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고 - 억울한 사람들> 불법 촬영 고발한 전 부인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3.06.28 09:33:39
  • 호수 14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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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성범죄 신고합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일요시사>는 ‘일요신문고’ 지면을 통해 억울한 사람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라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이번에는 전 남편의 성범죄를 고발한 사연입니다.

학교, 화장실, 헬스장 탈의실 등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불법 촬영당할 위험에 노출돼있다. 실제로 전국서 매년 6000여건의 불법 촬영 범죄가 발생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에게 촬영을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나서 대대적으로 단속 중이지만, 그 성과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원나잇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의원이 전국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신고된 불법 촬영 건수는 총 3만9957건이었다. 전국 경찰 행정구역 기준 6년 내 불법 촬영 범죄 발생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 1만1797건 ▲경기 8476건 ▲인천 2348건 순으로 많았다.

불법 촬영이 이뤄졌던 장소는 ▲숙박업소 43% ▲공중화장실 36% 순이었다. 이런 이유로 공중화장실 등에 구멍이 뚫려 있는지 확인하거나 외부 화장실은 가급적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반면 불법 촬영한 가해자가 받는 처벌은 미비하다. <한겨레>가 나체 불법촬영 사건(226건)에 대해 분석한 결과,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59건)에서 집행유예 비율은 89.8%(53건)였고, 벌금형 비율은 10.2%(6건)였지만, 피해자가 1명인 사건(167건)서 벌금형 비율은 26.3%(44건)로 증가했다. 


법원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심각한 가해 행위를 해도 초범일 경우, 가벼운 선고를 내렸다. 육안 관찰이 가능한 피해자 신체를 불법 촬영하고 피해자가 여럿이더라도 가해자가 초범이면 재판부는 대부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불법 촬영 사건 57건 중 초범 가해자들에게 징역형이 선고된 비율은 고작 3.5%뿐이었으며, 집행유예 비율은 96.5%에 달했다. 동종 전과자가 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엔 집행유예 비율이 50.0%으로 줄었으며, 징역형은 50.0%로 늘었다.

컴퓨터 남겨져 있는 더러운 흔적 
여자들 나체 사진·동영상 쏟아져

불법 촬영은 우리 삶과 밀접해 있지만, 이에 대한 처벌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비슷한 일을 겪은 A씨도 마찬가지였다. ‘불법 촬영’ 사건은 A씨가 이혼한 뒤에서야 인지할 수 있었다.

A씨의 전 남편 B씨는 캠핑 관련 사업을 했고 관련 카페도 운영 중이었다. A씨는 2021년 9월, 집에서 컴퓨터를 하던 중, 평상시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캠핑회원 닉네임’이라는 폴더를 발견했다. B씨는 평소에도 사진촬영을 많이 했고, 잘 찍는다는 말도 들었던 만큼 ‘카페 회원 사진이겠지’라며 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해당 폴더가 다시 눈에 띄었고 시간이 있던 차에 폴더를 열어본 후 받은 충격으로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 그 안에는 B씨가 성관계한 여성들 이름으로 폴더가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폴더 안에는 여성들의 불법 촬영된 나체 사진이 수십장 들어 있었다.

촬영 장소는 ▲모텔 ▲화장실 변기 ▲세면대 ▲욕조 ▲침대였고, 피해 여성의 집으로 유추되는 침실도 있었다. 사진은 대체로 전신 나체 사진을 찍은 뒤, 성기만 확대해 찍은 사진이 가장 많았다.


A씨는 B씨와 이혼하기 전엔 그가 캠핑 카페 회원들과 함께 공장서 일하는 사진을 실시간으로 보내줬기에 캠핑 카페 회원과 함께 있으면 으레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사이 B씨는 3~5년 동안 같은 방식으로 대담하게 불법 촬영을 해왔다.  

A씨는 컴퓨터의 나체 사진들을 불법촬영물 증거로 제출하면서 경찰에 고발했고, 조사에 나가 진술도 했다. 이후로 A씨의 삶은 불법 촬영물 증거 수집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B씨는 당당했다. 사진의 여성들과는 원나잇 관계였고, 피해 여성들의 연락처는 제공할 수 없다고 맞섰다. 

전국 매년 6000여건 몰카 범죄
초범 대부분 집행유예로 풀려나

또 불법 촬영 원본이 저장돼있던 컴퓨터 본체는 B씨가 훼손해버려 추가 증거 확보가 어려웠다. 결국 지난해 6월, 1건의 무혐의 외에 모든 사례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고작 벌금 500만원에 그치며 마무리됐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이 모르는 피해 여성이 더 있을 거라는 생각에 이대로 끝낼 수가 없었고, B씨가 운영하는 캠핑 카페에 사건 전말의 게시글을 올렸다. 게시글은 이내 삭제됐고 A씨는 강퇴 처리됐다.

심각성을 인지한 캠핑 카페 회원이 다른 카페 두 곳에 글을 올렸지만, 해당 글도 모두 삭제됐다. 현재 B씨는 A씨를 형사고소했으며, A씨에게 찾아가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애초 B씨는 이혼 전에도 가정폭력을 행사했다. 이혼소송 중 법원에서는 B씨에게 분노조절장애로 검사와 치료를 권유하기도 했다. 자녀의 면접교섭도 6개월 금지시키기도 했다.

A씨는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었다. A씨 자녀도 B씨의 폭력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는 만큼 두려워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면서 A씨는 추가 피해자 물색을 포기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나 A씨는 다시 피해자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사건이 마무리되고 1년 가까운 시점이 지날 때까지 가만히 있었다. 내 사진이나 영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두려웠다. 연애 기간까지 포함하면 총 17년을 함께 살았다”며 “컴퓨터 속에 내 사진이나 영상은 없었지만, 혹시나 내 촬영물이 유포되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살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공포감이 너무 컸고, 두려움을 극복하느라 힘들었다. 이제는 내가 발견한 몰카 폴더 외 피해자가 없길 바라며, 기존 피해자의 불법 촬영물이 유포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촬영물 유포?


불법 촬영 관련 연구진은 “법원은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 자체와는 본질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피해자 수, 가해자의 동종 전과 여부, 범행 장소 등과 같은 요인들을 주요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촬영 대상자의 내밀한 신체 부위가 촬영되거나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것과 같은 요소들이 양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일반인의 관점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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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