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당해고 논란’ 공인노무사회 무슨 일이…

“알만한 사람들이 더한다더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김철준 기자 = 한국공인노무사회(이하 공인노무사회) 소속 직원이 부당해고를 당한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졌다. 이밖에 수습노무사가 현장교육 과정에서 노무법인 대표에게 갑질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동법 전문가 단체라는 노무사회가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노무사가 부당해고에 갑질이라니, 알만한 사람들이 더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20대 임원 선출 선거가 한창인 공인노무사회 측은 쉬쉬하는 분위기다. 연임에 나선 이황구 19대 회장도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공인노무사회 사무국 직원 2명이 지난해 부당해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10일 작성된 공인노무사회 업무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당사자인 과장급 A씨와 차장급 B씨는 올해 초 공인노무사회를 상대로 노동위원회(노동위)에 구제 신청을 제기했다.

갑질 횡포

노동위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면서, A씨와 B씨에 대한 구제 신청을 받아들였다. 노동위 부당해고 인정에 대해 공인노무사회는 A씨를 원직에 복직시켰지만, 재차 해고했다. B씨에 대해서는 2900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2차례의 걸친 A씨의 해고 처분을 노동위에서 부당해고로 인정한 것이다.

공인노무사회는 “A씨가 허위 경력을 기재했기에 해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발생 원인에 대해 “직원 채용 시 객관적으로 경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향후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씨가 해고된 이유는 A씨의 허위 경력 기재를 도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공인노무사회가 지난 5월 B씨에게 지급한 합의금은 공인노무사로 구성된 회원들의 회원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합의금은 해고 예고 수당 500여만원, 휴업수당으로 지급된 70% 외에 평균임금에 해당하는 부족분 30%분과, 상당액의 위로금이 포함된 액수를 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B씨에게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 1100만원도 포함돼 논란이 가중됐다.

한 노무사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노무사의 권익을 보장하고 관리·감독해야 할 단체가 연장근로수당을 1100만원이나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임금체불을 했다는 것이고, 매우 실망스럽다”며 “노동법을 준수하지 않은 행정 낭비로 수천만원의 회비가 공중분해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인노무사회도 엄연한 상시근로자 50인의 사업장이며, 노동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다. 노동법 위반 사건이 발생한 만큼, 노동부의 감독이 필요하다. 

이황구 공인노무사회장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진 상황이다. 이 회장이 직접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서진배 공인노무사회 사무총장의 연봉이 68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공인노무사회는 서 사무총장의 대학원(박사과정) 학비 500여만원도 지급했다.

회계감사 보고서에는 서 사무총장의 학비가 ‘업무역량개발비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교묘하게 기재됐다. 이에 대해 공인노무사회원들은 게시판 등을 통해 적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무국 직원 노동위에 구제 신청
원직 복직 조치 이후 다시 해고

공인노무사회는 해당 문제에 대해 감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업무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 사무총장에 대한 학비 지원 명목으로 2021년 연간 500만원의 ‘업무역량개발비’를 책정했다. 보고서엔 ‘당초 회원들은 이 부분이 적정한지, 사무총장 학비 지원에 따른 학사 참여가 충실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적혀있다.


공인노무사회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C씨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사무총장의 근로계약서상 연봉에 학비가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무총장을 채용하기 위해 높은 연봉을 책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에 한 노무사는 “사무총장 연봉이 학비를 포함해 7300만원에 달하는 것을 두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무총장에 대한 복지 차원의 지원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무총장의 학비 지원을 근거도 없는 업무역량개발비로 지급하고, 다른 직원에게는 지원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2021년부터 지급된 사무총장의 학비나 사무국 직원의 연장근로수당조차 지급되지 않은 것은 공인노무사회의 회계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공인노무사회는 “사무총장의 학비 지원 근거는 물론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이를 환수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행부가 바람직한 결과를 산출하지 못한 부분은 아쉬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공인노무사회는 지난 3년간 한 노무사와 연간 2억5000만원의 달하는 인적자원관리(HRM) 사업을 3년간 근거도 없이 수의계약으로 체결해 부정한 회비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를 두고 공인노무사회 관계자는 “배임 등의 문제까지 생긴 상황이니 수사 당국과 고용노동부가 감독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노무사회에 마련토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무사의 권익 신장을 위해 설립된 공인노무사회가 역할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습노무사가 6개월의 수습 과정서 노무법인 대표 등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수습노무사의 경우 공인노무사회의 교육을 이수하지 못하면 노무사업을 하기 어렵다.

이를 악용한 노무사회 교육연수위가 수습노무사들의 연수교육에서 권한을 남용하는 일도 발생한다.

수습 과정을 거친 노무사 D씨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나 또한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해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적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근로자를 위해 일하는 노무사들이 오히려 노동법을 어긴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공인노무사회는 수습노무사보다 노무법인 대표들의 눈치를 보기 때문에 처우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사무총장 학비 포함 연봉 도마에
조직내 이황구 회장 책임론 일어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 수습노무사가 노무법인 면접 과정서 “수습은 근로자가 아닌데 왜 임금을 줘야 하냐”는 질문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 ‘2023년 수습노무사 갑질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노무사들에게 2년 이내 결혼할 생각이 있는지 릴레이로 답하게 하는 등 성차별·시대착오적 질문도 있었다.

부당한 해고, 징계 등에 대한 구제 신청을 대리하는 노무사조차 갑질을 당하는 것이다. 현직 노무사와 수습노무사로 구성된 ‘수습노무사 개선티에프’(TF)가 지난 19일 공개한 2023년도 수습 공인노무사 갑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습노무사들은 ‘채용 면접서 사적인 질문을 받았냐’는 질문에 39.1%가 “그렇다”고 답했다. 

채용 면접서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에 해당하는 발언을 들었다는 응답률도 5.8%였다.


실제로 한 수습노무사는 교육노무사로부터 “유흥업소에 같이 가자는 제안을 받았다”며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7월12일∼20일까지 공인노무사회가 주관하는 집체교육 수강 인원 13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이뤄졌다. 

법으로 정해진 근로 시간을 지키지 않고 연장근로에 가산 수당도 지급하지 않는 사례도 나타났다. “정해진 근무 시간 외 조기 출근이나 야근을 강요한다”(28.9%), “업무시간 외 카카오톡, 문자 등으로 업무지시를 받았다”(26.7%)는 수습노무사가 30%에 달했다. 근무시간 외 노동에 대해선 68.1%가 “시간외수당을 받지 못하거나 일부분만 받았다”고 답했다.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도 있었다. 수습노무사 15.9%가 “상사가 업무지시 중 위협적인 말이나 폭언을 한다”고 답했다. “고참이 업무를 가르치면서 괴롭힌다”는 응답도 11.6%였다.

규모가 작은 노무법인의 경우, 대표노무사가 직접 교육에 나서면서 수습노무사들은 철저한 ‘을’의 지위에 놓일 수밖에 없어 갑질이 빈번하다. 노동 관련 법률사무 및 심판대리를 수행하는 노무사가 갑질을 당하는 믿기 어려운 사례가 속출하자 고용노동부의 관리·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습노무사 처우개선 티에프 측은 “수습노무사들은 어렵게 구한 수습처이기에 부당한 처우도 감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며 “부디 노동관계 법령의 전문가인 공인노무사들이 본인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직시하고 시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에서 “노동 과정서 부당 노동행위 피해를 당했을 경우, 노무사라도 주저 말고 고용노동부로 진정을 내면 된다”며 “사업장서 부당 노동행위가 있으면 근로 개선지원과 등과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7일 수습, 현직 노무사 34명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고용노동부, 한국공인노무사회, 한국공인노무사회 교육연수위원회를 대상으로 수습교육 당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수습노무사는 자격증을 취득한 뒤 한 달 동안 한국공인노무사회가 진행하는 집체교육을 받고, 노무 법인서 5개월 동안 수습기간을 거쳐 공인노무사가 될 수 있다.

진정서에는 집체교육을 주관한 공인노무사회와 그 교육연수위원회는 수습노무사들의 병결(병으로 인한 결석) 신청을 거부하고 불출석 처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무사 연수를 이수하기 위해선 집체교육 출석률 90% 이상을 충족해야 해, 출석률은 중요한 교육 이수 요건 중 하나다.

애먼 수당

한편, 22일 공인노무사회 20대 임원 선출을 위한 선거가 한창이다. 3개 후보조가 출마한 가운데 기호 1번 이황구 후보가 연임에 도전한다. 

공인노무사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임원 선거 입후보 등록 마감 결과 기호 1번 이황구-신동헌-안은지(회장-부회장-부회장) 후보 조, 기호 2번 박기현-김명환-박진형 후보 조, 기호 3번 이완영-이성진-이상호 후보 조가 출사표를 던졌다. 박기현 후보는 11기 고참이며, 재선 경력의 이완영 후보가 경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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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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