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100번째 금 영광의 주인공은?

양궁이냐 펜싱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2024 파리올림픽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선수단은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으로 이번 대회 최소 인원으로 참가한다. 한편 이번 파리올림픽서 사상 통산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 주인공이 나온다. 예상되는 종목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서 대한민국 선수단 사상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 영광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은 하계올림픽서 총 금메달 96개를 기록 중이며, 이번 파리 대회서 4개를 추가하면 100개를 돌파하게 된다. 

금빛 사냥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서 예상 금메달 수로 5~6개를 목표로 뒀는데 이를 달성한다면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서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8개의 종목(수영, 양궁, 배드민턴, 펜싱, 육상, 유도, 태권도) 중 유력한 후보는 23명이 꼽힌다.

현재 우리나라 수영 황금 세대를 이끄는 황선우와 김우민이 금메달 후보로 큰 기대를 받는다. 둘은 지난 2월 2024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서 나란히 개인 주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둘이 함께 출전한 남자 계영 800m서도 2위에 올라 단체전 첫 메달을 획득했다. 


황선우는 지난 도쿄올림픽서 아쉬운 결과를 기록했지만, 그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서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지난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은메달,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우민은 항저우아시안게임서 자유형 800m, 계영 800m, 자유형 400m서 3관왕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서도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초 마레 노스트럼 3차 대회서 자유형 400m 개인 최고기록을 3분42초42까지 줄였다. 세계선수권서 작성한 3분42초71을 0.29초 앞당긴 것이다. 

황선우와 김우민이 파리 대회서 시상대에 오를 경우 한국 수영은 박태환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하게 된다. 

한국의 가장 많은 금메달을 선사한 효자 종목 양궁에서는 남녀 개인전, 남녀 단체전, 혼성전 등 5개 종목 금메달 석권을 노린다. 한국은 올림픽 전 종목을 통틀어 양궁서 가장 많은 27개를 가져왔다. 양궁 대표팀은 지난 도쿄 대회서 남자 개인전을 제외한 4개 종목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으로 이뤄진 여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또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으로 이뤄진 남자 양궁 대표팀도 남자 단체전 3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효자 종목서 나올까
300번째 메달 가능성 있어

펜싱의 경우 사브르 단체전에서는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 오상욱이 한 팀을 이뤄 올림픽 3연패를 노리고 있다. 남자 사브르는 2012 런던 대회에 이어 도쿄 대회까지 우승해 2연패를 일궜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서 모두 개인전 금메달을 보유한 대표팀 에이스 오상욱은 개인전 금메달 유력 후보로 알려져 있다. 

여자 에페 대표팀도 이번 대회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지난 도쿄올림픽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던 송세라, 이혜인, 강영미와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던 최인정이 다시 합류해 팀을 구성했다. 

배드민턴에서는 여자 단식 부분에 출전하는 안세영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안세영은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으며,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서도 엄청난 기량을 선보인 바 있다. 이외에도 복식에서는 세계랭킹 2위에 올라 있는 이소희·백하나 조도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은 개인 세 번째 올림픽 무대인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다. 우상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서 2m26으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 2021년 열린 도쿄 대회에서는 2m35를 넘었지만 아쉽게 4위에 그쳤다. 

그러나 우상혁은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서 2m34를 넘어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열린 세계선수권서도 2m35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서 2m35를 뛰어넘으며 정상에 올랐다. 개인 최고 2m36의 기록을 보유한 우상혁은 2m37을 목표로 삼아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가능한 높이로 보고 끊임없이 이 높이에 도전하고 있다. 

유도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남자 최중량급 김민종과 여자 57㎏급 허미미다. 김민종과 허미미는 지난 5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 우승을 차지하며 단번에 유력한 파리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김민종은 태극마크를 단 지 1년 만인 지난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서 동메달을 따며 한국 유도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에선 경험과 경기 운영 방식서 미숙한 모습을 보이며 16강서 탈락했다. 이후 김민종은 실패를 통한 성장으로 해당 체급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그는 2022 세계선수권대회서 동메달,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동메달에 이어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 우승을 차지해 파리올림픽 금메달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단체 구기 종목들 줄줄 탈락
48년 만에 최소 인원 파견

허미미는 아랍에미리트(UAE)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57㎏ 이하급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선수로선 무려 29년 만이다.

2022 트빌리시 그랜드슬램 국제유도대회에 출전한 허미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세계 강호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해 포르투갈 그랑프리 유도 여자 57㎏급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태권도서 가장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선수는 첫 올림픽에 출전하는 박태준이다. 박태준은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장준(한국가스공사)을 꺾고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어 금메달 후보 1순위로 거론된다. 

대표팀 중 첫 주자로 나서는 박태준은 대표팀에서는 막내지만 지난 2022년 10월 맨체스터 월드그랑프리 남자 58㎏급에 이어 지난해 5월 바쿠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4㎏급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만큼 올림픽 금메달과 가장 근접해 있다. 

한국의 파리올림픽 4번째이자 하계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 어느 종목서 나올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섣불리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여러 변수를 넘어 8월 초 효자 종목인 양궁과 배드민턴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2부터 4일까지 양궁 혼성전과 여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이 열리며, 같은 달 5일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나서는 여자 결승이 예정돼있다.

또 한국은 이번 대회서 금·은·동메달을 포함해 12개 메달을 추가하면 300번째 메달을 수확하게 된다. 서울 올림픽부터는 대회마다 20개 이상의 메달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이번 대회서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4 파리올림픽은 오는 26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총 17일 동안 진행된다. 이번 대회서 한국은 22개 종목에 총 262명(선수 144명·지도자 118명)을 파견한다.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으로 지난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에 최소 인원이다.


마지막 결의

대한체육회는 지난 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서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을 개최했다. 이날 한국 선수단은 선전을 다짐하고 결의를 모았다. 결단식에는 선수단과 한덕수 국무총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이 참석해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했다. 결단식을 마친 한국 선수단은 종목 일정에 따라 다음 주부터 파리로 출발한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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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