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김하성 약점 잡은 임혜동

깽값으로 4억 받고 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자타공인 최고의 야구선수로 인정받은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선수(28)에 악재가 꼈다. 친동생처럼 아끼던 전직 후배 선수를 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김하성은 지속적인 공갈협박을 당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경찰 수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이하 MLB)서 뛰고 있는 김하성에 대한 공갈·명예훼손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김하성 측과 사건 당사자인 전직 야구선수 임혜동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임씨를 출국금지 조치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갈·명예훼손
일파만파 확산

1996년 9월7일 경기도 의정부서 출생한 임씨는 청량중과 신일고를 졸업했다. 신일고 당시 에이스였던 그는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등에서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고교 시절 시속 144㎞의 공을 던지는 등 당시에는 유망한 투수였다. 당시 3라운드서 지명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구위 문제와 대학에 진학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순위가 밀렸다.

임씨는 2015년 2차 8라운드 전체 78번으로 넥센 히어로즈에 지명됐다. 8라운드 지명자치고는 6000만원이라는 많은 계약금을 받았다.


하지만 지명 이후 단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2015년 퓨처스리그서 7경기 등판해 승 없이 1패, 10과 1/3이닝 방어율 10.45를 기록했으며 이듬해에는 아예 퓨쳐스리그에도 올라오지 못했다. 결국 2016년 시즌 종료 후 웨이버 공시되며 방출됐다.

이후 임씨는 김하성이 소속됐던 매니지먼트 회사에 들어가 그의 로드매니저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로 막역한 사이였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임씨는 김하성을 ‘우리 형’이라고 불렀으며 야구를 그만두려던 임씨를 붙잡으며 입단 테스트까지 주선했다. 김하성은 2020년 10월부터 12월까지 틈나는 대로 임혜동에게 적게는 5만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여러 차례 입금해주며 챙기기도 했다.

김하성은 MLB로 향할 때 임씨를 개인 매니저로 고용하는 등 브로맨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본인의 에이전트 회사 정식 직원이 아니었던 임혜동과 함께하기 위해 본인 수입으로 월급 300만원을 줬고, 식비까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가 좋던 김하성이 임씨를 공갈·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한 계기가 된 사건은 지난 2021년 2월 발생했다. 이들은 당시 서울 강남의 한 술집서 술을 마시다 몸싸움을 벌였다.

당시 논란의 술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A씨는 SBS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둘이)말다툼이 조금 있었다. 혜동이가 ‘쳐봐, 쳐봐’ 이러니까 ‘하지 마라. 왜 그러냐’면서 제가 말리다 얼굴 쪽을 맞았다”며 “그걸 본 하성이가 ‘너 뭐하는 거야’하면서 서로 멱살을 잡고 밀치게 됐다”고 회상했다. 

미국 진출 직전 술자리 몸싸움
합의 후 계속된 공갈협박, 왜?


이어 “서로 정말 엄청 친한 사이다. 친한 사이끼리 주먹다짐을 못하니까 남자들 자존심 싸움처럼 ‘네가 먼저 쳐봐’하며 넘어뜨리려고 하는 다툼이 있었다”면서 “일방적 폭행이 있거나 그런 거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폭행이었다면 병원을 갔겠지만, 혜동이도 ‘하성이형, 제가 죄송하다. 선을 넘어서 형 미안해’라고 하고 하성이도 ‘형도 너한테 말 너무 막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며 이후 이들은 서로 화해한 뒤 함께 밥을 먹고 사우나까지 하고선 이튿날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부연했다.

함께 미국으로 갔던 이들의 관계는 무너졌다. 김하성 측은 임씨가 2021년 12월과 2022년 2월에 합의금을 받고도 “코로나 기간에 집합 금지 의무를 위반하고 함께 술을 마시지 않았냐”며 지속적으로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김하성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최선은 임씨가 합의금을 받은 후에도 계속 금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최선은 “2021년 당시 임씨가 김하성의 군인 신분을 이용해 협박하며 합의금 명목의 돈을 요구했다”며 “직간접적으로 연락하거나 불이익한 일체의 행위 등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지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지난달 27일 그를 공갈 협박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임씨는 지난 7일 김하성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동료 선수와 술자리 다툼이 아니라 로드매니저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씨는 “김하성이 가장 잘하는 게 나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무릎 꿇는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심하게 구타당한 건 세 차례고 그 외 가벼운 폭행과 술자리서 술병을 던지거나 운전 중 뒤통수를 때리는 건 너무 일상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2년 동안 연락하지도, 금전 요구도 단 한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얼마나
때렸길래?

이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서 임씨는 폭행 피해 증거로 얼굴, 배 등에 난 상처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2021년 12월 김하성에게 4억원을 받고 합의했는데, 최근 그가 비밀 유지 의무 약속을 위반해 위약금 청구소송을 진행하자 오히려 자신이 고소당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김하성 측도 즉각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 따르면 “(임혜동)주장이 사실이라면 고소장을 정식 제출하라”면서 “김하성은 조사에 성실히 임해 결백함을 밝히고, 허위 내용의 고소에 대해선 무고 책임을 철저히 물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하성은 지난 8일 <디스패치>에 임씨가 증거로 내놓은 사진 속 상처가 가정폭력 때문임을 보여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ㅋㅋㅋㅋㅋ UFC 뛰고 왔냐” “형 이건 아니죠 ㅋㅋㅋㅋㅋ” 등 친분이 있는 카톡을 나눴다.

카카오톡 메시지 마지막서 임씨는 “아버지가 먼저 욕했어요” “가정폭력의 현실입니다”라며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집안서 아버지한테 폭행당한 사진인데 김하성에게 폭행당한 사진으로 거짓 조작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동안 맞았던 것들이나 이런 것들의 증거들을 취합하다가 아마도 그 사진(집안 폭행)이 묶음으로 잘못 들어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묶음 그대로 변호사님한테 전달했을 때 제가 추가 설명을 안했기 때문에 변호사님이 그걸 기자들한테 전달하는 데 있어서는 잘못 전달된 부분이다. 바로 이제 정정 요청했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잘못 전달한 게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하성이 잘못되는 걸 원하는 게 아니라 제가 공갈협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입증해야 할 것 같다”며 “잘못을 명명백백히 따져야 한다고 하면 저는 형사 절차를 밟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김하성의 법률대리인 측은 임씨에 대한 새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군인 신분
뭐가 무서워?

법률대리인은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김하성은 최근 후배인 전 프로야구 선수를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 조사를 마쳤다”며 “2021년 당시 상대 선수는 김하성이 군인 신분인 점을 이용해 협박하며 합의금 명목의 돈을 요구했고, 상대 선수가 직간접적으로 연락하거나 불이익한 일체의 행위 등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지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상대 선수는 또다시 김하성에게 연락하는 등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행위를 반복했다”며 “이에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자 형사 고소에 이른 것이고 이와 별도로 합의 위반에 따른 위약벌 등을 청구하는 민사소송 및 가압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또 “김하성이 일방적으로, 그리고 상습적으로 상대 선수를 폭행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결국 김하성은 지난 11일, 임씨를 명예훼손으로 추가 고소했다. 김씨 측은 추가 고소 사유로 ‘다수의 인터뷰를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거짓 증거사진을 언론에 제보한 행위’를 적시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임씨의 공갈 등 범죄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김씨가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자 임씨를 고소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치 피고소인인 임씨가 일방적, 상습적인 폭행을 당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발언하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더 이상의 허위 사실 유포가 이뤄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임씨는 미국 로드매니저로 일할 당시 김하성이 노예처럼 부렸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임씨는 “미국서 2개월 동안 소파서 잤다”며 “미국서 4시간이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임씨는 부조리를 못 견디고 한국으로 귀국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병역특혜로 협박해 합의금
‘진실공방’ 경찰 조사 시작

김하성 측은 당시 메이저리그 진출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좋은 숙소를 잡지 못해 임씨가 소파 베드서 잠을 잤으며 부친의 건강 문제로 임씨가 먼저 귀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김하성은 지난달 27일 공갈 협박 혐의로, 지난 11일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임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다른 프로야구 선수 2명과 에이전트 임직원 2명 등 김하성과 임씨 주변인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이 현재까지 조사한 참고인은 총 5명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참고인 진술을 토대로 사건을 중대하게 보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2일 경찰은 임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수사기관은 통상 경미한 사건 피의자의 출국은 금지하지 않는다. 임씨의 출국금지는 경찰이 이번 사건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는 방증인 셈이다. 

다만 김하성과 임씨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만큼 두 사람, 참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나 정황을 토대로 피의자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여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아직 피고소인(임혜동) 소환 전이라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조만간 피고소인인 임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선수와 임씨의 대질조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대질조사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피고소인(임혜동)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대질조사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법조계에서는 금액적 측면이나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라 경찰이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공갈 범행에 의한 물질적인 이득이 5억원을 넘어가게 되면 특경법이 적용돼 가중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폭행으로 합의금을 받은 이후 상대가 유명인임을 빌미로 계속 협박을 했다면 가중처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속속 나오는 
그날 증인들

공갈죄와 협박죄는 목적에 가장 큰 차이가 있다. 공갈죄는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협박죄는 상대방의 의사결정이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목적이다.

처벌 수위도 다르다. 형법 제350조에 따르면 공갈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형법 제283조에서는 협박죄를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kcj512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합의금으로 사치?

김하성 선수를 공갈 협박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야구선수 임혜동이 김하성에게 받은 돈으로 사치를 부린 정황이 드러났다.

또 다른 야구선수 B씨는 <디스패치>에 “차도 바꾸고 카지노도 가고 명품 가방도 샀다. 정말로 돈을 받긴 받았구나 싶더라”라며 임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카카오톡서 임씨는 B씨에게 “카지노서 1000(만원) 날렸다”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명품 가방을 구매한 것을 자랑하기도 했다.

또 임씨는 김 선수가 아닌 또 다른 빅리거를 협박해 돈을 받아낸 것으로도 전해졌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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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