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따라 강 따라 ⑤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

영산강에 샛노란 봄이 오나봄

 

영산강은 담양의 가마골 용소서 발원해 광주와 나주 등을 거쳐 목포서 바다로 흘러든다. 남도의 구석구석을 지나는 셈이다. 하지만 강의 이름은 나주 영산포서 기인한다. 영산포라는 이름은 신안 흑산도 동쪽 섬 영산도서 왔다는 말이 있다.

남도의 구석구석

고려 시대 영산도에 왜구의 노략질이 잦자 섬사람들을 내륙으로 이주해 살게 했다. 그들이 사는 나주의 강변 동네를 영산도 사람들이 사는 포구라고 해서 영산포라 불렀다. 나주 영산포는 바다까지 뱃길로 이어지는 교역의 중추라 자연스레 강의 이름 역시 영산포를 따서 영산강이 됐다고 전한다.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은 나주시 영산포 일대를 아우르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휴식처다. 약 13만㎡ 너비의 공원으로 축구장, 농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을 갖추고 전용 주차장이 있어 편리하다. 지역 사람의 일상이 묻어나는 이런 장소는 어김없이 여행의 의미를 되묻게 만든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행지도 좋지만 때로는 현지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설 때, 여행은 한층 여행다워진다. 하물며 우리나라 5대 강의 하나인 영산강둔치의 공원이다.

영산포홍어거리가 영산강둔치체육공원 강변에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영산포 사람들이 고향의 홍어 맛이 그리워 가져다가 먹던 게 오늘에 이르러 나주 홍어의 명성을 만들었다. 다른 지역의 맛 골목과 달리 홍어 삭힌 향이 코끝을 간질여 어렵잖게 눈치챌 수 있다.

그런데도 봄에는 유채꽃이 홍어에 맞서 영산강의 주인공을 다툰다. 오감 가운데 제일 오래가는 건 후각이지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건 역시 시각이다. 홍어 맛보러 왔던 이들조차 식후경을 놓치지 않는다. 

유채꽃은 영산교 상류 공원 북단이 주 무대다. 홍어 맛이 깊고 영산강이 푸르러도 이맘때는 봄날의 노란 유채꽃을 압도하기가 쉽지 않다. 영산교나 영산대교 위에서 내려다보면 온통 노란빛이다. 봄바람이라도 불라치면 절로 맘이 설렌다.

물론 다리 위보다 곁에 두고 보는 게 한층 아름답고 다정하다. 이를 모르지 않는 이들은 유채꽃 사이를 거닐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영산대교 동쪽의 동섬은 좀 더 로맨틱한 장소다. 공원서 조금 더 올라가야 하지만 영산강 안에 있는 자그마한 섬으로 다리를 건너 들어간다. 섬이 주는 고립감이 동섬만의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든다. 

행여 유채꽃이 만개하는 시기를 놓쳤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을 여행하는 방법으로 영산강 황포돛배 체험과 자전거 타기를 빼놓을 수 없다. 황포돛배는 육상 교통이 발달하며 1977년 이후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 2008년부터 관광 목적으로 부활해 운영 중이다.

영산교 남쪽 영산포선착장서 출발해 한국천연염색박물관선착장까지 왕복 50분을 유람한다. 천연염색박물관에 내리지는 못하고 그 앞에서 뱃머리를 돌려 돌아온다.

전체 구간은 왕복 약 10㎞로 백제 아랑사와 아비사의 전설을 간직한 앙암(仰巖)바위, 영모정과 기오정 등 나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강변의 유적을 곁에 두고 지난다. 3인 이상이 모여야 출발하며 탑승 인원에 따라 운행하는 배가 다르다.

나주시민들의 쉼터이자 휴식처

영산포 선창의 영산포 자기수위표(국가등록문화재)도 옛 정취를 전한다. 흔히 영산포등대로 불리며 일제강점기인 1915년에 건립한 우리나라 유일의 강변 등대다. 영산강의 수위를 측정하는 용도로도 쓰였기 때문에 공식 명칭은 영산포 자기수위표다.

공원 둔치 둑으로는 영산강자전거길이 지난다. 영산강자전거길은 담양댐 물문화관부터 목포 영산강하구언까지 총 133㎞다. 그 일부는 황포돛배가 지나는 구간과 나란한데 황포돛배와 석관정서 바라보는 풍경은 석관귀범이라고 해 영산5경에 해당한다.

공원서도 가벼운 자전거 여행이 가능하다. 영산교 북쪽 교각 아래는 자전거무료대여센터가 자리한다. 1인승과 2인승 자전거를 갖췄고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이용 범위는 영산강둔치체육공원 내로 제한한다. 물론 강변의 바람을 맞으며 봄의 감각을 깨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영산강체육둔치공원서 영산포철도공원이 지척이다. 영산교서 약 500m거리에 있다. 영산포철도공원은 옛 영산포역을 복원한 영산포역사문화체험관과 레일바이크 등으로 이뤄져 있다. 영산포역은 1913년 호남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열었으나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 이를 1969년에 다시 지었고 2004년 철거 전까지 존재했다. 

현재 공원 내에 있는 영산포역은 1969년에 두 번째로 지은 건물 형태를 따랐다. 내부는 기관사·승객 VR체험, 역무원 복장 체험 등은 물론 대합실 홍익 매점을 재현한 세트와 역무원들이 쓰던 검표 가위, 옛 무궁화 승차권 등의 전시물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별도의 입장료가 없고 야외 폐철로 600m 구간을 오가는 레일바이크 역시 무료여서 알뜰하게 여행할 수 있다.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의 머리글자를 딴 지명이다. 나주는 이미 고려 시대부터 호남의 중심지였다. 나주 읍내를 산책하며 돌아다니다 보면 그 영화를 짐작할 수 있다. 고샅길은 마을의 좁은 골목을 가리키는 옛말로 옛 나주읍성의 골목골목을 걸어볼 수 있는 코스다.

크게 서부길(3㎞)과 동부길(5㎞)로 나뉜다. 서부길은 나주목의 상징과도 같던 금성관(보물), 나주목사가 살았던 금학헌, 나주목 관아의 정문 정수루 등 조선 시대 나주읍성의 흔적이 주를 이루고 동부길은 일제강점기의 근현대사 흔적을 연결한다.

따로 안내 지도가 없어 나주읍성관광안내소(정수루 앞) 안내판을 참고해야 하지만, 복잡한 길은 아니어서 표식 없이도 걸을 만하다. 

고샅길이 옛 나주를 여행할 수 있는 여행지라면 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는 현재의 나주를 만날 수 있는 장소다. 빛가람호수공원은 나주혁신도시의 초록 쉼터다. 배메산과 호수공원이 산책의 즐거움을 안긴다는 측면서 영산강둔치체육공원과 비슷하다.

빛가람호수공원

빛가람호수공원만의 특징은 배메산 정상의 전망대를 들 수 있겠다. 정상부에 들어선 높이 20.7m의 빛가람호수공원전망대는 나주혁신도시의 랜드마크다. 전망대에 오르면 한층 실감이 난다. 나주혁신도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모노레일(편도 1000원)을 이용하면 정상까지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영산강둔치체육공원→영산포철도공원→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영산강둔치체육공원→영산포철도공원→고샅길
-둘째 날 빛가람호수공원과 전망대→빛가람 치유의숲→다도 도래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나주시 문화관광 https://www.naju.go.kr/tour

문의 전화
-나주시청 관광과 061)339-8724
-영산강둔치체육공원 061)339-4523
-빛가람전망대 061)339-2715

대중교통
-버스 서울-나주혁신도시, 센트럴시티터미널서 하루 3회(08:50, 10:50, 15:05)운행, 3시간30분 소요. 빛가람시외버스정류장서 택시 이용

*문의: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빛가람시외버스정류장 061)332 8315, 나주시버스운행정보 061)339-8831, https://bis.naju.go.kr

-기차 용산역-나주역, KTX 하루 16회(05:47~21:17) 운행, 약 2시간~2시간10분 소요. 나주역정류장서 400번 일반버스, 160번 광역버스, 순환2, 순환3번 버스 이용 영강동행정복지센터 정류장 하차. 도보 160m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광주외곽순환도로 남광산IC→ 빛가람장성로 나주 방면 19.8㎞→ 빛가람로  금천 나주시청 방면 5.8㎞→ 예향로 영암, 해남 방면 1.5㎞→ 영산포로 180m→ 영산강둔치체육공원

숙박 정보
-호텔 코어: 나주시 배멧3길, 061)337-0700
-목서원: 나주시 향교길, 061)331-3917
-은신히: 나주시 금성관길, 010-6319-2244, www.eunsinhee.com

식당 정보
-나주곰탕 하얀집(곰탕): 나주시 금성관길, 061)333-4292, www.hayanjib.com
-홍어1번지(홍어삼합): 나주시 영산3길, 061)332-7444, www.nskates.com
-스테이케이션(까눌레): 나주시 석전2길, 070-4799-5693

주변 볼거리
느러지전망대, 한수제, 국립나주박물관,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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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