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유튜버 감은 ‘코인 게이트’ 추적

“나도 피해자” 얼굴마담으로 쓰였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들과 연예인들이 ‘코인 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유명인들은 연이은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업체 역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언급하면서 수사에 착수한 금융위원회와 경찰의 수사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장사의신’ 은현종의 논란 중 하나였던 이른바 ‘스캠 코인(사기 가상화폐)’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위너즈 코인 이사진에 유명 유튜버와 스포츠인들이 등록돼있으며 대표와의 친분이 드러난 사진이 퍼지면서다. 논란에 연루된 인물들은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위너즈는 자체의 토큰 경제와 자체의 MMA 리그, 스포츠센터, 그리고 다양한 스포츠 서비스를 보유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스포츠 플랫폼 회사다. 

투자 유치
과정 보니…

해당 업체가 발행한 ‘위너즈 코인’이 불법도박 사업 및 유사수신, 다단계사기라는 투자자 주장이 나오면서 스캠 코인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유명인들을 앞세워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이 스캠 코인이라는 점이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당국서도 위너즈 코인의 스캠 코인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위너즈 코인과 관련한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돼 금융위원회서 경찰청으로 사건이 이송됐고 수사 중이다.


통상 스캠 코인 발행 일당은 투자자들에게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내세워 신뢰감을 느끼게 만들고 단기간에 고소득을 낼 수 있다고 꼬드겨 투자금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다.

구체적인 범행 수법은 이렇다. 우선 일당은 차명으로 사업체를 설립하고 스캠 코인을 발행한 뒤 이를 거래소에 상장시킨다. 이후 사업체와 관련된 허위 과장·공시를 유포하고 코인 가격을 급격하게 올린다. 가격이 고점에 이르면 이를 매도해 소위 ‘물량털기’식으로 수익을 편취한다.

여기서 스캠 코인을 발행하는 일당은 유명인을 동원해 투자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연예인이나 인기 스포츠 스타, 유튜버 등을 전면에 내세워 광고하면서 피해자들의 경계를 느슨하게 하는 방식이다.

일부 코인은 특정 기업 명칭을 갖다 붙여 마치 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관련된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위너즈 코인에 스캠 의혹이 일자 이사로 등재된 유명인이 주목받았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 ‘장사의신’ 은현장이 관련 스캠 코인(위너즈 코인)에 연관됐다고 주장하자 해당 코인 이사로 등재된 유튜버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인기 유튜버인 오킹은 위너즈 코인 이사 등재에 관한 논란이 거세지자 한 차례 스캠 코인과는 일절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명인 대거 연루 스캠 코인사건?
불법도박·유사수신·다단계 주장


그는 지난 5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인을 통해서 유튜브 컨설턴트 관련 조언이 필요하다며 위너즈와 접촉이 됐고 처음 알기로는 스포츠 플랫폼에 대한 컨설턴트라고 생각해 인연을 이어갔다”며 “(위너즈가)저한테 코인 관련한 어떤 부탁도 한 적이 없고 저는 그냥 유튜브 콘텐츠만 잘 만들자 이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로 올라와 있는 것이 (코인) 홍보 수단으로 보여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인이나 스캠에 대한 지식도 없고 현재 소유하고 있는 코인도 지분도 없다”며 “코인에 투자한 적도 없고 유튜브 출연료로 500만원을 받은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킹이 평소에도 해당 업체 관계자들과 골프를 치거나 친목 활동을 하는 사진이 드러나면서 누리꾼들은 그의 해명을 믿지 않았다. 

오킹은 며칠 뒤 해당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했다”고 고백했다. 오킹은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사과 영상서 “위너즈와 저 사이에 출연료 500만원 외에 아무런 금전적 관계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거짓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위너즈에 투자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투자 철회 의사를 전달해놨다. 여러분께 이 부분에 대해서 더 명백히 밝히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현재는 투자를 철회한 것과 더불어 위너즈와 함께했던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했으며 앞으로도 위너즈와 협업할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오킹은 “제가 투자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사유는 저와 함께 일하는 위너즈의 동료들이 하나같이 저에게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며 “그 사람들이 회사 투자를 제안했을 때 저는 선뜻 제가 가진 여유 자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금·경 동시 
수사 들어가

또 “제가 본 위너즈는 분명 체육시설도 운영하고, 강남에 사옥도 있고, 콘텐츠 제작진도 갖춘 유형의 자산을 많이 가진 회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의 실체가 있는 기업서 암호화폐를 접목시키는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있는가보다 정도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들이 저에게 베푼 호의와 따뜻함을 회사의 투자 가치와 연결한 것은 현명하지 못한 생각이었고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와 함께 오킹은 “저는 코인 사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팀 이사로 등재됐지만 현재는 제가 직접 이사직 사임을 요청했으며 수리됐다”며 “만약 제가 위너즈와 계속 함께하게 된다면 제가 알지도 못하는 암호화폐 사업도 함께 믿어달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고 이 메시지는 많은 사람에게 제 의도와는 다른 부적절한 투자를 부추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가 위너즈서 진행한 투자에 대해 전부 철회 의사를 밝혔고, 더 이상 위너즈 콘텐츠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에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스캠 코인 의혹에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유명인은 오킹뿐만이 아니다. ‘별놈들’의 나선욱, ‘숏박스’의 조진세, 김원훈,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 개그맨 한민관, 슈퍼주니어 최시원 등도 관련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들은 모두 줄줄이 해명문을 내놨다.


최 전 대표와 술자리를 가진 사진으로 의혹에 휩싸인 나씨는 지난 10일, 유튜브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우선 각종 언론을 통해 알려진 위너즈 관련 내용으로 인해 구독자 여러분께 심려와 우려를 끼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모르고 
동원됐나

나씨는 “언론에 알려진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공개된 사진 역시 해당 모임에 있던 크리에이터 분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생일과 송년회에 한 번씩 초대받아 참석했던 자리다. 두 번의 모임 모두 짧은 식사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위너즈와는 그 어떠한 관계도 없으며, 코인 투자 또한 단 한 번도 진행한 적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적었다.

‘숏박스’ 측은 지난 11일 “금일 채널 댓글을 통해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저희는 위너즈 관련 논란으로 언급된 최 전 대표 및 기타 관련자와 어떠한 사업적, 금전적 논의 및 거래가 없었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공지했다. 이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최 전 대표와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한 시간 내외의 짧은 만남을 두 차례 가졌다”며 “이는 각각 1년 전, 그리고 2023년 5월경이었다. 저희로서도 부담스러운 자리였기에 두 번 모두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자리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업체가 위너즈 코인 이전에 발행한 골든골(GDG) 코인과 연루됐다는 주장이 일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위너즈 코인 바로 전에 있었던 게 ‘GDG 코인’이다. GDG 코인의 홍보모델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이 전 국가대표”라고 주장하면서다.


‘가세연’은 업체가 GDG 코인을 홍보하는 과정서 이 전 국가대표의 유명세를 활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천수가 업체 관계자들과 노래방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이천수는 “2021년 4월 당시 지인으로부터 축구선수 출신이라는 후배를 소개받았다. 그 이후에 몇 차례 미팅을 통해 GDG 회사에 대한 소개를 들었고 이 회사의 사업 방향은 축구 유소년 대회 개최 등을 NFT와 결합해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설명 들었다”고 해명했다.

하나 같이 “억울하다” 반박
과거 GDG·청년 코인도 논란

이어 “GDG서 ‘이천수 축구화를 NFT 상품으로 발행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경매하거나 사고파는 것이 아닌 이벤트성으로 추첨을 통해 지급되는 것이라고 해 그 이벤트에 한해서만 초상권을 쓸 수 있게 해줬다. 실제로 추첨을 통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GDG가 이천수를 앞세워 홍보를 이어가자 이후 비즈니스 협력을 끊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협의되지 않은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한 GDG 회사에 저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다 내려달라고 항의했다”며 “GDG 쪽에서는 이 문제를 받아들이고서 모든 게시물을 내린 후 그 회사와 어떤 비즈니스 협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 GDG 로고를 후원 명단에 담았던 개그맨 한민관도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골든골 유소년 축구재단(GDG) 관련으로는 2021년 봄쯤 레이싱 후원 관련으로 사회인 야구단 동생에게서 소개받았고, 그 자리서 최 전 대표와의의 만남이 있었다”며 “저는 레이싱팀을 위해 현금 후원을 제안했지만, 현금 후원은 안 되고 코인으로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후원 금액만큼 코인을 줬고 아직도 갖고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서도 코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상장은 안 됐고 코인은 쓸모가 없어졌다. 후원을 받는 조건으로 스티커 부착 및 영상에 로고를 넣었지만 대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최 전 대표가 과거에 진행했던 한국청년위원회 ‘청년 코인’ 홍보대사로 의혹에 연루된 최시원은 “한국청년위원회 청년페이 논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홍보대사에 위촉된 사실도 없다”며 “한국청년위원회 주관 시상식서 표창을 수여한 적은 있으나 이는 청년들에게 귀감이 돼달라는 수상 취지에 따른 것일 뿐 현 논란과 무관하다”고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위너즈도 최근 불거진 각종 코인 의혹 보도에 언급되면서 이에 대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위너즈는 “항간에 떠도는 한민관, 나선욱, 숏박스, 이천수 등의 유명인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그들 개인 간의 친분과 함께 한 사진에 위너즈가 허위 사실로 엮이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허위 사실
강력 대응”

특히 “인기 유튜버 오킹이 위너즈에 투자한 사실을 적기에 밝히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위너즈는 사전에 이 사실을 공표하도록 전달했고 지금은 모든 사실관계가 제대로 정리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유튜버들이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해당 유튜버 및 악성 댓글 게시자, 2차 전달자 등에게는 선처나 어떠한 합의 없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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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