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여름나기 ③세종 교과서박물관

철수야, 바둑아 놀자!

미래엔교과서박물관은 교과서 변천사를 통해 우리 교육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국내 유일의 ‘교과서박물관’이다. 서당서 사용하던 서적부터 개화기, 일제강점기, 미 군정기, 1~7차 교육과정기까지의 교과서를 두루 살펴볼 수 있다. 박물관을 찾는 누구나 학창시절 손때 묻은 ‘우리 세대 교과서’를 발견하고는 반가움을 표한다.

박물관은 미래엔 회사 내부에 위치한다. 정문을 통과하면 잘 관리된 푸른 잔디밭과 울창한 가로수가 맞이한다. 박물관 앞마당에는 교과서를 인쇄했던 자동 활판 인쇄기가 서 있다. 녹슨 고철에 불과해 보이지만, 역사를 되짚어보면 퇴직한 노병의 숨결이 스친다.

교과서전시관

박물관 내부는 교과서전시관을 비롯한 4개의 관으로 구성됐다. 특히, 교과서전시관은 한글관, 교과서의 어제와 내일, 추억의 교실, 교과서 제작 과정 등 다양한 주제의 자료를 상설 전시한다. <동몽선습> <소학언해> 등 옛날 서당서 배우던 교과서에서 출발해 일제강점기의 <국민예법>, 미 군정기의 <농사짓기>, 1950년대 <전시생활> 등을 통해 시대적 흐름을 확인하고, 굴곡진 한국 역사를 되짚어보게 된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월인천강지곡(국보)> 영인본. 세종이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직접 지은 불교 찬가로, 훈민정음 창제 직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 활자본이다. <용비어천가>와 함께 가장 오래된 국문 시가로 평가된다.

본래 상중하 3권이었으나 현재는 권상과 일부 낙장만 전해지고 있어 희소성이 높은 문헌이니 주의 깊게 바라보자. 해방되던 해인 1945년 11월 조선어학회서 편찬한 한글 입문 교본인 <한글 첫걸음> 역시 귀중한 자료다. 

교과서 표지만 봐도 시대상이 보인다. 1970년대는 한글 전용으로 바뀌었고, 1975년부터는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는 등 정책마다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각장애 학생용으로 나온 점자 교과서나 시력이 나쁜 아이들을 위한 확대 교과서 등을 보면 우리나라 교과서가 소외된 학생들까지 배려하며 발전해 왔다는 것도 느낀다. 

우리나라 교과서뿐 아니라 미국·영국·프랑스·체코·튀니지 등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교과서도 한눈에 관람할 수 있다. 북한도 예외가 아니다. 북한 교과서는 크기와 종이의 질은 다르지만, 기초 과목의 교과서 속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교과서와 공통점이 보인다. 

교과서박물관은 ‘나의 학창시절’을 회상하게 만드는 특별함이 있다. 밤새 외우고 되뇌던 시 한 편, 읊조렸던 단어, 익숙한 삽화가 그것. 국내 최초 초등 국어 교과서의 표지 캐릭터의 ‘바둑이와 철수’를 보자마자 관람객은 추억 속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1948년에 철수와 영이(영희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1963년 이후 인수와 순이, 기영이가 등장했다. 시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1960년대의 교실 풍경을 재현한 ‘추억의 교실’과 교복의 변천사 전시다. 짝꿍과 선 그어서 넘어오지 말라던 그 시절, 선생님 몰래 양은 도시락을 까먹던 기억까지 소품 하나에 추억 한 보따리다. 요즘 말로 “라테는 말이야”를 줄곧 말하게 되는 곳이다.

1층 교과서 전시실을 지나 복도를 따라가면 인쇄 기계 전시실이 나온다. 근대 인쇄 기계의 발달사를 한눈에 확인할 장소다. 자모 조각기부터, 활판 인쇄기, 활판 교정기 등 1950년부터 1980년까지 실제 교과서 인쇄에 사용된 기계 30여종을 만날 수 있다.

국내 교육의 역사를 한 눈에
이외 전시도 볼거리가 다양

다음 달 30일까지 2층 기획전시실서 세 가지 주제의 전시가 열린다. <학교 종이 땡땡땡>에서는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사용하던 학생 가방과 일기장, 수업 자료들, 타자기, 선생님 지도 교구 등의 다양한 물품을 전시 중이다. 김완기 선생이 교사 생활을 하면서 담은 사진은 추억으로 데려가는 마차다. 

교육자료전시관의 <삽화여행, 교과서를 그리다> 전시도 볼거리가 다양하다. 교과서 삽화는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려지는 보조 역할이지만 페이지마다 아름다운 삽화를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그래픽 디자인으로 대체되기 전 원화가 가진 독특한 감성을 느껴보자.

또, 1950~1970년대의 초등학교 교과서 속 놀이문화를 주제로 <동무들아, 이리와. 나하고 놀자!> 전시가 진행 중이다. 제기차기, 딱지치기, 수수깡 모형 만들기 등 옛 교과서 속의 놀이 모습과 놀이의 변화 과정, 함께 불렀던 동요들의 이야기가 전시돼있고, 직접 체험해볼 놀이도 마련돼있어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의 관심도 높아지는 공간이다. 

세종특별자치시는 박물관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준비가 한창이다. 국립박물관단지의 5개 박물관 중 지난해 12월 문을 연 국립어린이박물관이 첫 출발이다. 도시, 건축, 디자인, 지구 등 체험전시가 가득하다. 특히 지구를 주제로 인류가 만든 도구를 체험할 기획전시실과 지하 1층 디지털아뜰리에 공간이 흥미롭다. 

세종에 왔다면 푸른 숲과 정원 길 걸으며 힐링하고 불곰 애교에 저절로 웃음이 나는 곳, 베어트리파크를 놓칠 수 없다.

나무의 수령이 오래돼 햇볕을 적절히 가려준 덕에 한여름에도 양산 없이 걸을 수 있다. 베어트리파크는 송파(松波) 이재연 설립자가 ‘일구는 즐거움’으로 50여년 가꾼 비밀의 정원이다. 10만여평에 달하는 공원은 ‘동식물이 어우러진 자연의 쉼터’로 귀여운 반달곰과 불곰 100여마리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베어트리파크

도시재생의 대표사업으로 꼽히는 조치원문화정원은 지난 2013년 정수시설 운영 중지 이후 줄곧 방치돼오던 조치원 옛 정수장과 평리 근린공원을 활용해 재탄생한 복합문화공간이다. 특히 1935년에 지어진 조치원정수장 자리에 오픈한 ‘방랑싸롱’ 카페는 세종의 핫플레이스로도 꼽힌다. 정수장이라는 오래된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조치원이 가진 고유성을 더한 메뉴를 선보인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광조치원문화정원 → 미래엔교과서박물관 → 국립어린이박물관 → 세종중앙공원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미래엔교과서박물관 → 국립어린이박물관 → 세종중앙공원   
-둘째 날 국립세종수목원 → 대통령기록관  → 조치원문화정원 → 베어트리파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미래엔교과서박물관 https://www.textbookmuseum.co.kr/index.mrn
-세종시특별자치시 여행정보 https://www.sejong.go.kr/tour/index.do
-국립어린이박물관 https://www.nmcik.or.kr/nmck/sub02/sub020101.do?mId=2012
-대통령기록관 ht tps://www.pa.go.kr/index.jsp
-조치원문화정원 https://jochi wonlandmark.imweb.me/
-베어트리파크 http://beartreepa rk.com

운영 정보
-미래엔교과서박물관 운영시간: 전시관 09:30~17:00(화~일요일) 휴무: 매주 월요일 요금: 무료

문의 전화
-세종특별자치시 대표전화 044)120
-미래엔교과서박물관 044)861-3141~5
-국립어린이박물관 044)251-3000
-조치원 문화정원 044)862-1620
-베어트리파크 0507)1414-7971
-대통령기록관 044)211-2000

대중교통
-기차 서울역-오송역, KTX 수시(05:37~23:27) 운행, 45~55분 소요. 오송역 정류장서 525번, 521번을 이용해 봉산 3리 하차, 도보 200m 이동, 중봉리 정류장서 후 300번(마을버스) 환승, 교과서박물관 정류장 하차. 오송역서 택시이용 시 약 11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https://www.letskorail.com/ 1544-7788 세종시교통정보시스템 https://bis.sejong.go.kr/web/main/main.view 

-버스 서울-세종,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하루 13회(06:06~ 22:21) 운행, 약 1시간40분 소요.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서 340번 버스 이용, 연동중학교 하차, 교과서박물관까지 도보 약 630m.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https://www.kobus.co.kr/main.do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 청주 IC서 ‘청주’ 방면으로 왼쪽 → 강상촌분기점서 ‘보은, 대전, 진천’ 방면으로 오른쪽 → 석곡분기점서 ‘세종, 조치원’ 방면으로 오른쪽 → 명학교차로서 ‘명학리,명학산업단지’ 방면으로 오른쪽 → 명학산단남로 → ‘청연로’ 방면 좌회전→ 교과서 박물관

숙박 정보
-목향재: 세종시 만남로6길, 010-8666-1217
-학림재: 장군면 태산길, 010-3478-1004
-코트야드바이메리어트 세종: 세종시 다솜3로, 044)251-4000, https://www.marriott.com/ko/hotels/cjjcy -courtyard-sejong/overview/
-베스트웨스턴플러스호텔 세종: 세종시 도움1로, 044)330-3300, https://www.hotelse jong.kr/ko
-라고바움관광호텔: 세종시 다솜로, 044)866-3086, https://hotellagobaum.modoo.at/

식당 정보
-부뚜막(김치찜): 조치원읍 건너말고샅길, 0507)1384-7940
-빠스타스(크림빠네): 세종시 달빛로, 044)864-1992
-장원갑칼국수 세종본점(칼국수): 조치원읍 허만석1로, 0507)1386-0925
-메타45카페(아인슈패너): 세종시 나성북1로, 044)862-4502

주변 볼거리
금강수목원, 국립세종도서관, 세종전통시장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