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

아주 특별한 판다와 너무 아쉬운 작별식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37년 차 베테랑 사육사가 돌보던 판다 곰과 헤어졌다.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의 이야기다. 국내 최초 판다 자연분만 번식에 성공한 강철원 사육사는 1354일 동안 푸바오와 특별한 궁합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관심을 받았다. 게다가 모친상을 당하고도 푸바오의 중국행에 동행하며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강철원 사육사가 마지막까지 책임감을 보였다. 그는 모친상 중에도 푸바오의 중국행에 동행했다.

지난 2020년 7월20일 에버랜드서 태어난 첫 번째 자이언트 판다가 1354일 만에 중국으로 떠났다. 푸바오는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한국에 보내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사이서 2020년 7월20일, 에버랜드서 태어났다. 푸바오는 국내 첫 자연번식 출생 판다로, ‘용인 푸씨’ ‘푸공주’ ‘푸뚠뚠’ 등으로 불리며 국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국내 태어난 
첫 번째 판다

에버랜드는 푸바오 팬들을 위해 지난 3일 오전 10시40분부터 20분간 판다월드서 장미원까지 푸바오 배웅 행사를 열었다. 푸바오의 마지막 길을 보기 위해 6000여명의 인파가 아침부터 몰렸다.

판다월드서부터 출발한 트럭이 에버랜드 장미원 분수대 앞에서 멈춰 섰다. 이날 강 사육사와 송영관 사육사가 판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강 사육사는 “새로운 판생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푸바오를 지금까지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고, 푸바오를 영원히 기억해달라”고 말했다. 송영관 사육사는 “팬들의 사랑 덕분에 푸바오가 잘 성장했다. 푸바오와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1354일간 함께해 주셔서 고맙다”고 소회를 전했다.

푸바오 팬들은 사육사에게 “그동안 잘 길러주셔서 감사하다”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사육사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를 향해 편지를 낭독하기도 했다. 강 사육사는 편지를 통해 “푸바오, 검역을 받는 중에 번식기까지 잘 견뎌낸 네가 정말 고맙고 대견하다. 이제 푸바오는 어른 판다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모든 과정을 다 해냈구나. 떠나기 전 모든 과정을 이뤄낸 푸바오가 할부지는 대견스럽단다”고 말했다.

행사를 마친 강 사육사는 푸바오와 함께 트럭에 탑승한 채 인천국제공항으로 떠났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가기 전날 갑작스레 모친상을 당했지만,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에버랜드 한 관계자는 “푸바오와 이별을 하루 앞두고 전해진 갑작스러운 소식에 강 사육사도 상심이 매우 큰 상태”라며 “강 사육사에게 모친의 장례를 치르라고 권고했으나 강 사육사가 ‘돌아가신 어머님도 푸바오를 잘 보내주길 원하실 것’이라는 가족들의 격려를 듣고 계획대로 일정을 진행하기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한중국대사도 강 사육사의 모친상에 애도를 표하며 깊은 감사와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는 푸바오 환송행사에서 “강 사육사가 오랜 기간 한국에 온 판다 가족에 사랑과 세심한 배려로 한중 우의를 보여줬다”며 “이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한 날(모친상)임에도 사육사가 푸바오가 중국으로 동행하기로한 데 대해 깊이 감동했다”며 “주한중국대사관을 대표해 숭고한 경의를 표하고 가족에게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37년 차 베테랑 수의사
국내 첫 맹수 인공 포육

강 사육사는 1969년 7월18일 전라북도 순창군 복흥면 산정리서 태어났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동물을 좋아했다. 강 사육사의 아버지가 토끼를 잡아 오자 몰래 풀어주기도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강 사육사는 농업고등학교 축산과를 졸업하고 자연농원(현 에버랜드)에 재직 중이던 선배의 취업설명회를 들은 것을 계기로 1988년 1월 공채에 합격했다. 입사 초기엔 쥐, 고슴도치와 같은 소동물을 담당하며 사육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당시 인도표범이 수많은 관람객이 보는 앞에서 새끼를 낳았다가 스트레스로 인해 새끼를 포기했다. 강 사육사는 담당 동물도 아니었지만 살아 있는 동물을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인공 포육을 자원했다,

하지만 당시 맹수 인공 포육은 대부분 40일을 넘지 못하고 장염으로 폐사하는 등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강 사육사는 당시에는 인공 포육에 관한 자료가 없어 외국 원서를 찾아보고, 입대 이틀 전까지 밤낮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동물원을 오가며 하루 8번, 3시간 간격으로 수유시켜 국내 최초로 맹수 인공 포육을 성공시켰다.

이후 말, 낙타 등을 돌보다 1990년대 들어 맹수 사육을 맡기 시작했으며 1994년에는 사파리서 곰을 담당한다는 이유로 한중수교 2주년 기념으로 도입된 판다 밍밍과 리리를 맡으면서 판다와의 인연을 시작했다. 당시 사파리 근무 중이었는데 사파리 일이 너무 재미있고 본인의 적성에 딱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단칼에 부서 이동을 고사했으나 다음 날 근무지가 바뀌어 있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중국과 한국이나 둘 다 동물 사육이나 판다 연구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어 문제가 많았다. 

당시 한국서 사육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동물 밥 주고 똥 치워주는 사람’의 이미지가 강했고, 중국은 대약진운동 및 문화대혁명이 불러온 빈곤 때문에, 판다 자체는 보호받았으나 번식 및 습성 연구는 거의 되지 않았다. 198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연구가 시작됐으나, 중국서도 사육사는 밥 주고 똥 치우는 것 외에는 별로 할 일이 없었다. 

1354일간
함께하다

그런 이유로 당시 중국이나 한국서 판다 사육사라고 해봐야 비슷한 종류의 동물(주로 곰)을 오래 다뤄본 이들을 차출해 급하게 판다의 습성, 생태계 같은 간단한 노하우를 연수시킨 후 배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판다들을 위해 열어준 파티의 상차림이 백설기, 생크림 케이크 같은 사람이 먹는 음식들이라 화난 판다가 밥상 뒤집기를 시전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판다 종주국인 중국도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성별도 구분하지 못해 한국에는 암컷 판다로 한 쌍을, 소련에는 수컷 판다로 한 쌍을 보내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해 동물원을 찾는 이들이 줄어들면서 국가 경제 자체가 벼랑 끝에 몰린 마당에 외국에 거액의 판다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냐는 범국민적 여론이 조성됐고, 설상가상으로 에버랜드를 운영하는 삼성그룹도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1998년 판다 밍밍과 리리를 중국에 다시 반환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도 강 사육사 본인이 직접 판다 밍밍과 리리를 김포공항으로 배웅했다.

이후 본래 담당 부서인 맹수 종류로 돌아가 1997년에는 국내 최초로 백호 번식을 성공시켰고, 2005년 몽키밸리(현 알버트 스페이스 센터)로 이임해 1년10개월간 오픈 준비를 맡아 2007년 몽키밸리를 오픈시켰다. 2009년에는 오랑우탄을 번식시키는 등 국내 번식이 어려웠던 동물들을 연달아 번식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2017년에는 어미에게 버림받은 황금머리사자타마린 찬이의 인공 포육과 재활을 성공시키며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그러던 중 강 사육사가 다시 판다를 담당하게 됐다. 지난 2014년 중국 시진핑 주석이 방한했을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회담서 판다 재도입이 논의되면서다.

강 사육사는 논의 당시 판다 사육 경험이 있는 본인이 담당자가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고 제의가 왔을 때 몽키밸리에서 함께 일했던 송 사육사, 이세현 사육사를 합류시키는 조건으로 판다월드를 맡기로 했다.

그는 판다 재도입 이전인 2016년 1월13일부터 3월3일까지 2개월간 중국 쓰촨성 두장옌 판다 기지에 머무르며 연수를 받았다. 연수 당시 자신이 담당했던 리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갔더니 늙은 판다 한 마리가 구부정하게 앉아 있었다고 한다.


대나무 찾아
매일 출장길

강 사육사가 자연농원 시절에 불렀던 것처럼 “리리~ 리리~” 하고 부르자 갑자기 돌아보며 뚜벅뚜벅 걸어와 쳐다보며 아는 체를 해줬다고 한다. 이때 동행한 중국 당국 관계자들이 “리리가 평소에는 저렇지 않으며 당신은 판다 아버지로 불릴 자격이 있다”고 치켜세우며 ‘슝마오빠바(판다 아빠)’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것이 판다 할아버지로 불린 시초인 셈이다.

강 사육사는 판다와의 벽을 허물기 위해 판다 우리 옆에 야전침대를 놓고 자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지난 2019년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중국 연수 당시 두 달간 교감을 위한 시간을 가졌는데 러바오는 철이 없어 보이는 만큼 쉽게 친해졌지만 아이바오는 낯선 사람을 두려워해 친해지는 데 2~3주 걸렸다”고 말했다.

강 사육사는 식성이 예민한 판다들을 위해 매일 경상남도 하동군서 당일 채취한 대나무를 가지러 매일 출장을 다니기도 했다.

그는 “동물원의 사육사로 있으면서 꼭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서 “판다를 번식시켜서 국내 최초로 아기 판다를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꿈이다. 올해에는 아기를 만들어보려고 애쓰고 있다. 판다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게 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판다의 임신과 출산은 1년에 약 3~4일밖에 되지 않는 짧은 가임기 탓에 시도 자체가 어려운 데다가,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판다의 기질 탓에 번식기에 잠깐 만나 짝짓기에 성공할 확률 역시 매우 낮은 편이다. 강 사육사도 2018년부터 판다 번식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한번은 러바오가 갑자기 성호르몬이 급상승하면서 아이바오와 짝짓기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 아이바오가 외출한 사이에 러바오를 아이바오 사육장에 들여보냈고 러바오의 체취를 남겼다. 그러나 아이바오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된 것인지 들어오자마자 다른 판다가 들어왔다는 사실에 마구 화를 내기도 했다.

중국서도 판다 아빠로 인정
모친상에도 귀환 동행 감동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관람객이 줄자 아이바오와 러바오 모두 스트레스가 해소됐는지 합사 후 임신에 성공했다. 

2020년에는 국내 최초로 판다의 자연분만 번식에 성공하며 푸바오를 얻었다. 당시 강 사육사는 “한국에서는 판다 번식에 대한 경험이 없었다”며 “처음 겪는 과정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통상 판다가 출산하면 중국서 판다 전문가를 파견한다. 그러나 당시엔 코로나로 국제이동이 막혀 중국 전문가 1명만 국내로 파견됐고, 나머지는 CCTV를 통해 아이바오의 출산을 지켜봤다. 

대중은 푸바오와 사육사들의 교감을 3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영상으로 지켜봤다. 그리고 강철원, 송영관 사육사를 각각 ‘강바오·할부지’ ‘송바오·작은 할부지’로 부르고 있다. 마치 사육사들이 ‘진짜’ 판다 가족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별명이다.

게다가 이들은 지난해 7월7일 암컷 판다 쌍둥이를 다시 자연분만 번식으로 얻으며 판다 할아버지라는 타이틀을 더욱 견고히 했다.

판다 외교는 1972년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깜짝 중국 방문을 계기로 중국 정부가 미국에 판다 2마리를 선물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판다는 ‘죽의 장막(Bamboo curtain)’으로 불리던 중국의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중국은 판다를 자원확보와 무역을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했다. 우라늄 공급계약체결 후 캐나다·프랑스·호주에 판다를 보냈고, 싱가포르·태국·말레이시아에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보답으로 판다를 선물했다.

해외로 임대된 판다들은 ‘어느 대사보다 유능한 외교관’으로 불리며 교류와 우호의 상징이 됐다. 문제는 각국서 사랑받던 판다들이 푸바오처럼 4세가 되기 전에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미국서 태어난 판다는 반환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까지 발의됐을 정도로 비판 여론이 거셌다.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판다를 다시 보내기로 결정하는 등 판다 외교 재개에 나섰지만, 세계 곳곳 동물원서 ‘눈물의 작별식’이 이어진다면 판다 외교의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3일 늦은 오후 중국 청두국제공항에 도착한 푸바오는 케이지 가림막 없이 소음과 카메라 플래시에 노출돼 긴장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거기서도
행복하렴”

한 관계자가 장갑을 끼지 않은 손으로 푸바오를 찌르는 모습과 푸바오가 낯선 손길에 움츠러드는 모습도 고스란히 온라인으로 생중계되면서 누리꾼들은 ‘저럴 줄 알았다’ ‘다시 한국으로 보내달라’며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연구센터 측은 “이들은 센터의 전문 수의사들로 손가락 터치는 푸바오의 컨디션 확인을 위해 필수적인 검사였다”면서 “푸바오는 안전하고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함께 중국에 간 강사육사도 “푸바오가 조금 긴장해서 예민했지만 이건 정상”이라면서 “중국 사육사들이 사육 방법을 잘 알고 높은 기술을 가졌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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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