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아이들 만나고 싶어요” 영등포역서 러닝머신 타는 빈센트씨

[기사 전문]

제법 쌀쌀했던 지난 8일 오전 11시.

평소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영등포역 2번 출구지만, 평일 오전만큼은 비교적 한산합니다.

잠시 후 한 외국인 남성이 등장하더니 분주하게 무언갈 준비합니다.

이 남성이 설치하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러닝머신.

일련의 과정을 이미 오랜 기간 반복해온 듯 익숙해 보입니다.


세팅을 마친 남성은 곧 러닝머신 위를 뛰기 시작하는데요.

기기에는 서툰 글씨로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가 적힌 팻말이 보입니다.

대체 그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요?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시키 잔 빈센트(Sichi John Vincent)씨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한 달만 한국에 있다가 돌아오겠다”던 한국인 아내 A씨는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돌려주라는 법원의 명령을 피해 잠적해버린 A씨로부터 아이들을 되찾기 위해 빈센트씨는 애타게 1인 시위를 진행 중입니다.

- 자기소개와 현재 상황은?


안녕하세요. 저는 잔 시키(Sichi John)이고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고 52세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한국에 온 이유는 3년 동안 보지 못한 제 아이들을 만나기 위함입니다. 샌프란시스코와 한국의 법원, 정부기관 등 많은 곳을 찾았는데 아이들을 반환하라는 결정이 났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결과가 없고, 결정대로 되지 않아서 시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1인 시위의 수확이 있었는지?

그동안 놀라운 결과가 있었습니다. 제 시위를 본 많은 사람이 “파이팅” “힘내세요” 같은 격려의 말을 해줬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 문제를 어떻게 알리고 소통해야 할지 좋은 조언을 해줬습니다.

예컨대 저는 원래 시위를 위한 인스타그램 계정이 없었지만, 누군가에게 “젊은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인스타그램을 하는 게 좋겠다”는 말을 듣고 계정을 만들었고, 즉시 많은 사람이 동참해줬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많은 언론사와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이 저를 TV 방송국이나 리포터들에게 소개해 줬습니다. 당신들도 마찬가지고요.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기쁩니다.

2012년 12월, 국내에 다문화가정이 급증하며 한국은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가입했습니다.

해당 협약은 한 쪽의 배우자가 해외로 아동을 탈취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양육권·면접교섭권이 침해된 부모는 반환 혹은 면접교섭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헤이그 협약에 따라 빈센트씨는 A씨와의 분쟁에 있어 미국과 한국의 법원에서 모두 승소했습니다.

하지만 A씨가 자취를 감춰버린 이상 한국 법원이 출두를 강제할 방법은 없습니다.

즉 빈센트씨는 3년이 넘게 가족과 생이별을 한 상황인데요.

- 미국과 한국 법원에서 승소했다고 들었는데…


현재 한국은 법 집행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미국과 한국이 협약한 ‘국제 헤이그 협약’을 지키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법원이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몇 년 동안 엄마와 함께 살아서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성인들은 판사가 결정한 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시위는 언제까지 할 예정인지?

이상적으로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주신다면 성공적으로 시위를 마치고 아이들을 데려갈 수 있겠죠. 아니라면 제가 할 수 있는 한 시위를 계속할 것 같습니다. 1월, 2월이 될 때까지, 눈이 오고 추운 날에도 말입니다.

시종일관 의연하던 빈센트씨였지만, 아이들의 이야기를 꺼내자 복받치는 심정을 참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가족들에게...


곧 제 딸의 생일입니다. 너무 보고 싶습니다. 만약 이 영상을 보고 있다면 “아빠는 널 정말 사랑하고 생일 축하해’’ 너를 껴안고 함께 생일 촛불을 불고 싶다.

제 아들에게는 “너 역시 너무나도 보고 싶고, 우리가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서울어린이대공원 등 서울의 좋은 곳과 샌프란시스코의 명소를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 아내에게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으니 제발 이 문제를 끝내자. 이건 아이들에게 좋지 않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제발 법원의 결정을 따르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영상을 공유해주세요.

소중한 아이들이 빈센트씨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취재: 강운지
내레이션: 김희구
촬영&편집: 김미나/배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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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