잠시 멈춘다. 

포항시립미술관에는 ‘초헌 장두건관’이라는 특별한 전시실이 있다. 초헌 장두건 화백은 한국 구상회화 영역에 뚜렷한 업적을 남겼고, 포항 미술문화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장두건관으로 들어서면 푸른 벽이 장두건 화백의 그림을 한층 돋보이게 해준다.

장두건 화풍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색채다. 화사하고 따뜻한 색감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한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동양화의 부감법 같은 화풍도 독특하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지역 차세대 미술가들을 등용하고 포항 미술문화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해마다 장두건미술상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고집해 온 영남청년작가전도 포항이 예술의 도시로 성장해온 이유 중 하나다. 

도슨트(Docent,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 전시해설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문 교육을 받은 도슨트의 해설을 들으며 관람해 보면 스틸아트 세계가 더욱 쉽고 깊게 다가온다. 더재미있게 즐기려면 AR(증강현실) 도슨트 체험을 추천한다. 

재미없는 산업도시서 매력적인 예술도시로
전 세계서 하나뿐인 스틸아트 미술관도 존재

야외조각공원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21점의 작품이 설치돼있다. AR도슨트앱을 이용해 환호공원 야외에 흩어져 있는 조각작품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뿔뿔이 흩어진 작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스탬프 21개를 모으면 소정의 기념품도 준다. 


스틸아트의 백미는 스페이스워크다. 야외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발길은 포항의 명물로 떠오른 스페이스워크로 이어진다. 거대한 철제 작품은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처럼 아찔하다. 한 발 한 발 트랙을 올라가면 울창한 숲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높은 곳은 구름 속을 걷는 듯 스릴이 넘친다. 

지붕 없는 미술관은 포항 도심 곳곳으로 이어진다. 가까운 영일대해수욕장은 또 하나의 ‘스틸아트의 천국’이다. 해변을 따라 수준 높은 철제 조각작품들이 줄을 잇는다. 포항의 대표 축제로 꼽히는 ‘스틸아트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작품들이다. 영일대해수욕장 외에도 철의 숲 등 포항 도심 곳곳서 만날 수 있다. 

포항 최고의 예술작품은 바다다. 호미반도 해안선을 따라 걷는 호미반도해안둘레길은 탁 트인 바다와 신비로운 기암들이 절경이다. 특히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서 흥환간이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2코스 선바우길이 정말 매력적이다. 선바우, 힌디기, 하선대 등 놀라운 신이 빚은 작품들이 줄지어 나타난다. 

푸른 바다를 눈으로만 담기 아쉽다면 창바우어촌체험휴양마을로 발길을 돌려보자. 예부터 바위가 많다고 창바우마을로 불려온 아름다운 어촌마을이다.

호미반도해안둘레길

투명할 정도로 맑은 바다와 한적한 풍경은 그야말로 보석처럼 빛난다. 깨끗한 백사장은 해수욕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며, 고둥잡기체험, 투명카누타기, 통발체험 등 시원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출을 볼 수 있는 쾌적한 숙소를 갖추고 있고, 바다와 마주한 카페는 통창 가득 오션뷰가 넘실거린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포항시립미술관→스페이스워크→영일대해수욕장→호미반도해안둘레길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포항시립미술관→스페이스워크→영일대해수욕장→죽도시장→포항크루즈
-둘째 날 창바우어촌체험휴양마을→구룡포일본인가옥거리→호미반도해안둘레길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포항시립미술관 https://poma.pohang.go.kr/poma
-포항관광 https://www.pohang.go.kr/phtour/index.do
-창바우어촌체험휴양마을 https://창바우.kr/site/main

운영 정보
포항시립미술관 운영시간: 4~10월 10:00~19:00, 11~3월 10:00 ~18:00 휴무: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정상 개관), 설, 추석 당일, 1월1일, 전시 준비 기간(별도 공지) 입장료: 무료

문의 전화
-포항시립미술관 054)270-4700
-포항관광안내 054)270-8282
-창바우어촌체험휴양마을 054)276-5588
-스페이스워크 054) 270-5176
-구룡포일본인가옥거리 054)276-9605
-영일대해수욕장 054)246-0041
-포항크루즈 054)253-4001
-죽도시장번영회 054)247-3776

대중교통
-기차 서울-포항, 서울역서 하루 16회(05:38~22:18) 운행, 약 2시간25분 소요. 급행9000 버스(첫차 05:10, 막차 21:35 41~ 44분 간격 운행) 이용, 환호해맞이그린빌 하차, 포항시립미술관까지 도보 약 5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 rail.com

-버스 서울-포항,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하루 25회(06:00~01:00) 운행, 약 3시간40분 소요. 포항고속터미널서 302 버스(첫차 05:20, 막차 22:50 15분 간격 운행) 급행 9000 버스(첫차 05:10, 막차 21:35 41~44분 간격 운행) 이용, 환호해맞이그린빌 하차, 포항시립미술관까지 도보 약 5분 소요.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시스템 (www.kobus.co.kr) 포항고속버스터미널 1666-6133

자가운전
새만금포항고속도로 포항 IC→영일만항, 기계 방면 좌회전→영일만대로 4.3㎞ 직진 후 의현교차로서 ‘우현동, 포항해양경찰서’ 방면 우회전→소티재로 2.9㎞ 직진 후 우현사거리서 ‘법원, 검찰청’ 방면 좌회전→포항고사거리서 ‘영일대해수욕장, 여객선터미널’ 방면 우회전→학파삼거리서 ‘삼호로’ 방면 좌회전→삼호로 약 2.3㎞ 진행→포항시립미술관

숙박 정보
-슬로우오션&히든포레스트: 북구 송라면 동해대로, 0507)1369-80 78, http://slowforest.me
-에일라호텔: 북구 중앙로, 0507)1457 -0186, https://eilahotel.modoo.at
-포항전통문화체험관: 북구 기북면 덕동문화길, 054)280-9371~3, https://www.phsisul.org/sisul_22/main.do

식당 정보
-송골횟집(물회): 북구 해안로, 054)251-4072, https://www.insta gram.com/song_gol_sashimi/
-고바우식당(석쇠구이 주물럭):, 북구 중앙상가5길, 054)247-7306 
-THE 신촌′S 덮죽(덮죽): 북구 중앙로294번길, 054)243-3264, https://www.instagram.com/thesinchon_s/


주변 볼거리
경상북도수목원, 오어사, 내연산 치유의숲, 하옥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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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본 ‘윤석열 석방’ 조건과 특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본 ‘윤석열 석방’ 조건과 특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사표를 내던졌던 인물이 있다. 바로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다. 그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계엄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회의에 참여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류 전 감찰관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현재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수차례 의문을 던졌다. 사실상 윤 대통령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외의 예외를 적용해서 풀어줬다. 이해가 안 간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언성을 높이며 한 말이다. 그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을 풀어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즉시항고 포기’ 사태를 제외한다고 해도 계엄에 연루된 인물들의 행보를 보면 검찰과 윤 대통령 측이 ‘운명 공동체’처럼 움직이고 있다는 게 류 전 감찰관의 주장이다. 공동체처럼 움직인다 윤 대통령은 현재 구속 취소가 인용돼 서울구치소서 한남동 관저로 돌아갔다. 검찰은 ‘즉시항고’ 조치를 취할 수 있었으나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사실상 윤 대통령을 풀어줬다. 류 전 감찰관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검찰의 결정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다. 화가 날 정도로 어이가 없다. 검찰 내부에도 무슨 생각으로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후배들이 상당하다. 심 총장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즉시항고를 포기해도 절차적 문제가 남아 논란이 됐다고 하더라도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즉시항고를 포기했을 때의 실익이 있어야 한다. 오히려 검찰이 정치적 논란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류 전 감찰관은 윤 대통령과 인연이 없다. 법무부와 검찰서 근무한 기간 27년 6개월 내내 윤 대통령과 같은 검찰청서 근무하지도 않았다.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게 사표를 내던질 수 있었던 건 윤 대통령과의 인연이 없었기 때문일까? 류 전 감찰관은 “대통령이 윤석열이 아니었어도 과감하게 사직했을 것이다. 법률적으로 하자 투성이다. 계엄 선포 요건과 절차적 정의도 갖추지 않은 상태이기에 불법 계엄이었다. 또 경고성 계엄 또는 2시간짜리라면서 다친 시민이 없었으니 없던 일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미친 소리”라고 직격했다. 이어 “그 정신 나간 결정으로 인해 대한민국이 입은 사회·경제적 손실은 누가 감당하나. 온전히 국민들이 감당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집이라도 팔아서 그 손실을 메운다고 해도 용서하는 국민들이 없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렇게 반대했더니 좌파가 됐다. 난 좌우가 아니고 그냥 낭만파”라고 강조했다. 류 전 감찰관은 “법은 가장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분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다. 지금 윤 대통령은 직접 헌재에 나가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다. 잡범을 뛰어넘는 영리하고 악랄한 ‘법꾸라지’”라고 지적했다. “심우정 총장 무슨 생각인지” “김주현·박성재도 수사해야” 그는 “심 총장도 그러면 안 된다. 즉시항고 위헌 사례를 언급했었는데 어느 피고인에 대한 사례인지 아느냐. 이름 모를 평범한 사람이었다. 윤 대통령이 ‘평범’한 사람인가? 국사범이라고 할 수 있는 권력자를 두고 무슨 인권을 논하는지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류 전 감찰관은 “윤 대통령은 헌재에 출석해서 의견을 개진했기에 불법 구속으로 인해서 본인이 충분히 방어하거나 헌재서 변론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서 구속된 이후에 일체 수사에 응하지 않았다”며 “공수처 기록이 헌법재판에 증거로 제출된 게 없는데, 있다고 하더라도 헌법재판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헌법재판관 분들의 심증을 형성하는 데 법률적인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탄핵 인용 여부에 대해 “헌법재판이라는 건 단순하게 헌법 위반 사실이 있느냐를 떠나서 이 사람에게 공직 수행에 적합한 자질이 있는지, 앞으로 공직 수행을 맡겨도 되겠는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것”이라며 “이런 때 헌법 수호의 결단을 보여주지 않으면 언제 보여줄 수 있는 것인지 싶다. 징계 처분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징계했는데 이 사람이 계속 공직을 수행케 하는 것이 정당한가”라며 “그렇기에 그런 차원에서 보면 저는 당연히 인용될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어떤 쪽이든 간에 8대 0으로 결론을 내려주실 필요가 있고 오히려 6대 2, 5대 3 이런 식으로 결론 난다면 헌법재판관 개인에 대한 공격은 물론이거니와 법조 전체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악랄한 법꾸라지 윤 대통령의 석방 이후 타격을 입은 건 검찰뿐만이 아니다. 공수처도 수사권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문에는 이례적으로 공수처의 수사권 문제가 언급됐다. 앞서 윤 대통령 측은 검찰이 구속기간을 넘겨 기소했다고 주장했는데, 담당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나아가 재판부는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에 논란이 있다고 밝히면서 유·무죄가 아닌 공소 기각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검·경, 공수처는 비상계엄 이후 총 20명을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사건은 각종 논란으로 대법원서 최종 결론이 날 때까지 함부로 예측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류 전 감찰관은 “공수처가 사건 이첩 요구권을 행사하면서 수사가 3주간 지연됐었다. 체포영장 청구 과정서도 수일이 소요됐다. 수사 적기를 놓친 것이고 여러번 실수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라며 “고질적인 인력난이 있다고 하는데 그보다는 부족한 수사 경험으로 인한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수사 초기부터 검찰과 협력이 잘 이뤄졌다면 즉시항고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또 “공수처 수사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 즉시항고에 대해 상급심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지만, 관련된 정확한 규정이 없어 법원서 종국적인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는 누구도 쉽게 답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고 아쉬워했다. 또 “기존의 관행과 검찰의 시스템을 보면, 구속기간은 매우 중요한 사항으로 계산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구속기간 만기 부전지’를 붙이고 전산 시스템에 입력해 계산한다. 그런데 이번 법원의 결정은 이런 관행과 법률 규정에 따른 계산을 벗어난 것인 만큼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누구나 아는 벗어난 계산 그는 “구속기간은 신분을 떠나 만약 도과했다면 어떤 경우에도 석방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구속 취소 사안의 경우엔 풀어준 뒤, 직권으로 다른 범죄에 대한 영장을 발부해 재구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12월부터 경찰과 군검찰과 협력하는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을 꾸렸다. 공조본은 비상계엄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보다 많은 인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검찰 특수본에 비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사 대상인 인물들이 유독 검찰에만 협조적이었다고 지적한다. 실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계엄 관련자들은 검찰에 자진 출석하거나 증거 물품을 제출하는 등 공조본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계엄 수사 핵심 물증으로 꼽히는 비화폰 불출대장이 그렇다. 김성훈 대통령실 경호처 차장이 검찰에 제출한 비화폰 불출대장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 김 전 장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통화 기록이 포함됐다. 이 외에도 김 차장은 검찰에 김 전 장관이 예비용으로 받아가 건넨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비화폰 불출대장과 통화 기록 일부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1월24일 검찰이 경호처에 ‘수사 협조 의뢰 요청(자료 제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자 건네받은 것이다. 비화폰 불출대장은 ▲비화폰 번호 ▲사용자 ▲지급 일자 ▲회수 일자 ▲현재 보관 장소 등이 적혀있는 내부 보안 자료다. 공수처 수사권 보완 필요…검, 권력 단절 시급 “탄핵 인용 법률적 문제없어…3월 안에 끝내야” 경호처는 형사소송법 제110조, 제111조를 근거로 공조본의 압수수색에 응하지 않았다. 군사상·직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인 만큼 책임자 승낙 없이는 압수하거나 수색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특히 경호처는 계엄 당일 국무회의에 참여한 인원을 파악하기 위한 경찰의 협조를 거부했다.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 초기부터 경찰의 수사 의지가 상당히 강했고 검찰이 수사 주도권을 뺏겨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고 있다”는 류 전 감찰관은 “물밑 협조까진 아니더라도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민정수석, 박성재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 그래서 김 전 장관이나 계엄 피의자들이 믿을 만한 검찰을 택하지 않았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박 장관이나 김 수석,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고 있는 모습을 봐라.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도 박 장관과 이 전 장관에 대해 수사하고 있지만 답보 상태에 있다. 어차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게 되는데 봐줄 것이라는 게 불 보듯 뻔한 거 아닌가. 수사 의지가 아니라 애초 ‘선배 대우’를 하려는 분위긴데 이런 부분을 감안했을 때 당장 특검을 해야 한다. 내란 사태의 경우, 과거 12·12 사태를 보면 15년이 지나서 검찰이 수사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그래도 선배 대우 류 전 감찰관은 현재의 검찰이 윤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조직으로 비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금까지의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편향적인 ‘정치 검찰’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개혁을 논의하기에 앞서 정치권이나 실세들과의 단절이 필요하다. 인적이든 물적이든 가리지 말고 청산하고 갈아엎어야 한다.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수사권 조정과 수사·기소권 분리 등을 통해 검찰을 아무리 개혁한다고 해도 또 과거로 회귀한다. 검증된 방법을 통한 개혁이 필요한데 검찰의 통제 수단으로 탄생한 공수처의 상황을 보면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