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혼외자 후폭풍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복귀 후…바람 잘 날 없다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샐러리맨 신화가 때 아닌 혼외자 논란으로 얼룩지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혼외자들을 호적에 올리고 투자자를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주가는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서 회장 측과 혼외자 친모 사이의 법적 다툼과 장외 폭로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혼외자들의 상속권이 보장되면서 그룹의 승계·상속 구도가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이달 초 자신의 혼외자 2명을 호적에 올렸다. 업계는 서 회장이 지난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지 두 달 만에 ‘오너 리스크’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더군다나 서 회장이 혼외자들의 친모를 공갈 등 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2명의 딸
호적 등재

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은 지난 2일, 서 회장에게 두 딸이 친생자임을 인지하라고 결정했다. 지난해 6월 각 20대와 10대인 두 딸의 친생자인지 청구소송 조정 성립 결과에 따른 결정이다. 두 딸이 서 회장 호적에 오르면서 서 회장의 자녀는 기존의 2남서 2남2녀로 늘어났다.

앞서 KBS는 서 회장에게 혼외자가 있고, 서 회장이 이들을 홀대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해당 매체 보도에 따르면 두 딸을 낳은 친모 A씨는 2001년 7월 처음 서 회장을 만났다. A씨는 당시 서 회장이 이미 가정을 꾸린 상태였음에도 자신과의 사이에 두 딸을 낳았으며, 자신의 가족에게는 사위 노릇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과의 관계가 파탄 난 2012년 이후에는 서 회장이 딸들의 아버지 노릇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둘째 딸은 친생자인지 소송 당시 “11년간 부친 서 회장을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면서 서 회장에게 매달 4회의 면접교섭 청구소송도 함께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회장 측은 반박에 나섰다. 서 회장 측은 지난 2일 등기우편으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A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발송했다. 고발장엔 A씨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공갈)과 허위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서 회장에게 지속적으로 거액을 요구하면서 협박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서 회장 변호인은 “두 딸이 친생자로 인정돼 호적에 추가 등재된 것은 맞지만 A씨와 가끔 만났을 뿐 사실혼 관계는 아니었다”며 “A씨가 계속 거액을 요구하며 협박해 288억원 상당을 A씨에게 지급했고, 계속된 협박에 안 되겠다 싶어 고소를 결심했다. 이 중 143억원은 A씨로부터 갈취당한 명확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2012년부터 두 사람 관계가 파탄 났다고 주장하는데, 우리는 이때부터 A씨와 그의 내연남 간 관계가 시작된 시점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고소 경위에 대해선 “A씨의 온 가족이 인질이 됐다. 자신의 친모를 회사 앞에서 피켓 들고 시위하게 하고 아이들도 인질”이라며 “서 회장 본인도 도저히 못 견디겠고,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A씨에게 돈이 흘러가는 것을 막고자 고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터진 오너 리스크…사생활 논란 진화 안간힘
“143억원 갈취” 친모와 폭로전·법적 투쟁 이어가

이 가운데 A씨가 소유한 회사 두 곳은 셀트리온그룹 계열사로 추가됐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가 공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 변동 내역에 따르면 셀트리온그룹 계열사는 기존 7개에서 A씨 2개사가 포함된 9개로 늘었다.

셀트리온 주가는 혼외자 인지 소식이 알려진 지난 3일 크게 출렁였다. 장 초반 전 거래일 대비 4.11% 하락했다가 점차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종가는 15만90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0.87% 하락했다. 

논란이 지속되자, 서 회장은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지난 8일 ‘주주님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에서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서 회장은 “최근 언론에 알려진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닐지라도 과거의 어리석고 무모한 행동으로 여러분들께 돌이킬 수 없는 큰 실망을 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의 어떤 질책도 피하지 않고 겸허히 감수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다만, 제 개인의 잘못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오로지 저에게만 겨누어 주셨으면 합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회사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우리 임직원들에게 질책의 시선이 돌아가지 않도록 주주 여러분들께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회사를 바라봐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고 전했다.

글 말미에선 “저는 주주님들께서 제게 부여해주신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회사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남은 인생은 늘 낮은 자세로 깊이 성찰하며 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한차례 용퇴 후 지난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서 회장이 논란 이후로도 회사 업무를 맡아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 회장은 일명 ‘샐러리맨 신화’를 일군 인물로, 재계서도 입지전적인 이력을 가진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1957년 10월23일 충북 청주서 태어났다. 이후 인천 제물포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했다. 첫 직장은 1983년 들어간 삼성전기였다.

샐러리맨
성공스토리

이후 한국생산성본부로 이직한 서 회장은 대우자동차를 컨설팅하는 업무를 맡았다. 내친 김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대우자동차로 이직했지만, 몇 년 뒤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실직자가 됐다.

1999년 대우자동차 출신 동료 10여명과 사업 분야를 논의하던 중 바이오산업이 유망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당시 자금 130억원과 초기 투자금 470억원을 합쳐 셀트리온의 전신인 넥솔을 창업했다. 하지만 서 회장은 바이오 기술에는 문외한이었다.

그는 1년간 40여 개국을 돌며 유명 바이오 연구자들을 닥치는 대로 만났다. 업계 최신 동향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2002년 셀트리온을 설립해 미국 벡스젠사와 제휴를 맺은 후 사업은 점차 본궤도에 올랐다. 2004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셀트리온 1공장을 건립했다. 이후 셀트리온은 발전을 거듭했다. 2009년부턴 국내 바이오산업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서 회장은 2020년 12월31일, 셀트리온 회장직에서 사임하고 퇴사했다. 한국 나이로 65세가 될 때 은퇴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는 셀트리온 직원들과 출입기자, 주주에게 이메일로 고별사를 보냈다. 고별사에서 “언제나 은퇴를 생각해왔다” “원격의료 스타트업에서 새로 출발하겠다” “셀트리온은 후배들이 알아서 잘 경영할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서 회장은 지난 3월 셀트리온 회장직에 복귀했다. 용퇴를 선언한 지 불과 2년 만이다. 명분은 그룹의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서 회장이 물러난 이후로 줄곧 하락세를 걸었다.

승계구도
흔들릴까

서 회장은 정기 주주총회서 “주총 이후부터는 실적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총수로서 경영진에게 강력한 지침을 주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초 서 회장이 경영 일선에 물러났던 배경은 “기존 대기업과 다르게 국민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업으로 셀트리온을 만들고 싶다”는 자신의 포부와 관련이 깊었다. 그룹 내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나 순환출자 구조가 없는 것 또한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하지만 동생이나 아내 등이 기업 요직을 차지한 점은 일면 모순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게다가 ‘용퇴 선언’ 이후로는 미등기임원이었던 아들들을 이사회에 정식 합류시킨 점 또한 ‘언행불일치’로 지적받았다. 기존 대기업들의 관행(?)대로 사실상 족벌 경영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2021년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등기임원으로,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등기임원으로 각각 선임됐다. 이들은 각각 서 회장의 장·차남이다. 서 부사장은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셀트리온 제품개발부문 부문장을 역임했다. 서 이사는 인하대학교 박사 출신으로 셀트리온 운영지원담당장직을 맡았다.

일각에선 이번에 혼외자 인지가 이뤄지면서 서 회장 자녀 사이 승계‧상속 구도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자로 인정되면 상속권 역시 덩달아 보장되기 때문이다. 

현재 서 회장은 셀트리온 그룹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7.19%를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 홀딩스는 핵심 계열사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을 20.04%, 24.27%씩 가지고 있다. 

‘둘→넷’ 상속·승계 변수?
1분기 호실적…주가는 순항

종전에는 별도의 유언장 없이, 법정 상속이 이뤄진다는 전제 아래 부인 박경옥 셀트리온복지재단 이사장이 홀딩스 지분 41.66%, 두 아들이 27.77%씩 상속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박 이사장이 26.51%, 자녀들이 각각 17.67%를 나눠 갖게 된다는 계산이다.

물론 아직 서 회장이 경영권 승계에 관한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둔 만큼, 혼외자 인지가 승계구도 변동에 미칠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셀트리온을 둘러싼 각종 설화에도, 계열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혼외자 논란이 불거진 것을 1분기 호실적 기록 소식으로 상쇄하는 양상이다.

지난 9일 셀트리온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서 전 거래일 대비 9400원(5.79%) 오른 17만1800원에 마감됐다.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닥서 전 거래일보다 2900원(4.09%) 오른 7만3800원을 기록했고, 셀트리온제약은 8만2400원을 기록했다.

전 거래일 대비 1200원(1.48%) 상승한 수치다. 다만 지난 10일엔 16만9000원, 11일엔 16만8600원으로 다시 소폭 하향세를 보였다. 그래도 혼외자 논란이 터진 지난 3일에 비하면 6% 이상 상승한 수준서 횡보 중이다. 

지난 8일 셀트리온은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823억5900만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41.06%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42% 상승한 5974억8800만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37.81% 오른 1670억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셀트리온 측은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박스터인터내셔널의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 인수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한 것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날 셀트리온은 인수전 참여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검토한 바 있으나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공과 사 
구분해야”

증권가에서는 ‘오너 리스크’가 발생했음에도 셀트리온 주식을 매수 추천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램시마SC 비중이 감소 가능하나 유럽서 램시마 시장점유율은 1분기 69%(SC 16%), 4분기 71%(SC 21%)로 연간 램시마SC 비중이 확대될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24만원으로 올렸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꼰대 규정’ 직원들 아우성 셀트리온 복장 규정 논란

셀트리온이 전 계열사에 엄격한 복장 규정 등을 도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셀트리온 직원들은 자세한 내막을 온라인상에 공유하면서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19일 회사 전 직원에게 ‘직장인의 기본 소양 지키기 캠페인’이라는 제목의 공지 메일을 보냈다.

“사내 업무 분위기를 쇄신하고 셀트리온인으로서 자부심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제안과 실천을 당부한다”며 4가지 지침이 하달됐다.

지침에는 ▲라운드티, 청바지, 트레이닝 바지, 후드티, 덧신 양말 금지 ▲카라티, 면바지, 검은색 계열의 운동화, 단정한 재킷의 비즈니스 캐주얼 ▲임원들은 최소한 정장 착용 등 구체적인 복장 규정이 명시됐다.

근무시간 준수 사항으로는 ▲근무시간에 휴게실 장기 체류 자제 ▲점심시간 준수(미리 줄 서서 대기하지 않기 및 근무시간 전 복귀) ▲근무시간 동안 개인 인터넷 등 개인 용무 자제 등이 적혔다.

회사 안팎에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코로나 시기에 자율복장이라는 근무조건을 듣고 취업한 이들은 취업 사기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셀트리온 측은 “코로나 때문에 바뀐 일상이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만큼, 직장인으로서의 기본소양을 지키자는 차원이다. 무엇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직장생활서 기본 수칙을 잘 따라 달라는 권고사항”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권고사항’이라는 셀트리온 측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이 재차 나왔다.

당초 공지 메일에 ‘금지’라는 단어가 들어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공지 이튿날부터 관리부서에서 순찰을 돌고, 사진을 찍었다는 ‘목격담’도 제기했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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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