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한 필리핀 유모, 믿고 맡길 수 있나?

저출생 대책이 고작 ‘값싼 유모?’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황무지서 낱알을 찾는 마음으로 제안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국인 가사 노동자 시범사업을 놓고 찬반 여론이 갈리자 이같이 말했다. 해당 사업은 저출생에 대응하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차원서 값싼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최저임금에 사용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저출생 대책이 차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가 외국인 노동자를 100명가량 받아들여 서울서 ‘외국인 가사노동자’ 사업을 시범 운영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고용부가 개최한 공청회서 정책 실효성, 외국인 육아의 신뢰성, 내국인 가사도우미 종사자에 미칠 영향 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달 31일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시범 사업’ 공청회를 열었다. 빠르면 올해 내로 필리핀 등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여명을 도입해 서울 지역 내 가정서 가사·육아 업무를 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간은 6개월 이상으로 서울시 전역서 시행할 방침이다.

서비스 이용자는 직장에 다니며 아이 키우는 20~40대 맞벌이 부부, 한부모 가정, 임산부 등이다.

고심 끝에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을 적극 검토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국인 가사노동자 인력 도입을 국무회의를 통해 제시했다.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 인력 확보를 위해 고용허가제 송출국 16개국 중에 가사인력 관련 자격증 제도를 운영 중인 필리핀을 우선 검토할 방침이다. 외국인 노동자는 E-9 비자(비전문취업)를 통해 입국한다. 대상자는 가사 노동과 관련해 경력·지식, 연령, 한국어·영어 능력, 범죄 이력 등 검증을 거쳐 선발된다.

입국 전후로 한국어·문화, 노동법 등 교육을 받고, 국내 가사서비스 제공 기관에 배정된 이후 아동학대 방지를 비롯한 실무교육을 받는다. 서울시는 1억5000만원을 들여 외국인 가사노동자에 숙소비·교통비 등 초기 정착 비용을 지원한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정책 제안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지서 시행 중인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와 비교했을 때 저렴한 비용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해당 시범사업 도입을 우려하는 입장은 외국인 가사노동자에게 최저임금 적용을 제외하자는 법안 발의가 논란의 발단이 됐다.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지난 3월 외국인 가사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고용개선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가 차별 논란이 일었다.

오 시장도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내 최저시급을 적용하면 월 200만원이 넘는다. 문화도 다르고 말도 서툰 외국인에게 아이를 맡기면서 200만원 이상을 주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시범사업 참여가 유력한 필리핀은 1인당 GDP가 3500달러로 우리의 10분의 1 정도”라고 말했다.

해당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인건비가 낮아져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서울시 관계부서도 이 같은 내용의 의견을 고용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정부는 외국인 가사노동자에 국내 최저임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외국인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면 근로기준법과 ILO(국제노동기구) 국제 협약 위반이라는 외국인 차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가사노동자에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한국인 고용주 부담이 커져 제도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과 관련해 찬반 여론이 첨예하게 갈렸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는 내국인 가사노동자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고용부에 따르면 가사·육아도우미 취업자는 2019년 15만6000명서 지난해 11만4000명으로 3만명 넘게 감소했다. 특히 내국인 가사·육아 인력 취업자는 63.5%가 60대 이상, 28.8%가 50대로 고령화 문제도 심각하다. 

논란 끝 최저임금 맞춘 외국인 가사노동자
“누가 쓰나?” 고소득층 혜택 전락 우려도

찬성하는 쪽에서는 내국인 가사노동자를 채용하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내국인 가사인력의 경우 출·퇴근 시 시간당 1만5000원 이상을 줘야 한다. 시간당 9620원인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급여를 지불해야 한다.

결과적으론 서비스 이용자의 집에서 먹고 자는 내국인 가사노동자에게는 서울 기준으로 한 달에 350만원서 450만원을 줘야 한다.

가사서비스 매칭 플랫폼업체인 홈스토리 생활의 이봉재 부대표는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가 늘어나고 가사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데 종사자는 점점 줄고 종사자의 평균 연령대도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부대표는 “4주 전 이틀간 외국인 가사도우미 수요가 있는지 조사한 결과 150명 이상이 이용 의향을 표명했다”며 “최저임금을 보장하면서 합리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관련 의견 수렴 공청회에서는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최영미 가사돌봄유니온 위원장은 “가사 육아 인력이 감소하고 있어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를 도입한다고 하는데, 정부는 인력이 감소하는 이유를 생각해봤는지, 중년·고령 내국인 노동자를 가사노동자 시장으로 견인하기 위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고 싶다”며 “가사서비스가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되도록 노동환경 개선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실질적 수요자인 육아 당사자들은 제도 도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쌍둥이 자녀를 둔 김고은씨는 “아이에 관련된 일은 돈이 비싸다고 안 쓰고 싸다고 쓰는 영역이 아니라 믿음의 영역인데, 이주노동자들이 한두 번 교육으로 한국문화를 습득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고령화되는 사회서 지금의 중년여성 일자리를 빼앗고 돌봄의 질이 저해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복직을 앞둔 워킹맘 강초미씨는 “50·60대 육아도우미를 선호하는 이유는 20·30대 부부가 가지지 못한 육아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이론만으로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대디 김진환씨도 외국인 가사·육아도우미를 믿고 아이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의문을 표했다. 그는 “소중한 가족을 지키는 부분이고 어떤 가정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라며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지와 문화적 차이를 해소할 수 있는지, 육아 가치관에 대한 교육을 이뤄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00명
검증은?


정부가 졸속으로 제도를 추진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최 위원장은 “최소한의 보호를 제공하는 데 짧게 봐도 10년 걸렸는데, 1년 만에 제도가 만들어지고 정책이 쏟아져 나온다. 공청회도 5일 전에야 공지가 됐다”며 “제도 관련된 의견을 취합했다고 국회의원들에게 보고하는 절차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은 매년 정부가 저출생·고령화 관련 정책을 마련할 때마다 논의돼왔던 제도다. 정부는 외국인 가사노동자가 내국인 맞벌이 부부의 양육 부담을 덜고, 여성 인력의 경력단절을 해소하는 등 저출생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홍콩과 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가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활용하는 점을 근거로 제도 도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홍콩과 싱가포르의 출산율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세계 하위권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9월 오 시장은 자신의 SNS에 “한국은 합계출산율 0.81명이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1970년대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출산율과 관련 하향세가 둔화됐다”고 밝혔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1970년대부터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은 2017년부터 도쿄, 오사카 등 6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이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 시행 이후 저출생 문제 해결과 경제활동 참여율의 상관관계는 없었다. 오히려 합계출생률은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홍콩과 대만은 2020년부터 합계출생률이 1명 미만으로까지 떨어졌다.


실효성
갑론을박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 도입의 주요 정책 목표로 여겨지는 저출생 극복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 증가는 아시아 4개 국가서 통계상 유의미한 관계를 찾기 어렵다”며 “가사근로자법이 시행된 지 약 1년밖에 경과하지 않은 시점서 내국인 인력 유입 가능성을 도외시한 채, 외국 인력 도입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은 “한국에서는 가사근로자법을 통해 가사노동자에 대한 법적 보호를 추구하는 만큼, 그에 대한 노동법 적용을 제외하고 있는 대만, 싱가포르 등과는 매우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현재 민간시장서 외국인 가사서비스에 대한 수요와 선호도가 실질적으로 어느 규모인지 제대로 파악된 바가 없으므로, 실질적인 수요와 내국인 인력 부족 여부를 신중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지자체 사업 수행기관을 정부 인증기관으로 한정하거나 세액공제, 이용자 바우처 제공과 같은 혜택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최저임금보다 싸게 고용하게 되면 불법체류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9 비자를 취득한 외국인 가사노동자들이 더 나은 급여 조건을 찾아 다른 일자리로 떠날 수 있어서다.

현행법상 외국인이 국내서 가사노동자로 일하려면 방문취업 자격인 H-2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재중동포가 대부분이다.

고용부는 “가사서비스 일자리는 대표적인 중년층·고령층 여성 일자리”라며 “외국 인력 도입 확대 시 내국인 일자리 잠식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저임금 외국인력이 도입되면 내국인의 노동 조건이 저하된다”며 “외국 인력이 고임금 일자리로 이탈하는 사례도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고용부가 개최한 토론회서 “이주노동자 지원단체와 소비자 현장 의견도 가사서비스 영역의 저임금 상황 때문에 외국 인력 이탈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며 “아이 돌봄을 담당하는 외국인 가사노동자 이탈은 제조업의 이탈과 매우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출산율 높이려는 고육지책 
벤치마킹 외국 사례 보니…

한국은 홍콩·싱가포르와 달리 불법체류자 단속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당수의 싱가포르·홍콩 가정은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직접 고용한다. 대다수의 외국인 가사노동자는 필리핀 국적 출신이다. 홍콩은 높은 물가로 부부가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불안한 경우가 많다.

한국 정부가 도입하는 방식은 민간 서비스 기업이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직접 고용해 이용 계약을 맺는다. 가사도우미는 제공기관 기업이 숙소를 제공해야 한다. 이 제도를 한국이 도입할 경우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조 연구위원은 “한국의 가사서비스 제공 기관이 일본처럼 숙소를 제공한다면 수익 창출 가능성과 관련한 문제가 있다”고 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가 한국 가정서 마주할 큰 문제는 의사소통이다. 정부는 외국인 가사노동자에게 일정 시간 이상 입국 전·후 취업 교육을 거쳐 근무지에 배치할 계획이다. 교육 내용에는 한국어와 한국 문화, 가사 관련 기술이 포함된다.

장주영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문화 부모가 자녀를 키울 때 어머니의 모국어가 한국어가 아니어서 아동 발달에 문제가 있다는 연구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며 “어머니도 아닌 외국인 노동자에 의해 돌봄이 이뤄지면 어떤 영향을 주겠느냐”고 의문을 표했다.

필리핀 출신은 영어회화 능력이 장점이 될 수 있다. 고용부가 2021년 11월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홍콩의 부모들은 영어 능력 때문에 필리핀 가사노동자 고용을 선호한다며 “일상적 의사소통에 영어를 사용하는 필리핀의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 것은 홍콩 어린이들의 영어 의사소통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대만 가정도 아이 돌봄을 위해 필리핀 출신 가사노동자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자녀 영어 교육을 위해서다.

그러나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를 없애는 나라도 생겨나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최근 ‘오페어’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페어는 해외서 일하고 언어와 문화도 익히는 프로그램이다. 이 제도는 서양의 외국인 가사노동자 제도다.

다른 국가
제도 철폐

노르웨이의 필리핀 출신 외국인 가사노동자 일부는 착취와 학대를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노르웨이 당국은 제도의 근본적인 비윤리성을 인식하고 폐지를 결정했다. 

한편 고용부는 대안으로 오페어 제도 도입을 언급했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한국문화를 경험하기 희망하는 외국 젊은이나 국내 외국인 유학생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런 방안 중 하나로 네덜란드나 독일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오페어 제도 등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ojh34522@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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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