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야구계 풍운아 정수근

‘시원하게’ 술로 다 말아먹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야구선수 출신이자 스포츠해설가인 정수근이 또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 그는 술자리서 처음 본 남성의 머리를 술병으로 가격한 혐의를 받는다. 정수근은 나름 잘나갔던 야구선수였다. 사업과 해설위원으로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여러 사건에 휘말리며 그의 명성도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정수근은 전 OB·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 소속 야구선수였다. 야구계서 풍운아로 꼽히던 선수다. 베어스 시절, 빠른 발과 준수한 타격 능력을 바탕으로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잇단 자기관리 실패로 이른 나이에 커리어가 끝났다. 그는 무려 전과 7범이다.

전과 7범
관리 실패

정씨는 두산 베어스 역대 최고의 리드오프로 이종욱과 더불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선수다. 리그 최고급의 중견수비, 타격도 2할8푼은 쉽게 칠 수 있는 베어스 사상 최고의 리드오프 중견수로 평가받았다. 특히 4년 연속(1998년~2001년) 도루왕을 할 만큼 빠른 발을 가지고 있었다.

도루왕 제조기 김평호가 주루코치로 바로 부임하면서부터 입단 2년차부터 주전 중견수로 자리잡기 시작, 도루 2위를 2번 기록하면서 차세대 대도로 주목받기도 했다,

해태 타이거즈 ‘바람의 아들’ 이종범이 일본으로 이적한 1998년부터 도루왕 4연패를 하면서 일약 스타로 등극했다. 이병규, 박재홍, 제이 데이비스 등과 함께 리그의 대표적인 중견수로 자리 잡음과 동시에 2000년 시드니올림픽 야구 동메달의 주역이 됐다.


문제는 2002 시즌을 정점으로 타력이 떨어지는 등 불안요소도 안고 있었다는 점이다.

두산 베어스 시절 팀에서 도루 담당으로 정수근은 거의 모든 지분을 먹고 있었다. 김상호는 주루가 좋았지만 정씨가 데뷔할 즈음엔 클린업 타선으로 가면서 주루 능력이 감퇴했고, 1995년 당시 1번 타자였던 김민호는 타격이 좋지 않았던 데다 9번 타순으로 이동하면서 도루서 돋보이는 성적을 보이지 못했다.

성격 탓에 2003년 하와이 스프링캠프에서는 팀 동료 한태균과 같이 폭력 사고에 휘말리기도 했다. 시즌 중엔 경기 중 멋대로 짬뽕을 시켜 심재학에게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다는 루머도 있었는데 정씨가 직접 부인한 바 있다.

정씨는 엇나간 행동으로 두산 프런트의 눈 밖에 나게 됐고, FA를 앞둔 2003년 잔부상으로 89경기 출장에 그치는 등 하락세가 시작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두산은 자금 사정으로 인해 FA를 절대로 잡지 않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두산이 정씨의 잔류를 포기한 주된 이유다.

2003년 시즌 종료 후 FA시장서 해외 진출을 선언한 이승엽을 제외하고 진필중, 마해영 등과 함께 자연스레 그해 FA시장의 최대어로 떠오르면서 여러 팀의 러브콜을 받았다.

원 소속팀과 우선 협상 기간이 지난 후 정씨는 부산의 야구 열기에 끌려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 자이언츠를 희망했으나 먼저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옵션 포함 최대 60억원의 오퍼가 들어왔다고 한다.

당시 롯데 측과의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으나 삼성에 비해 적은 40억원을 제시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롯데 쪽과 계속 협상을 진행했고, 정씨는 롯데 측과 FA 계약하면 좋은 곳에 기부하고 싶다며 6000만원만 더 얹어주면 롯데로 가겠다고 제안, 결국 롯데와 6년 40억6000만원에 계약했다.


빠른 발로 프랜차이즈 스타 성장
‘잇단 말썽’ 징계에 폭행 사건도

정씨는 롯데와 계약하며 “한국 최고의 야구 열기를 지니고 있는 구도 부산서 한국 야구의 부흥을 이끌고 싶다”며 부산 야구팬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과 함께 롯데에 입단하게 되지만 이때부터 그는 날개 없는 추락을 겪게 된다.

방황은 끝나지 않았다. 도박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더니 2007년도엔 이혼까지 당해 온갖 고난과 악재를 당했다. 중징계 처분이 해제돼 1군으로 복귀하긴 했지만 이 사건은 롯데 정씨의 잔혹사를 알리는 서막과도 같았다. 2006~2007년까지 2년간 다시 롯데 감독을 맡았던 강병철 감독과의 불화도 한몫했다.

강병철 감독은 당시 상대 선발이 좌완이면 좌타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9번에 내리꽂는 등 강 감독은 정씨와 마찰을 빚었다. 강 감독은 정씨의 평소 행색에 대해서도 자주 지적했다고 한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헤어스타일이나 귀걸이 등을 지적을 했는데 귀걸이 등을 하고 다니는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고 아프리카 방송서 증언했다.

그는 데뷔 1년 차 이후 사상 최악의 모습을 보이며 이대로 다시 올라가지 못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롯데 팬들에 의해 KBO 올스타전에 뽑히게 됐고, 그 경기서 역전 홈런을 뽑아내며 미스터 올스타에 뽑히게 된다.

당시 인터뷰서 정씨는 “힘든 일로 인해 야구가 싫어지게 됐지만 오늘 다시 야구가 좋아지게 됐다”는 멘트를 날렸고 그 이후로 기적같이 부활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게 된다. 전성기 때보다 발도 느려졌고 수비력도 떨어졌으나 전반기까지 시즌 타율 0.253에 불과하던 것을 시즌 최종 0.293까지 끌어올렸으며 시즌, 느려진 발을 대신해 어퍼스윙으로 장타율을 올리는 등 의지를 보여줬다.

2008년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주장으로 선임됐다. 전년도인 2007년 후반기의 좋았던 폼과 더불어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제리 로이스터와도 좋은 캐미를 보이며 팀 상승세의 한 축을 담당했다. 심지어 도루 실패를 하고 덕아웃으로 뛰어 돌아오는데 로이스터 감독이 먼저 하이파이브를 권하며 손을 내밀었을 정도.

방망이도 오랜만에 3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하며 부활을 알리는 줄 알았으나 사직구장서 4연패한 2008년 7월16일, 만취 후 새벽 3시경에 건물 관리원과 경찰관을 폭행해 유치장에 입감됐다. 당시 술자리에 늦게 나타난 후배 투수 송승준을 폭행했다는 소리도 나왔다.

당시 상승세를 타고 있던 롯데는 사실상 최악의 악재였는데, 심지어 정씨는 팀 주장이었다. 주장이 연패 중에 대놓고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사고까지 쳤으니 엔트리서 제외된 것은 물론이고 2008년 KBO 올스타전 선발서 탈락했다.

도박에 빠져
고난과 악재

이후 보석금을 내고 가석방됐지만, KBO에서는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정씨의 공백으로 인해 비게 된 주장 자리는 조성환이 맡았다.

정씨의 징계가 장기화되자 KBO 내에서도 멀쩡한 선수를 죽여선 안 된다는 의견이 우세해 복귀가 허락됐고, 롯데 측도 조성환의 부상과 팀의 부진으로 복귀를 타진해 2009년 8월12일부로 1군에 복귀했다.


복귀 당일에 바로 2번 타자로 출장해 첫 타석서 안타와 도루를 성공시키며 기대감을 높이더니, 8월13일 역시 선발 2번 타자로 출장,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및 7회말 기아 공격 시 1사 주자 2루 상황서 이종범의 안타성 타구를 점프해 잡아내는 등, 대활약을 펼쳐 기아의 12연승 도전을 중요 기점서 차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삼성의 패배와 함께 하루 만에 복귀하며 복귀 2경기 만에 히어로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한 달도 되지 않은 2009년 8월31일 밤, 또 술 난동 문제로 언론에 오르내렸다.

신고자는 정씨가 술을 마시고 있던 해운대구 재송동의 한 호프집 종업원이었는데, 정씨가 난동을 피운 적은 없고, 팀이 포스트시즌에 가느냐 마느냐 하는 중요한 순간에 술을 먹고 있는 정씨를 보고 순간 화가 나 허위 신고를 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은퇴 후 정씨 본인이 개인방송서 밝힌 바에 따르면 “실제 고소하려고 신고자의 신원을 확보해 만났으나 신고자의 개인적인 사정이 좋지 않았고, 신고자가 자신을 만난 후 사과했고 당시 힘들게 복귀했으나 이런 식으로 다시 꼬여버려서 야구에 대해 흥미를 아예 잃어버린 탓에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씨는 야구 해설위원으로 잠깐 활동했으나 2010년 6월 음주운전으로 택시를 들이받아 또 입건됐다. 2016년 3번째 음주운전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2021년 6월 무면허에 만취 상태서 운전하다 적발돼 징역형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후 불과 3개월 뒤인 같은 해 9월 5번째 음주운전에 걸렸고, 결국 징역 1년으로 옥살이까지 했다.

이후 지난해 가을에 출소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또 음주 후 사고를 쳤다. 이번에는 식품회사 간부였던 노모씨를 비롯한 지인 3명과 노래방서 술을 마시다가 정수근의 3차 제안을 거절하자 맥주병으로 폭행을 가했다.


사고 치고
조용히 은퇴

폭행에 사용한 맥주병은 유리병이었다. 노씨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도망친 후 며칠이 지난 2024년 1월4일에 정씨를 고소했다. 해당 폭행으로 인해 노씨는 두피 찰과상과 두개관 내 출혈, 뇌진탕후증후군, 경추 염좌 등 상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행위가 법정서 모두 인정될 경우 도로교통법 위반, 폭행, 특수상해를 포함해 전과 8범이 된다.

야구선수들의 사건 사고는 해마다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6일, 김하성은 넥센 히어로즈서 2년간 2군에 머물렀던 전직 야구선수 임혜동에게 공갈 협박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김하성 측의 주장에 따르면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2021년 당시에 후배였던 임혜동과 서울 강남의 한 주점서 술을 마셨다. 당시 음주 도중 실랑이가 몸싸움으로 번졌고 김하성이 출국 전 합의금을 전달했지만 임혜동이 폭행과 코로나 기간 중 집합금지의무 위반을 빌미로 이후로도 계속 금품을 요구했다.

12월7일, 임혜동은 한 유튜브 채널에 직접 출연해 김하성 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면서 본인이 단순히 김하성과 선후배 사이로 알고 지내던 관계가 아니라 김하성의 로드매니저로 일해오면서 그에게 상습적으로 구타를 당해왔다고 밝혔다. 

같은 날 <디스패치>에서는 임혜동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김하성에게 맞은 사진이라며 공개한 것은 본인의 부친에게 맞은 사진이었고 김하성 이외에 다른 메이저리그 선수에게도 협박으로 금품을 뜯어낸 정황이 있다는 게 골자였다.

<디스패치> 기사가 나온 다음 날인 12월8일, 임혜동은 다시 유튜브 출연해 김하성에게 폭행당한 증거 사진을 변호사를 통해 언론에 공개하는 과정서 아버지에게 폭행당했던 사진이 잘못 섞여 들어간 것일 뿐 김하성에게 상습적으로 폭력을 당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또, 김하성 측이 본인에게 2억원을 합의금으로 준 후 지속적인 협박에 못 이겨 2억을 추가로 뜯긴 것처럼 말하면서 본인을 협박공갈범으로 몰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상습폭행을 당한 피해자인 것이 맞다면 고소하라는 김하성 측의 공식 입장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고소를 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또 음주 구설수…이번엔 폭행 피소
“3차 거부하자 맥주병으로 때렸다”

<디스패치>는 김하성 측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주는 추가 보도를 내보냈다. 그날 술자리에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야구선수와의 인터뷰와 함께 폭행 사건이 있었다고 임혜동이 주장한 다음 날 김하성과 임혜동은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는 내용이었다.

김하성과 같이 미국에 갔던 임혜동이 50여일 만에 홀로 돌아온 것에 대해선, 임혜동이 미국서 당한 부당한 대우에 못 이겨 돌아온 것처럼 말했던 것과는 달리 부친의 건강문제 때문에 돌아온 것임을 보여주는 카톡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단순 실랑이에 대해 4억원이라는 거액의 합의금을 준 것에 대해 김하성 측의 해명은, 당시 병역특례를 받은 상태이긴 했으나 봉사활동 시간이 좀 모자랐던 데다 코로나 기간 중 술자리를 가져서 방역법 상 집합금지의무를 어긴 것이 밝혀지면 병역특례가 취소돼 현역으로 입대하게 될 것이 두려워 서둘러 합의를 해줬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는 점을 밝혔다.

여성을 강제추행하고 후배들을 폭행한 야구선수 출신 조직폭력배도 있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송호철 부장판사)은 지난해 1월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4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강제추행, 특수재물손괴, 모욕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7월28일 새벽 부산 중구 한 노래방서 같은 조직 소속의 후배 20대 남성 B씨를 시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조직원 C씨에게 위해를 가하라고 지시했다. B씨가 이를 거부하자 A씨는 C씨를 노래방 마이크로 폭행해 치아 4개를 부러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2년 5월8일 B씨와 전화로 말다툼하다 흉기를 들고 B씨를 찾아다녔으나 발견하지 못하자 포장마차 천막을 찢은 혐의도 받는다. 당시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또 A씨는 이로부터 약 2주 후 부산 중구서 길거리 방송을 하던 중 20대 여성 D씨를 불러 세워 자신의 무릎에 강제로 앉힌 뒤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다.

A씨는 한때 부산의 야구 유망주로 주목받으며 프로야구단에 입단했지만, 고교 시절 범죄이력이 논란이 돼 스스로 퇴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제대 후에는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폭력조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계속되는
야구 사건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비교적 중하고, 강제추행의 경우 인터넷 방송을 하면서 추행하는 장면을 방송 소재로 삼았기에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피고인은 범행을 모두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21년 11월 부산진구 한 유흥주점서 자신에게 인사하던 50대 종업원의 얼굴을 이유 없이 폭행한 혐의로도 항소심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