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64)국민 우롱하는 엉터리 자본주의

  • 김영권 작가
  • 등록 2024.01.08 07:00:00
  • 호수 14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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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우리는 언제 어느 때라도 통일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습관을 지녀야만 한다. 내일 모레라도 통일이 닥쳐온다는 생각, 한 발짝 더 나가 오늘 당장 통일이 되었다고 상상하며 살아보는 것도 이익이 되었으면 되었지 결코 쓸데없는 짓은 아니리라.

과연 어떤 방식일지는 누구도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북조선 체제가 붕괴돼 버릴 수도 있다.

지도층 내부의 권력 암투로 우왕좌왕 급전직하하다가 자멸하든지, 인민 대중들이 궐기해 괴수 족속들을 몰아내고 새롭고 참된 민주 세상을 만들어 삼팔선 철조망 자체를 무용지물이나 평화의 기념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자멸론

다만 북진 통일론은 핵무기와 골수 군대 때문에라도 이제 완전히 폐기처분해 버려야 한다. 지금도 그런 망상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낡은 세뇌에 빠진 상태일 테니 빨리 뇌를 세탁하라고 권하고 싶다.


만일 그런 주장을 하는 자가 정치꾼이라면 히틀러처럼 미쳤거나 국민을 우롱하는 마귀다. 

교회 목사님들 중에 그런 무책임한 언사를 남발하는 일이 많은 건 우리 시대의 비애이자 우울의 코미디이다. 아무리 말세라지만 그런 짓을 하기보다 차라리 북한 붕괴시 중국이나 러시아의 개입 문제에 대해 공상해 보는 게 훨씬 유익하지 않으려나 몰라.

그리고 수십 수백만의 난민이 몰려올 텐데 그에 대한 비책을 환상해 보는 것도 상당히 가치 있을 성싶다. 

모든 종교인들이 내세의 천국을 몽상하기보다, 북한에 돈을 많이 퍼부어대는 게 싫다는 신도들을 향해 “여러분, 예를 들어 통일하는 데 드는 비용이 100원이라 가정할 때, 분단 상태가 지속될 경우 쏟아 넣어야 하는 비용은 150원이며, 반대로 통일로 인해 우리가 얻는 이익은 장기적 관점으론 1000원을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건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의 전문가들도 대략 예상하는 액수랍니다.”라고 설교하는 게 훨씬 더 빨리 전쟁터인 한반도를 지상천국으로 변화시키는 지름길일 테다. 제발 부디…. 

통일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과 의견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역사적 인식이 필요하다. 무슨 특별하고 대단한 인식이 아니라, 강물은 삼천리 금수강산 곳곳을 적시며 흘러 한바다로 나간다는 아주 평범한 보편적인 인식이다.

잘 알다시피 역사의식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편견 없이 연결시켜 바라보는 인간의 능력 중 하나이다. 연결해 바라보고 생각한다는 건 무엇인가?

수많은 논리가 있으리라만, 우리 같은 현실적인 생활인의 입장에서 볼 땐, 현재의 모든 이해득실은 과거와 미래의 이해득실과 연관돼 있다는 영악한 판단이 아닐까 싶다. 사실 이것조차도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대개의 인간은 자기 눈앞의 이해관계에만 집착하여 과거는 망각하고 미래는 상상하지 않으려 한다. 특히 나쁜 일인 경우엔 독선적으로 재단해 버린다.

그런 경우엔 아집과 편견이 색안경처럼 작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짐승보다 더 못한 판단력으로 구렁텅이에 빠져 절망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좋더라도 미래와 과거를 생각지 않고 행동하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갑자기 구덩이에 빠져 비명 지를 위험이 존재하지 않던가?

그러니만큼 현실적이고 영리한 사람일수록 비록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는 고차원적인 진리의 관점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조금쯤 역사의식을 지니는 것이 이해 득실상 훨씬 유리한 것이다. 

자, 그럼 통일에 있어서의 역사 인식이란 어떤 것일까? 이제야 고백하지만 사실 불학무식한 나는 잘 모른다. 내가 통일에 대해 소설을 써 보고자 한 건 그냥 너무 답답했기 때문이다.

독선적 재단으로 변질된 아집·편견 
북조선 체제 붕괴 지도층 내부 암투

그러니 독자 여러분께서 읽으며 잘못된 부분은 지도 편달을 하셔야만 우리가 함께 상상으로나마 통일의 꽃을 피울 수가 있으리라. 

우리에게 역지사지의 거울이 되는 건 역시 삼국시대가 아닐까 싶다. 조선시대의 당파 싸움도 맛보기 덤으로 끼워 넣어 주련다.

1천여년 전에 드넓은 대륙은 남에게 빼앗긴 채 이 좁은 한반도를 무대로 한 핏줄 동족끼리 아웅다웅 피 흘리며 싸운 선조님들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 당시에도 분명 한 핏줄끼리 싸우면 안 된다고 주창한 분들이 계셨을 텐데도 사리사욕의 대세에 밀려 쓰디쓴 비애감만 짓씹었으리라.

우리는 술자리에 앉아서 혹은 역사책을 읽으면서 참 아쉽다고 생각하거나 무지몽매한 그분들의 단견을 욕하지만, 정작 우리들 스스로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기는커녕 도리어 그런 사람을 싸잡아 비난하기 일쑤다.

구름과 철조망에 가리고 찢긴 우리의 마음이 환한 보름달처럼 온전히 빛날 날은 대체 언제일까? 


타산지석 삼아 독일의 경우를 한번 살펴보자. 우리와 비슷한 면도 있고 다른 점도 많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의 이데올로기 차이에 의해 한 민족 한 나라가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된 건 비슷하다.

공산주의에도 좋은 점이 있고 자본주의 또한 특장이 있으니 만큼 분단 자체를 지레 나무라긴 어렵다. 다만 그들은 나름대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최고 수준을 이루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는 과연 어떤가? 남북 모두 빈부격차와 생존경쟁이 세계 최고 수준인 엉터리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회를 만들어 놓곤 서로 제 잘났다며 아웅다웅 옥신각신하고 있지 않은가?

독일인들은 자기의 이념에 따라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지만, 우리 한민족은 때론 광인마저 저리 가라 할 만큼 감정적인 짐승(야수 같달까)으로 변해 서로 목숨줄을 물고 뜯는다.

정이 많은 나머지 애증도 깊다고 말하려거든 벌레나 동물들에게 가서 문의하는 게 나을 성싶다. 아마 그네들의 정은 인간(특히 한국인)보다 훨씬 더 진실하고 순수하리라.

정이 많다는 건 사실상 대부분의 경우 그닥 진정하지 않다. 자기 마음을 스스로 주체하지 못해 벌이는 일장의 희비극일 뿐이다. 매정해지라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 감정을 순화시키는 게 더 아름답다는 뜻이다.


감정의 무분별한 범람은 곧 무정함과 같으며, 순식간에 증오감과 질시 따위로 변해 버릴 위험이 상존한다. 우리 사회도 점차 이성적으로 바뀌어 간다고 하나마 여전히 마음의 앙금 속엔 감정적인 불순물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문득 여기서 이른바 촛불 민심과 태극기 부대 민심에 대해 한번 살펴보고 싶어진다. 그들은 각자 자기네의 주장을 소리 높여 외친다. 서로 자기만 옳고 상대방은 나쁘다고 비난한다.

자신은 양심, 정의감, 인간미, 공동선, 협력, 자주성, 창의성, 이성 등등을 지니고 있으며: 상대방은 거짓, 허위, 아집, 무지, 광신적, 세뇌, 이기심, 의타적, 모방적, 금전의 꿀맛에 꾀어든 하루살이 나방 떨거지라는 말이다. 오직 자기네 파만 진실하고 선량할 뿐 상대는 악마라고 부르짖는다. 

붕괴론

청맹과니가 따로 없다! 사실상 앞에 열거한 여러 가지 좋은 점과 나쁜 점은 이 파니 저 파니 따질 것 없이 우리들 모두의 내부에 다 들어 있다고 보는 게 정직할 테다.

서로 관점이 다를 뿐이며, 스스로 세뇌되거나 정치적 꾼들에게 세뇌된 채, 나의 장점은 풍선이 펑 터질 때까지 최대한 과장하고 남의 좋은 점은 아예 무시해 버린다.

내 단점은 전혀 보지 않고 상대의 나쁜 점만 돋보기로 최대한 확대해 보며 쳐 죽일 놈이라고 공박한다.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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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