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따라 강 따라 ②단양 선암골생태유람길

바위 따라 느릿느릿 봄과 발맞춤

선암골생태유람길은 단양 느림보유람길의 1구간으로, 선암계곡을 따라 걷는 14.8㎞의 산책코스다. 느림보유람길은 4개(선암골생태유람길, 방곡고개넘어길, 사인암숲소리길, 대강농촌풍경길, 총 42.4㎞)의 코스로 구성된 순환형 길인데, 이 가운데 1구간인 선암골생태유람길은 난이도가 쉬운 편이다. 자연휴양림과 펜션, 오토캠핑장 등 다채로운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춘 점도 장점이다. 

선암골생태유람길은 남한강의 지류인 단양천을 따라 화강암과 사암이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단양팔경으로 꼽히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이 차례로 등장한다. 신선이 이 세 곳 암반지대의 절경에 취해 노닐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명소들이다.

신선이 노닐던 곳

단양팔경의 다른 곳들이 기암괴석으로 각자의 모습을 자랑하지만, 사람들이 들어가서 온전히 앉아볼 곳은 이 세 곳뿐이다. 이 밖에도 소선암, 은선암, 특선암 등 길 따라 만나는 절경에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봄에는 새색시의 발그레한 뺨처럼 아름다운 진달래와 철쭉이 풍성한 데다, 출발 지점부터 길 양옆으로 벚나무가 펼쳐져 봄을 만끽하기에 충분하다.

출발점은 단성생활체육공원이다. 우회교를 지나 소선암오토캠핑장과 백두대간녹색테마체험장서 숲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코스 내내 흙길, 아스팔트, 임도길 등 다양한 길이 나타난다. 선암계곡은 다른 계곡과는 다르게 부대시설, 상업적인 시설이 거의 없어 깨끗한 대자연 속 트레킹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단성생활체육공원서 한 시간 반 정도(5.9㎞) 걸으면 삼선구곡의 첫 경승지, 하선암을 만난다. 조약돌 탑이 즐비한 하선암 계곡의 느릿한 물 흐름을 바라보는 여행자가 마냥 여유롭다. 너럭바위가 층암을 이루고, 그 위에 커다란 바위가 얹혀 있다.


이곳을 다녀간 문인들은 시를 읊으며 절경에 화답했다. 퇴계 이황은 단양 군수로 재임하면서 단양팔경을 선정했는데, 하선암을 두고 “속세를 떠난 듯한 신선이 노닐던 곳”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어진 숲속 오솔길을 한참 걷다 보면 단성면 가산리 마을이 나오는데, 이곳 쉼터에 화장실과 편의시설이 마련돼있다. 마을을 지나 다시 숲길로 이어진다. 상선암을 향해 오를수록 소나무와 기암절벽이 많아지는데, 절벽의 기암은 때론 붉고 때론 검은빛을 띠기도 한다. 

세차게 흐르는 물소리와 탁 트인 계곡이 나오면 중선암에 다다른 때다. 봄꽃에 한눈을 팔았는데, 바위 사이를 뚫고 흐르는 폭포 소리에 저절로 시선이 옮겨진다. 이 작은 폭포는 쌍룡이 승천했다 해서 ‘쌍룡폭’이라고 부른다. 중선암에 앉아보려면 출렁다리를 건너 도락산장 매점 뒤편으로 걸어 들어가면 된다.

깨끗한 대자연 속에서의 트레킹

옥렴대(玉簾臺)라 부르는 바위에 새겨진 글씨를 들여다보니 ‘사군강산(四郡江山) 삼선수석(三仙水石)’이라 써 있다. 사군(四郡)은 조선 시대 단양, 영춘, 제천, 청풍 4개의 군으로, 이 가운데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의 물과 돌이 가장 아름답다는 뜻이다. 

중선암서 약 1㎞ 남짓 걸으면 단양의 명산 도락산과 월악산국립공원 단양분소가 나온다. 국립공원 정보도 얻고 잠시 쉬어갈 장소로 제격이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깨달음을 얻는 데는 나름대로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반드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지은 도락산 등산코스도 여기서 시작한다.

단양분소 주차장을 가로질러 지난 3월 단장을 마친 상선암숲쉼터를 지나면 삼선구곡의 마지막 경승지인 상선암에 다다른다. 옛 선인들은 상선암을 두고 학처럼 맑고 깨끗한 사람이 유람하기에 좋은 장소라고 노래하기도 했다. 


상선암출렁다리를 건너 상선암교를 지나 약 1.3㎞를 걸으면 특선암이 위용을 자랑한다. 수직으로 벽을 이룬 기암절벽이 마치 호위무사 같다. 선암골생태유람길은 벌천삼거리서 끝나고, 2구간인 고개넘어길로 이어진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발점으로 돌아오면 수몰의 아픔을 간직한 단성면을 만난다.

옛 단양의 군청 소재지이자 최대 번화가였던 단성면 일대는 댐의 건설로 마을의 90%가 수몰돼 주민 대부분이 삶의 터전을 잃고 고향을 떠났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을 펼쳐 ‘단성벽화마을’로 단장해 알록달록 옷을 입었으니 함께 둘러봐도 좋다.

단양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만천하스카이워크에 오르면 단양 읍내, 남한강, 소백산, 금수산, 월악산까지 눈에 넣을 수 있다. 해발 320m의 만학천봉 산꼭대기까지 셔틀버스로 이동한 뒤, 말발굽처럼 생긴 시설물을 빙글빙글 걸어 오르면 한눈에 단양 풍광이 들어온다. 짚와이어와 알파인코스터, 만천하슬라이드 등 레포츠도 함께 즐겨보자. 

단양의 다누리아쿠아리움은 국내외 민물고기 234종, 총 2만3000여마리를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민물고기생태관이다. 높이 8m, 수량 650t 규모에 달하는 대형수족관과 도담삼봉, 선암계곡, 석문 등 단양의 비경을 수조의 배경으로 꾸민 것도 인상적이다.

천연기념물인 수달의 재롱도 보고, ‘남한강의 귀족’으로 불리는 황쏘가리, 행운을 불러온다는 중국의 보호 어종 홍룡, 아마존의 거대어 피라루크 등 희귀한 민물고기를 만날 수 있다. 

고수동굴

고수대교를 지나면 바로 고수동굴(천연기념물)이 나온다. 4억5000만년 전에 만들어진 이 동굴은 총 길이가 1395m로, 고수동굴의 수호신인 사자바위를 비롯해 만물상, 독수리상, 용바위 등 기묘한 종유석이 감탄을 자아낸다. ‘천년의 사랑’이라고 불리는 종유석과 석순은 곧 닿을 듯하지만 둘이 만나려면 최소 천년이 걸린단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단성면벽화마을 → 선암골생태유람길(하선암, 중선암, 상선암) → 월악산국립공원단양분소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단성면벽화마을 → 선암골생태유람길 → 월악산국립공원단양분소 →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둘째 날 만천하스카이워크 → 단양구경시장 → 다누리아쿠아리움 →고수동굴

관련 웹 사이트 주소
-단양군 문화관광 www.danyang.go.kr/tour
-만천하스카이워크 www.dytc.or.kr/mancheonha/89
-다누리아쿠아리움 www.danyang.go.kr/aquarium/1383
-고수동굴 www.gosucave.co.kr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https://www.danyang.go.kr/su yanggae/1385

문의 전화
-단양군청 관광기획팀 043)420-2903
-만천하스카이워크 043)421-0014~5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043)423-8502
-월악산국립공원단양분소 043)422-5062
-다누리아쿠아리움 043)423-4235
-고수동굴 043)422-3072

대중교통
-버스 서울-단양,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9회(07:00∼18:0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다누리센터앞정류장서 531, 405, 801, 416, 403, 412번 버스 승차, 하방정류장 하차. 약 30분 소요. 300m 도보 이동, 선암골생태유람길 시작표지판서 출발.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단양시외버스공영터미널 043)421-8801

-기차 청량리역-단양역, KTX·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12회(05:38~20:32) 운행, 1시간20분~2시간10분 소요 단양역정류장서 415, 531번 버스 승차, 하방정류장 하차. 약 20분 소요. 300m 도보 이동, 선암골생태유람길 시작표지판서 출발.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북단양 IC 단양 방면 우회전→평동사거리 산업단지 방면 우회전→각시봉터널 진입→우덕사거리 단양 방면 좌회전→우덕삼거리 단양 방면 우회전→단양삼거리 영주, 단양IC 방면 지하차도→북하삼거리 문경, 충주방면 우회전→단성생활체육공원

숙박 정보
-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단촌서원고택: 단성면 북상하리길, 010-7230-5415, hanokpension.modoo.at
-대명리조트단양: 단양읍 삼봉로, 1588-4888, https://www.sonohotelsresorts.com/dy/
-단양관광호텔: 단양읍 삼봉로, 043)423-7070, www.danyanghotel.com
-소선암자연휴양림: 단성면 대잠2길, 043)422-7839, https://www.foresttrip.go.kr/indvz/main.do?hmpgId=ID02030041

식당 정보
-부엉이식당(백반): 단양읍 중앙2로, 043)421-7188
-박쏘가리(쏘가리매운탕): 단양읍 수변로, 043)421-8825
-서울식당(수제떡갈비): 단양읍 고수동굴길, 043)422-2808
-경주식당(올갱이해장국): 단양읍 도전6길, 043)421-0504


주변 볼거리
단양강 잔도, 도담삼봉, 사인암, 온달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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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