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사생활 논란 황보승희

전 남편 폭로, 그리고 동거남의 전횡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서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의원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는 의혹이다. 황보 의원은 ‘선당후사’를 외치며 자진 탈당 및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은 ‘돈봉투’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의힘으로 리스크가 확전되는 양상이다. 내년 제22대 국회가 도덕성 논란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여야 모두 신뢰를 받지 못하면서 무당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지난 20일,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및 자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 속에서 사생활 논란까지 불거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총선에 미칠 악영향에 황보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당의 도덕성 리스크는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1년 황보 의원에 대한 불륜설 등 비위 자료들이 당에 접수됐는데도 국민의힘은 사생활 문제라며 당내 감사를 진행시키지 않아서다. 

정치자금 
의혹부터

이날 황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제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며 “말 못할 가정사와 경찰 수사는 결자해지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께 끼친 심려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마땅하나 지역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넓은 해량으로 보듬어 주시길 바란다”며 의원직 유지를 시사했다.


황보 의원 전 남편 조성화씨는 2021년 8월에 합의 이혼했다. 조씨는 당 감사실과 대표실에 이혼소송 사유에 대해 제보했다. 당시 황보 의원의 불륜설과 정치자금법 등 현재 수사 중인 사항을 제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후 일부 언론서 황보 의원에 관한 불륜 의혹 보도를 내보내자, 그를 수석대변인 당직서 물러나게 하는 선에서 정리했다. 당시 이준석 전 대표의 스피커로 통했던 그는 “개인사정으로 수석대변인직서 사퇴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당직에 임명된 지 두 달 만이었다. 당내서도 황보 의원의 거취에 대한 의문이 커지자 “다음 달부터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황보 의원과 관련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의혹 수사는 지난해 한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황보 의원이 지난해 지방선거 후보자 등으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조씨는 경찰에 황보 의원이 가지고 있던 각종 장부 자료를 제출하면서 중요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8월 경찰 수사 내용을 당 윤리위에 제소했지만, 국민의힘은 따로 황보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지 않았다. 당 윤리위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확정되는 사실관계에만 징계 여부를 논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당 윤리위가 당원 징계 절차를 두고 객관적 잣대 없이 선택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이 전 대표의 경우 지난해 7월, 성접대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서 당원권 정지 7개월 처분을 받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은희 의원은 경찰국 신설 반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 찬성과 관련해 징계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당 윤리위는 황보 의원 관련 신고서가 접수된 상황서도 징계 절차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공천 헌금’ 의혹 이어…
연달아 터진 비리 의혹

국민의힘은 코인 투자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자 “방탄용 탈당쇼” “민주당과 짜고 치는 ‘꼬리 자르기’식”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의 탈당으로 민주당 진상조사단이 3일 만에 활동을 중단하자 ‘제2의 조국 사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도 징계 조사를 앞두고 탈당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당은 뒤늦게 황보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를 시작한다고 예고했지만, 첫 출석을 나흘 앞둔 시점서 황보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 차원의 진상조사는 불가능해졌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탈당) 결정에 대해서는 당이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0년 총선과 지난해 지방선거서 총 1억675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하영제 의원은 “당에 작은 부담이라도 끼치긴 싫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황보 의원과 하 의원은 입장문에 “선당후사”를 담으며 탈당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이 돈봉투 의혹으로 탈당하자 “꼬리 자르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바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각종 비리 의혹으로 탈당 사례가 되풀이되면서 국민의힘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범죄 연루 의혹을 받거나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의원에 대해 당 진상조사 전에 탈당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꼼수탈당 방지법’을 논의했다. 김희곤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인 당원이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면 정당의 당헌·당규에 따른 징계 사유가 있는지 확인하고, 존재 시 징계 절차를 개시하는 ‘정당법 일부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실혼 A씨 
공천 로비?

김 의원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선출직 공무원이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탈당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려는 것”이라며 “탈당을 악용하는 사례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남국 의원이 코인 거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잠행을 이어가자 “국회의원 세비는 따박따박 다 받고 있다”며 “국민 앞에 진실을 소상하게 밝히고 의원직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다.

황보 의원의 개인 사생활 문제와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황보 의원이 징계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대선 직후 당 실세들에게 접촉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경찰은 황보 의원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공천 비리를 포함, 황보 의원이 부동산 업체 회장 A씨에게서 신용카드와 아파트 등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후원회를 통한 후원금이 아닌 개인이나 법인을 통해 금품을 수수할 수 없도록 돼있다.


황보 의원의 후원자인 A씨는 황보 의원과 사실혼 관계인 만큼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부인과 이혼 관계가 아닌 상태로 법적으로도 아내가 있으며 황보 의원과 혼인 신고도 하지 않았다.

A씨는 부산지역 정치권에 폭넓은 인맥을 가진 자산가로 알려졌다. 그는 내년 총선서 부산진구갑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며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으며, 국민의힘에 공천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여권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어울렸으며 황보 의원을 통해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과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1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바 있다. 한때 민주당 부산 남구갑 지역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A씨가 민주당 탈당 1년여 만에 박 후보 캠프 중책을 맡았다. 당시 박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이 황보 의원이었다.

국민의힘도
도덕성 리스크

경찰은 최근 A씨의 법인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다. 법인계좌서 수상한 흐름과 의심스러운 정황이 나올 경우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보 의원의 전 남편 조씨는 법원에 이혼 신청 사유로 A씨의 불륜을 들었다. 이에 대해 황보 의원은 2016년부터 가정폭력을 이유로 이혼을 결심한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그는 공천 헌금, 동거남 비리 의혹에 대해 “모두 전 남편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항변했다. 자신의 SNS에 얼굴에 피를 흘리거나 피멍이 든 사진을 게재하면서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황보 의원은 “3년을 참고 참았다. 제가 키우는 사춘기 두 딸들이 상처 받을까봐, 또 사적인 부분을 시시콜콜 해명한다는 것이 공인으로서 맞는가 하는 부분, 국회의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역주민들이나 당에 누가 될까 걱정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씨에 대해선 “재산분할 등으로 본인이 챙길 건 다 챙긴 후 5일 만에 당에 나를 제보했다. 탈당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괴롭히겠다고 협박했다”며 “전 남편 뜻대로 안 되면 다음은 무엇이겠나. 딸들이 무서워하고 있다. 괴롭힘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가 의원실 관용차와 보좌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두고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황보 의원 수행비서가 운전하는 관용차를 타고 개인 행사에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 방송사 시상식에 수행비서를 보내는 길에 A씨가 동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황보 의원은 A씨가 보좌진에게 사진 촬영과 통역을 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행사가 자신과 관련된 행사였기 때문에 보좌진이 동행하고 통역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A씨가 국회 사무처에 지원되는 의원실 운영비로 KTX를 이용했다는 주장에는 국회의원 당선 전인 10여년 전부터 사용하던 KTX 멤버십 결제 명세를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가정폭력 피해자” 주장했지만 싸늘
결국 자진 탈당·총선 불출마 선언

정가에선 내년 총선까지 10개월 남짓 남은 가운데, 초선 의원들의 물갈이론도 제기되고 있다. 황보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공천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황보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 지역구는 보수 텃밭으로 통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6·1지방선거서 부산광역시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당시 일부 지역 당협위원장이 특정 예비후보를 밀어준다는 말이 확산되면서 적잖은 내홍을 겪었다.

황보 의원 측은 2년 전 제기됐던 문제가 총선을 앞둔 시점서 공론화되는 것을 두고 ‘여권 유력 정치인이 개입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보 의원을 시작으로 초선 의원들의 문제가 대거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초선 의원들은 불합리한 공천이 진행될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처럼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보수 표심을 빼앗길 수도 있는 만큼 당 입장에선 교통정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 

현재 국민의힘은 부산 지역구 18석 중 15석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영남권 공천 혁신을 통해 윤석열정부 국정운영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부산서 공천받아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서 검사 출신들이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김기현 대표가 직접 등판했다.

김 대표는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검사 공천은 없다”며 “장담하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 안팎서 공천 우려 목소리가 나오자 윤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민심에 부합하는 공천을 하겠다며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차기 부산시당위원장에 부산 수영구의 전봉민 초선 의원을 추대하기로 했다. 시당위원장은 통상 총선서 공천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 의원을 시당위원장으로 임명해놓은 뒤, 공천서 배제해 윤 대통령 최측근 인사를 배치할 목적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보수 텃밭
물갈이론

앞서 전 의원은 시당위원장 대행 자리임에도 부산 현안과 관련해 해당 부처 장관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여는 등 시당을 원활하게 운영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재 국민의힘 소속 3선 이상 부산 지역구 중진 의원들이 시당위원장을 맡은 적이 없지만, 각종 국회 상임위원장과 중앙 당직을 맡게 되면서 마땅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당은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차기 시당위원장을 확정한다.

시당위원장은 지역정치를 총괄하는 자리로 지역 당권과 실무 운영을 관할하면서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공천 경쟁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다. 그러나 지역 정가 내에서는 영남권 물갈이설로 인해 시당위원장 자리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jh34522@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