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따라 강 따라 ④임실 사선대국민관광지

신선처럼 누리는 봄날의 정취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떠나는 상춘 여행에 ‘임실’을 빠뜨릴 수 없다. 섬진강과 옥정호 위로 흐르는 고고한 시간 속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자연과 문화를 간직해온 전북 임실. 한자로 ‘맡길 임(任)’ 자에 ‘열매 실(實)’ 자를 쓸만큼 비옥한 토지를 자랑하는데, 이는 지리적으로 임실의 산이 구릉처럼 낮고 물이 많은 데서 비롯한다. 임실을 상징하는 특산물 브랜드인 ‘임실N치즈’는 임실의 낙농업이 낳은 소중한 유산이다. 

산이 많고 물이 많은 임실은 그야말로 봄의 전령사다. 회문산, 나래산, 백련산 등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산을 통해 변화하는 계절의 모습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으며 섬진강의 개나리와 옥정호의 물안개는 겨우내 잿빛이었던 마음을 화사한 설렘으로 물들인다.

봄의 전령사

이에 더해 임실은 최근 녹지공간 확충사업을 통해 다양한 계절꽃과 가로수를 심는 등 더 많은 사람이 생활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임실의 여러 자연 명소 중 1985년 12월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사선대는 임실 주민의 오래된 휴식 공간이자 전국서 꾸준히 방문객이 드나드는 임실 대표 명승지다. 사선대(四仙臺)를 풀이하면 ‘네 신선이 노닌 곳’이라는 뜻인데, 명승고적 설화집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2000여년 전 임실 운수산의 두 신선과 진안 마이산의 두 신선이 관촌지역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유유자적 머물렀다고 전해진다. 

해발 430m의 성미산과 섬진강 상류인 오원천이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는 사선대는 봄날의 정취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3000여명을 거뜬히 수용할 만큼 방대한 규모의 잔디광장은 겨우내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깨워 각종 여가 활동과 친목 활동을 누리기에 최적이고 오원천을 끼고 조성된 산책로를 한 바퀴 크게 걷다 보면 왜 과거 이곳에 네 신선이 머물렀는지 절로 깨닫게 된다. 


참고로 오원천(烏院川)이라는 이름은 ‘까마귀가 놀던 강’이라는 데에서 유래한다. 이는 과거 까마귀가 네 신선과 함께 하늘서 땅으로 날아든 길조였다는 설과 연결된다. 고즈넉이 흐르는 오원천 덕분에 사선대는 봄뿐만 아니라 사계절 언제 찾아와도 훌륭하다. 오원천 주변으로 봄이면 노란 봄꽃이, 여름이면 푸른 초목이,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겨울이면 하얀 눈길이 저마다의 색채를 진하게 드러낸다. 

잔디광장 북쪽에 조성된 조각공원은 1996년 임실군의 지원을 받으며 오궁리 신덕분교서 예술 활동을 한 다국적 작가군의 수준 높은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돌, 철, 쇠 등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인간 감정의 희로애락을 첨예하게 표현하고 있다. 작품을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그리고 조각공원 근처에는 작은 놀이터가 조성돼있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다. 

임실 대표 명승지 사선대(四仙臺)
정상 운서정서 바라보는 절경도 일품

사선대 위쪽 언덕에 보이는 운서정(雲棲亭)은 일제강점기 당시 관촌지역 부호였던 부친 김양근의 덕망을 추모하기 위해 둘째 아들 김승희가 1928년 건립한 공간으로, 우국지사가 모여 나라 잃은 한을 달래던 곳이다. 남쪽의 완만한 경사면을 따라 축대를 쌓아 단을 만든 뒤 가정문과 좌우로 동재와 서재, 그 위에 누각을 올렸다.

이 지역서 보기 드문 조선시대 본래 건축양식으로 지어졌으며 운서정에서 한눈에 굽어보는 사선대 절경이 일품이다. 

운서정 주변의 덕천리 가침박달 군락은 생태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천연기념물이다. 이유는 가침박달나무가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야생 수목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침박달 군락을 사선대서 볼 수 있는 까닭은 관촌면 덕천리가 남방한계선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가침박달나무는 5월에 하얀색 꽃을 피우며 9월에 열매를 맺는다. 

2012년 개장한 임실치즈테마파크는 대한민국 치즈의 발상지인 임실을 만날 수 있는 체험형 테마 관광지다. 치즈캐슬, 치즈관, 테마관, 파크관, 홍보관, 치즈레스토랑, 치즈숙성실, 유가축장을 통해 6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임실치즈의 정수를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임실 청정원유로 만드는 임실N치즈 체험, 임실치즈를 듬뿍 넣어 만드는 쌀피자 체험이 인기다. 선택한 코스에 따라 30분~1시간 정도 소요되며 홈페이지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119안전체험관은 ‘안전’을 주제로 교육과 체험과 놀이를 결합한 전국 최대 규모의 종합 안전체험관이다. 신개념 에듀테인먼트 시설답게 재난종합체험동, 위기탈출체험동, 어린이안전마을, 전문응급처치교육장, 물놀이안전체험장, 생존수영교육장을 통해 화재, 지진, 태풍, 교통사고, 호우와 같은 자연재해와 각종 안전사고를 당했을 때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면 좋은지 연령대별 수준에 맞게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친절하게 알려준다. 

붕어섬생태공원

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이 내부 시설을 보강하고 지난달 1일 재개장했다. 옥정호는 1928년 섬진강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거대한 인공 호수다.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이면 맑고 넓은 호반 위로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기 위해 전국서 수많은 여행자가 찾아온다. 특히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붕어섬은 영락없이 붕어를 닮아 유명하다. 옥정호출렁다리는 요산공원서 붕어섬까지 이어주는 총 길이 420m, 폭 1.5m의 현수교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사선대국민관광지→임실치즈테마파크→전북특별자치도119안전체험관→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사선대국민관광지→전북특별자치도119안전체험관→필봉문화촌
-둘째 날 임실치즈테마파크→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국사봉전망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임실군 문화관광 www.imsil.go.kr/tour
-임실치즈테마파크 www.cheesepark.kr
-전북특별자치도119안전체험관 www.sobang.kr/safe119

문의 전화
-임실군청 관광치즈과 063)640-2341
-사선대국민관광지 063)640-2922
-임실치즈테마파크 063)643-9540(체험문의 063) 643-2300, 3400)
-전북특별자치도119안전체험관 063)290-5675, 5676
-붕어섬생태공원(옥정호출렁다리) 063)644-5000

대중교통
-버스 서울-임실, 서울남부버스터미널서 하루 15회 운행(06:00 ~17:45), 약 3시간30분 소요. 임실공용버스터미널 앞 정류장까지 도보 약 145m 이동, 임실-관촌·임실-관촌-운암·201번·202번·203번 농어촌버스 이용, 사선대 정류장 하차, 사선대국민관광지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서울남부버스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임실공용버스터미널 063)642-2114

-기차 용산역-임실역, 무궁화호 하루 5회(05:43~19:14) 운행, 약 4시간 소요 임실역 정류장까지 도보 약 100m 이동, 임실-관촌·임실-관촌-운암·201번·203번 농어촌버스 이용, 사선대 정류장 하차, 사선대국민관광지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논산천안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새만금포항고속도로지선(익산-완주)→순천완주고속도로→임실→사선대국민관광지

숙박 정보
-임실치즈펜션: 성수면 도인2길 50, 063)643-3900(운영팀 063) 643-3903), www.cheesepark.kr
-이랑한옥스테이: 덕치면 인덕로 1571-6, 010-3119-5300, http://instagram.com/erang_hanokstay
-필봉한옥스테이: 강진면 강운로 272, 063)643-1902, 2901, www.pilbong.co.kr

식당 정보
-사선대해물칼국수(해물칼국수·녹두해물전·검정콩국수): 관촌면 사선2길 46-10, 063)644-9070
-프로마쥬레스토랑(치즈돈까스·스페셜피자·치즈볶음밥): 성수면 도인2길 50, 063)643-3401, www.cheesepark.kr/page/301000.php 
-임실N치즈피자 전북임실점(불고기스테이크피자·발사믹피자·허니치킨피자): 임실읍 봉황로 183, 063)644-7272, www.imsilncheesepizza.com

주변 볼거리
임실치즈마을, 필봉문화촌, 오수의견공원, 국사봉전망대, 김용택시인생가, 섬진강자전거길, 구담마을, 섬진강댐물문화관, 성수산왕의숲국민여가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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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