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좋을 여행 ④제천 청풍호반케이블카

청룡과 청풍. 2024년 청룡의 해를 앞둔 12월, 제천 청풍호(충주호)는 올해를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운세 좋은 여행지일 것만 같다. 그래서 제천 사람인 양 ‘청풍호’라 외치며 떠나고 싶다. 국가기본도에는 충주호로 표시돼있지만 가끔은 마음 길을 따라가도 좋겠다.

청풍호는 제천시 남쪽 청풍면 일대 남한강을 이른다. 청풍면의 지명은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을 뜻하는 청풍명월에서 왔다. 그렇다고 맑은 청(淸)풍과 푸른 청(靑)룡을 구분할 이유는 없겠다. 2024년 전망은 맑고 푸름이라 믿고 걷다 보면 정말 그런 해가 될지도. 억지 좀 부리면 어떤가. 뜻풀이는 조금 다를지언정 맑고 푸른 청풍호는 매한가지인 것을.

청룡의 해

한 해를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툭툭 털어내게 할 ‘전망’이 그곳에 있다. 그러니 청풍호 절경을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아 2024년 청룡의 해에 부적처럼 들고 다녀도 괜찮겠다.

청풍호 전경을 감상하기에는 비봉산이 제격이고, 비봉산에 오르기에는 청풍호반케이블카가 맞춤하다. 청풍호반케이블카는 청풍면 물태리역과 비봉산역 사이 2.3㎞ 구간을 오간다. 10인승 케이블카 46대가 비봉산 정상까지 약 9분 만에 이동한다.

실은 이동이라는 말로 모자란다. 비봉산역으로 향하는 여정 내내 빼어난 전망이 펼쳐진다. 케이블카가 움직이는 전망대다. 물태리역 뒤로 봉긋 솟은 망월산서 시작해 종국에는 사방으로 월악산과 소백산 능선이 장대하게 열린다. 그 사이로 골골이 굽이치며 흐르는 겨울 남한강은 너무나 고요해 호수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케이블카가 서는 비봉산 정상은 해발 531m다. 비봉산은 봉황이 나는 모습을 닮아 그리 부른다. 매가 날아가는 것 같아 ‘매봉’이라고도 한다. 봉황이나 매의 눈으로 세상을 내려다보는 셈이다. 그 의미 또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기에 걸맞다.

케이블카 승하차장을 지나 3층 밖으로 나오자 전망 덱이 시원하다. 계단을 따라 4층 비봉하늘전망대로 이어지고, 5층 야외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여느 케이블카 정상 전망대보다 훨씬 넓어, 동서남북으로 사면을 오가며 360° 조망하는 게 장점이다.

북쪽은 대덕산과 바짝 붙어 흐르는 남한강이 시원스럽다. 물길은 멀리 제천 시내 풍경과 겹친다. 남쪽으로는 가까이 백운면 도곡리 악어섬이 눈을 즐겁게 한다. 강과 땅이 악어 모양으로 들쑥날쑥하다. 멀리 월악산이 어른댄다. 동쪽으로는 청풍대교서 옥순대교를 지나 소백산까지 펼쳐진다.

옥순대교 쪽은 산세와 어우러진 남한강 풍경이 단연 압권이다. ‘내륙의 바다’라는 표현을 체감한다. 겨울나무는 푸른 잎을 떨궜지만, 덕분에 물빛이 한층 쨍하게 다가온다. 해 질 녘에는 서쪽으로 걸음을 옮겨 한 해 마지막 달의 일몰을 감상하자.

청풍호반케이블카 비봉산역은 보고 즐길 거리가 많다. 특별한 기억을 저장하는 모멘트 캡슐, 인생 사진을 완성할 초승달과 하트 포토 존이 여행을 풍요롭게 한다. 약초숲길은 왕복 35분 남짓한 산책로다. 그 끝에서 만나는 ‘비봉산파빌리온’은 복주머니를 형상화한 김희원 작가의 작품으로, ‘축복’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특수필름 여러 겹이 만드는 스펙트럼이 다채로운 빛을 뿜어낸다. 조금 이른 새해 소망을 기원해볼 만하다.

한기가 느껴질 때는 비봉산역 3층 카페를 이용한다. 커피나 차는 물론, 베이커리 종류가 다양하다. 창가로 스미는 햇살이 따뜻하다. 피로까지 풀고 싶다면 아래쪽 물태리역 족욕카페가 적당하다. 한방 족욕제와 에센스, 음료 한 잔을 제공한다(1만2000원). 물태리역에 자리한 환상미술관, 시네마360도 눈에 띈다.

‘2020년 한국 관광의 별’ 본상에 선정
청풍호반케이블카에서 즐기는 여행


청풍호반케이블카는 관광 약자를 위한 노력으로 ‘2020년 한국 관광의 별’ 본상에 선정됐다. 휠체어나 유아차 승차 시 케이블카를 잠시 멈추거나 서행하고, 물태리역 야외 덱은 난간이 유리라 휠체어 이용자가 주변 경관을 눈높이서 감상할 수 있다.

케이블카 이용료는 일반캐빈 대인 1만8000원, 소인(36개월 이상~초등학교 6학년) 1만4000원, 크리스탈캐빈 대인 2만3000원, 소인 1만8000원이다. 매표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 마감한다(물태리역 기준, 비봉산역 하행은 5시30분). 인터넷 예약은 이용일 일주일 전까지 가능하다.

제천 여행서 의림지를 빼놓을 수 없다. 의림지는 밀양 수산제, 김제 벽골제(사적)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고대 수리시설이다. 둑을 따라 늘어선 소나무와 수양버들, 영호정과 경호루 같은 정자가 볼거리다. 제천 시민에게는 소풍부터 데이트, 가족 나들이까지 일생의 장면이 새겨진 장소다.

그 사실을 떠올리면 제천의 일상을 여행하는 듯하다. 어스름에는 저수지 가운데 순주섬 반영이 그윽하다. 의림지 역사는 의림지역사박물관서 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상설 전시는 의림지의 형성과 생태 등을 다섯 가지 주제로 소개한다.

의림지솔밭공원 지나 위치한 비룡담저수지는 ‘제2의 의림지’라 불린다. 북쪽 용두산에 살던 용이 승천한 이야기가 전한다. 근래 제천 야경 명소로 눈길을 끈다. 덱을 따라 이어지는 저수지 산책로 안쪽에 유럽 고성을 연상케 하는 루미나리에 조형물이 아름답다. 밤이면 색색으로 반짝인다. 덱의 조명도 물가를 점점이 수놓는다. 규모로 압도하지 않고 주변 풍경과 어울려 따뜻한 겨울을 연출한다.

한때 제천은 전국 지자체서 유일하게 관광미식과가 있었다. 가스트로투어는 미식 도시 제천을 다시 발견하는 기회다. 도보로 떠나는 맛집 순례 투어라고 할까. 두 시간 동안 제천 시내 맛집 다섯 곳을 돌며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맛보는 콘셉트다.

미식 도시

A·B코스로 운영하며, 민들레밥서 막국수, 커피와 샌드위치, 찹쌀떡과 빨간어묵, 수제 맥주 등 구성이 알차다. 맛집 역사를 꿰뚫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 미감을 자극한다. 최소 네 명 이상 예약제로 진행하며, 관광지 결합 상품도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코스
청풍호반케이블카→의림지→비룡담저수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청풍호반케이블카→청풍문화재단지→슬로시티 수산
-둘째 날 가스트로투어→의림지→비룡담저수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휴윗제천(제천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s://tour.jecheon.go.kr
-청풍호반케이블카 www.cheongpungcablecar.com
-의림지역사박물관 www.jecheon.go.kr/museum/index.do
-제천시티투어(가스트로투어) https://citytour.jecheon.go.kr

문의 전화
-제천시청 관광과 043)641-6713
-청풍호반케이블카 043)643-7301
-의림지관광안내소 043)651-7101
-㈔제천시관광협의회(가스트로투어) 043)647-2121


대중교통
-버스 서울-제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서 하루 18~23회(06: 30~21:30) 운행, 약 2시간 소요. 제천시외버스터미널서 시외버스터미널·우리은행 정류장까지 도보 약 300m 이동, 950번·953번·970번 등 버스 이용, 청풍면사무소앞 정류장 하차, 청풍호반케이블카 물태리역까지 도보 약 2분 소요.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제천시버스정보센터 https://its.jecheon.go.kr
-기차 청량리역-제천역, KTX 하루 7~8회(06:00~22:00) 운행, 약 1시간5분 소요. 제천역 정류장서 950번·953번·970번 등 버스 이용, 청풍면사무소앞 정류장 하차, 청풍호반케이블카 물태리역까지 도보 약 2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제천시버스정보센터 https://its.jecheon.go.kr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청풍호로→문화재길→청풍호반케이블카 1주차장(물태리역)

숙박 정보
-엽연초하우스: 제천시 의병대로12길, 043)920-2217
-ES제천리조트: 수산면 옥순봉로, 043)648-0480, www.clubes.co.kr
-청풍리조트: 청풍면 청풍호로, 043)640-7000, www.cheong pungresort.co.kr
-포레스트리솜: 백운면 금봉로, 043) 649-6000, www.resom.co.kr/forest

식당 정보
-동심식당(전복죽): 후포면 후포로, 054)788-2557
-고바우한중식(홍게짬뽕·문어짬뽕): 후포면 후포로, 054)788-1116
-물치상회(아인슈페너·무화과파운드): 후포면 울진대게로, 010-5967-8546


주변 볼거리
한국차문화박물관, 능강솟대문화공간, 배론성지, 제천한방엑스포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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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