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따라 강 따라 ⑤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

영산강에 샛노란 봄이 오나봄

 

영산강은 담양의 가마골 용소서 발원해 광주와 나주 등을 거쳐 목포서 바다로 흘러든다. 남도의 구석구석을 지나는 셈이다. 하지만 강의 이름은 나주 영산포서 기인한다. 영산포라는 이름은 신안 흑산도 동쪽 섬 영산도서 왔다는 말이 있다.

남도의 구석구석

고려 시대 영산도에 왜구의 노략질이 잦자 섬사람들을 내륙으로 이주해 살게 했다. 그들이 사는 나주의 강변 동네를 영산도 사람들이 사는 포구라고 해서 영산포라 불렀다. 나주 영산포는 바다까지 뱃길로 이어지는 교역의 중추라 자연스레 강의 이름 역시 영산포를 따서 영산강이 됐다고 전한다.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은 나주시 영산포 일대를 아우르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휴식처다. 약 13만㎡ 너비의 공원으로 축구장, 농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을 갖추고 전용 주차장이 있어 편리하다. 지역 사람의 일상이 묻어나는 이런 장소는 어김없이 여행의 의미를 되묻게 만든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행지도 좋지만 때로는 현지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설 때, 여행은 한층 여행다워진다. 하물며 우리나라 5대 강의 하나인 영산강둔치의 공원이다.

영산포홍어거리가 영산강둔치체육공원 강변에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영산포 사람들이 고향의 홍어 맛이 그리워 가져다가 먹던 게 오늘에 이르러 나주 홍어의 명성을 만들었다. 다른 지역의 맛 골목과 달리 홍어 삭힌 향이 코끝을 간질여 어렵잖게 눈치챌 수 있다.

그런데도 봄에는 유채꽃이 홍어에 맞서 영산강의 주인공을 다툰다. 오감 가운데 제일 오래가는 건 후각이지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역시 시각이다. 홍어 맛보러 왔던 이들조차 식후경을 놓치지 않는다. 


유채꽃은 영산교 상류 공원 북단이 주 무대다. 홍어 맛이 깊고 영산강이 푸르러도 이맘때는 봄날의 노란 유채꽃을 압도하기가 쉽지 않다. 영산교나 영산대교 위에서 내려다보면 온통 노란빛이다. 봄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절로 맘이 설렌다.

물론 다리 위보다 곁에 두고 보는 게 한층 아름답고 다정하다. 이를 모르지 않는 이들은 유채꽃 사이를 거닐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영산대교 동쪽의 동섬은 좀 더 로맨틱한 장소다. 공원서 조금 더 올라가야 하지만 영산강 안에 있는 자그마한 섬으로 다리를 건너 들어간다. 섬이 주는 고립감이 동섬만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행여 유채꽃이 만개하는 시기를 놓쳤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을 여행하는 방법으로 영산강 황포돛배 체험과 자전거 타기를 빼놓을 수 없다. 황포돛배는 육상 교통이 발달하며 1977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 2008년부터 관광 목적으로 부활해 운영 중이다.

영산교 남쪽 영산포선착장서 출발해 한국천연염색박물관선착장까지 왕복 50분을 유람한다. 천연염색박물관에 내리지는 못하고 그 앞에서 뱃머리를 돌려 돌아온다.

전체 구간은 왕복 약 10㎞로 백제 아랑사와 아비사의 전설을 간직한 앙암(仰巖)바위, 영모정과 기오정 등 나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강변의 유적을 곁에 두고 지난다. 3인 이상이 모여야 출발하며 탑승 인원에 따라 운행하는 배가 다르다.

나주시민들의 쉼터이자 휴식처

영산포 선창의 영산포 자기수위표(국가등록문화재)도 옛 정취를 전한다. 흔히 영산포등대로 불리며 일제강점기인 1915년에 건립한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 등대다. 영산강의 수위를 측정하는 용도로도 쓰였기 때문에 공식 명칭은 영산포 자기수위표다.


공원 둔치 둑으로는 영산강자전거길이 지난다. 영산강자전거길은 담양댐 물문화관부터 목포 영산강하구언까지 총 133㎞다. 그 일부는 황포돛배가 지나는 구간과 나란한데 황포돛배와 석관정서 바라보는 풍경은 석관귀범이라고 해 영산5경에 해당한다.

공원서도 가벼운 자전거 여행이 가능하다. 영산교 북쪽 교각 아래는 자전거무료대여센터가 자리한다. 1인승과 2인승 자전거를 갖췄고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용 범위는 영산강둔치체육공원 내로 제한한다. 물론 강변의 바람을 맞으며 봄의 감각을 깨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영산강체육둔치공원서 영산포철도공원이 지척이다. 영산교서 약 500m거리에 있다. 영산포철도공원은 옛 영산포역을 복원한 영산포역사문화체험관과 레일바이크 등으로 이뤄져 있다. 영산포역은 1913년 호남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으나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이를 1969년에 다시 지었고 2004년 철거 전까지 존재했다. 

현재 공원 내에 있는 영산포역은 1969년에 두 번째로 지은 건물 형태를 따랐다. 내부는 기관사·승객 VR체험, 역무원 복장 체험 등은 물론 대합실 홍익 매점을 재현한 세트와 역무원들이 쓰던 검표 가위, 옛 무궁화 승차권 등의 전시물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별도의 입장료가 없고 야외 폐철로 600m 구간을 오가는 레일바이크 역시 무료여서 알뜰하게 여행할 수 있다.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딴 지명이다. 나주는 이미 고려 시대부터 호남의 중심지였다. 나주 읍내를 산책하며 돌아다니다 보면 그 영화를 짐작할 수 있다. 고샅길은 마을의 좁은 골목을 가리키는 옛말로 옛 나주읍성의 골목골목을 걸어볼 수 있는 코스다.

크게 서부길(3㎞)과 동부길(5㎞)로 나뉜다. 서부길은 나주목의 상징과도 같던 금성관(보물), 나주목사가 살았던 금학헌, 나주목 관아의 정문 정수루 등 조선 시대 나주읍성의 흔적이 주를 이루고 동부길은 일제강점기의 근현대사 흔적을 연결한다.

따로 안내 지도가 없어 나주읍성관광안내소(정수루 앞) 안내판을 참고해야 하지만, 복잡한 길은 아니어서 표식 없이도 걸을 만하다. 

고샅길이 옛 나주를 여행할 수 있는 여행지라면 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는 현재의 나주를 만날 수 있는 장소다. 빛가람호수공원은 나주혁신도시의 초록 쉼터다. 배메산과 호수공원이 산책의 즐거움을 안긴다는 측면서 영산강둔치체육공원과 비슷하다.

빛가람호수공원

빛가람호수공원만의 특징은 배메산 정상의 전망대를 들 수 있겠다. 정상부에 들어선 높이 20.7m의 빛가람호수공원전망대는 나주혁신도시의 랜드마크다. 전망대에 오르면 한층 실감이 난다. 나주혁신도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모노레일(편도 1000원)을 이용하면 정상까지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영산강둔치체육공원→영산포철도공원→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영산강둔치체육공원→영산포철도공원→고샅길
-둘째 날 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빛가람 치유의숲→다도 도래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나주시 문화관광 https://www.naju.go.kr/tour

문의 전화
-나주시청 관광과 061)339-8724
-영산강둔치체육공원 061)339-4523
-빛가람전망대 061)339-2715

대중교통
-버스 서울-나주혁신도시, 센트럴시티터미널서 하루 3회(08:50, 10:50, 15:05)운행, 3시간30분 소요. 빛가람시외버스정류장서 택시 이용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빛가람시외버스정류장 061)332 8315, 나주시버스운행정보 061)339-8831, https://bis.naju.go.kr

-기차 용산역-나주역, KTX 하루 16회(05:47~21:17) 운행, 약 2시간~2시간10분 소요. 나주역정류장서 400번 일반버스, 160번 광역버스, 순환2, 순환3번 버스 이용 영강동행정복지센터 정류장 하차. 도보 16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광주외곽순환도로 남광산IC→ 빛가람장성로 나주 방면 19.8㎞→ 빛가람로  금천 나주시청 방면 5.8㎞→ 예향로 영암, 해남 방면 1.5㎞→ 영산포로 180m→ 영산강둔치체육공원

숙박 정보
-호텔 코어: 나주시 배멧3길, 061)337-0700
-목서원: 나주시 향교길, 061)331-3917
-은신히: 나주시 금성관길, 010-6319-2244, www.eunsinhee.com

식당 정보
-나주곰탕 하얀집(곰탕): 나주시 금성관길, 061)333-4292, www.hayanjib.com
-홍어1번지(홍어삼합): 나주시 영산3길, 061)332-7444, www.nskates.com
-스테이케이션(까눌레): 나주시 석전2길, 070-4799-5693

주변 볼거리
느러지전망대, 한수제, 국립나주박물관,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