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바다 ②여름엔 역시 동해!

어달해변과 대진해변에서 즐기는 푸른 바다

피서가 당장의 숙제가 되는 때가 왔다. 행여 더운 기운이 밀고 들어올까 싶어 문이든 창이든 꽁꽁 닫아둔 채로 에어컨에 의지하지만 밀폐된 실내서 느낄 답답함까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위를 피할 여행지로 바다만 한 곳이 또 있을까? 광활한 바다 앞에서라면 맹렬한 더위도 힘을 잃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래 해변서만 누릴 특별한 체험까지 할 수 있다면 닫힌 공간서 느끼던 갑갑함 따위 모두 잊을 것만 같다.

강원도 동해시에선 바다 풍경을 무시로 접한다. 짙푸른 수면과 하얀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불볕더위의 계절을 무사히 보낼 기운을 얻는다. 남쪽으로 묵호항과 북쪽으로 대진항 사이에 자리하는 어달해변은 여름 휴가철에도 피서객들이 크게 붐비지 않아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기 좋은 여행지다.

어달항

여행의 시작점을 어달항으로 삼았다. 어달해변서 지척에 있는 항구다. 규모는 소박하지만 어선들이 수시로 입출항하고 해안도로를 따라 식당과 편의점, 숙소가 영업 중이다. 일과를 마치고 들어오는 배들을 품에 안기라도 하듯 방파제가 바다 쪽으로 길게 두 갈래로 뻗어 있다. 그 끝에 고깃배들을 안전하게 안내하는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서 있어 평화로운 정감을 자아낸다.

어달항서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 있는데 파스텔색으로 칠한 테트라포드(tet -rapod 방파제 앞에 설치하는 원추형 네 개 발이 달린 콘크리트 블록)다. 거센 파도로부터 방파제를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대형 시설물에 색으로 멋을 내니 항구에 활기찬 분위기가 돈다. 해안도로 바로 옆에도 테트라포드와 짝을 이룬 듯 빨간색, 녹색, 노란색의 작은 건물들이 줄을 섰다.

다름 아닌 샤워시설과 화장실이다. 어달항의 남다른 색감이 어느새 입소문을 탔는지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의 발길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인도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계단을 따라 아침햇살정원으로 오르게 된다. 항구 주변과 방파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어달항을 꾸민 이들의 색깔에 대한 고급스러운 취향이 또 한 번 반짝이는 초승달 조형물도 있다. 초승달 위에 단순한 선으로 새겨 넣은 등대와 별, 물고기 문양까지 보고 있으니 영락없는 포토존이다.

언제 밤하늘에 걸린 달 위에 앉을 기회가 있을까? 어달항에 뜬 고운 색깔의 초승달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때마침 먼 바다로 나갔던 어선이 항구의 품으로 돌아오는 중이다.

어달항에 왔다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카페어달이다. 초승달 조형물을 지나면 바로 나온다. 카페 인테리어를 꾸밀 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지형서 아이디어를 얻은 걸까? 실내로 들어가자 세 개 면으로 둘러싸인 통창 너머로 바다가 한눈에 잡힌다.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향해도 시원한 동해 경치에 풍덩 마음을 던질 수가 있다. 카페어달은 어달동 어촌계서 운영을 맡은 곳이다. 메뉴 중에는 카스텔라가 특히 맛이 좋다. 빨간 등대가 보이는 테라스 쪽에 자리를 잡으면 항구의 여름 경치를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다음으로 어달해변으로 향했다. 어달항서 걸어서 10여분이면 닿는 가까운 거리다. 동해안에 있는 많은 해변과 비슷해 보이지만 여름이면 내세우는 어달해변만의 자랑거리가 하나 있다. 이곳에 오는 여행객들을 위해 약 300m 거리 모래사장에 설치하는 테이블 120여개다.

테이블 설치한 ‘어달해변’
서퍼들의 천국 ‘대진해변’

지난해까지 포차해변으로 운영하던 방침을 일부 변경해 해수욕장을 방문하는 피서객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가져와 테이블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저녁 시간에는 마을서 운영하는 식당 등에서 음식을 배달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해수욕장 개장 시간(7월10일~8월18일, 09:00~ 18:00)에 테이블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에게는 주변 환경 정리를 위해 이용요금을 받을 예정이다.


어달해변서 대진해변까지 도보로 30분이면 도착할 만큼 가깝다. 갯바위 주변으로 잔잔한 파도가 밀려드는 어달해변이 순한 바다라면 대진해변은 훨씬 더 많은 이들을 품어주는 넉넉한 바다다. 특히 파도가 적당히 쳐야 재미를 느끼는 서핑을 하기에 좋다.

1년 내내 여름만 기다렸다는 듯 전국의 서퍼들이 동해로 모이는데 그중 대진해변도 손꼽힌다. 서퍼들은 서프보드를 타고 파도 위에서 여름을 보내고, 서핑을 하지 않는 이들은 모래 위에서 푸른 바다를 보며 휴가를 만끽하는 곳이 바로 대진해변이다.

바다를 가까이에서 봤다면 이제는 멀찍이 떨어진 자리서 망망대해를 보기 위해 묵호등대로 향했다. 동해시 곳곳을 지그시 살펴보듯 논골담길 마을 정상에 하얀색 등대가 듬직하게 서 있다. 등대를 처음 설치한 1963년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아득한 바다로 향하던 뱃사람들의 무사한 귀항을 보장해주던 존재다.

묵호등대를 나오면 다음 코스인 도째비골스카이밸리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20 21년 개방한 이후 동해시의 떠오르는 여행지가 된 곳이다. 밤이면 마을 주변에 푸른색 도깨비불이 보였다고 전하는데, 여기서 착안해 도깨비의 방언인 ‘도째비’를 이름에 붙였다. 

해발 59m 높이에 설치한 길을 걷는 스카이워크와 케이블 와이어 위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스카이사이클, 약 27m 아래로 원통형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가는 자이언트슬라이드 등 하나같이 아찔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들로 채워져 있다. 도째비골스카이밸리는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바 있다. 특히 멋진 야경으로도 유명해 밤바다를 보며 산책하다 이곳에 들러도 좋겠다.

도째비골스카이밸리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바다 쪽으로 성큼 나가 있는 해상 전망대가 나온다. 넘실대는 파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도째비골해랑전망대다. 강화유리로 만든 바닥을 지날 때면 아슬아슬한 느낌에 절로 발걸음이 멈칫해진다. 마음속까지 후련해지는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를 가까이서 느낄 장소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대진항→어달해변→도째비골스카이밸리→묵호항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대진항→어달해변→도째비골스카이밸리→묵호항
-둘째 날 논골담길→묵호등대→도째비골해랑전망대→바닷가책방마을→연필뮤지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동해시 동해관광 https://www.dh.go.kr/tour/index.do

운영 정보
-묵호등대 운영시간: 09:00~18:00, 휴무: 연중무휴, 요금: 무료
-도째비골스카이밸리 운영 시간: 하절기(4~10월) 10:00~18:00,  동절기(11~3월) 10:00~17:00, 휴무: 매주 월요일, 요금: 어른 2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1600원, 자이언트슬라이드 3000원, 스카이사이클 15000원
-도째비골해랑전망대 운영 시간: 10:00~21:00, 휴무: 연중무휴, 요금: 무료

문의 전화
-어달해변 033)530-2272
-묵호관광안내소 033)534-8012
-동해시청 문화관광과 033)530-2116
-묵호등대 033)531-3258
-도째비골스카이밸리 033)534-6955
-도째비골해랑전망대 033)534-6955


대중교통
기차 서울-묵호(KTX이음) 평일·주말 4회 운행, 2시간27분~2시간33분 소요

*문의: 철도공사 1544-7788, https://www.lets korail.com/ebizprd/prdMain.do 묵호역서 어달항까지 택시 이용, 약 2.5㎞ 버스 서울-동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하루 17회(06:20~22:30) 운행, 약 3시간5분 소요 동해시종합버스터미널에서 어달항까지 택시 이용, 약 5.5㎞.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경부 영동선)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동해시종합버스터미널 033)532-3800

자가운전
동해고속도로 망상IC→묵호항·망상 방면으로 우측 고속도로 진출, 983m→7번 국도 직진, 33m→동해대로 강릉 방면으로 좌회전, 330m→일출로 어달항 대진 묵호항 방면으로 우회전, 2.6㎞→어달해변

숙박 정보
-망상오토캠핑리조트: 동해대로 6370, 033)539-3600 https://www.campingkorea.or.kr/main/
-피카소: 동굴로, 033)533-2500 https://picaso-dh.jalib.site
-동해한옥동안재: 천곡1길, 010-2974-3007 http://www.donganjae.com

식당 정보
-일출곰치국(곰치국·홍합탕·성게비빔밥): 일출로 131, 033)532-7272
-숟가락젓가락(쌈밥정식·고갈비정식·김치찌개): 감추 7길 18, 033)531-5318
-동해횟집(모듬회·생선구이): 촛대바위길 22, 033)521-3250


주변 볼거리
천곡황금박쥐동굴, 한섬감성바닷길, 해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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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