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에 선 경찰들’ 일선 경찰서 무슨 일이…

잇단 죽음, 도대체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경찰의 가혹한 업무 강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선 경찰관이 쓰러지거나 극단 선택을 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실태 점검 이후 대책을 마련한다고 말한 만큼 경찰들의 처우 개선이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경찰관이 쓰러지거나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경찰관의 높은 업무 강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선 경찰관들은 부족한 인원, 성과 압박, 열악한 근무 환경개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열흘 새
3명 사망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4시30분께 서울 혜화경찰서 수사과 소속 A 경감이 동작대교서 한강으로 투신했다. A 경감은 반포수난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A 경감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9일에는 서울 동작경찰서 경무과 소속 B 경감이 사무실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그는 결국 치료를 받다 지난달 27일 숨졌다. B 경감은 당시 뇌출혈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지난달 18일에는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과 소속 C 경위가 숨진 채 발견됐다. C 경위는 평소 업무 과중을 주변에 호소했으며, 사망 전 업무 부담에 따른 고충 등을 이유로 부서 이동을 신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2일에는 충남 예산경찰서 경비안보계 소속 20대 D 경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D 경사도 평소 가족들에게 업무 과중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열악한 근무 환경이 일선 경찰관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전국경찰직장협의회(이하 경찰직협)는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적 위주의 평가 문화 개선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일선 경찰관들이 극단적 선택이나 과로사로 내몰리는 원인으로 지나친 실적 위주의 줄세우기식 평가와 조직개편으로 인한 현장 인력 부족 문제를 꼽은 것이다.

경찰직협은 기자회견 당시 “자기 사건을 책임지고 끝내야 하는 책임수사제와 고강도 수사 감찰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초임 수사관들은 발령과 동시에 40∼50건의 사건을 배당받고, 수사 능력을 키울 새도 없이 사건 감축 압박을 받는다”고 밝혔다.

수사 직무 관련 10% 극단적 선택
한 명이 매달 40건 이상 사건 맡아

이어 “장기사건 처리 하위 10% 팀장 탈락제 운용 등 수사관들에게 과도한 압박을 가해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며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 등 신설 등에 따른 조직개편으로 인한 현장 인력 부족 현상은 수사 경찰의 업무에 더욱더 어려움을 겪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실적 위주 성과평가를 즉각 중단하고 경찰청장과 국가수사본부장은 책임을 지고 근본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하라”며 “기동순찰대와 형사기동대를 폐지하고 인력을 원상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C 경위는 주변 동료들에게 사건 과중으로 인한 고충을 꾸준히 토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C 경위는 생전 동료들에게 “사건이 73개인데 미친, 진짜 이러다 죽어”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으며 “사건은 쌓여만 가고” “(하반기 인사에서 다른 곳으로 나가려면) (사건)인계서를 써야 하는데 인계서도 못 쓸 만큼 열심히 했는데”라고 카톡을 보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현직 경찰관은 125명이다. 연도별로는 2019년 20명, 2020년 24명, 2021년 24명, 2022년 21명, 2023년 24명, 2024년 6월 기준 12명이다. 특히 지역 경찰과 수사 직무 경찰의 비중이 두드러졌는데, 지난 2019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경찰관 극단적 선택 인원 125명 중 58명이 지역 경찰 직무(46.4%), 13명이 수사 직무(10.4%)에 해당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실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서울청 산하 31개 경찰서 수사과 통합수사팀의 총 보유 사건 수는 4만8604건이었다. 이는 통합수사팀의 전신인 경제팀·사이버팀의 전년 동기(3만8096건) 대비 무려 1만건(26% 증가)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고소‧고발 건수로 보면 증가된 폭은 더 크다. 올해 1~5월 경찰이 접수한 고소·고발 건수는 25만46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만9646건)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수사 인력은 같은 기간 3만7252명서 3만5917명으로 감소했다.  

일선 경찰관들은 사건 수가 늘어난 이유를 지난해 11월 시행된 법무부의 수사준칙 개정을 꼽는다. 수사준칙 개정안에는 ▲수사기관의 고소·고발장 접수 의무 ▲수사 지연 해소를 위한 단계별 수사기한 ▲검경의 송치 사건 보완수사 분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사법통제 기능 강화 ▲검경 협력 강화 방안 등 내용이 담겼다.

어쨌든
실적부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사기관이 고소·고발장을 반려할 수 없도록 고소·고발장 접수 의무 조항이 신설된 것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06년부터 고소·고발 반려제를 운영해 왔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연평균 170만건의 접수 사건 가운데 12만건을 반려해 왔다.

해당 12만건 중 10만건 정도는 악성 민원이나 근거없는 투서였지만 개정된 수사준칙으로 인해 고소·고발 뿐 아니라 진정·탄원·투서 등 수사 민원을 모두 받아야 하고, 접수 후에는 3개월 내에 수사를 마쳐야 한다. 경찰은 원칙적으로 모든 사건을 통상의 고소·고발 수사 절차를 밟아 처리해야 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일선 경찰서 수사과 관계자는 “일단 모든 고소·고발 사건을 접수받으면서 말도 안 되는 사건 각하를 위한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업무가 추가된 셈”이라며 “‘이 접수가 말이 안 된다’를 증명하기 위한 수사도 해야 해 진짜 사건에 쏟을 시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여인환 경찰청직장협의회 위원장은 “경찰이 수사하는 것은 계속 해왔던 업무이지만 최근 들어 더 힘들게 하는 요인이 늘어난 것”이라며 “일선 경찰관이 맡고 있는 사건이 매당 40건 정도가 있는데 간단한 사건, 심지어 악성 민원과 같은 사건을 처리하느라 복잡한 사건을 뒤로 미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한 일선 형사팀장도 “사소한 민원 하나가 들어와도 일일이 응대해야 하고, 정작 중요한 사건을 처리할 시간은 부족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찰관 재량권을 강화하는 등 제도적 개선을 하지 않으면 이런 일은 계속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수사준칙 개정 이후 계속 대두됐다. 경찰청서도 지난 4월 격무 해소 방안으로 ‘사건 각하 요건 확대 방침’을 추진했지만 법제처에서 개정 불가 판정을 받았다.


한 경찰직협 관계자는 “지난 4월 추진한 사건 각하 요건 확대 방침 중 가장 중요한 고소·고발이 수사할 공공의 이익 등이 없는 경우에 대해 확대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는 악성 민원에 대한 고소·고발을 전혀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한다”고 토로했다.

고소‧고발 
스트레스

가장 큰 문제는 실적에 대한 압박이다. 서울경찰청은 지난달 16~26일, 전체 31개 경찰서 가운데 1년 이상 장기사건이 많이 남은 경찰서 등 실적이 부진한 13곳의 현장점검을 계획한 바 있다. ‘과·팀장 역량 관리, 고의 방치, 수사 미진 사항 여부 등을 점검한다’는 취지였다. 

한 경찰청 관계자는 “신고 사건 전건 접수 이후 사건이 늘어나 수사관 부담이 커진 것을 이해하지만, 장기사건을 계속 둘 경우 오히려 시민들이 권리를 침해당할 수 있다”고 현장점검 실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 현장점검은 이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가 관악서 C 경위의 지인 증언을 기록한 <사건진상파악보고서>를 보면, C 경위는 사망 직전 “(현장점검이 있는)월요일이 두렵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고 한다.


관악서의 한 수사관은 “현장점검을 위해서는 사건별로 수사가 장기화된 이유를 적고 정리해야 하는데 사건이 40~50개에 달했다면 이 과정이 매우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점검은 올해 내내 이어진 서울경찰청 차원의 지표 개선 압박의 일환이었다고 현장 경찰들은 설명한다. 지난 1월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이 부임한 뒤 서울경찰청은 ‘장기사건(접수 뒤 6개월이 지난 사건) 비율’ ‘치안 고객만족도’ 등 지표 개선을 한층 더 강조해 왔다.

각 경찰서로 전해지는 ‘서울청장 메시지’서 치안 고객만족도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당부하거나, 장기사건 비율을 전국 평균 이하로 줄이겠다며 ‘장기사건 집중 조사기간’(5월7일~6월28일)을 이전보다 강도 높게 운영하는 식이었다.

서울 관내 경찰서의 장기사건 비율은 지난 3월 11.1%에서 6월 6.7%로 3개월 만에 4.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이로 인한 현장 스트레스는 극심했다. 지난 5월 작성된 서울경찰청의 ‘장기사건 집중처리기간 운영 계획’을 보면 매주 단위로 경찰서별 장기사건 비율을 통계로 내 공개하고, 하위 10%에 해당하는 수사부서 팀장은 지난달 대책보고회에도 참석해야 했다.

높은 업무 강도에 미흡한 대책
실적 압박에 인력 부족 문제도

한 경찰 수사관은 “수사에 평균 석 달이 걸리는데, 매주 실적 통계를 낸다는 것은 지나친 압박”이라고 말했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서도 현장점검을 실시한 이유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장기 사건 비율이 3개월 동안 4.4% 감소했다지만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을 성과 위주로 압박한 결과가 아니냐”며 “정말로 성과가 있었는지 살펴보면 전체 평균 처리시간은 69.71일에서 69.9일로 변화가 없다. 사건 처리의 신속성이 ‘아랫돌 빼서 윗돌 막기 식’이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조 후보자는 “4.4%라는 이야기는 오늘 처음 듣는다. 개별적으로 왜 특정 경찰서에 장기 사건이 많은지를 확인하고, ‘뭐가 문제인지 한번 들여다보고, 만약 인력이 부족하면 정원 조정을 해라’라고 지시를 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그렇게 지시하면 일선에겐 당연히 강한 압박이 된다. 현장의 애로사항이 뭔지 듣고, 구조적으로 인력을 충원하는 게 필요하다”며 “일선 경찰도 경찰관이기 전에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지난 2월 발족한 경찰 조직재편의 핵심 신설조직인 기동순찰대에 인원을 충원하면서 수사 인력이 부족해졌다는 문제 제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기동순찰대는 도보 순찰 중심 범죄예방활동이 주요 업무로, 지역주민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직접 소통하며 발견된 문제들을 관계 기관들과 연계하는 등의 역할을 하는 경찰 조직이다.

여 위원장은 “기동순찰대를 운영하는 것이 국민적으로 치안에 체감을 하고 실효를 거두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실효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쪽으로(기동순찰대) 빠져나가는 인력 때문에 다른 수사, 다른 경찰에게 주는 나쁜 영향력을 상회할 만큼 좋은 효과를 내고 있는지 분석하고 정책을 변화시키는 지도부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죽음에 내몰리는 경찰관에 대한 보호 대책도 부족하다. 경찰의 직무 스트레스 치유를 위해 ‘마음동행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시설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보호 시설?
상담도 미비

경찰청은 지난 2014년 각종 사건·사고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는 경찰관들을 돕기 위해 마음동행센터를 세웠다. 문제는 시설과 상담 인력 부족이다. 마음동행센터는 전국 18개 시도청에 18곳 운영 중이다. 서울에만 보라매병원과 경찰병원 2곳이고 나머지 지역에는 각각 1곳씩 운영하고 있다. 세종시에는 한 곳도 없다. 상담 인력도 턱없이 모자라다. 18곳에 근무 중인 상담사는 36명에 그친다. 강원과 충북, 제주 등 일부 지역의 경우 마음동행센터 1곳에 상담사는 단 한 명밖에 없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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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