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김하성 약점 잡은 임혜동

깽값으로 4억 받고 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자타공인 최고의 야구선수로 인정받은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선수(28)에 악재가 꼈다. 친동생처럼 아끼던 전직 후배 선수를 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김하성은 지속적인 공갈협박을 당했다며 반박에 나섰다.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경찰 수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이하 MLB)서 뛰고 있는 김하성에 대한 공갈·명예훼손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김하성 측과 사건 당사자인 전직 야구선수 임혜동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임씨를 출국금지 조치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갈·명예훼손
일파만파 확산

1996년 9월7일 경기도 의정부서 출생한 임씨는 청량중과 신일고를 졸업했다. 신일고 당시 에이스였던 그는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등에서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고교 시절 시속 144㎞의 공을 던지는 등 당시에는 유망한 투수였다. 당시 3라운드서 지명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구위 문제와 대학에 진학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순위가 밀렸다.

임씨는 2015년 2차 8라운드 전체 78번으로 넥센 히어로즈에 지명됐다. 8라운드 지명자치고는 6000만원이라는 많은 계약금을 받았다.

하지만 지명 이후 단 한 번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2015년 퓨처스리그서 7경기 등판해 승 없이 1패, 10과 1/3이닝 방어율 10.45를 기록했으며 이듬해에는 아예 퓨쳐스리그에도 올라오지 못했다. 결국 2016년 시즌 종료 후 웨이버 공시되며 방출됐다.

이후 임씨는 김하성이 소속됐던 매니지먼트 회사에 들어가 그의 로드매니저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로 막역한 사이였다. 

<디스패치>에 따르면 임씨는 김하성을 ‘우리 형’이라고 불렀으며 야구를 그만두려던 임씨를 붙잡으며 입단 테스트까지 주선했다. 김하성은 2020년 10월부터 12월까지 틈나는 대로 임혜동에게 적게는 5만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여러 차례 입금해주며 챙기기도 했다.

김하성은 MLB로 향할 때 임씨를 개인 매니저로 고용하는 등 브로맨스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본인의 에이전트 회사 정식 직원이 아니었던 임혜동과 함께하기 위해 본인 수입으로 월급 300만원을 줬고, 식비까지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가 좋던 김하성이 임씨를 공갈·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한 계기가 된 사건은 지난 2021년 2월 발생했다. 이들은 당시 서울 강남의 한 술집서 술을 마시다 몸싸움을 벌였다.

당시 논란의 술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A씨는 SBS를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둘이)말다툼이 조금 있었다. 혜동이가 ‘쳐봐, 쳐봐’ 이러니까 ‘하지 마라. 왜 그러냐’면서 제가 말리다 얼굴 쪽을 맞았다”며 “그걸 본 하성이가 ‘너 뭐하는 거야’하면서 서로 멱살을 잡고 밀치게 됐다”고 회상했다. 

미국 진출 직전 술자리 몸싸움
합의 후 계속된 공갈협박, 왜?

이어 “서로 정말 엄청 친한 사이다. 친한 사이끼리 주먹다짐을 못하니까 남자들 자존심 싸움처럼 ‘네가 먼저 쳐봐’하며 넘어뜨리려고 하는 다툼이 있었다”면서 “일방적 폭행이 있거나 그런 거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폭행이었다면 병원을 갔겠지만, 혜동이도 ‘하성이형, 제가 죄송하다. 선을 넘어서 형 미안해’라고 하고 하성이도 ‘형도 너한테 말 너무 막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며 이후 이들은 서로 화해한 뒤 함께 밥을 먹고 사우나까지 하고선 이튿날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부연했다.

함께 미국으로 갔던 이들의 관계는 무너졌다. 김하성 측은 임씨가 2021년 12월과 2022년 2월에 합의금을 받고도 “코로나 기간에 집합 금지 의무를 위반하고 함께 술을 마시지 않았냐”며 지속적으로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김하성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최선은 임씨가 합의금을 받은 후에도 계속 금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최선은 “2021년 당시 임씨가 김하성의 군인 신분을 이용해 협박하며 합의금 명목의 돈을 요구했다”며 “직간접적으로 연락하거나 불이익한 일체의 행위 등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지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지난달 27일 그를 공갈 협박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임씨는 지난 7일 김하성의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동료 선수와 술자리 다툼이 아니라 로드매니저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씨는 “김하성이 가장 잘하는 게 나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무릎 꿇는 것이었다. 나도 모르게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었던 것 같다”며 “심하게 구타당한 건 세 차례고 그 외 가벼운 폭행과 술자리서 술병을 던지거나 운전 중 뒤통수를 때리는 건 너무 일상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2년 동안 연락하지도, 금전 요구도 단 한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얼마나
때렸길래?

이날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서 임씨는 폭행 피해 증거로 얼굴, 배 등에 난 상처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2021년 12월 김하성에게 4억원을 받고 합의했는데, 최근 그가 비밀 유지 의무 약속을 위반해 위약금 청구소송을 진행하자 오히려 자신이 고소당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김하성 측도 즉각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 따르면 “(임혜동)주장이 사실이라면 고소장을 정식 제출하라”면서 “김하성은 조사에 성실히 임해 결백함을 밝히고, 허위 내용의 고소에 대해선 무고 책임을 철저히 물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김하성은 지난 8일 <디스패치>에 임씨가 증거로 내놓은 사진 속 상처가 가정폭력 때문임을 보여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ㅋㅋㅋㅋㅋ UFC 뛰고 왔냐” “형 이건 아니죠 ㅋㅋㅋㅋㅋ” 등 친분이 있는 카톡을 나눴다.

카카오톡 메시지 마지막서 임씨는 “아버지가 먼저 욕했어요” “가정폭력의 현실입니다”라며 가정폭력을 당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집안서 아버지한테 폭행당한 사진인데 김하성에게 폭행당한 사진으로 거짓 조작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동안 맞았던 것들이나 이런 것들의 증거들을 취합하다가 아마도 그 사진(집안 폭행)이 묶음으로 잘못 들어간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묶음 그대로 변호사님한테 전달했을 때 제가 추가 설명을 안했기 때문에 변호사님이 그걸 기자들한테 전달하는 데 있어서는 잘못 전달된 부분이다. 바로 이제 정정 요청했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제가 잘못 전달한 게 맞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하성이 잘못되는 걸 원하는 게 아니라 제가 공갈협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입증해야 할 것 같다”며 “잘못을 명명백백히 따져야 한다고 하면 저는 형사 절차를 밟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김하성의 법률대리인 측은 임씨에 대한 새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군인 신분
뭐가 무서워?

법률대리인은 “여러 매체를 통해 보도된 바와 같이 김하성은 최근 후배인 전 프로야구 선수를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 조사를 마쳤다”며 “2021년 당시 상대 선수는 김하성이 군인 신분인 점을 이용해 협박하며 합의금 명목의 돈을 요구했고, 상대 선수가 직간접적으로 연락하거나 불이익한 일체의 행위 등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돈을 지급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상대 선수는 또다시 김하성에게 연락하는 등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행위를 반복했다”며 “이에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자 형사 고소에 이른 것이고 이와 별도로 합의 위반에 따른 위약벌 등을 청구하는 민사소송 및 가압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또 “김하성이 일방적으로, 그리고 상습적으로 상대 선수를 폭행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결국 김하성은 지난 11일, 임씨를 명예훼손으로 추가 고소했다. 김씨 측은 추가 고소 사유로 ‘다수의 인터뷰를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거짓 증거사진을 언론에 제보한 행위’를 적시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임씨의 공갈 등 범죄행위로 인해 피해를 입은 김씨가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자 임씨를 고소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치 피고소인인 임씨가 일방적, 상습적인 폭행을 당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발언하고 있는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더 이상의 허위 사실 유포가 이뤄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임씨는 미국 로드매니저로 일할 당시 김하성이 노예처럼 부렸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임씨는 “미국서 2개월 동안 소파서 잤다”며 “미국서 4시간이 이상 잠을 잔 적이 없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임씨는 부조리를 못 견디고 한국으로 귀국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병역특혜로 협박해 합의금
‘진실공방’ 경찰 조사 시작

김하성 측은 당시 메이저리그 진출이 불확실한 상황이라 좋은 숙소를 잡지 못해 임씨가 소파 베드서 잠을 잤으며 부친의 건강 문제로 임씨가 먼저 귀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김하성은 지난달 27일 공갈 협박 혐의로, 지난 11일 정보통신망법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임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다른 프로야구 선수 2명과 에이전트 임직원 2명 등 김하성과 임씨 주변인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이 현재까지 조사한 참고인은 총 5명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참고인 진술을 토대로 사건을 중대하게 보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2일 경찰은 임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수사기관은 통상 경미한 사건 피의자의 출국은 금지하지 않는다. 임씨의 출국금지는 경찰이 이번 사건을 가볍게 보지 않는다는 방증인 셈이다. 

다만 김하성과 임씨가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만큼 두 사람, 참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되면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나 정황을 토대로 피의자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여부는 확인해주기 어렵다”며 “아직 피고소인(임혜동) 소환 전이라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조만간 피고소인인 임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선수와 임씨의 대질조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대질조사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피고소인(임혜동)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대질조사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법조계에서는 금액적 측면이나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라 경찰이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공갈 범행에 의한 물질적인 이득이 5억원을 넘어가게 되면 특경법이 적용돼 가중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폭행으로 합의금을 받은 이후 상대가 유명인임을 빌미로 계속 협박을 했다면 가중처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속속 나오는 
그날 증인들

공갈죄와 협박죄는 목적에 가장 큰 차이가 있다. 공갈죄는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협박죄는 상대방의 의사결정이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목적이다.

처벌 수위도 다르다. 형법 제350조에 따르면 공갈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형법 제283조에서는 협박죄를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kcj512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합의금으로 사치?

김하성 선수를 공갈 협박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야구선수 임혜동이 김하성에게 받은 돈으로 사치를 부린 정황이 드러났다.

또 다른 야구선수 B씨는 <디스패치>에 “차도 바꾸고 카지노도 가고 명품 가방도 샀다. 정말로 돈을 받긴 받았구나 싶더라”라며 임씨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카카오톡서 임씨는 B씨에게 “카지노서 1000(만원) 날렸다”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명품 가방을 구매한 것을 자랑하기도 했다.

또 임씨는 김 선수가 아닌 또 다른 빅리거를 협박해 돈을 받아낸 것으로도 전해졌다. 정확한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다.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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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