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한 필리핀 유모, 믿고 맡길 수 있나?

저출생 대책이 고작 ‘값싼 유모?’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황무지서 낱알을 찾는 마음으로 제안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국인 가사 노동자 시범사업을 놓고 찬반 여론이 갈리자 이같이 말했다. 해당 사업은 저출생에 대응하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차원서 값싼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최저임금에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저출생 대책이 차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가 외국인 노동자를 100명가량 받아들여 서울서 ‘외국인 가사노동자’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고용부가 개최한 공청회서 정책 실효성, 외국인 육아의 신뢰성, 내국인 가사도우미 종사자에 미칠 영향 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달 31일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시범 사업’ 공청회를 열었다. 빠르면 올해 내로 필리핀 등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여명을 도입해 서울 지역 내 가정서 가사·육아 업무를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간은 6개월 이상으로 서울시 전역서 시행할 방침이다.

서비스 이용자는 직장에 다니며 아이 키우는 20~40대 맞벌이 부부, 한부모 가정, 임산부 등이다.

고심 끝에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적극 검토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국인 가사노동자 인력 도입을 국무회의를 통해 제시했다.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인력 확보를 위해 고용허가제 송출국 16개국 중에 가사인력 관련 자격증 제도를 운영 중인 필리핀을 우선 검토할 방침이다. 외국인 노동자는 E-9 비자(비전문취업)를 통해 입국한다. 대상자는 가사 노동과 관련해 경력·지식, 연령, 한국어·영어 능력, 범죄 이력 등 검증을 거쳐 선발된다.

입국 전후로 한국어·문화, 노동법 등 교육을 받고, 국내 가사서비스 제공 기관에 배정된 이후 아동학대 방지를 비롯한 실무교육을 받는다. 서울시는 1억5000만원을 들여 외국인 가사노동자에 숙소비·교통비 등 초기 정착 비용을 지원한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 제안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지서 시행 중인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와 비교했을 때 저렴한 비용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해당 시범사업 도입을 우려하는 입장은 외국인 가사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자는 법안 발의가 논란의 발단이 됐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지난 3월 외국인 가사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고용개선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차별 논란이 일었다.

오 시장도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 최저시급을 적용하면 월 200만원이 넘는다. 문화도 다르고 말도 서툰 외국인에게 아이를 맡기면서 200만원 이상을 주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시범사업 참여가 유력한 필리핀은 1인당 GDP가 3500달러로 우리의 10분의 1 정도”라고 말했다.

해당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인건비가 낮아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서울시 관계부서도 이 같은 내용의 의견을 고용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정부는 외국인 가사노동자에 국내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외국인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면 근로기준법과 ILO(국제노동기구) 국제 협약 위반이라는 외국인 차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가사노동자에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한국인 고용주 부담이 커져 제도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과 관련해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갈렸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는 내국인 가사노동자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고용부에 따르면 가사·육아도우미 취업자는 2019년 15만6000명서 지난해 11만4000명으로 3만명 넘게 감소했다. 특히 내국인 가사·육아 인력 취업자는 63.5%가 60대 이상, 28.8%가 50대로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논란 끝 최저임금 맞춘 외국인 가사노동자
“누가 쓰나?” 고소득층 혜택 전락 우려도

찬성하는 쪽에서는 내국인 가사노동자를 채용하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내국인 가사인력의 경우 출·퇴근 시 시간당 1만5000원 이상을 줘야 한다. 시간당 9620원인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급여를 지불해야 한다.

결과적으론 서비스 이용자의 집에서 먹고 자는 내국인 가사노동자에게는 서울 기준으로 한 달에 350만원서 450만원을 줘야 한다.

가사서비스 매칭 플랫폼업체인 홈스토리 생활의 이봉재 부대표는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가사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데 종사자는 점점 줄고 종사자의 평균 연령대도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대표는 “4주 전 이틀간 외국인 가사도우미 수요가 있는지 조사한 결과 150명 이상이 이용 의향을 표명했다”며 “최저임금을 보장하면서 합리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관련 의견 수렴 공청회에서는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최영미 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은 “가사 육아 인력이 감소하고 있어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정부는 인력이 감소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는지, 중년·고령 내국인 노동자를 가사노동자 시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가사서비스가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되도록 노동환경 개선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실질적 수요자인 육아 당사자들은 제도 도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쌍둥이 자녀를 둔 김고은씨는 “아이에 관련된 일은 돈이 비싸다고 안 쓰고 싸다고 쓰는 영역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인데, 이주노동자들이 한두 번 교육으로 한국문화를 습득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고령화되는 사회서 지금의 중년여성 일자리를 빼앗고 돌봄의 질이 저해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복직을 앞둔 워킹맘 강초미씨는 “50·60대 육아도우미를 선호하는 이유는 20·30대 부부가 가지지 못한 육아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이론만으로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대디 김진환씨도 외국인 가사·육아도우미를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의문을 표했다. 그는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부분이고 어떤 가정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며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지와 문화적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지, 육아 가치관에 대한 교육을 이뤄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00명
검증은?


정부가 졸속으로 제도를 추진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 위원장은 “최소한의 보호를 제공하는 데 짧게 봐도 10년 걸렸는데, 1년 만에 제도가 만들어지고 정책이 쏟아져 나온다. 공청회도 5일 전에야 공지가 됐다”며 “제도 관련된 의견을 취합했다고 국회의원들에게 보고하는 절차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은 매년 정부가 저출생·고령화 관련 정책을 마련할 때마다 논의돼왔던 제도다. 정부는 외국인 가사노동자가 내국인 맞벌이 부부의 양육 부담을 덜고, 여성 인력의 경력단절을 해소하는 등 저출생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홍콩과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가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활용하는 점을 근거로 제도 도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과 싱가포르의 출산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계 하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9월 오 시장은 자신의 SNS에 “한국은 합계출산율 0.81명이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1970년대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출산율과 관련 하향세가 둔화됐다”고 밝혔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1970년대부터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은 2017년부터 도쿄, 오사카 등 6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이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 시행 이후 저출생 문제 해결과 경제활동 참여율의 상관관계는 없었다. 오히려 합계출생률은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홍콩과 대만은 2020년부터 합계출생률이 1명 미만으로까지 떨어졌다.


실효성
갑론을박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 도입의 주요 정책 목표로 여겨지는 저출생 극복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증가는 아시아 4개 국가서 통계상 유의미한 관계를 찾기 어렵다”며 “가사근로자법이 시행된 지 약 1년밖에 경과하지 않은 시점서 내국인 인력 유입 가능성을 도외시한 채, 외국 인력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한국에서는 가사근로자법을 통해 가사노동자에 대한 법적 보호를 추구하는 만큼, 그에 대한 노동법 적용을 제외하고 있는 대만, 싱가포르 등과는 매우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현재 민간시장서 외국인 가사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선호도가 실질적으로 어느 규모인지 제대로 파악된 바가 없으므로, 실질적인 수요와 내국인 인력 부족 여부를 신중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지자체 사업 수행기관을 정부 인증기관으로 한정하거나 세액공제, 이용자 바우처 제공과 같은 혜택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최저임금보다 싸게 고용하게 되면 불법체류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9 비자를 취득한 외국인 가사노동자들이 더 나은 급여 조건을 찾아 다른 일자리로 떠날 수 있어서다.

현행법상 외국인이 국내서 가사노동자로 일하려면 방문취업 자격인 H-2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재중동포가 대부분이다.

고용부는 “가사서비스 일자리는 대표적인 중년층·고령층 여성 일자리”라며 “외국 인력 도입 확대 시 내국인 일자리 잠식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저임금 외국인력이 도입되면 내국인의 노동 조건이 저하된다”며 “외국 인력이 고임금 일자리로 이탈하는 사례도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부가 개최한 토론회서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와 소비자 현장 의견도 가사서비스 영역의 저임금 상황 때문에 외국 인력 이탈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며 “아이 돌봄을 담당하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이탈은 제조업의 이탈과 매우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출산율 높이려는 고육지책 
벤치마킹 외국 사례 보니…

한국은 홍콩·싱가포르와 달리 불법체류자 단속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당수의 싱가포르·홍콩 가정은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직접 고용한다. 대다수의 외국인 가사노동자는 필리핀 국적 출신이다. 홍콩은 높은 물가로 부부가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불안한 경우가 많다.

한국 정부가 도입하는 방식은 민간 서비스 기업이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직접 고용해 이용 계약을 맺는다. 가사도우미는 제공기관 기업이 숙소를 제공해야 한다. 이 제도를 한국이 도입할 경우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의 가사서비스 제공 기관이 일본처럼 숙소를 제공한다면 수익 창출 가능성과 관련한 문제가 있다”고 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한국 가정서 마주할 큰 문제는 의사소통이다. 정부는 외국인 가사노동자에게 일정 시간 이상 입국 전·후 취업 교육을 거쳐 근무지에 배치할 계획이다. 교육 내용에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 가사 관련 기술이 포함된다.

장주영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문화 부모가 자녀를 키울 때 어머니의 모국어가 한국어가 아니어서 아동 발달에 문제가 있다는 연구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며 “어머니도 아닌 외국인 노동자에 의해 돌봄이 이뤄지면 어떤 영향을 주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필리핀 출신은 영어회화 능력이 장점이 될 수 있다. 고용부가 2021년 11월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의 부모들은 영어 능력 때문에 필리핀 가사노동자 고용을 선호한다며 “일상적 의사소통에 영어를 사용하는 필리핀의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 것은 홍콩 어린이들의 영어 의사소통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대만 가정도 아이 돌봄을 위해 필리핀 출신 가사노동자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자녀 영어 교육을 위해서다.

그러나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를 없애는 나라도 생겨나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최근 ‘오페어’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페어는 해외서 일하고 언어와 문화도 익히는 프로그램이다. 이 제도는 서양의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다.

다른 국가
제도 철폐

노르웨이의 필리핀 출신 외국인 가사노동자 일부는 착취와 학대를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노르웨이 당국은 제도의 근본적인 비윤리성을 인식하고 폐지를 결정했다. 

한편 고용부는 대안으로 오페어 제도 도입을 언급했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한국문화를 경험하기 희망하는 외국 젊은이나 국내 외국인 유학생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런 방안 중 하나로 네덜란드나 독일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오페어 제도 등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ojh34522@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