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참전자회 ‘상조팔이’ 열 받은 참전용사들 내막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6.10 09:22:39
  • 호수 1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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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서 해주는데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한민국월남참전자회(이하 참전회)가 회장 A씨의 배임 혐의 등에 휩싸여 불명예를 안게 됐다. 앞서 참전회 회원들은 A씨의 사퇴를 요구했다. 참전회 정관에 의해 할 수 없는 상조회사, 공영주차장 사업 등을 운영한 것이 화근이었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개혁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배임 혐의를 받는 A씨에 대한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앞서 2022년 A씨는 배임 등의 혐의로 회원들로부터 고발당해 현재까지 수사를 받고 있다. 먼저 추진위는 A 회장이 지난 2020년 상조회사 효경라이프를 협력업체로 선정하는 과정서 이 회사가 참전회에 기부금 등을 임의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발장 보니…

추진위는 지난 2022년 중앙회가 소재한 서울강서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강서경찰서는 기소 의견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송치했다. 남부지검은 지난해 10월17일, A 회장의 자택 주소지인 수원지검 안양지청으로 사건을 이첩했다. 안양지청은 지난해 11월9일 보완수사를 요청해 안양만안서가 사건을 넘겨받아 현재까지도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A 회장 측은 2020년 6월 치러질 참전자회장 출마에 나서기 전부터 참전회 중앙회 김진태 사무총장 등에게 “내가 효경라이프사 회장으로 취임하는데, 참전자회원들을 매월 3만원 납입 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게 해달라. 가입시킨 수당으로 매월 1만원씩 30개월간 받게 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2020년 6월2일 당선된 A 회장은 “참전자회원 2000명을 가입시킨다면 총 6억여원의 수당금을 받게 된다”며 “참전회 정관을 대통령특별법으로 개정한 데 따라 사업을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참전회 운영진도 A 회장의 설득을 받아들여 상조 사업을 비롯한 수익사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따르면, 참전회는 장애인복지시설 외에 A 회장이 추진한 상조 사업 등의 수익사업이 불가하다. 참전회가 운영할 수 있는 수익사업은 장애인보호작업장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장애인복지법 제58조 제1항에 따른 장애인복지시설이다.

또 A 회장은 자신과 함께 일하는 직원에게 1000만원을 주도록 효경라이프에 요구한 혐의도 있다.

일각에선 A 회장이 효경라이프로부터 직접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A 회장은 지난 2020년 말, 부산에 있는 효경라이프에 연락해 직원 B씨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도록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효경라이프 측은 실제로 B씨에게 1000만원을 보냈고, 이는 활동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 회장과 돈을 받은 B씨, 이에 연루된 상조회사 영업 담당 직원 C씨 등 4명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진위 등은 이번에 송치된 혐의 외에도 A 회장 본인이 직접 상조회사로부터 금품을 받기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경찰은 2021년 8월 내사에 착수했고, 1년여간 수사한 끝에 효경라이프서 실제로 B씨에게 1000만원을 보낸 혐의만 인정해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보훈부 무시” 회장 배임 혐의 조사 중
상조 사업에 이어 공영주차장까지 손대


경찰 관계자는 “A 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배임수재가 맞다”며 “다른 혐의들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이유 등은 구체적인 수사 사안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추진위 측은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A 회장이 전국 지회장들에게 상조 가입을 강요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효경라이프가 지난 3월15일 폐업하면서 상조 서비스는 받을 수 있지만, 납부한 가입비의 50%만 돌려받게 될 전망이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은 효경라이프와 체결한 공제계약이 지난 3월15일 해지됐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했다. 사유는 담보금 미납 및 해약환급금 미지급이다.

효경라이프가 상조회원으로부터 미리 받은 선수금 절반 보전을 위한 다른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선불식 할부거래업 등록이 취소되고 조합은 소비자 피해보상을 실시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선불식 할부거래사업자 정보공개에 따르면 효경라이프가 미리 받은 선수금은 지난해 3월말 현재 83억970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월남전참전자회 회원들은 불송치 결정이 내려진 다른 혐의들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실제로 참전회는 A 회장의 주도하에 국가보훈부의 승인 없이 공영유료주차장 등 수십억대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중 일부를 A 회장이 유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참전회 경기지부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약 9년 동안 안양시 산하 안양도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해 안양시 핵심 4개 도로서 공영유료주차장(노상) 운영사업을 진행 중이며, 참전회 안양지회가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익사업의 승인에 관해 살펴보면, 참전유공자법 24조의 3(수익사업의 승인)항에는 공법단체인 참전회가 수익사업 진행 시 보훈부 복지사업심의위원회의 승인을 반드시 얻어야 한다. 참전회 정관 5조(사업)에도 제한적으로 수익사업은 가능하나 보훈부 심의를 통과해야 가능하다고 명시돼있지만, 참전회는 이를 무시했다.

주차장 관리 초소에도 ‘월남전참전자회’가 표기돼있으며, 계약도 참전회 경기지부와 공식적으로 체결했기 때문에 이는 참전회의 공식 수익사업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보훈부 관계자는 “주차장 관련 사업은 보고와 승인 과정이 없었으며, 위반 시 절차에 따라 과태료 등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고 했다.

개인 잇속 챙기기 논란
이미 폐업···50%만 환불

주차장은 안양시 평촌역 주변과 동안로 등으로 총 4개 도로 160여면가량으로 파악됐다.

안양도시공사 측은 “월남전참전자회 경기지부(안양지회가 위탁운영)와 2년 단위로 계약하되, 위탁료는 매년 직전 3개년 평균 매출과 운영비 등을 고려해 평가한다”고 말했다. 회계 분야에 대해서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평균 매출액은 연간 2억4600만원이고, 2023년 위탁료는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제외한 것을 기준으로 1100만원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건비를 제외한 관리비(운영비 등)만 연간 7000만원~1억여원으로 추정된다. 참전회 안양지회가 운영하는 주차장은 1급지로 1시간 주차요금은 1500원이다. 이곳은 먹자골목 핵심에 위치해 저녁에는 거의 만차에 가까워 주차할 곳을 찾기 힘들었다. 


이를 근거로 평균 주차대수와 면수, 시간당 요금을 계산해 매출액을 추정한 결과, 안양도시공사에 보고된 금액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차량 1대당 1시간 주차를 기준으로 주차 비율에 따라 연간 매출액을 추정해보면 ▲60% 주차 시 3억6878만원 ▲80% 주차 시 4억9171만원으로 늘었다.

참전회는 연간 2억원대로 공사에 보고했지만, 실제 추정 매출액은 최소 3억원대서 최대 5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신고 외 실제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어디에 사용됐는지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할 전망이다.

참전회 경기지부 관계자는 “매달 안양지회서 통장 사본까지 보고가 올라오며 중앙회에 그대로 보고한다. 현지 점검도 했지만, 매출 누락은 모르겠다”면서도 “잘 정산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체 매출 중 현금은 20% 정도 된다”고 밝혔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현금 매출을 전체 매출액 중 10% 정도로 보고 있으며, 매출은 신고한 내용으로만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추진위는 안양만안경찰서와 안양지청에 신속한 수사와 검찰 송치를 촉구하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강서경찰서에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어간 사건임에도 수사가 차일피일 시간을 끌다 보니 외부의 부당한 압력을 받은 것이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며 “고발장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일부 전우들이 나서줬기 때문인데 하루빨리 수사가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명예 실추


이에 대해 만안서 관계자는 “안양지청서 보완수사를 요청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비리 의혹에 대해 A 회장은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상조 사업은 어느 단체에나 있지 않느냐”며 “사업이 아니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상조에 가입한 것일 뿐. 나는 돈을 받은 적도, 누구에게 주라고 한 적도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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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