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100번째 금 영광의 주인공은?

양궁이냐 펜싱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2024 파리올림픽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선수단은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으로 이번 대회 최소 인원으로 참가한다. 한편 이번 파리올림픽서 사상 통산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 주인공이 나온다. 예상되는 종목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서 대한민국 선수단 사상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 영광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은 하계올림픽서 총 금메달 96개를 기록 중이며, 이번 파리 대회서 4개를 추가하면 100개를 돌파하게 된다. 

금빛 사냥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서 예상 금메달 수로 5~6개를 목표로 뒀는데 이를 달성한다면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서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8개의 종목(수영, 양궁, 배드민턴, 펜싱, 육상, 유도, 태권도) 중 유력한 후보는 23명이 꼽힌다.

현재 우리나라 수영 황금 세대를 이끄는 황선우와 김우민이 금메달 후보로 큰 기대를 받는다. 둘은 지난 2월 2024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서 나란히 개인 주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둘이 함께 출전한 남자 계영 800m서도 2위에 올라 단체전 첫 메달을 획득했다. 


황선우는 지난 도쿄올림픽서 아쉬운 결과를 기록했지만, 그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서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지난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은메달,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우민은 항저우아시안게임서 자유형 800m, 계영 800m, 자유형 400m서 3관왕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서도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초 마레 노스트럼 3차 대회서 자유형 400m 개인 최고기록을 3분42초42까지 줄였다. 세계선수권서 작성한 3분42초71을 0.29초 앞당긴 것이다. 

황선우와 김우민이 파리 대회서 시상대에 오를 경우 한국 수영은 박태환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하게 된다. 

한국의 가장 많은 금메달을 선사한 효자 종목 양궁에서는 남녀 개인전, 남녀 단체전, 혼성전 등 5개 종목 금메달 석권을 노린다. 한국은 올림픽 전 종목을 통틀어 양궁서 가장 많은 27개를 가져왔다. 양궁 대표팀은 지난 도쿄 대회서 남자 개인전을 제외한 4개 종목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으로 이뤄진 여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또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으로 이뤄진 남자 양궁 대표팀도 남자 단체전 3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효자 종목서 나올까
300번째 메달 가능성 있어

펜싱의 경우 사브르 단체전에서는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 오상욱이 한 팀을 이뤄 올림픽 3연패를 노리고 있다. 남자 사브르는 2012 런던 대회에 이어 도쿄 대회까지 우승해 2연패를 일궜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서 모두 개인전 금메달을 보유한 대표팀 에이스 오상욱은 개인전 금메달 유력 후보로 알려져 있다. 

여자 에페 대표팀도 이번 대회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지난 도쿄올림픽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던 송세라, 이혜인, 강영미와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던 최인정이 다시 합류해 팀을 구성했다. 

배드민턴에서는 여자 단식 부분에 출전하는 안세영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안세영은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으며,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서도 엄청난 기량을 선보인 바 있다. 이외에도 복식에서는 세계랭킹 2위에 올라 있는 이소희·백하나 조도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은 개인 세 번째 올림픽 무대인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다. 우상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서 2m26으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 2021년 열린 도쿄 대회에서는 2m35를 넘었지만 아쉽게 4위에 그쳤다. 

그러나 우상혁은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서 2m34를 넘어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열린 세계선수권서도 2m35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서 2m35를 뛰어넘으며 정상에 올랐다. 개인 최고 2m36의 기록을 보유한 우상혁은 2m37을 목표로 삼아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가능한 높이로 보고 끊임없이 이 높이에 도전하고 있다. 

유도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남자 최중량급 김민종과 여자 57㎏급 허미미다. 김민종과 허미미는 지난 5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 우승을 차지하며 단번에 유력한 파리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김민종은 태극마크를 단 지 1년 만인 지난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서 동메달을 따며 한국 유도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에선 경험과 경기 운영 방식서 미숙한 모습을 보이며 16강서 탈락했다. 이후 김민종은 실패를 통한 성장으로 해당 체급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그는 2022 세계선수권대회서 동메달,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동메달에 이어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 우승을 차지해 파리올림픽 금메달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단체 구기 종목들 줄줄 탈락
48년 만에 최소 인원 파견

허미미는 아랍에미리트(UAE)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57㎏ 이하급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선수로선 무려 29년 만이다.

2022 트빌리시 그랜드슬램 국제유도대회에 출전한 허미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세계 강호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해 포르투갈 그랑프리 유도 여자 57㎏급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태권도서 가장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선수는 첫 올림픽에 출전하는 박태준이다. 박태준은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장준(한국가스공사)을 꺾고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어 금메달 후보 1순위로 거론된다. 

대표팀 중 첫 주자로 나서는 박태준은 대표팀에서는 막내지만 지난 2022년 10월 맨체스터 월드그랑프리 남자 58㎏급에 이어 지난해 5월 바쿠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4㎏급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만큼 올림픽 금메달과 가장 근접해 있다. 

한국의 파리올림픽 4번째이자 하계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 어느 종목서 나올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섣불리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여러 변수를 넘어 8월 초 효자 종목인 양궁과 배드민턴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2부터 4일까지 양궁 혼성전과 여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이 열리며, 같은 달 5일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나서는 여자 결승이 예정돼있다.

또 한국은 이번 대회서 금·은·동메달을 포함해 12개 메달을 추가하면 300번째 메달을 수확하게 된다. 서울 올림픽부터는 대회마다 20개 이상의 메달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이번 대회서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4 파리올림픽은 오는 26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총 17일 동안 진행된다. 이번 대회서 한국은 22개 종목에 총 262명(선수 144명·지도자 118명)을 파견한다.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으로 지난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에 최소 인원이다.


마지막 결의

대한체육회는 지난 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서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을 개최했다. 이날 한국 선수단은 선전을 다짐하고 결의를 모았다. 결단식에는 선수단과 한덕수 국무총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이 참석해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했다. 결단식을 마친 한국 선수단은 종목 일정에 따라 다음 주부터 파리로 출발한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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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