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유부녀 ‘불륜 스캔들’ 강경준

사랑에 웃고 우는 ‘리틀 최수종’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리틀 최수종’이라 불리던 배우 강경준에 대한 상간남 의혹이 불거졌다. 사적 대화가 유출되고 가족들의 과거사가 회자되는 등 온 가족이 함께 피해를 봤다. 배우 이선균씨가 과도한 사생활 보도로 목숨을 끊은 지 2주도 채 되지 않았다.

배우 강경준이 상간남 의혹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하며 불륜 의혹에 휩싸였다. 강씨는 즉시 의혹을 부인했지만 유부녀와 나눈 대화가 폭로되며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강씨는 1983년 3월25일 서울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야구, 중학교 시절에는 농구선수로 뛰었다. 강씨는 농구를 소재로 한 드라마 MBC <마지막 승부>를 보고 야구를 그만두고 농구로 종목을 바꿨지만 부상으로 그만두고 미술을 전공하다 연기에 입문했다.

2004년 데뷔
20년간 활동

정식 데뷔 전에는 <솔로몬의 선택>서 조인성(가명)으로 출연해 최사감에게 상처를 받는 장면을 찍는 등 재연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강씨는 2004년 MBC 시트콤 <논스톱5>로 데뷔한 뒤 드라마 <누나> <위대한 캣츠비> <돌아온 뚝배기> <샐러리맨 초한지> <아름다운 그대에게> <가시꽃> <두 여자의 방> <딱 너 같은 딸> <별별 며느리> 등에 출연했으며, 영화와 뮤지컬 등에도 출연하며 20년 가까이 활동했다.


2013년 배우 장신영과 드라마 <가시꽃>서 호흡을 맞추며 연인으로 발전, 5년 열애 끝에 2018년 5월 부부가 됐다. 

장씨가 전 남편 사이서 얻은 아들을 함께 키우고, 2019년에는 둘째 아들을 얻기도 했다. 결혼 후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사랑꾼, 아들 바보 이미지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데뷔 이후 큰 구설수 없이 활동하던 강씨는 이번 불륜 의혹으로 연예계 인생 최대 위기에 처했다. 그는 지난 12월26일, 상간남으로 지목돼 5000만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 고소인은 “강경준이 자신의 부인 A씨와 불륜을 저질러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인은 강씨가 고소인의 아내가 유부녀인 것을 알면서도 불륜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며 이를 증빙할 증거도 제출했다고 한다.

강씨는 “왜 이런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직 소장을 받지 못했다.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소속사 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도 “강씨가 소장을 받은 것까지는 확인했다”며 “내용을 보니 서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이에 회사는 순차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리꾼들도 ‘사랑꾼이 그럴 리 없다’ ‘중립기어 박겠다’며 강씨를 믿었다.

가족 예능서 사랑꾼 이미지로 인기
상간남 손배 피소…대화 폭로 발칵


그러나 <스포츠조선>서 강씨와 A씨가 텔레그램을 통해 수차례 연락한 사실이 보도되며 상황은 역전됐다. 보도에 따르면 강씨는 A씨가 “보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안고 싶네”라고 화답했다. 또 다른 날엔 “사랑해”라고 강경준이 먼저 메시지를 보냈고 A씨는 부끄러워하는 듯한 이모티콘으로 답했다.

A씨가 “뭐해요”라고 묻자 강씨는 “자기 생각”이라고 응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회사에 재직했던 둘은 회식 때도 붙어 앉아 있으려고 했다. 강씨는 먼저 술자리에 도착한 A씨에게 “옆자리 비워둬요. 난 일이 좀 남아서요”라고 부탁했고 A씨는 늦은 강씨를 향해 “이미 1시간 지났다” “조심히 오셔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씨와 A씨의 대화 내용이 공개되며 파장이 커지자 소속사는 강씨와의 계약 연장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소속사는 “강경준씨는 2023년 10월 저희와 전속계약이 만료돼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스케줄을 진행하는 동안 서포트하며 전속계약 연장에 관해 논의 중이었으나 이번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 해결 전까지 전속계약 연장 논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소속사도 한 걸음 물러섰고 그가 출연 중인 <슈퍼맨이 돌아왔다> 측도 강씨의 기촬영분은 없으며 사건이 완전히 해결된 후 촬영 계획을 논의하겠다며 사실상 손을 놨다.

강씨는 첫 보도 대응 이후 침묵을 이어가는 중이다. 심지어 관련 보도 이후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SNS까지 지워버렸다.

강씨가 침묵을 유지하면서 그가 과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언급한 발언과 공개된 사주 풀이 등이 재조명되는 등 누리꾼들의 과거 끌어올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드라마로 만난
장신영과 결혼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내용은 약 5년 전 SBS <동상이몽>에 출연한 강씨와 배우자인 장씨의 사주 궁합 풀이였다. 당시 역술가는 강씨의 사주를 보더니 “홍염살이 꼈다. 여자가 많고, 여자들의 접근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마음이 강해 보이는데 약하다. 여자가 붙으면 떼어내는데 애를 먹는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안 만나야 한다”고 지적하자, 장씨는 “오빠는 바람피우면 끝이겠다. 못 떼어낸다고 하잖아”라고 걱정했다.

강씨와 장씨의 둘째 출산 당시 상황을 이야기한 방송도 다시 회자됐다.

지난 2020년 방송된 <동상이몽2>에서는 장씨가 “오빠 분만실에 끝까지 안 들어온다고 했는데 어떻게 머리 맡에 있었냐”고 묻자, 강씨는 “나가고 싶었는데 주변서 막았다”며 “부부가 그런 걸 보면 부부관계가 안 좋아진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그래서 안 들어가려고 했다. 사실 좀 무서웠다. 처음 보는 게 두려웠나 보다”고 대꾸했다.


이어 “아직도 생생하다. 안에서 핏덩이가 쑤욱 나와서 아이가 태어났다고 하더라. 신비하고 좋다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너무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후 강씨는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와이프(장신영)와 아기를 낳기 전에 훨씬 사이가 좋았다. 둘째를 낳고 와이프와 부부 관계가 멀어졌다”며 “원래는 꼭 껴안고 잤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없다”며 권태기를 암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07년 1월 SBS <야심만만>에 출연한 강씨가 전 여자친구를 언급하는 장면도 재조명됐다. 당시 강씨는 “여자친구와 1년 정도 만났다. 같은 방송활동 하는 분이 아니다”라며 “스키장서 처음 만났는데 이미 남자친구가 있었고 내가 빼앗았다. 남자친구와 안 좋을 때였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나를 알아보고 사진을 찍자고 했고 얼굴이 보고 싶었다. 스키장에선 고글, 모자를 써서 밝은 데 가서 찍자고 해서 얼굴을 봤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그 친구를 바래다주고 집에 가고 있었다. 근데 너무 보고 싶어서 다시 돌아갔다. 남자친구 있는 거 뻔히 알면서 전화했더니 나오더라”고 회상했다.

알면서
만났나

“이 여자는 놓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여자친구가 차에 타자마자 기습 키스를 시도했는데 싫어하지 않았다. 남자친구를 정리하겠다더라”고 하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이문식은 “정리하고 나서 키스한 게 아니라 키스하고 나서 정리를 한 거냐”고 물었다. 이에 강씨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


강씨의 가족도 강씨의 불륜 의혹으로 인한 불똥에 맞았다.

지난 12월 말에 방송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강씨가 KBS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촬영장에 나선 모습이 방영됐다. 그는 큰아들 정안군과 함께 드라마 감독을 만나 “제 아들인데 연기자 지망생”이라고 소개했고, 감독은 “오늘 한 번 출연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깜짝 제안을 해 정안군이 배역을 받게 됐다.

관청 신하 역할로 첫 엑스트라 연기에 도전하게 된 정안군은 “최대한 민폐 끼치지 말고, 많이 배워 가자고 생각했다”며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겠다는 진중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강씨가 상간남 논란에 휘말리면서 <고려 거란 전쟁> 측도 난감한 처지에 처했다. 당초 정안군의 출연 분량은 이달 중 방송 예정이었으나 그의 분량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최대 피해자는 강씨의 배우자인 배우 장신영이다. 비활성화되지 않은 장씨의 SNS 계정이 유지되면서 누리꾼들이 여러 댓글로 2차 가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씨의 마지막 게시물에는 “마음 아프겠지만 두 아들 생각해 한 번만 용서해 주셨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면 무슨 말인지 알 것. 꼭 아이들 생각해 가정지켰으면 한다” “모든 부부들 다 위기가 있다. 지나면 더 단단한 가족이 되실 것이다” “두 분 잘 극복하셔서 다시 행복한 모습 볼 수 있기를” “이번 계기로 강경준과 더 돈독해지길. 강경준 순수한 사람이지 않나. 한 번만 믿어달라. 사연이 있을 것” “이번 일로 가정이 더 단단해지고 더 신뢰로 가득 찰 거다. 미래에 이 순간도 웃으며 얘기할 날이 올 테니 힘내시길” 등의 댓글로 도배되고 있다.

처음 완강히 부인했지만…
꼬리에 꼬리 무는 의혹들

더불어 장씨의 비운의 결혼사도 재조명되고 있다.

한 유튜버는 “장신영이 천성적으로 여리고 순한 편이라 첫 번째 남편과 이혼 이후에도 아이를 키우면서 어떻게 살아가려 노력했다고 한다. 그때도 장신영이 바보처럼 보일 정도로 모든 걸 다 퍼주고 왔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며 장씨의 첫 번째 이혼을 언급하며 관심을 받았다. 

앞서 장씨는 23세던 2006년 사업가 위모씨와 결혼했지만, 3년 만인 2009년 10월 이혼했다. 둘은 위씨가 사업 실패로 큰 빚을 지게 되면서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이혼 2년 만인 2011년 위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그는 위씨가 이혼 전 자신의 명의를 이용해 연예기획사와 매니지먼트 대행 계약을 했으며, 연대보증 등 차용증을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당시 소속사를 통해 “그동안 원만한 관계 정리를 원했지만 더 이상 협의가 힘들 것으로 판단돼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며 “지나간 시간의 흔적이고 상처다. 굳이 들춰내서 상처가 덧날까봐 두렵다”고 밝혔다. 이어 “공인으로서 물의를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조용하게 매듭짓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강씨의 가족에게 사건의 불똥이 튀자 일명 ‘가족 예능’의 폐해도 다시 주목된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부터 SBS <싱글와이프>, TV조선 <아내의 맛>,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 JTBC <1호가 될 순 없어>, KBS <살림하는 남자들2>, <걸어서 환장 속으로>, TV조선 <조선의 사랑꾼>, <우리 이혼했어요> 등 육아, 신혼, 여행, 이혼 등 주제를 불문하고 가족이 함께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꾸준히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가족 예능프로그램은 과거 신비주의를 고수하던 스타들이 가족은 물론 가족과 함께 있을 때의 일상 모습을 공개하면서 큰 반응을 얻었다. 또 스타를 쏙 빼닮은 가족을 볼 수 있다는 점, 결혼 준비·육아 방식·여행 스타일 등 문제로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는 이들이 보통의 가족과 다르지 않다는 점 등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효자 예능 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첫 보도 대응 
이후 침묵 중

스타 가족들은 예능 출연 후 뜨거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연예인 못지 않은 스타성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뜻하지 않은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 무차별적인 루머와 비난에 쉽게 휩싸이기도 한다. 이에 일부 연예인은 가족들이 대중에 노출되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가족 예능 출연을 고사하고 있다.

과거 SBS <아빠를 부탁해>서 딸과 함께 출연한 배우 조민기, 조재현 역시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해당 프로그램서 딸들과의 일상을 공개했으나 직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당시 딸들을 비롯해 다른 가족들 역시 방송에 노출됐던 만큼 한동안 이들도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게 됐다.

<kcj512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장신영 전속계약 만료 “상간남 의혹과 무관”

장신영은 남편 강경준과 같은 소속사 케이스타글로벌이엔티서 2014년 전속계약을 체결해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었으나 최근 소속사 프로필서 삭제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는 강씨가 상간남으로 지목돼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휘말리자 강씨와 같이 소속사에서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소속사 측은 지난 4일 “장씨와 지난해 초 전속계약이 만료됐다”며 “강씨의 의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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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