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유튜버 감은 ‘코인 게이트’ 추적

“나도 피해자” 얼굴마담으로 쓰였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수백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들과 연예인들이 ‘코인 사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유명인들은 연이은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업체 역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언급하면서 수사에 착수한 금융위원회와 경찰의 수사 결과에도 관심이 모인다.

‘장사의신’ 은현종의 논란 중 하나였던 이른바 ‘스캠 코인(사기 가상화폐)’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위너즈 코인 이사진에 유명 유튜버와 스포츠인들이 등록돼있으며 대표와의 친분이 드러난 사진이 퍼지면서다. 논란에 연루된 인물들은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위너즈는 자체의 토큰 경제와 자체의 MMA 리그, 스포츠센터, 그리고 다양한 스포츠 서비스를 보유하고 서비스하고 있는 스포츠 플랫폼 회사다. 

투자 유치
과정 보니…

해당 업체가 발행한 ‘위너즈 코인’이 불법도박 사업 및 유사수신, 다단계사기라는 투자자 주장이 나오면서 스캠 코인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유명인들을 앞세워 투자를 유치했다는 점이 스캠 코인이라는 점이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당국서도 위너즈 코인의 스캠 코인 의혹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위너즈 코인과 관련한 국민신문고 민원이 접수돼 금융위원회서 경찰청으로 사건이 이송됐고 수사 중이다.


통상 스캠 코인 발행 일당은 투자자들에게 연예인과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내세워 신뢰감을 느끼게 만들고 단기간에 고소득을 낼 수 있다고 꼬드겨 투자금을 편취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다.

구체적인 범행 수법은 이렇다. 우선 일당은 차명으로 사업체를 설립하고 스캠 코인을 발행한 뒤 이를 거래소에 상장시킨다. 이후 사업체와 관련된 허위 과장·공시를 유포하고 코인 가격을 급격하게 올린다. 가격이 고점에 이르면 이를 매도해 소위 ‘물량털기’식으로 수익을 편취한다.

여기서 스캠 코인을 발행하는 일당은 유명인을 동원해 투자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연예인이나 인기 스포츠 스타, 유튜버 등을 전면에 내세워 광고하면서 피해자들의 경계를 느슨하게 하는 방식이다.

일부 코인은 특정 기업 명칭을 갖다 붙여 마치 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거나 관련된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위너즈 코인에 스캠 의혹이 일자 이사로 등재된 유명인이 주목받았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가 ‘장사의신’ 은현장이 관련 스캠 코인(위너즈 코인)에 연관됐다고 주장하자 해당 코인 이사로 등재된 유튜버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인기 유튜버인 오킹은 위너즈 코인 이사 등재에 관한 논란이 거세지자 한 차례 스캠 코인과는 일절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명인 대거 연루 스캠 코인사건?
불법도박·유사수신·다단계 주장


그는 지난 5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지인을 통해서 유튜브 컨설턴트 관련 조언이 필요하다며 위너즈와 접촉이 됐고 처음 알기로는 스포츠 플랫폼에 대한 컨설턴트라고 생각해 인연을 이어갔다”며 “(위너즈가)저한테 코인 관련한 어떤 부탁도 한 적이 없고 저는 그냥 유튜브 콘텐츠만 잘 만들자 이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로 올라와 있는 것이 (코인) 홍보 수단으로 보여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인이나 스캠에 대한 지식도 없고 현재 소유하고 있는 코인도 지분도 없다”며 “코인에 투자한 적도 없고 유튜브 출연료로 500만원을 받은 게 전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킹이 평소에도 해당 업체 관계자들과 골프를 치거나 친목 활동을 하는 사진이 드러나면서 누리꾼들은 그의 해명을 믿지 않았다. 

오킹은 며칠 뒤 해당 의혹과 관련해 “거짓말했다”고 고백했다. 오킹은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사과 영상서 “위너즈와 저 사이에 출연료 500만원 외에 아무런 금전적 관계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거짓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위너즈에 투자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투자 철회 의사를 전달해놨다. 여러분께 이 부분에 대해서 더 명백히 밝히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며 “현재는 투자를 철회한 것과 더불어 위너즈와 함께했던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했으며 앞으로도 위너즈와 협업할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오킹은 “제가 투자를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사유는 저와 함께 일하는 위너즈의 동료들이 하나같이 저에게 좋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라며 “그 사람들이 회사 투자를 제안했을 때 저는 선뜻 제가 가진 여유 자금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금·경 동시 
수사 들어가

또 “제가 본 위너즈는 분명 체육시설도 운영하고, 강남에 사옥도 있고, 콘텐츠 제작진도 갖춘 유형의 자산을 많이 가진 회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의 실체가 있는 기업서 암호화폐를 접목시키는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 있는가보다 정도로 생각했다”며 “하지만 그들이 저에게 베푼 호의와 따뜻함을 회사의 투자 가치와 연결한 것은 현명하지 못한 생각이었고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와 함께 오킹은 “저는 코인 사업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팀 이사로 등재됐지만 현재는 제가 직접 이사직 사임을 요청했으며 수리됐다”며 “만약 제가 위너즈와 계속 함께하게 된다면 제가 알지도 못하는 암호화폐 사업도 함께 믿어달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고 이 메시지는 많은 사람에게 제 의도와는 다른 부적절한 투자를 부추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가 위너즈서 진행한 투자에 대해 전부 철회 의사를 밝혔고, 더 이상 위너즈 콘텐츠 사업을 포함한 모든 사업에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스캠 코인 의혹에 연루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유명인은 오킹뿐만이 아니다. ‘별놈들’의 나선욱, ‘숏박스’의 조진세, 김원훈,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 개그맨 한민관, 슈퍼주니어 최시원 등도 관련 의혹이 제기됐으며 이들은 모두 줄줄이 해명문을 내놨다.


최 전 대표와 술자리를 가진 사진으로 의혹에 휩싸인 나씨는 지난 10일, 유튜브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우선 각종 언론을 통해 알려진 위너즈 관련 내용으로 인해 구독자 여러분께 심려와 우려를 끼친 것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모르고 
동원됐나

나씨는 “언론에 알려진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며, 공개된 사진 역시 해당 모임에 있던 크리에이터 분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생일과 송년회에 한 번씩 초대받아 참석했던 자리다. 두 번의 모임 모두 짧은 식사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위너즈와는 그 어떠한 관계도 없으며, 코인 투자 또한 단 한 번도 진행한 적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적었다.

‘숏박스’ 측은 지난 11일 “금일 채널 댓글을 통해 말씀드렸던 것과 같이 저희는 위너즈 관련 논란으로 언급된 최 전 대표 및 기타 관련자와 어떠한 사업적, 금전적 논의 및 거래가 없었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공지했다. 이어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최 전 대표와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돼 한 시간 내외의 짧은 만남을 두 차례 가졌다”며 “이는 각각 1년 전, 그리고 2023년 5월경이었다. 저희로서도 부담스러운 자리였기에 두 번 모두 한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자리서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천수는 업체가 위너즈 코인 이전에 발행한 골든골(GDG) 코인과 연루됐다는 주장이 일었다.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위너즈 코인 바로 전에 있었던 게 ‘GDG 코인’이다. GDG 코인의 홍보모델은 누구였을까요? 바로 이 전 국가대표”라고 주장하면서다.


‘가세연’은 업체가 GDG 코인을 홍보하는 과정서 이 전 국가대표의 유명세를 활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천수가 업체 관계자들과 노래방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이천수는 “2021년 4월 당시 지인으로부터 축구선수 출신이라는 후배를 소개받았다. 그 이후에 몇 차례 미팅을 통해 GDG 회사에 대한 소개를 들었고 이 회사의 사업 방향은 축구 유소년 대회 개최 등을 NFT와 결합해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설명 들었다”고 해명했다.

하나 같이 “억울하다” 반박
과거 GDG·청년 코인도 논란

이어 “GDG서 ‘이천수 축구화를 NFT 상품으로 발행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경매하거나 사고파는 것이 아닌 이벤트성으로 추첨을 통해 지급되는 것이라고 해 그 이벤트에 한해서만 초상권을 쓸 수 있게 해줬다. 실제로 추첨을 통해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GDG가 이천수를 앞세워 홍보를 이어가자 이후 비즈니스 협력을 끊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협의되지 않은 내용을 무단으로 사용한 GDG 회사에 저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다 내려달라고 항의했다”며 “GDG 쪽에서는 이 문제를 받아들이고서 모든 게시물을 내린 후 그 회사와 어떤 비즈니스 협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 GDG 로고를 후원 명단에 담았던 개그맨 한민관도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골든골 유소년 축구재단(GDG) 관련으로는 2021년 봄쯤 레이싱 후원 관련으로 사회인 야구단 동생에게서 소개받았고, 그 자리서 최 전 대표와의의 만남이 있었다”며 “저는 레이싱팀을 위해 현금 후원을 제안했지만, 현금 후원은 안 되고 코인으로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후원 금액만큼 코인을 줬고 아직도 갖고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서도 코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상장은 안 됐고 코인은 쓸모가 없어졌다. 후원을 받는 조건으로 스티커 부착 및 영상에 로고를 넣었지만 대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최 전 대표가 과거에 진행했던 한국청년위원회 ‘청년 코인’ 홍보대사로 의혹에 연루된 최시원은 “한국청년위원회 청년페이 논란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홍보대사에 위촉된 사실도 없다”며 “한국청년위원회 주관 시상식서 표창을 수여한 적은 있으나 이는 청년들에게 귀감이 돼달라는 수상 취지에 따른 것일 뿐 현 논란과 무관하다”고 논란에 대해 일축했다.

위너즈도 최근 불거진 각종 코인 의혹 보도에 언급되면서 이에 대해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위너즈는 “항간에 떠도는 한민관, 나선욱, 숏박스, 이천수 등의 유명인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그들 개인 간의 친분과 함께 한 사진에 위너즈가 허위 사실로 엮이고 있다”고 유감을 표했다.

“허위 사실
강력 대응”

특히 “인기 유튜버 오킹이 위너즈에 투자한 사실을 적기에 밝히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기도 했으나, 위너즈는 사전에 이 사실을 공표하도록 전달했고 지금은 모든 사실관계가 제대로 정리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유튜버들이 조회수를 늘리기 위해 가짜 뉴스를 생산,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해당 유튜버 및 악성 댓글 게시자, 2차 전달자 등에게는 선처나 어떠한 합의 없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kcj5121@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