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레트로 ①군위 화본역과 엄마아빠어렸을적에

팔공산 북쪽 작은 마을서 추억하는 그때 그 시절

 

대구 최북단에 자리한 군위는 인구 2만3000여명의 군소 도시다. 본래 행정구역상 경북 군위군이었으나,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유치하면서 지난해 7월1일부터 대구광역시로 편입됐다. 군위가 ‘삼국유사의 고장’으로 수식되는 까닭은 고려시대 <삼국유사>를 집필한 일연 스님이 말년에 군위 인각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삼국유사군위휴게소는 1960~1970년대 복고 감성을 자극하는 이색 휴게 공간으로 유명하다.

레트로(Retro)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유행 요소’를 가리키며, 복고풍 혹은 복고주의라고도 한다. 동시대 사람에게는 추억을, 현시대 사람에게는 흥미를 준다는 면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레트로가 패션에 이어 여행 콘셉트로 인기를 끄는 가운데, 최근 군위가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다. 화본역과 ‘엄마아빠어렸을적에’가 그 중심에 있다.

군위 핫플

화본역은 1938년 2월 중앙선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도 군위서 유일하게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이다. 일제강점기에 건축한 역사(驛舍)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에 실제 역이라기보다 드라마 세트장 같은 인상을 준다.

이를 증명하듯 화본역은 ‘네티즌이 뽑은 우리나라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에 이름을 올렸고,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 〈손현주의 간이역〉에도 등장했다.

화본역은 실제 역이지만 관광명소답게 다양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높이 25m, 지름 4m 급수탑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급수탑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1930년대 말, 열차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설치했다.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서 꼭대기를 쳐다보면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다.


급수탑 내부 벽면에 ‘석탄 절약’ ‘석탄 정돈’ 등 낙서가 두서없이 새겨졌는데, 건축 당시 인부들이 남긴 것으로 추측한다.

역 앞 광장에는 박해수 시인의 ‘화본역’ 시비가 있으며, 역사 왼쪽에는 폐차한 새마을호 동차를 활용한 레일카페(주말·공휴일 운영)가 자리한다. 화본역 이용 시간은 11~2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연중무휴), 구내 입장료는 만 6세 이상 1000원이다.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곳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 인기

화본역에 열차가 드나들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 12월 중앙선 복선 전철화 공사가 완료되고 철로가 이설되면 화본역은 폐역이 되기 때문이다. 현재 여객열차가 정차하는 역의 기능은 의흥면에 설치하는 군위역으로 이전된다. 화본역 열차 여행의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서두르자.

또 다른 복고 감성 여행 명소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화본역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1954년 4월 개교해 2009년 3월 폐교한 옛 산성중학교 건물을 활용해 1960~1970년대 화본마을 생활상을 전시한 농촌 문화 체험장이다. 교실에 있는 칠판과 책상, 오르간, 학습 게시판, 난로 등이 4050세대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문방구와 만화방, 이발소, 구멍가게, 연탄 가게, 사진관, 전파상 등도 그대로 재현했다.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며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는 즐길 거리 역시 다양하다. 옛날 교복 입기와 사륜 자전거 타기, 추억의 도시락과 달고나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은 마치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하다. 석고 공예, 야생화 체험, 원예 치유, 꽃차와 쿠키 만들기는 언제 배워도 재미있고 유익하다. 화본 지역 농산물도 판매한다.


엄마아빠어렸을적에는 가족 여행지답게 미취학 아동이 즐길 수 있는 에어바운스, 꼬마기차도 운영한다. 이용 시간은 11~2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연중무휴), 입장료는 중학생~어른 3000원, 만 3세~초등학생 2500원이다. 일부 체험 프로그램은 유료이며 토·일·공휴일에만 예약제로 운영하니 미리 확인하자.

부계면 남산리에 자리한 군위 아미타여래삼존석굴(국보)은 통일신라 초기 팔공산 북쪽 암벽에 형성된 화강석 동굴에 만든 사원이다. 석굴의 전체 높이는 4m를 조금 웃돌며, 내부의 본존불을 비롯해 좌우 보살상은 높이 2~3m다.

원형 석굴 입구가 동남쪽을 향해 빛이 잘 든다. 그 외형을 보면 자연스럽게 경주 석굴암 석굴(국보)이 떠오르는데, 아미타여래삼존석굴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석굴이고 경주 석굴암 석굴은 인공적으로 창건한 점이 다르다. 조성 연대도 아미타여래삼존석굴이 100여년 앞선 것으로 알려진다.

아미타여래삼존석굴과 함께 팔공산 북동쪽에 자리한 한밤마을은 가옥이 대부분 전통 한옥 구조다. 과거 부림 홍씨 집성촌으로, 이 가문의 종택인 군위 남천고택(대구민속문화재)이 오늘날까지 마을에 남아 있다. 본래 한밤은 한자로 ‘대야(大夜)’였으나 부림 홍씨의 시조 홍란이 밤 야(夜)를 밤 율(栗)로 고쳐 현재 ‘대율(大栗)’로 전해진다.

혜원의 집

마을에는 군위 대율리 석조여래입상(보물)이 있으며, 석조여래입상을 지나면 총 길이 6.5㎞에 이르는 돌담이 펼쳐진다. 1930년경 큰 홍수 때 마을에 떠내려온 돌로 축조했다고 전해지며, 잘 다듬은 벽돌과 달리 자연스러운 투박함이 인상적이다.

군위 여행서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지를 빠뜨릴 수 없다. 자연 속에서 보내는 일상의 소박한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한 감성 영화로, 배우 김태리·류준열 등이 출연했다. 우보면 미성리에 있는 촬영지는 김태리가 연기한 주인공 혜원의 집이다. 길동교를 건넌 뒤 구천을 끼고 200m 정도 걷다 보면 혜원의 집에 도착한다. 집 안에 들어가 촬영 당시 사용한 소품을 관람하고, 혜원이 타고 다닌 자전거도 빌려 탈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화본역→엄마아빠어렸을적에→군위 아미타여래삼존석굴→한밤마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화본역→엄마아빠어렸을적에→영화 <리틀 포레스트〉촬영지
-둘째 날 군위 아미타여래삼존석굴→한밤마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군위군 문화·관광 www.gunwi.go.kr/tour/main.do
-화본마을 http://화본마을.com

문의 전화
-군위군청 관광진흥팀 054)380-6916
-화본역 1544-7788
-엄마아빠어렸을적에 054)382-3361

대중교통
-버스 서울-군위,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4회 운행(07:30~17:30), 약 3시간30분 소요. 군위공용버스터미널서 군위버스터미널 앞 정류장까지 도보 약 220m 이동, 군위5번·군위6번·군위7번 지선버스 이용, 산성치안센터 정류장 하차, 화본역까지 도보 약 2분, 엄마아빠어렸을적에까지 도보 약 4분.


*문의: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군위공용버스터미널 054)383-2158

-기차 청량리역-화본역, 무궁화호 하루 2회(06:50, 14:50) 운행, 약 3시간30분 소요. 화본역서 엄마아빠어렸을적에까지 도보 약 3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여주 JC→중부내륙고속도로→낙동 JC→상주영천고속도로→동군위 IC→화본역→엄마아빠어렸을적에

숙박 정보
-뮤지엄스테이: 부계면 한티로, 054)382-1122, www.museumstay.com
-선호스테이: 부계면 동산2길, 010-5825-8582, http://coconutz.kr/14587
-TS936: 부계면 신화1길, 010-4119-3438, http://ts936.com

식당 정보
-화본마을마중(마중비빔밥·옛날도시락·돌솥비빔밥): 산성면 산성가음로, 054)382-0727
-시골밥상(찹쌀수제비·들깨칼국수·순두부찌개): 부계면 한티로, 054)382-2776
-한밤황토집(황실닭백숙·오리반반세트·오리생구이): 부계면 한밤8길, 010-9275-4788, https://hanbam1.modoo.at


주변 볼거리
삼국유사테마파크, 인각사, 사유원, 팔공산하늘정원, 화산산성, 동산계곡, 장곡자연휴양림, 일연공원, 김수환추기경생가, 사라온이야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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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