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사생활 논란 황보승희

전 남편 폭로, 그리고 동거남의 전횡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서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을 둘러싼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의원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는 의혹이다. 황보 의원은 ‘선당후사’를 외치며 자진 탈당 및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은 ‘돈봉투’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의힘으로 리스크가 확전되는 양상이다. 내년 제22대 국회가 도덕성 논란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여야 모두 신뢰를 받지 못하면서 무당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지난 20일,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 및 자진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 속에서 사생활 논란까지 불거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총선에 미칠 악영향에 황보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당의 도덕성 리스크는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21년 황보 의원에 대한 불륜설 등 비위 자료들이 당에 접수됐는데도 국민의힘은 사생활 문제라며 당내 감사를 진행시키지 않아서다. 

정치자금 
의혹부터

이날 황보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제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며 “말 못할 가정사와 경찰 수사는 결자해지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께 끼친 심려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 마땅하나 지역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넓은 해량으로 보듬어 주시길 바란다”며 의원직 유지를 시사했다.


황보 의원 전 남편 조성화씨는 2021년 8월에 합의 이혼했다. 조씨는 당 감사실과 대표실에 이혼소송 사유에 대해 제보했다. 당시 황보 의원의 불륜설과 정치자금법 등 현재 수사 중인 사항을 제보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후 일부 언론서 황보 의원에 관한 불륜 의혹 보도를 내보내자, 그를 수석대변인 당직서 물러나게 하는 선에서 정리했다. 당시 이준석 전 대표의 스피커로 통했던 그는 “개인사정으로 수석대변인직서 사퇴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당직에 임명된 지 두 달 만이었다. 당내서도 황보 의원의 거취에 대한 의문이 커지자 “다음 달부터 정치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황보 의원과 관련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의혹 수사는 지난해 한 시민단체의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황보 의원이 지난해 지방선거 후보자 등으로부터 공천 헌금을 받았다는 추가 의혹이 제기됐다.

조씨는 경찰에 황보 의원이 가지고 있던 각종 장부 자료를 제출하면서 중요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8월 경찰 수사 내용을 당 윤리위에 제소했지만, 국민의힘은 따로 황보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지 않았다. 당 윤리위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 확정되는 사실관계에만 징계 여부를 논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당 윤리위가 당원 징계 절차를 두고 객관적 잣대 없이 선택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이 전 대표의 경우 지난해 7월, 성접대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서 당원권 정지 7개월 처분을 받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은희 의원은 경찰국 신설 반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안 찬성과 관련해 징계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당 윤리위는 황보 의원 관련 신고서가 접수된 상황서도 징계 절차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공천 헌금’ 의혹 이어…
연달아 터진 비리 의혹

국민의힘은 코인 투자 의혹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남국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자 “방탄용 탈당쇼” “민주당과 짜고 치는 ‘꼬리 자르기’식”이라며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의 탈당으로 민주당 진상조사단이 3일 만에 활동을 중단하자 ‘제2의 조국 사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도 징계 조사를 앞두고 탈당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당은 뒤늦게 황보 의원에 대한 당무감사를 시작한다고 예고했지만, 첫 출석을 나흘 앞둔 시점서 황보 의원이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 차원의 진상조사는 불가능해졌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탈당) 결정에 대해서는 당이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20년 총선과 지난해 지방선거서 총 1억6750만원의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하영제 의원은 “당에 작은 부담이라도 끼치긴 싫다”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황보 의원과 하 의원은 입장문에 “선당후사”를 담으며 탈당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의원들이 돈봉투 의혹으로 탈당하자 “꼬리 자르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바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각종 비리 의혹으로 탈당 사례가 되풀이되면서 국민의힘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범죄 연루 의혹을 받거나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의원에 대해 당 진상조사 전에 탈당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꼼수탈당 방지법’을 논의했다. 김희곤 의원은 선출직 공직자인 당원이 탈당 신고서를 제출하면 정당의 당헌·당규에 따른 징계 사유가 있는지 확인하고, 존재 시 징계 절차를 개시하는 ‘정당법 일부법률개정안’을 발의했다.

사실혼 A씨 
공천 로비?

김 의원은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선출직 공무원이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탈당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려는 것”이라며 “탈당을 악용하는 사례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남국 의원이 코인 거래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잠행을 이어가자 “국회의원 세비는 따박따박 다 받고 있다”며 “국민 앞에 진실을 소상하게 밝히고 의원직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다.

황보 의원의 개인 사생활 문제와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은 경찰 수사를 받고 있음에도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황보 의원이 징계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대선 직후 당 실세들에게 접촉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경찰은 황보 의원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공천 비리를 포함, 황보 의원이 부동산 업체 회장 A씨에게서 신용카드와 아파트 등을 받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에 따라 후원회를 통한 후원금이 아닌 개인이나 법인을 통해 금품을 수수할 수 없도록 돼있다.


황보 의원의 후원자인 A씨는 황보 의원과 사실혼 관계인 만큼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부인과 이혼 관계가 아닌 상태로 법적으로도 아내가 있으며 황보 의원과 혼인 신고도 하지 않았다.

A씨는 부산지역 정치권에 폭넓은 인맥을 가진 자산가로 알려졌다. 그는 내년 총선서 부산진구갑 지역구에 출마하겠다며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으며, 국민의힘에 공천을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여권 관계자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어울렸으며 황보 의원을 통해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과도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21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았던 바 있다. 한때 민주당 부산 남구갑 지역위원회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던 A씨가 민주당 탈당 1년여 만에 박 후보 캠프 중책을 맡았다. 당시 박 후보 캠프 수석대변인이 황보 의원이었다.

국민의힘도
도덕성 리스크

경찰은 최근 A씨의 법인계좌를 들여다보고 있다. 법인계좌서 수상한 흐름과 의심스러운 정황이 나올 경우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황보 의원의 전 남편 조씨는 법원에 이혼 신청 사유로 A씨의 불륜을 들었다. 이에 대해 황보 의원은 2016년부터 가정폭력을 이유로 이혼을 결심한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그는 공천 헌금, 동거남 비리 의혹에 대해 “모두 전 남편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항변했다. 자신의 SNS에 얼굴에 피를 흘리거나 피멍이 든 사진을 게재하면서 ‘가정폭력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황보 의원은 “3년을 참고 참았다. 제가 키우는 사춘기 두 딸들이 상처 받을까봐, 또 사적인 부분을 시시콜콜 해명한다는 것이 공인으로서 맞는가 하는 부분, 국회의원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역주민들이나 당에 누가 될까 걱정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씨에 대해선 “재산분할 등으로 본인이 챙길 건 다 챙긴 후 5일 만에 당에 나를 제보했다. 탈당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괴롭히겠다고 협박했다”며 “전 남편 뜻대로 안 되면 다음은 무엇이겠나. 딸들이 무서워하고 있다. 괴롭힘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A씨가 의원실 관용차와 보좌진을 사적으로 활용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두고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황보 의원 수행비서가 운전하는 관용차를 타고 개인 행사에 참석했다는 의혹에 대해 ‘한 방송사 시상식에 수행비서를 보내는 길에 A씨가 동행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황보 의원은 A씨가 보좌진에게 사진 촬영과 통역을 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행사가 자신과 관련된 행사였기 때문에 보좌진이 동행하고 통역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A씨가 국회 사무처에 지원되는 의원실 운영비로 KTX를 이용했다는 주장에는 국회의원 당선 전인 10여년 전부터 사용하던 KTX 멤버십 결제 명세를 공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가정폭력 피해자” 주장했지만 싸늘
결국 자진 탈당·총선 불출마 선언

정가에선 내년 총선까지 10개월 남짓 남은 가운데, 초선 의원들의 물갈이론도 제기되고 있다. 황보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공천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황보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 지역구는 보수 텃밭으로 통한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6·1지방선거서 부산광역시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당시 일부 지역 당협위원장이 특정 예비후보를 밀어준다는 말이 확산되면서 적잖은 내홍을 겪었다.

황보 의원 측은 2년 전 제기됐던 문제가 총선을 앞둔 시점서 공론화되는 것을 두고 ‘여권 유력 정치인이 개입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보 의원을 시작으로 초선 의원들의 문제가 대거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초선 의원들은 불합리한 공천이 진행될 경우 지난해 지방선거처럼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보수 표심을 빼앗길 수도 있는 만큼 당 입장에선 교통정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 

현재 국민의힘은 부산 지역구 18석 중 15석을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영남권 공천 혁신을 통해 윤석열정부 국정운영에 힘을 쏟아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이 부산서 공천받아 출마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내년 총선서 검사 출신들이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김기현 대표가 직접 등판했다.

김 대표는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검사 공천은 없다”며 “장담하는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 안팎서 공천 우려 목소리가 나오자 윤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민심에 부합하는 공천을 하겠다며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차기 부산시당위원장에 부산 수영구의 전봉민 초선 의원을 추대하기로 했다. 시당위원장은 통상 총선서 공천을 받아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 의원을 시당위원장으로 임명해놓은 뒤, 공천서 배제해 윤 대통령 최측근 인사를 배치할 목적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보수 텃밭
물갈이론

앞서 전 의원은 시당위원장 대행 자리임에도 부산 현안과 관련해 해당 부처 장관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여는 등 시당을 원활하게 운영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현재 국민의힘 소속 3선 이상 부산 지역구 중진 의원들이 시당위원장을 맡은 적이 없지만, 각종 국회 상임위원장과 중앙 당직을 맡게 되면서 마땅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당은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차기 시당위원장을 확정한다.

시당위원장은 지역정치를 총괄하는 자리로 지역 당권과 실무 운영을 관할하면서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공천 경쟁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다. 그러나 지역 정가 내에서는 영남권 물갈이설로 인해 시당위원장 자리를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jh34522@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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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